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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토템 님의 서재입니다.

EX급 칭호로 나 혼자 무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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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토템
작품등록일 :
2022.10.26 16:38
최근연재일 :
2023.05.19 20:56
연재수 :
125 회
조회수 :
317,931
추천수 :
6,320
글자수 :
678,215

작성
22.11.01 02:08
조회
12,453
추천
161
글자
5쪽

프롤로그

DUMMY

“아, 젠장.”


고개를 내렸다.

복부에 커다란 구멍이 났다.

즉사는 피했다지만 이대로라면 죽는 건 시간문제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조금 전까지만 해도 꼬맹이들을 데리고 고블린 무리를 상대하고 있었다.

그러고 있는데 녀석이 나타났다.

커다란 박쥐 날개와 긴 꼬리. 이마에 돋아난 매끈한 한 쌍의 뿔이 돋보이는 인간 형태의 마물이.

녀석은 손가락을 튕긴 것만으로 고블린 무리를 한 번에 쓸어버렸다. 그리곤 내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다시 지금.

난 죽을 위기에 놓여 있었다.


“······하찮은 놈이군.”


이야.

쟤 말도 하네.

못해도 B급 이상.

아니. 저 정도 무력에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한 걸 보면 A급이라 봐도 무방하겠지.

망할 헌터 협회 놈들.

F급 게이트에 이런 녀석이 나타나면 바로 도망치라고 연락했어야지. 그 좋은 탐지기기들 뒀다 뭐 하는 거야?

죽을 위기이긴 한가 보다.

눈앞에 적이 있는데 사고가 정리되지 않고 튀는 걸 보니까.

마족이 내게서 몸을 돌렸다.

뭐야. 나한테선 볼 장 다 봤으니 가겠단 거냐?

그런데 이걸 어쩌나.

난 아직 볼 일이 남아있는데.


“거기 서, 이 개자식아!”


마족이 시큰둥한 표정으로 이쪽을 쳐다봤다. 쓸데없이 미형인 얼굴을 보자 짜증이 확 솟는다.

강한데다가 잘 생기기까지 해? 인간도 아닌 마물이?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


“마무리도 안 짓고 그냥 가네? 너 지금 나 무시하냐?”

“다 죽어가는 미물에게 줄 관심은 없다.”

“뭐, 미물? 말 다 했냐?”


반반하게 생긴 놈이 말투는 싸가지 밥 말아 먹었네. 역시 저런 녀석들은 싹수가 노랗다니까.

포션을 꺼내 상처에 뿌렸다. 벌어졌던 상처 부위가 빠르게 원래 모습을 되찾았다.

그래 봐야 임시방편이다.

출혈이 멎었을 뿐. 녀석이 없애버린 장기는 돌아오지 않았다.

뭐. 지금은 움직일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감지덕지다.


“그럼 어디 그 미물한테 한번 맞아봐라, 이 새끼야.”


검을 잡고 녀석에게 달려들었다.

상대가 A급 마족이라면 C급 헌터인 내겐 승산이 없다. 이대로 싸워본들 개죽음당할 게 뻔하다.

하지만 여기서 녀석이 가게 둔다면 다음은 내 귀여운 꼬맹이들이 노려진다.

녀석들이 무사히 게이트를 빠져나갈 때까지 여기서 시간을 번다. 설령 내가 죽더라도 녀석들이 안전하면 내가 이긴 거다.

여한은 없다.

시작부터 꼬였던 삶이다.

뭐 하나 특출난 것 없던 내게 이런 최후는 나쁘지 않을지도.


“······그럴 리가 없잖아!”


칼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간다.

죽기 싫다.

밑바닥부터 기어 올라와 마침내 얻어낸 튜토리얼 교육자의 자리.

가장 안정적이고 급료가 높은 이 직장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데.

고작 석 달밖에 안 됐다. 이제야 빚을 다 갚고 그놈의 워라밸을 즐길 수 있나 했는데 여기서 죽으라고?

웃기는 소리 말라 그래.

하지만 현실적으로 살아가는 건 무리다.

상황이 나빠도 너무 나쁘다.

휘두르는 칼은 이가 다 나갔고 내 공격은 녀석에게 아무런 타격도 주지 못했다.

거기에 포션의 효과도 거의 다 됐다. 장기가 사라진 고통이 전신을 찌른다.

절체절명의 상황.

소설 같은 데선 이런 순간에 뭔가 일이 벌어지던데. 역시 현실과 이야기는 다른 법이다.

뭘 어쩌겠어. 탓하려면 여기가 소설 속이 아닌 걸 탓해야지.


-“최선호 쌤! 저희 게이트 앞에 도착했어요! 어디세요!”


이어폰으로 들려오는 다급한 외침. 조금 앳된 목소리인 걸 보니 제자 5호다.

다행이다.

무사히 도망친 모양이다.


“도착했으면 먼저들 가라. 선생님은 좀 늦을 것 같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분명 저희 뒤에 오신다고······.”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 그러니 나 기다리지 말고 바로 게이트 넘어가서 헌터들한테 알려라.”

-“선생님!”

“너희 잘못 아니니까 괜한 죄책감 갖지 마라. 니들은 잘 할 수 있을 거다.”

-“선생······.”


녀석의 말이 끝나기 전에 이어폰을 손으로 부쉈다.

꼬맹이들에게 이 일이 트라우마로 남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무튼 녀석들이 안전해졌다면 남은 건 하나.

눈앞의 녀석에게 어떻게든 한 방 먹인다.

칼을 바로 쥐었다. 남은 힘을 쥐어짜 마족에게 달려들었다.

녀석이 팔을 들었다. 내 머리를 향해 노리고 들어온 공격을 몸을 비틀어 피하며 칼을 휘둘렀다.


“네 놈······.”

“꼴 좋다.”


마족의 팔이 땅으로 떨어졌다. 피를 철철 흘리는 녀석의 일그러진 표정이 볼만하다.

이 정도면 저승길 선물로 나쁘지 않다. 기왕이면 안 죽고 술자리에서의 이야깃거리로 삼을 수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정신을 차렸을 땐 마족의 손이 가슴팍을 꿰뚫고 있었다.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

흐릿해지는 의식을 붙잡으려 애썼지만 무리다.


“빌어······ 먹을······.”


마족의 팔이 재차 몸을 꿰뚫었다.

입에서 쉬지 않고 흘러나오는 뜨거운 피. 멋대로 떨어지는 고개와 암전되는 시야.

난 그렇게 죽었다.


“······그랬을 텐데.”


어째서인지 정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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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9화 - 이 놈은 이제 내 겁니다. +1 22.11.10 6,275 108 11쪽
9 8화 - 내가 모르는 폭풍전야 +4 22.11.09 6,529 110 11쪽
8 7화 - 봉화산 던전 (2) 22.11.08 6,592 115 11쪽
7 6화 - 봉화산 던전 (1) 22.11.07 7,251 113 11쪽
6 5화 - 할 일이 늘어난다 +6 22.11.05 7,974 116 11쪽
5 4화 - 첫 번째 히든 피스 +7 22.11.04 8,647 125 12쪽
4 3화 - 새로운 기회 +2 22.11.03 9,089 141 12쪽
3 2화 - 무모한 도전자 +1 22.11.02 9,527 144 11쪽
2 1화 - 살았다? +7 22.11.01 10,699 151 12쪽
» 프롤로그 +15 22.11.01 12,454 161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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