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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안나요

상태창으로 키우는 걸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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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안나요
작품등록일 :
2021.01.15 18:24
최근연재일 :
2021.02.08 19:20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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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50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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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6,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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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0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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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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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0화

DUMMY

“그래서 김수일 감독님이랑 얘기 도중에 드라마 감독 자리를 받았다는 걸 알게 되었고, 이 일을 묻는 대신, OST 참여를 요구했다 이거야?”

“와. 형. 요약 잘하네. 그런데 하나 틀린 게 있어. 그런 딱딱한 거래가 아니라, 서로의 앞길을 생각해서 좋은 방향으로 합의를 본 거지.”

“맞습니다. 물론 대표님께서 만약 그냥 넘어가실 수 없다고 하신다면······.”

“후. 잠깐만요.”


석권이 형은 내가 이 꼴이 되고서도 딜을 하고 있는 모습이 어이가 없는 건지.

날 무척이나 이상한 놈 보듯이 보고 있었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했을 때, 팔 한쪽 금 간 걸로 OST 몇 개 들어갈 수 있으면 남는 장사다.

요즘에야 없어졌다지만, 예전에는 그런 거 얻으려면 몇천에서 많게는 억까지도 바치는 관행이 있었으니까.

솔직히 내 팔 한쪽이 그 정도 가치는 아니지 않은가.


“난 모르겠다. 내 팔이 다친 것도 아니고······ 애들 구한 것도 너니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라.”

“잘 생각했어.”

“대신에 네 몸도 좀 간수 잘하고. 팔이라 다행이지, 다리였어 봐. 매니저 노릇 어떻게 할래?”

“그땐 다른 사람 구해야지 뭐.”

“······참나. 아무튼 알겠다.”


결국 석권이 형도 납득했다.

다만.


“김수일 감독님.”

“네.”

“확실히 짚고 넘어갈 건 짚고 넘어가죠.”

“어떤 것 말씀이십니까?”

“이 일을 덮는 거야 저놈 판단이니까 아무 말 안 하겠습니다. 대신 OST 건은 냉정하게 판단해주십시오.”

“아니, 형 그게 무슨 소리야?”


아니 저 형이 갑자기 끼어들어서는 찬물을 끼얹으려고 한다.

내 금쪽 같은 팔을 내주고 얻은 기회인데.


“넌 가만히 있어 봐. 김수일 감독님도 아실 겁니다. 드라마에서 OST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김석권 대표님보다 더.”

“그렇다면 얘기가 빠르겠군요. 우리 회사는 더러운 거래는 안 할 겁니다. 대신 김수일 감독님이 빚을 진 것도 사실이니, OST 후보로 참여할 기회를 주시는 걸로 하시죠.”

“한마디로 노래가 별로면 거절하더라도 아무 말도 안 하겠다. 이 말입니까?”

“바로 그겁니다.”

“아니, 형!”

“인마. 너도 알잖아. 결국 이런 거래 하면 나중에 그게 어떻게 돌아오는지! 애들 망치고 싶어?”

“······.”


석권이 형 말도 틀린 게 아니다.

김수일 감독이 언제 드라마를 찍을지는 모르지만.

아마 늦어도 내년 중순이면 크랭크 인에 들어갈 거다.

그런데 그때면 프리지아가 데뷔한 지 얼마 안 된 상황.

그런데 다짜고짜 김수일 감독이 그런 신인 아이돌을 데려다가 OST를 시키겠다고 하면 어떤 소문이 돌까.


차라리 대형기획사면 인맥이나 돈으로 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우리 같은 소형 기획사면 분명 멤버들과 관련된 이런저런 안 좋은 소문이 돌 게 뻔하다.

가장 뻔하게 예상이 가는 건 성 관련 요소고.

그러니 그럴 바에는 차라리 기회 정도로 얘기를 끝내고.

나머지는 실력으로 쟁취해서 뒷말 없게 만들라는 거다.


“······대표님 뜻이 그러하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실장님은 어떻습니까?”

“······대표가 까라는데 까야죠. 뭐.”


석권이 형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도 알고.

애들 실력에도 자신이 있다.

하지만 애써 만들어놓은 기회가 눈앞에서 날아가는데 기분이 좋을 린 없다.


“얘기가 잘 통해서 다행입니다.”

“아닙니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리고 김석권 대표님, 차지수 실장님. 물의를 일으켜 정말 미안합니다.”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이야기가 다 끝나서 그런지 김수일 감독은 가뿐한 발걸음으로 떠났다.

그리고 나와 석권이 형 둘만이 있는 자리.

석권이 형이 슬쩍 내 팔을 바라보더니.


“어휴. 병신.”


다짜고짜 욕을 한다.


“아. 뭐. 왜.”

“어휴. 병신.”

“애들 지키느라 이런 거잖아. 자꾸 그러면 이거 산재처리 해버린다.”

“하든가. 병신아.”

“······.”

“······아무튼 애들 지킨 거 잘했다. 그리고 다친 와중에도 애들 생각한 것도 잘했고.”

“방금까진 욕하더니 이번엔 왠 칭찬이야?”

“그럼 욕만 듣던가 병신아.”

“대표님이 직원한테 폭언을 가하네. 고용노동부 찾아가?”

“찾아가든가. 병신아.”

“······.”


아무래도 내가 다친 게 못내 마음에 걸리는 모양이다.

입으로는 저렇게 툴툴거려도 표정은 안타깝다는 표정이니까.


“아무튼 난 간다.”

“빨리 가슈.”

“병원비는 내가 결제하고 갈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감사합니다. 대표님.”

“······말이라도 못하면 밉지나 않지.”

“그게 또 내 매력 아닐까.”

“미친놈. 아무튼······.”


석권이 형이 잠시 진동이 온 핸드폰을 보더니 말을 흐린다.


“뭔데. 왜”

“팔 금 갔댔지?”

“어.”

“그거 부러지지 않으려면 간수잘 해라.”

“뭐? 뭔 소리야?”

“좀 있으면 알게 될 거야.”

“뭐? 알아듣게 말해.”

“몰라. 난 간다.”


그리고 석권이 형이 병실 문을 열고 나가자마자.


“실장님······!”


애들이 우르르 쏟아져 들어온다.


“실장님 괜찮아요? 어떻대요? 많이 안 다쳤대요? 깁스! 어떡해!”


윤보라의 호들갑.


“실장님! 왜 그러셨어요!”


처음 보는 진시아의 울음 섞인 호통.


“실장님. 나 감동하였다. 실장님이 내 목숨을 지켰다. 실장님이라면 내······.”


티나의 알 수 없는 소리.


“실장님. 감사합니다. 하지만 너무 위험했어요.”


한겨울의 걱정 어린 핀잔까지.


네 명이 동시에 달려들어 난리를 피워댄다.


“잠깐. 잠깐만 기다려봐.”

“실장님. 팔 부러진 거래요? 어떡해······.”

“다른 데는요? 머리는 어때요?”

“실장. 아프지 마라. 빨리 나아라.”

“실장님······.”

“잠깐. 잠깐. 잠깐만.”


얘들이 걱정해주는 마음은 알겠지만, 이대로는 안 된다.

게다가.


“진시아. 일단 눈물부터 그쳐. 내일 뮤비 촬영 그대로 해야 되니까.”

“······네?”

“말 그대로야. 내일 이어서 하기로 했어. 물론 세트는 꼼꼼히 다 점검할 거니까 걱정하지 말고.”

“······지금 뮤비가 문제예요?”

“뮤비는 아주 중요한 문제지. 그리고 나 괜찮아. 뭐, 정밀검사 한 건 결과 나와봐야 알겠지만. 일단 외견상으로는 팔 말고는 멀쩡하대.”

“실장님 분명 나무에 머리 박았다. 바보는 안 된 거 확실한가?”

“바보 안 됐으니까 걱정하지 마.”

“아직 확실하지 않다. 그래도 걱정 마라. 바보가 되어도 티나가······.”

“넌 자꾸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리고 윤보라. 넌 뭐 해!”

“헤헤······ 괜찮다고 하시길래······ 깁스에 낙서 꼭 해보고 싶었거든요.”

“언니. 그건 너무 저속해요.”

“그래?”

“잠깐, 뭐라고 썼는데?”

“비밀!”

“다리도 아니고 팔인데 내가 보고 말지.”

“앗. 안 돼요!”


***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고.

다음 날.

마음 같아서는 뮤비 촬영 현장에 나가고 싶었지만.

검사가 좀 더 남았다는 의사의 말과 석권이 형의 엄포 때문에.

오늘은 하는 수 없이 병원에 입원해 있어야 했다.

대신 세희 씨랑 진수 씨가 촬영 현장에 나갔다.


“괜찮으려나.”


어제 사건도 있다 보니, 분위기도 어수선 하고.

무엇보다 얘들이 어제 같은 일이 또 일어날까 걱정돼서 집중하지 못할 것 같은데.

과연 세희 씨랑 진수 씨가 잘 케어해줄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에이씨. 모르겠다.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라고 말해뒀으니까, 전화하겠지.”


그리고 설마 나 없다고 무슨 일이 생기기야 하겠어.


‘그러니 오늘 만큼은 좀 쉬자.’


그렇게 생각하고 눈을 감았다.

그간 부족했던 잠을 이번 기회에 모조리 자둘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눈은 말똥말똥하고 잠은 전혀 오지 않았다.

계속 애들이 잘하고 있을지 걱정만 들고.


“······나 일 중독인가”


자꾸만 걱정이 돼서 잠도 안 오고, 불안하기만 하다.

그래서 결국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슬쩍 세희 씨한테 메시지를 보냈다.


-세희 씨. 애들 잘하고 있나요?

-네. 얘들 너무 잘하고 있어요! 걱정 마세요! ^^

-다행이네요. 애들 좀 잘 챙겨주세요.

-물론이죠! 실장님도 빨리 나으세요. ^^


애들이 잘하고 있다고 하니 다행이긴 한데.

어쩐지 아쉬운 마음도 든다.

나 없는데도 잘하는 거 보면 내가 꼭 필요하진 않은 것 같기도 하고.

또 애들이 잘 못 하고 있으면 그걸 구실 삼아서 잠깐 갔다 올 수도 있을 텐데.

그럴 건덕지도 없으니 말이다.


“쯥. 오늘 하루는 그냥 병원에 처박혀 있어야겠네.”


하지만 여전히 잠은 안 온다.


‘그러고 보니 돌발 퀘스트 보상으로 50포인트를 받았댔지.’


김수일 감독의 상태창을 볼 수 있게 돼서 깜빡 잊고 넘어갔는데.

생각해보니 돌발 퀘스트 보상 중에는 50포인트도 있었다.


‘이거면 새벽의 잔향도 살 수 있겠네.’


본래는 애들이 데뷔를 할 때쯤에야 포인트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가겠는데.

예상치 못하게 돌발 퀘스트가 생기는 바람에 50포인트나 미리 얻었다.


‘새벽의 잔향이나 사둬야겠다.’


본래는 데뷔 시킨 후 창모 형이나 한겨울에게 먹이려고 했지만.

김수일 감독이라는 인맥도 새로 생겼으니.

미리 사둔 다음에 상황에 따라 쓰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열려라 상점창.’


[상점창]

새벽의 잔향 x 1

피로를 먹는 뱀 x 2(New)


“어? 이게 뭐지?”


새벽의 잔향이야 재고가 1개 남은 그대로인데.

처음 보는 아이템이 상점창에 생겨 있었다.


‘분명 입고 됐다는 말이 딱히 없었는데.’


내가 못 본 건지. 아니면 말도 없이 입고된 건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결코 나쁜 일은 아니다.


[피로를 먹는 뱀] - 10포인트

피로를 먹는 뱀 인형입니다.

뱀 인형에 손을 넣고 피로를 먹을 대상을 향해 뱀 인형의 입을 열었다 닫으면 대상의 피로가 싹 사라집니다.


“피로가 사라져?”


새벽의 잔향이나 1년구독권 같은 경우는 무척이나 초현실적인 아이템들이었다.

하지만 어쩐지 이건 뭔가······.


‘아니야. 그래도 피로가 한 번에 사라지는 게 어디야.’


어떻게 쓰면 유용할지는 아직 감이 안 온다.

하지만 어차피 10포인트밖에 안 한다.

새벽의 잔향을 사고 남은 포인트로도 충분히 살 수 있다.


그러니 당장 포인트도 쓸 필요도 없고.

어차피 데뷔만 시키면 세 번째 퀘스트가 끝나며 300포인트나 들어온다.

그러니 이왕 보인 김에 사두는 편이 나을 것 같다.


그렇게 상점창에서 새벽의 잔향과 피로를 먹는 뱀 2개를 사서 잘 보관하고.

슬쩍 눈을 감았다.


***


병원 검사 결과, 팔 외에는 이상이 없었고.

나는 다음 날 예정대로 퇴원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곧장 프리지아 무비 촬영장으로 향했다.


사실 프리지아 뮤비는 그렇게 화려하게 만들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하루면 촬영이 끝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첫날에는 사고가 터졌고, 둘째 날에는 미안함 때문인지 감독의 열의가 터져버려 3일 동안 찍게 되었다.

그리고 3일째 되는 날.

향후에 공개할 티저 영상을 위한 추가 촬영까지 있었는데.

김수일 감독이 영혼까지 불태우며 열심히 찍었고.

덕분에 애들이 녹초가 되긴 했지만, 영상이 상당히 잘 나올 것 같다고 했다.


이제 뮤비 촬영도 끝났고, 티저도 문제 없이 준비가 될 것이다.

이제 해야 할 건 앞으로 나올 티저에 그동안 찍은 브이로그 영상 일부를 적절한 곳에 입히는 건데.

이 역시 김수일 감독이 아이디어를 듣더니 적당히 잘 버무려서 만들어주겠다고 했다.


김수일은 기획과 편집 능력이 모두 A인 양반.

그런데 스스로 나서서 해주겠다고 하니 거절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그러니 냉큼 받아들였다.


아무튼 이로써 데뷔 관련해서 내가 신경 써야 하는 부분들은 거의 다 끝났다.

물론 브이로그 공개, 데뷔무대 등이 있긴 하지만.

앞선 두 가지는 세희 씨가 힘 써줄 거고.

데뷔 무대는 석권이 형이 조율 중이다.

그러니 나는 당분간 애들을 데리고 연습에 매진할 예정이다.


어쨌든 데뷔까지는 앞으로 두 달.

이 기간 동안 몸은 물론 영혼에 까지 이번 데뷔 곡 ‘별자리’를 새겨 넣어야 할 테니까 말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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