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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 님의 서재입니다.

천마조선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게티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0.08.06 19:09
최근연재일 :
2020.09.1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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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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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22,594

작성
20.09.1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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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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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글자
9쪽

44화 천마신공(6)

DUMMY

이혁의 목을 조르는 것 같은 갑갑함.



‘도대체 왜 가짜 천마탈이 아니라, 다른 놈이 가짜 천마탈 흉내를 내고 있는 거지? 혹시 노리는 곳이 여기가 아니라..... 경희궁인가? 왜? 도대체 경희궁에 뭐가 있기에.... 그곳엔 지금 중요한 게 없다. 어..... 잠시만, 설마 그걸 노린 건 아니겠지?!’


눈 사이를 좁히고 싸움을 지켜보던 이혁은 번개를 맞은 것처럼 깨달았다.


경희궁에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있지 않은가? 진짜 이혁이 익히다가 주화입마로 사망한 무공서.



천 마 신 공!


은밀한 곳에 숨겨두기는 했지만... 혹시 가짜 천마탈의 목적이 그것이라면 큰일이다.


작금의 조선에 무공을 익힌 자는 한사람으로 충분하니...

적에게 무공서가 넘어가는 일은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


그래서 이혁은 다급하게 목소리를 높여 병사들에게 소리쳤다.



“그놈은 천마탈이 아니다!!! 가짜 천마탈이야! 어서 경희궁에 병사를 보내라!! 지금 당장!!!!!”




**





휙-


경운궁에 가짜 천마탈이 모습을 드러냈을 때, 경희궁의 담장위로 고양이처럼 올라선 남자가 있었다.


그의 얼굴은 복면을 해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눈썹이 반듯하고 눈매가 강렬한 것이 잘생겼을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어쨌든 그는 주위를 한번 둘러보고, 아무도 그를 알아채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그가 있는 지붕 바로 밑에 있는 신설대 병사들이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신설대는 계속되는 사건과 경희궁까지 호위하는 과중한 업무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었다.


배급이야 많이 좋아졌고 그들이 지지하는 왕태자 전하를 위해 자발적으로 경비를 서고 있지만, 피곤은 없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꾸벅 꾸벅 졸며, 수다를 떨고 있었던 것이다.



“하-암. 다음 교대는 언제 오려나? 너무 피곤하군.”


“아직 두 시진 이상 남았네. 그때가 오기는 할지 모르겠군. 집에 가서 자고 싶단 말이야...”


“그건 그렇군. 그래도 왕태자 전하가 대리청정을 시작하고 우리들의 신세가 얼마나 좋아졌나? 이대로만 가면 작은 집 하나를 사는 날도 멀지 않았겠군.”


“그야 당연하지! 그러니 우리가 이렇게 경희궁을 철통같이 지키고 있는 것 아닌가? 왕태자 전하를 지키기 위해!”


“....그야 그렇지만 전하도 계시지 않는 궁을 지키는 건 왠지 힘빠지는 군.”


“허어! 그런 소리 말게! 혹시 누가 침입할지도 모를 일 아닌가?”


“그건 그렇군.”


두 병졸은 자신들의 머리 위해 고양이처럼 사람이 엎드려 있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


하지만 지붕 위에서 숨죽이던 남자는 짙은 구름이 달빛마저 가려버리자,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다다다-


그는 병졸들이 없는 쪽으로 걸어가며 목표 지점을 향해서 걸어갔고 마침내 이혁의 처소에 도착했다.


달빛도 비치지 않는 어둠이 그의 신형을 완전히 숨겨 주었기 때문이다.


과로에 지친 신설대 병사들의 상태도 한몫해서 생각보다 쉽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는 외국의 암살자일까?


하지만 이정도 수준의 암살자를 보낸 나라가 이혁의 출타 사실도 몰랐을 리 없다.


그렇다면 이 자는 다른 목적을 위해 침입한 것이다.


금은보화나 아주 중요한 물건을 훔치기 위해.



툭-


처마를 타고 가볍게 바닥에 내려앉은 그는 밖에 있는 신설대 병사들의 움직임을 느끼기 위해 침묵하다가, 마침내 문을 열고 이혁의 침실 안으로 들어갔다.



드르륵-



예전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이혁은 믿을 수 없는 내관과 궁녀를 모두 궁에서 내보냈기에 돌아다니는 사람의 기척도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발끝으로 걸으면서 주위를 뒤지기 시작했다.



침상 아래에는 아무 것도 없었고


책상에도 중요한 서류는 많았지만 그가 찾는 것은 보이지 않았다.


고풍스러운 대나무 그림 뒤에도 특별한 기관 장치는 보이지 않았다.



화분 아래에도....


베게 밑에도 그가 원하는 것은 찾을 수 없었다.


사실 그도 자신의 추리가 틀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사람이 특이한 술법을 익힌다니... 그런 건 이야기 속에나 있으니.


그러나 그의 영민한 머리로 생각하자면, 병약한 체질이었던 이혁이 저렇게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뭔가 특별한 술법을 익혔을 것.


마치 왜국의 닌자처럼 말이다!


그래서 그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사방을 뒤지다가 조급한 마음이 생겼다.


지금쯤이면 이미 이혁이 가짜 천마탈이 가짜라는 사실을 눈치 챘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그는 도망도 가지 못하고 이 안에서 꼼짝없이 잡힐 수밖에 없다.


‘제길! 도대체 어디에 숨겨둔 거지? 분명 여기에 있을 텐데.... 그런 물건을 다른 곳에 숨겨두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이곳저곳을 뒤지며 신경질을 부리던 그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이혁의 책장으로 다가갔다.




저벅 저벅



제정신인 사람이라면 그런 물건을 여기에 두었을 리 없지만....


촤라락-


이건 논어고....


맹자....


역경과 춘추


‘역시 왕태자 정도 되면 성리학 공부를 열심히 하는군. 역시 여기엔 없는 것 같다. 이 칸에 있는 것만 살펴보고 어서 빠져나가야겠다.’


별로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이 느껴졌기에, 침입자는 책장에 있는 책들을 모두 살펴보지는 않기로 했다.


어차피 그렇게 중요한 것을 이렇게 눈에 보이는 곳에 놓을 확률은 전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가운데 칸에 있는 책들만 마저 살펴보기로 했다.


서경....


예기....


천마신공....


중용....


‘역시 성리학 서적이 대부분이네. 그럼 그렇지. 이런 곳에 왕태자가 비밀을 숨겨두었을 리가..... 잠깐만! 방금 전에 책 제목이 뭐였지?’


당연히 자신이 찾던 책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던 남자는 불현 듯 조금 전에 읽었던 책 제목이 이상했다는 생각을 했다.


천마신공?


그런 성리학 서적이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무슨 대국의 무협지도 아니고.


‘중용... 이건 아니고 이 앞에 있는 책 제목이 이상했다. 그래! 이거. 천마신공. 한번 읽어 보자! 천마신공 1장. 천마신공은 고금우주 제일 신공이다. 그래서 우주 제일 천재가 아니라면 익힐 수 없고.... 기의 순환 방향은 기존의 심법과 똑같지만 그 속도를 1성마다 2배로...’



촤르륵-


천재.


어릴 적부터 사람들은 그를 천재라고 불렀다.


활이면 활, 총이면 총, 창이면 창.


그는 어떤 무기라도 쉽게 익혔고 성리학이나 손자병법도 곧잘 이해했다.


사람들은 그의 출신을 비천하다고 욕하며 놀라운 재능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결국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낭중지추.


그의 재능이 하늘을 감동시킬 정도였기 때문에.


그런 그가 천마신공의 뛰어난 무리를 접하고 익히느라 정신을 놓아버렸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필요한 것을 들고 도망부터 쳤겠지만, 그는 천재였다.


천재는 보통 사람과 조금 다르다.


그는 생전 처음 보는 위대한 무공을 익히는 것에 재미를 붙였고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후욱!”



가부좌를 틀고 자연의 진기를 빨아들여서 단전으로 보낸 후에, 단전에서 다시 혈도로 보냈다.


하단전에서 조심스럽게 끌어올린 진기가 회음과 장강, 명문을 거처 대추에 향했다.


그리고 목을 타고 올라가서 아문과 옥침을 지나 백회에 이르렀다. 미약한 진기가 백회를 슬쩍 건드려보지만 거센 반발에 물러났다.


할 수 없이 진기는 이마를 거쳐 인중을 지나 가슴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회음을 거쳐 다시 단전으로 들어왔다.



첫 번째로 기를 순환 시켰다.


두 번째는 두 배로 빠르게 기를 순환시켰고...


세 번째는 세배로 빠르게 기를 움직였다.


그렇게 12번 동안 기를 순환시켜 소주천에 이를 때까지 그는 운기조식을 멈추지 않았다.


무공을 익히는 게 너무 즐거웠기 때문이다. 나약한 몸을 강하게 바꾼다는 느낌.


지금 그에게 필요한 힘! 누구라도 찢어발겨버릴 수 있는 절대권력.




저벅 저벅 저벅



하지만..... 그는 무공을 익히느라 신설대와 이혁이 물샐틈없이 포위할 시간을 줄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너무 뛰어난 그의 오성을 탓해야 할지도 모른다.


천마신공의 무리를 익히느라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잊어버렸으니....


어쨌든 이혁에게는 다행한 일이라, 왕태자는 당당하게 목소리를 높였다.



“안에 있는 도둑은 들어라! 너는 지금 수백 명의 군사에게 포위되었다. 당장 문을 열고, 오라를 받아라!!!”


작가의말

연재시간을 13시 30분으로 고정합니다.


헥... 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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