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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설명서


[이용설명서] 문피아 - 상상이론

이 글은 해당 글의 예비이용자를 위한 설명서입니다.

전개에 대한 설명은 흥미를 반감하므로 반쯤 제외합니다.

주관이 매우 많이 개입되어 있습니다.

 

1. 이 글은 소설의 탈을 쓴 가설이자, 에세이이자, 판타지입니다. 전체적인 내용이 작가가 상상한 이론에 중심을 두고, 그를 설명하는 위주로 풀어나가기에 가설이며, 작가가 어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기에 에세이이며,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풀려나가기 때문에 판타지 입니다.

 

2. 진입장벽이 높은 글입니다. 시작부터 자신의 이론을 설명하기 시작하며, 이후로도 스토리의 진행은 한동안 나오지 않고 이론에 관한 이야기만 합니다. 게다가 그 이론이 흥미로우면서도 관련 지식에 대한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뜬구름 잡는 소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요는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만 흥미 있게 읽을 수 있으며, 그 조금이나마 아는 사람들 중에서도 끝까지 달려갈 사람이 얼마 없을 것으로 추측 됩니다. 평소 평행우주나 상대성이론, 초끈이론 등에 관심이 있으셨다면 흥미롭게 읽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일반적인 이야기들. 모험이나 활극, 대리만족 등의 장르문학다운 글들을 상상하셨다면 권하지 않습니다.

 

3. 글이 매우 쉽게 풀어져 있습니다. 저자는 매우 친절하여, 후기에 본문의 내용을 책처럼 편집한 이미지 파일을 올렸고, 단순히 글로만 설명하기 힘든 내용들을 그림을 삽입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습니다. 사실 그런 것이 없더라도 관련 된 지식을 얼치기로나마 알고 있다면 텍스트만으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보통은 뜬구름 잡는 식으로 보이는, 관념적인 내용을 매우 알기 쉽게 풀어낸 능력은 뛰어나다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4. 개인적으로 글의 전개에 대해서는 불만이 있습니다. 매우 많습니다. 글의 시작은 처음 설명 한 대로 이론에 관한 설명으로 시작 되며, 그 중간에 주인공의 신상에 관한 것도 나오지만, 주변 인물들의 반응도 나오지만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글의 전체에서 위기감이랄 것이 느껴지지 않고, 중반부에 접어들어서도 이론에 대한 설명은 멈추지 않습니다. 이게 나쁘단 건 아닙니다. 이론에 관한 설명은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의 중심을 이루는 설정이기에 그것이 빠진다면 이 글은 원래의 가치를 상실합니다.

 

거기까지는 저로서도 흥미롭게 보았습니다만, 매우 큰 문제가 있습니다. 갑작스럽게 진척되는 스토리. 그 전까지는 정체 되어 있다가 말 그대로 갑작스레 뻗어나가는 이야기의 중심에 문제가 있습니다. 차라리 이전처럼 이론에 관한 추가 설명과 주인공의 심상에서 정리 되는 식이었더라면 납득했을 것이지만, 중반 이후의 전개는 그럴싸한 이론의 설명과 단절 되어서 공상소설이 되어버립니다.

 

그 전개가 이전까지의 설명에 충돌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독자로서 납득이 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한 술 더 떠서 이후의 내용은 완전한 ‘판타지’입니다. 글을 읽으며 이 글에 기대하던 전개가 아닌, 엉뚱한 것이 튀어나온 셈입니다. 이후 후반부의 내용까지 읽다보면 어딘가 봤던 것 같은 기시감이 듭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글을 싫어합니다. 초반부터 중반까지의 흥미로운 전개를 읽어 나가다가 후반부에 급작스러우면서도 동화 같은 엔딩에 이르러 느끼게 되는 허전함, 허망함 때문에 싫어하지요. 매우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이 글은 그런 특성을 흡사하게 따라가고 있습니다. 앞서 그럴듯하게 설명했던 설정들과 전혀 상관없는, 뜬금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내용이 나오고, 이는 방금 말했던 베르나르 식의 소설과 너무나 흡사한 느낌을 줍니다.

 

더군다나 글 전체에 흐르는 ‘만만디’스러운 분위기는 치열한 글을 좋아하는 저에게 있어서 거부감을 느끼게 만듭니다. 물론 이는 제 개인적인 취향이기에 크게 중요한 건 아닐 수 있지만, 독자들의 성향이 저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더 급한 이들이 대부분일 문피아에 있어서는 큰 단점이 됩니다.

 

5. 위에 언급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 글은 못쓴 글이 아닙니다. 잘 쓴 글입니다. 애초에 저는 취향이 아닌 글을 억지로 완결까지 읽고, 그에 대한 서평까지 쓸 정도로 인내심이 좋은 사람이 아닙니다. 취향이 아닌데다가 재미까지 없다면 그냥 몇 번 클릭하고 끝. 완결까지 읽을 정성을 들이지도 않습니다. 시간은 한정 되어 있고, 다른 할 일도, 볼 글도 많은데 구태여 스트레스 받으며 읽을 필요가 없잖습니까?

 

취향이 아니라고 언급했음에도 다 읽게 만들었다는 건 이 글이 나름의 매력을 지니고 있다는 말이 됩니다. 또한 제가 위에 부정적으로 언급했던 베르나르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제가 좋아하고 싫어하고를 떠나서,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른 베르나르의 글을 떠올리게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글 후반의 급전개에도 불구하고 내용에 있어서 구멍이 적으며 비교적 매끄럽게 이어졌다는 것만 봐도 이 글이 잘 써졌다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이 글의 강점은 글 전체에서 느껴지는 ‘만만디’스러운 분위기에 있습니다. 위의 항목에서는 깠던 내용을 여기서 칭찬하는 이유가 뭐냐면 이런 분위기는 조급증을 앓고 있는 요즘의 우리들에게 긍정적인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에세이스럽게 흘러가는 글의 내용을 읽다보면 작가가 말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러이러하게 살아가자.

 

글의 기본은 작가가 생각하는 사상의 전달입니다. 오락적인 측면에서의 글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소설의 본래 목적이 그러합니다. 작자는 이것을 잘 해냈습니다. 또한 이미 출간 되어 화제가 되었던 자기계발서와 흡사하게, 어떤 식으로 살아야 행복할 것인지도 에둘러 표현해 줍니다. 명확하게 써져 있지는 않지만 ‘성공’이란 것을 잡기 위해서는 어찌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어렴풋이나마 조언을 해줍니다. 이게 꼭 옳다고 볼 수는 없지만, 틀렸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준다는 점에서 단순한 이야기로서의 가치로 끝나지 않습니다.

 

6. 개인적인 평가를 더 하자면 이 글은 절대로 문피아 내에서 성공하진 못할 겁니다. 방향을 잘못 잡았습니다. 차라리 어린이를 위한 공상과학 서적이나, 에세이 쪽으로 파고드는 편이. 그리고 문피아가 아니라 그와 어울리는 사이트에 올렸더라면 훨씬 좋은 반응을 보았을 겁니다. 어딘가 어색한 감이 있고, 조금 미흡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리고 자리를 잘못 잡았음에도 불구, 이 글은 좋은 글입니다.

 

7. 결론적으로 저는 이 글을 스토리를 따라 읽어나가는 글을 바라는 분들에게 추천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생각할 거리가 있고, 에세이를 즐겨 읽는 분들. 그 중에서도 맨 위에 언급했던 것처럼 평행우주 등의 이론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권하겠습니다.

 

장벽은 높지만 분명 읽어서 손해 볼 글은 아니고, 어쩐지 난해한 감도 있지만 이 이상 쉽게 풀어 쓸 수 없다고 여겨지는 해설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읽은 뒤에 생각할 거리가 있고, 동화적인 결말도 꼭 나쁘기만 한 건 아니니까요.

 

 

 

뱀발. 사전지식이 없는 분들이라면 ‘미치오 카쿠’의 ‘평행우주’를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매우 쉽게 관련 지식을 이해시켜주는 책입니다. 단지, 좀 두껍고 일반적으로는 잘 찾아보지 않는 종류의 이야기인지라 사놓고 읽지는 않는 부작용이 있을 수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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