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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가R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 촉한대장위연전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완결

조작가R
작품등록일 :
2021.05.23 18:30
최근연재일 :
2021.10.11 01:14
연재수 :
108 회
조회수 :
282,190
추천수 :
7,430
글자수 :
553,687

작성
21.05.27 00:06
조회
5,404
추천
111
글자
9쪽

남겨진 죽간(竹簡)(1)

DUMMY

“왜 위연을 추격하지 않는 겁니까!!”


상황을 지켜보던 양의가 왕평에게 달려와 말했다. 왕평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병사들이 모두 투항하고 있는데, 장군을 왜 추격하라는 것이오? 아마도 알아서 폐하를 뵙고 죄를 청할 것 이외다.”


“그가 폐하를 해하려 한다면 어쩌려고 그러십니까?”


“위연 장군의 용맹이 대단하기는 하지만, 혈혈단신으로 성도까지 달려가 폐하를 해할 정도는 아니오. 그러니 이제 장사께서 하셔야 할 일은 투항하는 병사들을 수습하고 철군을 완료하는 것 이외다. 이 왕평이 돕겠소.”


“위연의 목을 치기 전까지는 결코 안심할 수 없습니다.”


양의가 이를 갈며 말하자 왕평이 물었다.


“이미 장군은 잔도를 불태워 국가에 큰 죄를 저질렀으니, 형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평소 행실이 오만하여 의지할 곳도 없으며, 장군을 따르던 병사들조차 지금 모두 투항하여 궁색한 처지인데 무엇이 두려워 장군을 죽이려 하는 것이요? 혹시 우리가 모르는 일이라도 있는 것이요?”


“그... 그런 건 없습니다. 그저 흉악한 놈이니 폐하께 해를 입힐까 봐...”


“다른 건 몰라도 촉을 향한 충심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을 장군 이외다. 다만 그 방향이 엇나갔을 뿐, 장군께서 진심으로 반역을 꾸몄다면 결코 이렇게 가볍게 끝나지는 않았겠지요. 그러니 그런 일은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오. 아마도 곧 어딘가에서 잡혀 폐하께서 처우를 결정하실 게요.”


‘그래서는 안 된다. 그는 싸움에 패하고 도망가다가 비참하게 잡혀서 죽어야 한다. 그는 악명을 쌓아 만고(萬古)의 역적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승상이 죽은 이후 혼란스러운 정국을 수습한 내가 승상의 뒤를 이을 사람으로 낙점을 받을 테니까... 그래야만 내가 촉한의 충신이 되어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을 테니까... 반드시 그를 잡아 죽여야 한다. 폐하를 만나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게 해서는 안된다.’


본진에 돌아온 양의는 휘하의 병사 1천 명을 불러 놓고 말했다.


“지금 당장 성도로 가는 길을 봉쇄하고 위연의 목을 가져와라. 그의 목을 가져오는 자에게 1백 금을 하사하고 장군으로 삼을 것이다. 또한 역적 위연의 삼족을 멸할 것이니 그와 관련된 자들을 모두 잡아 살려두는 일이 없도록 하라. 그리고 그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는 이들 또한 자비를 베풀지 말라. 이는 승상에게 병권을 이어받은 사람으로서 반란을 수습하기 위해 하는 명령이니 즉시 시행토록 하라.”


...


한중을 지나 성도로 가는 길, 위연과 아들들의 앞에 한 무리 군사들이 나타났다.


“아버지, 전방에 병사들이 보입니다. 제가 확인하고 오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위일이 먼저 말을 달리려 할 때, 위연이 앞을 막았다. 그의 눈에 익숙한 대장기가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럴 것 없다. 내가 꼭 만나보고 싶었던 사람이다.”


머지않아 한무리의 병사들은 그들 앞에 도착했다. 강유가 이끄는 병사들이었다.


“승상께서는 여기까지 내다보고 계셨던가.”


위연의 물음에 강유는 고개를 끄덕였다. 위연은 탄식하며 말했다.


“역시 이 위연이 실패할 것을 알고 계셨군, 참으로 가혹한 처사다.”


“단지 상황에 맞춰 행동할 것을 일러주셨을 뿐, 실패를 단정하지는 않으셨습니다.”


“그렇다면 승상께서 일러준 그대의 선택지에 이 위연이 성공하는 경우가 있었는가?”


“물론 있었습니다.”


그렇게 말한 강유는 부하에게 손짓했고, 부하 하나가 죽간들이 들어있는 보따리를 들고 나왔다.


“그것이 승상이 나에게 남긴 것인가?”


“그렇습니다.”


“내가 성공하면 병권이 아니라 그 보따리를 받게 되는 것이었나? 이 위연 궁핍하게 시작하였으나 이제는 생활에 부족한 것이 없었는데... 전답이라도 하사하신 건가.”


“직접 확인하시죠.”


그렇게 말한 강유는 부하에게 시켜 보따리를 위이에게 건넸다.


“내 이제 곧 죽을 텐데 이제와 이것을 확인한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다만 죽기 전에 내가 어떻게 했어야 했는지 듣고 싶네... 승상이 자네에게 일러둔 내가 성공하는 경우는 무엇인가?”


“시기에 상관없이... 철군 명령을 받아들여 양의 장사의 지휘 하에 후위를 지켜 퇴각을 완료하실 경우였습니다.”


“고작 그것이었나...”


“승상께서는 장군께서 견원지간인 양의 장사를 인정하고 그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다른 누구의 의견도 능히 받아들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양의가 반드시 품어야 할 사람이라고 말씀하셨던 것은 그런 이유에서였나... 승상께서는 그날 나에게 모든 답을 일러주셨으나, 이 위연은 답을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었구나.”


“백약, 그대는 부디 경계하는 이를 가까이하고, 주변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사람이 되시게... 이 위연은 그것을 게을리하고 앞만 보고 달려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그저 한스러울 뿐이네.”


“명심하겠습니다.”


“자, 그럼 어서 나의 목을 베어 양의에게 가져가시게. 앞으로 북벌을 위해 힘써야 할 사람인데, 괜히 그의 눈 밖에 날 필요는 없네. 그대라면 다음을 위해서 이 위연의 목을 내어주어도 아깝지 않네.”


“그럴 필요 없습니다. 제가 성도까지 모시겠습니다.”


강유가 그렇게 말하자 위연은 잘라 말했다.


“그랬다가는 양의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네, 승상이 그의 재능을 높게 보고 그에게 병권을 맡겼는데 그의 노여움을 산다면...”


“양의가 계속해서 병권을 유지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강유가 단호하게 말하자 위연은 잠시 당황하다가 무언가 깨달은 듯 물었다.


“설마... 양의 또한 나처럼 시험받고 있었던 건가... 그의 성공과 실패에 대해서도 승상은 대처할 방법을 정해놓으신 건가?”


강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양의 장사의 성공은 병권을 이어받더라도, 장군을 설득하여 철군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장군께서 끝까지 북벌을 고집하신다면, 의견을 수렴하고 병사들과 장군들을 다독여 최대한 전장에 임해보고 퇴각하는 것 또한 성공에 속해있었습니다.”


“하지만 양의는 승상이 돌아가시자마자 장군이 반역을 저질렀다고 폐하에게 거짓 전령을 보냈고, 선봉에 서있던 장군을 버려둔 채로 퇴각을 명했습니다. 그러니 마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크크크, 그도 폐하에게 전령을 보냈던 건가... 양의여... 우린 정말 한심하구나... 두 개의 전령을 받아보신 폐하께서 얼마나 당황하셨겠는가... 그래서 폐하로부터 전령이 오지 않은 것이었군... 나는 폐하께서 날 버리셨다 여겼거늘... 그저 상반되는 두 개의 전령을 받으시고 숙고(熟考) 하신 것뿐이구나...”


“승상께서는 우리가 힘을 합쳐 촉한을 이끌기를 누구보다 바라셨는데, 둘 중 하나가 양보하였다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었을 것인데... 어리석구나.. 어리석어.”


“승상의 뒤는 유부장사 장완 님이 잇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알았네, 그럼 그대들의 호의를 받아들이도록 하지. 고맙네.”


압송이었으나, 호위에 가까운 길이었다. 위연은 마지막으로 불편함 없이 성도로 향할 수 있었다. 성도로 향하는 길 강유가 위연에게 말했다.


“승상께서 남기신 것을 확인해 보시지요. 비록 성공에 이르지는 못했으나, 하실 말씀이 있으셨는지 모릅니다.”


위연도 내용이 궁금하기는 했으나, 스스로의 행동들이 후회스러웠고 그것을 보면 삶에 미련이 생길까 두려워 쉽게 보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성도가 가까워 올수록 내용이 궁금해졌고 결국 시간을 내어 보따리를 펼쳐 죽간에 있던 내용을 확인하게 되었다.


죽간은 총 5종류로 나뉘어 있었다.


처음에는 왜 5종류로 나뉘어 있는지 이해하지 못했으나 서문을 확인하니 이유를 알 수 있었다.


-


나의 뒤를 잇는 자 나, 후학(後學) 중 누군가 촉땅을 나가 대업을 이루려 할 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이 글을 남긴다. 이는 내가 선제의 뜻을 이어 북벌을 진행하며 겪었던 일들을 바탕으로 기록되었으며, 기록된 이후 후회스러웠던 일에 주석을 달아 해설을 더했다.


-


북벌 시기에 따라 분류를 나누셨구나.


그렇다면 이건 설마 승상이 만든 병법서인가?


위연은 계속해서 죽간을 읽어 내려갔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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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논공행상(論功行賞) +8 21.06.10 3,549 83 9쪽
20 관서 평정전(4) +3 21.06.09 3,541 91 13쪽
19 관서 평정전(3) +4 21.06.08 3,821 81 12쪽
18 관서 평정전(2) +7 21.06.07 3,874 90 11쪽
17 관서 평정전(1) +7 21.06.06 4,256 93 10쪽
16 전조(前兆) +1 21.06.05 4,562 96 12쪽
15 두 사람이 죽은 이후(2) +5 21.06.04 4,799 129 12쪽
14 두 사람이 죽은 이후(1) +3 21.06.03 4,808 104 8쪽
13 추풍광시곡(秋風狂詩曲)(3) +11 21.06.02 4,739 127 14쪽
12 추풍광시곡(秋風狂詩曲)(2) +5 21.06.01 4,736 102 15쪽
11 추풍광시곡(秋風狂詩曲)(1) +6 21.05.31 4,952 106 11쪽
10 절부지의(竊鈇之疑) +5 21.05.30 5,130 106 11쪽
9 변화의 서막(序幕) +3 21.05.29 5,346 116 10쪽
8 공명(孔明), 공명(共鳴) +5 21.05.28 5,507 126 11쪽
7 남겨진 죽간(竹簡)(2) +8 21.05.27 5,447 117 12쪽
» 남겨진 죽간(竹簡)(1) +5 21.05.27 5,405 111 9쪽
5 위연의 난(亂)(3) +8 21.05.26 5,493 110 13쪽
4 위연의 난(亂)(2) +5 21.05.26 5,505 95 12쪽
3 위연의 난(亂)(1) +5 21.05.25 6,104 110 12쪽
2 추풍오장원(秋風五丈原)(2) +5 21.05.24 6,758 123 11쪽
1 추풍오장원(秋風五丈原)(1) +7 21.05.24 9,943 13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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