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그녀를 사랑하세요1,2권
작가 : 김언희(채이)
출판사 : 조은세상
★저자 소개★
김언희
부산출생,
영문학과 졸업, 정치학 석사, MBA
돌이켜보면 얼떨결에 전공한 영문학 중
가장 좋아했던 소설은 ‘엠마’와 ‘제인에어’였다.
가슴 두근거리고 아프고 그리고 행복했었다.
필명 채이
출간작, ‘사랑을 기억하며’ (2007.2)
◎맛보기◎
1권
달칵, 그의 손에 잡혀있던 커피 잔이 선반에 되는 대로 내려졌다. 한 발짝 두 발짝 큰 걸음으로 소영에게 다가섰다. 마지막 한 발을 다가섰을 때 그가 다가온 만큼 움찔 물러섰다. 차가운 벽이 닿는 등보다 서늘한 그 눈이 파고드는 가슴이 더 시렸다. 냉장고와 에스프레소 머신이 있는 선반 사이 움푹 들어간 곳에 더 피할 곳은 없었다.
“정소영.”
서훈은 천천히 한 팔을 들어 에스프레소 머신 윗부분을 짚었다.
“물어 볼게 있어.”
뭐. 그녀의 무관심한 눈이 응시했다.
“내가 아직도 스물하나, 그 윤서훈이야?”
그를 보는 눈은 미세한 떨림도 없었다.
“그게 착각이라는 거, 어떻게 가르쳐 줘야하죠?”
소영은 가슴도 들썩이지 않는 고요한 숨을 들이켰다. 서훈도 억지로 숨을 삼켜야했다.
“훗. 착각하지 않아.”
비틀린 웃음을 지으며 그의 시선을 비켰다. 팽팽한 얽힘은 순식간에 깨어졌다.
2권
“가자.”
서훈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하고 코트를 껴입었다. 프로그램을 종료시키지도 않고 랩탑을 덮더니 아무렇게나 펼쳐진 자료를 우르르 가방에 쓸어 담고는 소영을 방에서 잡아끌었다. 잡힌 손목이 불처럼 뜨거웠다. 서훈이 어디든 그렇게 세게 쥐었던 적은 없었다. 사무실 안이었지만 손목이 잡힌 채로 서훈의 큰 걸음을 힘겹게 따라 걸었다. 문 밖으로 나가고 엘리베이터에 올라 지하 6층으로 내려갈 때까지 서훈은 소영을 한 번 쳐다보지도 않았다. 반대쪽 아래로 비스듬히 기울인 얼굴에 표정은 살필 수 없었다.
“서훈아.”
뻑뻑한 목소리로 부르자 서훈은 시선을 떨어뜨린 채 손목을 더 세게 그러쥔다. 불규칙한 숨소리만 사각의 벽을 부딪치며 돌아다녔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서훈은 손목을 잡은 채로 지하주차장까지 와서 그의 차 앞에 서더니,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싫으면…….”
소영은 서훈을 올려 보았다. 입술이 잘게 떨리고 있었다.
“싫으면, 말하세요. 집에 데려다 줄게요.”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대답 대신 깊이 몸을 기대자 그는 소영의 정수리를 턱으로 문질렀다.
“미치겠어.”
제 심장보다 더 크게 뛰는 서훈의 박동이 온몸을 갉듯이 파고들었다.
“오늘, 미친놈처럼 당신 괴롭힐지도 몰라.”
001. Lv.1 [탈퇴계정]
07.10.01 18:07
출간 축하드립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