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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가R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 촉한대장위연전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완결

조작가R
작품등록일 :
2021.05.23 18:30
최근연재일 :
2021.10.11 01:14
연재수 :
108 회
조회수 :
282,170
추천수 :
7,430
글자수 :
553,687

작성
21.05.28 07:00
조회
5,505
추천
126
글자
11쪽

공명(孔明), 공명(共鳴)

DUMMY

“아버지! 아버지!”


위일이 부르는 소리에 의식이 돌아왔다. 그는 잠시 잠이 들었다고 생각했다.


“이런, 어제 승상께서 남기신 기록들을 보다 보니 너무 무리한 모양이다.”


그렇게 말하며 정신을 차리기 위해 고개를 흔들었으나, 위일은 의아하게 바라보며 물었다.


“승상께서 무슨 기록을 보내셨습니까? 아무튼 나가실 채비는 해놓았습니다. 어서 나오시죠. 다녀오시는 동안 저와 위이가 적들을 경계하고 있겠습니다.”


“아직도 적들이라고 하는 것이냐... 쓸데없는 짓 하지 말거라. 나는 이미 마음을 굳혔다.”


“사마의를 공격하는 것을 허락받기 위해 본진으로 향하시는 것이 아니었습니까? 마음이 바뀌셨다면 일단 말을 다시 쉬게 하여...”


“뭐라고? 사마의? 본진?”


위일에 말에 놀라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니 분명, 오장원 부근에 세웠던 자신의 막사 안이었다. 위연은 황당하여 자신의 몸을 더듬었다.


분명 강유에게 호송되면서 갑주는 벗었는데, 갑주를 다시 입고 있었다. 황당해하고 있는 것은 위일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막사 밖으로 나가 주변을 둘러보고 한참을 생각하고서야 자신이 과거로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버지 왜 그러십니까? 혹여 또 괴이한 꿈이라도 꾼 것입니까? 해몽가가 멀리 가지 않았을 것이니 제가 가서 다시 잡아오겠습니다.”


그 말에 위연은 웃으며 말했다.


“그럴 것 없다. 만약 이것이 그저 괴이한 꿈이라면 깨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나는 본진에 다녀오겠다.”


‘어찌 이럴 수가!! 하늘도 나를 안타깝게 여긴 것인가... 아니면... 승상께서 남기신 죽간에 신통한 힘이라도 있는 것인가...’


위연이 갖고 있던 상식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말을 타고 있는 감각도, 온몸을 스쳐가는 바람도 모두 현실의 그것이었다.


오랜만에 상쾌하여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 어느덧 본진에 도착했다.


그가 도착하자 모두가 고개를 숙이며 그를 맞이하니, 그리운 풍경이었다.


‘이곳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승상이 바라셨던 데로. 그리고 내가 꿈꿔온 것처럼... 북벌을 이룰 것이다.’


각오를 다진 위연은 막사에 들어섰다.


그날은 그를 본체만체하던 양의만이 보였으나, 오늘은 수심에 가득 찬 얼굴로 그를 바라보는 승상의 얼굴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나 걱정스러우셨던 겁니까...’


“정서장군, 어서 오시게.”


위연의 시선을 느꼈는지, 제갈량은 금세 표정을 가다듬고 웃는 얼굴로 그를 맞이했다. 그 모습에 위연은 가슴 한켠이 시렸다.


‘언제나 그렇게 참아오셨던 겁니까...’


“승상을 뵙습니다.”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지만, 짧게 남아 이 위연이 승상의 근심을 덜어드릴 것입니다.’


“양 장사도 와있었군.”


내가 양의를 보고 말하자 지난번과 같이 그저 고개를 숙여 목례를 하였다.


‘여전하구나... 하긴 변한 것은 나뿐이다. 기억하도록 하자.’


“어떤 일로 오신 겁니까?”


일단 지금처럼 반응이 같자면, 나도 똑같이 나가야 한다. 그러니까... 이런 식이었던가


“승상 청하건대, 적들을 공격할 기회를 주십시오. 이번에야말로 위수를 건너 사마의의 본진을 박살낼 것입니다.”


“... 장군의 용맹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 더 기다려 주시오. 손오가 군을 일으켜 합비와 강하를 공격하고 있으니 저들도 곧 빈틈을 들어낼 것입니다.”


“어찌하여 지척에 있는 이 위연의 용맹을 믿지 않고, 저 천리 밖에 우군(友軍)을 믿으시는 겁니까!! 어찌하여 항상 기다리라는 말만 하십니까!! 오늘은 진군을 허하여 주실 때까지 물러나지 않을 것입니다!”


“어린아이 때 쓰듯 하는구나. 쯧쯧”


좋다. 역시 같은 반응이구나, 그렇다면


“뭐라? 감히 뭐라고 지껄이는 것이냐?”


“장군이 위수를 건너면 사마의가 목을 씻고 나와 기다리기라도 하는 겁니까? 도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대국을 볼 줄도 모르는 놈이 감히 나와 전장에 대해 논하려 하는구나, 왕평과 맹염이 이끄는 무당비군이 사곡구 일대를 장악하고 위수를 건널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느냐? 그들은 정예 중의 정예이고 이미 사마의의 본대를 박살 낸 전력이 있다. 당장 틈만 보이면 미성을 점령할 준비가 되어있지. 미성만 점령하면 사마의는 고립되게 된다. 내가 위수를 건너겠다고 하고 있는 것은 그들을 위해 틈을 만들어 보이겠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이래도 내가 때를 쓰고 있는 것이냐!!”


“흥~ 병참을 담당하고 있는 내가 그러한 것을 모르겠습니까? 그들에게 보내줄 병량을 정하고 있는 것이 접니다. 우리 군의 전력이 어느 정도 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이 바로 저란 말입니다. 장군의 말처럼 무당비군은 우리 군의 정예이지만 숫자가 많지 않지요. 틈을 노려 미성을 점거한다고 해도 위수와 장안에서 달려 올 적군의 공격을 버텨낼지는 의문입니다. 지킬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군량은 어찌할 겁니까? 일시적으로 미성을 함락시킨다 해도 곧 적들에게 포위당할 텐데 풀이라도 뜯어먹으며 싸우려는 겁니까? 장군이야말로 대국을 좀 보는 것이 어떻습니까?”


여기서부터다. 일단 심호흡을 하여 분노를 가라앉히자. 과연 이제 보니 양의가 반대하는 이유는 승상이 나의 자오곡 계책을 실행하지 못하게 하였던 이유와 흡사하군. 그렇다면...


“후~ 그래, 과연 포위당한 이후 군량의 조달 문제는 미쳐 생각하지 못했군. 나는 현지에서 조달한다면 어떻게 될 거라고 여겼다. 언제나 보급에 힘쓰는 그대는 역시 나와 전장을 보는 눈이 다르군.”


“... 다...당연하죠 ... 그걸 이제야 아신겁니까?”


의외의 답에 양의는 당황하여 말을 더듬었으나 다시 날 선 반응을 보였다. 평소 같았으면 욕을 퍼부어 줬겠으나, 침착하게 대응해야 했다.


“하지만, 미성만 점거한다면, 나와 승상이 사마의를 몰아칠 터인데 그러면 그들도 그렇게 긴 시간 고립되지는 않지 않을까?”


“사마의와 곽회가 그렇게 만만한 상대였습니까? 분명히 장안에서 원병이 올 때까지 결사 항전할 것입니다.”


“과연, 만만치 않은 상대임에는 틀림없지. 하지만, 그들보다 우리가 더욱 절박한 상황이다. 그러니 결코 우리가 뒤질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대는 그들보다 절박하지 않은가?”


“그... 그건 아닙니다. 하지만 장안에서 오는 원군은...”


“승상, 오의 침공으로 지금 장안에 병사는 적지 않습니까? 제 판단으로는 해볼 만한 계책이라고 여겼습니다만.”


제갈량은 넋을 놓고 위연을 바라보고 있었다. 위연은 다시 물었다.


“승상 장안의 원군에 대해 여쭸습니다만...”


“맞네, 조예가 10만의 군대를 이끌고 합비로 향하고 있기에 장안에는 병력이 많지 않지, 또한 대군을 이끌 지휘관으로 나올 이들도 현재로서는 마땅치 않다. 하지만 양의가 말했던 것처럼 미성에 고립될 왕평의 군량이 문제라네.”


“그렇다면 약간의 원병을 보내어 미성을 공략할 때, 그들에게 군량을 수송하도록 하면 어떻습니까. 군량의 여유분을 가지고 그곳을 점령한다면, 어느 정도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입니다.”


위연에 말에 잠시 생각에 잠겼던 제갈량은 양의를 보며 물었다.


“그대의 생각은 어떤가? 군량을 어느 정도 운반할 수 있고, 얼마나 더 버틸 것이라 보는가?”


“전장에서 보급대를 함께 이동하자면 기마가 반드시 필요할 터인데, 지금 운영 가능한 기마대도, 병력도 부족합니다. 병량을 최대한 옮긴다고 해도, 무당비군이 받게 될 군량은 3~4일 치가 늘어날 뿐입니다. 이는 감수해야 할 위험에 비하여 소득이 적습니다.”


위연은 양의의 의견을 듣고 아쉬워하며 말했다.


“그런가... 보급에 관해서라면 양 장사의 말이라면 틀림이 없겠지. 승상, 제가 무모했던 모양입니다. 다시 전략을 짜서 오겠습니다.”


“그렇지는...”


양의는 무언가 내적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듯했다. 그것을 지켜보던 제갈량이 말했다.


“아니야. 이는 충분히 해볼 만한 계책이네.”


“승상, 보급은 중요한 문제이니 양 장사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위연이 그렇게 말하자 양의는 귀신에라도 홀린 듯 넋이 나가서 그를 바라보았다.


“양의 자네도 사실 성공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


제갈량이 그렇게 묻자 양의는 한숨을 내쉬어 스스로를 진정시킨 뒤 답했다.


“조금 위험하기는 하나, 위연 장군과 승상이 곽회와 사마의를 빠르게 몰아붙인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계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양의의 말을 듣고 제갈량은 하늘을 보고 탄식하며 말했다.


“여러 차례 북벌을 진행하며 처음으로 둘의 의견이 일치하였으니 명일 드디어 우리의 군대가 사마의를 무너트리겠구나!!”


“양의는 군량을 지원할 부대를 편성하여 금일 바로 왕평에게 전령과 함께 보내도록 하고 위연은 내일 출진할 준비를 갖추도록 하라, 그리고 강유와 마대에게 총공격을 할 준비를 맡길 것이니 그들을 들라하라.”


승상 제갈량의 명령에 모두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위연 또한 막사를 나가려고 할 때, 제갈량이 그를 잡았다.


“무언가 더 시키실 일이 남으셨습니까?”


“아니오. 그저...”


위연을 잡은 제갈량의 손은 여전히 차갑고 앙상한 나뭇가지 같았다. 그의 짐은 덜어주었다 생각하였으나 여전히 사신은 곁에서 그를 재촉하고 있었다. 그런 그가 너무나도 애처로웠다. 그래서 위연은 말을 잇지 못하였으나, 제갈량은 웃으며 말했다.


“오늘 선제께서 장군을 한중 태수에 임명하던 날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그때, 선제께서 어떻게 한중을 지킬 것인지 물었을 때, 장군이 무엇이라 하셨는지 혹시 기억하십니까?”


잊을 수 없는 날이었고, 잊을 리가 없는 말이었다.


“만일 조예가 천하를 들어 쳐들어 온다면 촉한을 위하여 그들을 막을 것이고, 사마의나 곽회가 10만의 군대를 이끌고 쳐들어 온다면 그들을 삼켜버릴 것입니다. 승상, 시간이 흘렀어도 이 위연은 건재하고 선주를 향했던 충정 또한 변함이 없으니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제갈량은 그의 위용(威容)을 확인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는 오늘 장군에게서 대장군의 풍모(風貌)를 느꼈습니다. 왜 선제께서 장군을 중용하신 지 오늘에야 알았으니 안목이 부족함에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제갈량은 위연을 격려하였고, 이후 헤어져 각자의 막사로 돌아왔다.


제갈량은 홀로 남은 막사에서 조용히 명상에 잠겨

흥분을 가라 앉히고자 하였으나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처음으로 위연은 양의를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고,

양의 또한 그것을 부정하지 못했다.


아직 어색하지만 분명 큰 변화였다.

그리고 그 결과를 이제 곧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시작된 마른 기침에

그는 곧 한 움큼 피를 토해냈다.


자신의 손에 묻은 검붉은 선혈을 내려다보던 제갈량은

주먹을 움켜쥐었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다짐하였다.


“아직... 이 두 눈으로 확인해야 할 것이 남아있다.

그때까지는 결코 눈을 감지 않을 것이다.”


작가의말

추천, 선호작 등록, 댓글 모두 감사합니다.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기대에 미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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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논공행상(論功行賞) +8 21.06.10 3,549 83 9쪽
20 관서 평정전(4) +3 21.06.09 3,541 91 13쪽
19 관서 평정전(3) +4 21.06.08 3,820 81 12쪽
18 관서 평정전(2) +7 21.06.07 3,873 90 11쪽
17 관서 평정전(1) +7 21.06.06 4,255 93 10쪽
16 전조(前兆) +1 21.06.05 4,561 96 12쪽
15 두 사람이 죽은 이후(2) +5 21.06.04 4,798 129 12쪽
14 두 사람이 죽은 이후(1) +3 21.06.03 4,807 104 8쪽
13 추풍광시곡(秋風狂詩曲)(3) +11 21.06.02 4,738 127 14쪽
12 추풍광시곡(秋風狂詩曲)(2) +5 21.06.01 4,735 102 15쪽
11 추풍광시곡(秋風狂詩曲)(1) +6 21.05.31 4,951 106 11쪽
10 절부지의(竊鈇之疑) +5 21.05.30 5,129 106 11쪽
9 변화의 서막(序幕) +3 21.05.29 5,345 116 10쪽
» 공명(孔明), 공명(共鳴) +5 21.05.28 5,506 126 11쪽
7 남겨진 죽간(竹簡)(2) +8 21.05.27 5,446 117 12쪽
6 남겨진 죽간(竹簡)(1) +5 21.05.27 5,403 111 9쪽
5 위연의 난(亂)(3) +8 21.05.26 5,492 110 13쪽
4 위연의 난(亂)(2) +5 21.05.26 5,504 95 12쪽
3 위연의 난(亂)(1) +5 21.05.25 6,103 110 12쪽
2 추풍오장원(秋風五丈原)(2) +5 21.05.24 6,757 123 11쪽
1 추풍오장원(秋風五丈原)(1) +7 21.05.24 9,942 13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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