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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보내주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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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연재
작품등록일 :
2017.06.22 14:43
최근연재일 :
2017.06.25 14:20
연재수 :
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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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추천수 :
12
글자수 :
19,148

작성
17.06.24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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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2화 - 1층 교관 막시무스(2)

DUMMY

005


[ 박준(13층) : 시발. 내 1층 깨기 전에는 메시지 보내지 말라고 했지? ]

[ 김도원(1층) : 아니 챔피언이 조금 이상합니다. 싸우는 게 싫다고 합니다. ]

[ 박준(13층) : 너 설마 성직계열이라도 나왔냐? ]


박준은 놀랐는지 말이 굳어진다.

아무래도 성직계열이란 것 자체가 희소한 것처럼 보였다.

게임으로 치면 레어 등급의 챔피언인 느낌이다.


[ 김도원(1층) : 아닙니다. 사냥꾼이에요. 몰봄 숲의 사냥꾼이라는데. 겁이 많아요. ]

[ 박준(13층) : 그럼 그렇지. 나만해도 10층넘겨서 나왔는데. 그런데 사냥꾼? 전투 계열이잖아. 전투 계열이 왜 전투를 거부해? ]

[ 김도원(1층) : 거부까지는 아니고 싸우는 게 무서워서 집으로 돌아가자고 합니다. ]

[ 박준(13층) : 뭔 개소리야. 전투계열은 탑을 못 올라가서 안달인데. 조금만 쉬려고하면 나한테 오르자고 닦달한다니까. ]

[ 김도원(1층) : ···그럼 저는 뭡니까? ]

[ 박준(13층) : 운이 옴팡지게 없는 거지. 뭐 괜찮아. 아까 말했듯이 1층에는 교관이 있어. 첫 전투를 치르는 중에 짠하고 등장할 거야. 이제는 진짜 무슨 일이 있어도 메시지 보내지 마. ]

[ 김도원(1층) : 예. ]


김도원은 깜빡한 것이 있었다.

자신의 군주권능이라는 가짜회귀를 물어보지 않은 것이다.

아차 싶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 멘토라는 자와 대화는 끝이 난 건가?”

“예. 이곳은 안전하다고 해요.”

“으으으.”

“이왕 하는 것이면 빠르게 가봅시다. 6시간 안에 클리어해내면 추가 보상을 준다고 하네요.”


김도원은 허세를 부리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풀들이 부스럭부스럭 거렸다.

그는 무언가 달라지고 싶었다.

자기 자신의 힘으로 무언가를 해나간다는 것이 조금은 마음에 든다.


“잠깐! 잠깐! 그렇게 요란하게 걸으면 귀머거리도 알아차릴 걸세.”

“그러면요?”

“내가 앞장서겠네. 내 발자국만 따라서 움직이게.”


만약 겁쟁이의 프로가 있다면 미르반이 아닐까 싶었다.

자신의 안전에 관해서는 철두철미한 모습을 보인다.

미르반은 자세를 낮추고는 전진했다.

김도원은 침을 꼴깍 삼키고서 그의 뒤를 따랐다.


* * *


10분 째 숨을 죽이며 숲을 걷는 중.

미르반이 왼손을 들어올렸다.

멈추라는 수신호다.


“뭐죠?”

“소리가 들리네.”


김도원과 미르반은 나무 뒤에 몸을 숨겼다.

풀이 유독 높게 자라 몸 전체를 은폐시킬 수 있었다.

곧 수풀너머에서 붉은 색의 안광이 보였다.

들개들이었다.


-그르릉. 그릉.


앙상한 체격에 입에는 돌출된 송곳니가 위협적이다.

거기에 침을 뚝뚝 흘리는 것이 눈살이 찌푸려진다.

다행히도 군데군데 털이 뜯겨진 것을 봐서는 영양상태는 좋아보이지 않는다.

숫자는 일곱.


( 들리나? )

( 어? )

( 할 수 있다고 마음먹으니 되더군. )

( 저도 같습니다. 듣는 순간 바로 요령을 깨달았습니다. )


텔레파시와 비슷했다.

챔피언과 군주사이에 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가 있었다.

김도원은 미르반의 강함이 궁금했다.

단순히 수치상으로는 Lv.7★ 이었는데 그것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가 없다.


( 영감님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아보입니까? )

( 이대로 몸을 빼서 돌아가는 거지. )

( 휴. 질문을 바꾸겠습니다. 저 들개들을 다 처리할 수 있습니까? )

( 가능할 수도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네. )

( 그게 무슨 말이죠? )

( 세상 만사가 자기 뜻대로 되겠나. 내가 화살을 맞출지 못맞출지는 쏴 봐야 아는 것이지. 바람이 불어서 빗나갈 수도 있고, 운이 좋으면 한 번에 두 놈을 맞출 수도 있지. )

( ···. )


김도원은 답답함이 느껴졌다.

지금 미르반은 대답을 회피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저런 말은 자신도 할 수 있다.


( 영감님. 저희는 안전합니다. 제 멘토란 사람이 분명 말했습니다. 첫 전투를 치르는 중에 교관이란 자가 나타나서 저희를 도울 것이라고. )

( 그 사람이 거짓말을 할 수도 있잖은가. 어쩌면 우리는 다른 케이스일 수도 있고. )

( 설령 그렇다한들 저 들개들을 보세요. 그렇게 강해보이지는 않습니다. 칼은 커녕 몽둥이만 있어도 상대가 가능할 겁니다. 그리고 저라고 무섭지 않겠습니까? 어차피 해야할 것이기에 용기를 내는 것이지요. )


김도원은 첫단추를 잘 꿰매고 싶었다.

그의 인생만 보아도 난잡하게 꼬인 단추로 얼마나 고생을 했던가.

허황된 상황에 놓였지만 잘해나가고 싶다.


1층의 목표는 락토라는 투견을 사냥하는 것이고,

6시간안에 사냥을 이뤄내면 강철로 된 무기를 준다고 하였다.

그것은 크나큰 메리트임이 분명하다. 욕심이 난다.

겨우 들개 7마리 따위로 시간을 끌어서는 안됐다.


( 저것들을 사냥하는 것은 기정사실입니다. 자. 저걸 어찌 잡아야 합니까? )

( ···일단 내가 활을 쏘기에는 지형이 좋지 않네. 저 들개들은 우리보다 고지대에 있어. 게다가 나무와 풀들이 너무 많아. 중간중간 움푹 파인 곳도 있지. )


미르반의 말대로다.

활을 쏘기에는 적합치 않다.

그렇다면.


( ···제가 나서서 아랫쪽으로 유인 해보겠습니다. 저 아래는 평평하고 엄폐물이 없으니 쏘기 편하겠지요? )

( 미끼가 되겠다는 건가? )

( 제가 짐작컨데 앞으로 전투를 치를 일이 수도 없이 있을 겁니다. 전투 경험을 쌓자면 지금만한 상황이 없죠. 적은 약하고 안전은 보장되어 있고. )


미르반의 눈은 잔잔히 떨려왔다.

군주가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따르지 않을 수도 없다.

그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 허리에 찬 단검 좀 빌려도 되겠습니까? )

( 알겠네. )


미르반은 잠시 망설이다가 단검을 던져주었다.

단검은 식칼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묵직했고,

손잡이의 그립감은 묘한 긴장감을 일으켜냈다.


치킨은 수도 없이 먹어왔지만 닭 한 마리 죽인 적 없다.

이제 스마트 폰과 키보드를 두들기던 손으로 들개를 죽여야 한다.

김도원은 각오를 다졌다.


* * *


김도원은 몸을 낮추고 지반이 튼튼한 곳을 골라 걷는다.

미르반이 걷던 자세를 본따서 아래로 내려갔다.


( 이 정도면 되겠지요. )

( 충분하네. )

( 영감님 열을 세주세요. 0이 되면 돌을 던져 유인하겠습니다. )

( ···10 ···9 )


등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막상 시작하려니 후회가 들기도 했다.

자신은 왜 이런 곳에 있는 것일까.

본인보다 어린 상사에게 욕을 먹더라도 직장인의 삶이 낫지 않을까?


( ···5 ···4 ···3 )


이내 고개를 젓는다.

누가 뭐라한들 자신이 선택한 길이다.

그 비루먹은 삶은 십년 이십 년이고 똑같았을 것이다.

어쩌면 여기서는 다를지 모른다.

무언가 대단한 존재가 될지 모른다.


( ···2 ···1 ···0! )


김도원은 돌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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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2화 - 1층 교관 막시무스(3) +1 17.06.25 129 3 7쪽
» 2화 - 1층 교관 막시무스(2) +1 17.06.24 120 1 7쪽
4 2화 - 1층 교관 막시무스(1) 17.06.23 108 2 9쪽
3 1화 - 발할라의 탑(2) +1 17.06.22 192 2 8쪽
2 1화 - 발할라의 탑(1) +1 17.06.22 209 2 9쪽
1 프롤로그 - 휴대폰 게임 +1 17.06.22 254 2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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