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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연하게 님의 서재입니다.

천마가 빌런을 너무 잘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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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연하게
그림/삽화
아아연하게
작품등록일 :
2024.08.07 22:04
최근연재일 :
2024.08.26 23:58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13,697
추천수 :
219
글자수 :
98,440

작성
24.08.10 01:48
조회
1,044
추천
19
글자
12쪽

4화

DUMMY

###



“너, 뭐야. 또라이야? 그리고 얼굴에는 웃기지도 않는 가면은 뭐야!”

“탁자에 놓여있는 그 약들 감기약은 아닐 테고, 아주 질리지도 않는가 보군.”


유호진이 앞에 놓여있던, 양주병을 내 쪽을 향해 집어 던진다.

양주병이 깨지며 유리 파편이 이리저리 튄다.


“자네가 치울 것도 아니면서, 왜 이리 어지럽히는가.”

“지랄한다! 야! 밖에 뭐 해! 이 또라이 새끼 얼른 끌고 나가!!”


유호진에 성질을 내며, 밖에 있던 왈패들을 부른다.


“뭐해! 이 새끼 끌어내라니까!”


허나 아무리 소리쳐도 밖에서 그 누구도 방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혹시, 자네가 지금 부르는 자들이 이 자들을 말하는 건가.”


나는 방문을 활짝 열어 문밖에 쓰러져있는 왈패들을 그에게 보여줬다.


문밖에 쓰러져 기절해 있는 왈패들의 모습을 본 유호진의 얼굴이 급속도로 굳어진다.


“··· ··· ···”

“자네가 있는 곳으로 안내하라고 이야기했는데도, 말을 들어 먹지 않아 내가 좀 재웠다네.”

“··· ··· 너 뭐 하는 새끼야···! 너 이러고도 무사할 줄 알아! 나 유경 그룹의 유호진이야!”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


“알고 있다네. 그래서 내가 아까 한 번 더 확인차 묻지 않았나.”

“워, 원하는 게 뭐야! 돈이 필요한 거야? 자, 여기 다 가져가!”


유호진이 옆에 있던 조그만 가방에서 돈다발을 꺼내 뿌린다.

5만 원짜리라 다발로 후드득 바닥에 떨어진다.

얼추 천만 원은 넘어 보였다.


“고맙네. 안 그래도 돈에 좀 쪼들렸는데, 이건 이따 가는 길에 내가 가져가지.”

“그, 그래···! 돈이야 필요하다면 더 줄게!”


유호진의 얼굴이 조금 밝아진다.

하지만 잠시 뒤의 나오는 말을 듣고는 이내 다시 정말에 빠진다.


“그럴 리가 있나. 이 돈 하고 자네가 이제부터 맞아야 하는 일은 별개라네.”

“씨발! 돈을 받았으면 돌아가든지! 아니면 돈을 안 받던지 둘 중 하나만 해야지! 이런 게 어딨는데!”

“하하하. 그걸 왜 둘 중 하나만 하나. 둘 다 하면 더 좋지 않겠나.”


내가 유호진의 바로 앞까지 다가온다.


그러자 유호진이 기겁하며 옆 소파에 누워있던, 여자 한 명을 가리킨다.


“여, 여기 누워 있는 얘 아버지가 누군지 알아! 서울 중앙지검 차장검사야! 너 지금 여기서 나하고 얘네 건드리는 순간, 네 인생도 끝이야!”


‘명문가 자제들이라 이건가.’


오면서 옆 방부터 시작해서 쭉 둘러보니, 다들 꽤나 돈이 있는 집의 사람들처럼 보였다.

아마 돈 좀 있고, 힘 좀 있는 자제들을 대상으로 하는 비밀클럽인 듯싶었다.


물론 거기까지만 한다면, 별 문제가 될 거야 없지만 문제는 이곳에서 상당량의 마약이 유통된다는 것이었다.


‘하긴 이 정도로 마약이 유통되는데, 그냥 넘어가려면 빽이 보통 빽이 아니겠지.’


나는 누워서 자는 여자를 바라보며 유호진에게 물었다.


“차장검사면 아마 꽤나 높은 직책이었지?”

“그, 그래! 이제야 네가 뭘 건드렸는지 감이 오냐!”


유 본부장이 무언가 자신감이 생긴 듯한 표정으로 의기양양해한다.


‘됐어···!’


하지만 그 의기양양한 얼굴을 이내 구겨진다.


-퍽!


주먹이 그대로 유호진의 배를 강타한다.

물론 내공은 일절 싣지 않은 주먹이었지만, 외공만으로도 꽤나 아픈지, 그는 신음을 내며 속에 있던 모든 걸 게워 놓았다.


“끄어어억···! 너, 너 이 새끼···”

“거참 더럽게···.”


나는 배를 잡으며 고통에 힘겨워하는 그의 머리채를 잡아 올리며 이야기했다.


“자네는 지금 내가 이런 가면을 쓰고 왔는데, 그런 협박에 통할 거로 생각했나?”


고통에 힘겨워하는, 유호진이 머리채를 잡힌 채 바닥에 반쯤 널브러져 있는 남자를 흔들며 깨우려 한다.


“끄으윽···! 정찬호!! 야, 정찬호!! 정신 좀 차려봐! 이 새끼야!!”


그러자 잠시 뒤 기절하듯 쓰러져있던 남자가 비몽사몽이며 일어난다.


“아, 뭐야··· 무슨 일인데···”


일어난 남자는 한국으로 귀환하고 본 사람 중에 가장 덩치가 큰 남자였다.

아까 밖에 있던 왈패도 제법 덩치가 있었지만, 이쪽이 훨씬 더 덩치도 큰 데다 몸의 균형도 잡혀 있었다.


‘그리고, 이거 운동도 좀 했나 보군.’


내공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확실히 어느 정도 외공은 수련했다는 게 느껴지는 몸이었다.


“저 미친 호랑이 가면 쓴 새끼 좀 어떻게 좀 해봐!”

“뭐? 호랑이 가면이라니···. 무슨 개소리야.”


그는 비몽사몽인 얼굴로 두리번거리더니, 내 쪽을 발견하고는 호진에게 다시 묻는다.


“저건 대체 뭐냐. 무슨 이벤트라도 하는 거냐?”

“이벤트는 무슨 이벤트야! 나도 모르겠어! 갑자기 안에 들어오더니 다짜고짜 패기 시작하잖아! 밖에 가드들도 다 당했어!”


유 본부장이 내 쪽을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야, 조, 좋은 말로 할 때 꺼져라. 찬호가 아무리 은퇴했다고 해도, 우리나라 격투기 헤비급 챔피언이었어!”

“호오···. 헤비급 챔피언이라.”


나는 나를 째려보고 있는 격투기 선수 출신 남자를 위아래로 훑었다.


‘확실히 제법 강하군. 외공이 장난이 아니야.’


하지만 그래봐야 내게 의미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무림으로 가면 아마 일주일도 못 버틸 수준이었다.


“확실히 외공은 상당해 보이는군. 하지만 내공이 없지 않은가.”


덩치 큰 선출 남자가 눈썹을 꿈틀하며 일어서서 내 앞으로 다가온다.


“뭐? 외공? 내공? 야, 호진아. 이거 좀 상태가 이상한 거 같은데.”


가까이서 보니 확실히 외공만 따지면 꽤 강자였다.


‘그런데 현대의 무술을 수련한 사람은 어느 정도 내공을 막을 수 있으려나?’


갑자기 눈앞에 강자를 보니 궁금함이 생겼다.


“야, 대충 사과하고 꺼져. 아무리 은퇴했어도 너 같은 일반인하고는 안 싸운다.”


나는 나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그에게 주먹에 내공을 넣어 날려보았다.


“잘 막아보시게나.”


-퍽!!!


남자가 그대로 벽에 날아가 처박혀 기절한다.


어느 정도 외공을 수련한 자이니 막지 않을까, 한 기대도 있었지만, 이 자는 상상 이상으로 허약했다.


“이거, 미안하군. 설마 이 정도도 막지 못할 줄은 생각도 못 했네.”


내가 급하게 사과했지만, 이미 기절한 덩치 큰 사내는 아무런 답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유호진은 다급하게 전화기를 꺼낸다.


“이 꼴을 하고 경찰에 신고라도 해볼 생각인가?”


탁자에 놓여있는 수많은 마약.

그리고 영업 신고도 하지 않은, 고위층 자녀들이 다니는 비밀클럽.


원래도 신고 따위 할 수 있을 리 없었다.


“자, 그러면 아까 하던 걸 마저 해보자고. 태도가 괜찮아지면 멈출 테니 잘 생각해 보게나.”


나는 다시 그의 머리채를 잡았다.


유진호는 어떻게든, 저항하려 해봤지만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유진호의 외공은 사실 무림에 사는 농사를 짓는 양민만도 못한 수준이었다.


“자, 그러면 시작하겠네.”


나는 내공은 하나도 넣지 않은 채 오롯이 외공으로만, 그를 구타하기 시작했다.


‘오히려 내공을 넣으면 금방 기절하니 고통이 너무 줄어들지.’


-퍽···!


“그, 그만···”


-찰싹!!!


“그, 그만···”


-퍽···!


“제, 제발···!!”


유진호가 갈라지는 목소리로 소리친다.


나는 자비를 베풀어 잠시 손을 멈추고, 그를 바닥에 내려주었다.


이미 얼굴은 누군지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붓고 갈비 뼈 부터 시작해서 뼈도 여러 군데가 으스러진 상태였다.


‘참 성격 좋아졌다.’


사실 여기가 무림이었으면, 내 부모이자 스승을 욕보인 자에게 이렇게 자비를 베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그만해··· 제발 그만해주세요···!”

“이제야 좀 대화할 자세가 되었군.”

“원하시는 게 뭐예요···. 제발 그만 때리세요···. 흑흑..”


나는 휴대폰을 들어 녹화 버튼을 누른 뒤 그에게 이야기했다.


“자네가 오늘 이 안에서 했던 일들을 모두 자백하고, 여기 오는 이들에 대해서도 모두 이야기하게.”

“그, 그건...”


호진이 말 하기를 잠시 머뭇거리자, 나는 다시 한번 주먹을 들며 그에게 말 했다.


“만약 조금이라도 가진 죄를 덜 고백한다면 아까 하던걸 처음부터 다시직하지.”


머뭇거리던 호진이 주먹을 든 걸 보자마자 천천히 자신이 지은 모든 죄를 자백했다.


“마, 마약을 했습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마약 공급을... 그리고...”


그가 20여 분간에 걸쳐, 모든 잘못을 자백했다.


“좋았어. 때리는 건 여기까지 하지. 더 때리면 죽을 수도 있을 거 같고.”


그만 때린다는 이야기에, 그의 얼굴이 밝아진다.


“가,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묻지. 그렇게 마약이 보여주는 거짓된 환상이 좋았나?”

“··· ··· 그거야···”

“뭐, 더 물어볼 것도 없지. 이건 자백을 해 준 자네에게 주는 내 선물일세.”


나는 그의 앞으로 다시 다가가, 한 손으로 그의 머리를 잡았다.


“마혼술(魔魂術)”


마교의 환술 중에서도 가장 악독한 환술이다.


머리와 영혼을 뒤흔들어, 악몽을 계속해서 보게 만들어 정신을 미치게 만드는 기술이다.

하루종일 헛것을 보게 되고, 자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를 끝없이 보여주며, 피사용자의 정신을 갉아먹으며, 결국 종국에는 미치게 만든다.


물론 이런 환술 계통의 무공들은 대부분, 내공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있는 자라면 대부분 유효하지 않지만, 현대의 한국인인 유호진이 내공이 있을 리 만무했다.

특히나 유호진처럼 이렇게 마약에 절여있는 사람들에게는 더욱더 유효한 기술이었다.


“뭐, 뭐 하시는 거예요···!! 이, 이거 뭐야!! 눈앞에 이거 대체 뭐야!!! 으, 으아아악!!!”


유호진이 허공을 향해 팔을 휘두르고 소리친다.


“어떤가, 그렇게 좋아하던 거짓된 환상은 마음에 드는가.”


내 사람들을 건드린 놈을 고작해야, 몇 대 때리는 수준에서 끝낼 생각은 처음부터 추호도 없었다.


‘아마, 죽을 때까지 평생을 악몽 속에 살 게 되겠지.’


“생각해 보니, 어떻게 보면 앞으로 죽음 보다 고통스러울 수도 있겠군.”

“으아아아악!!! 저리가!!! 저리 가라고!!!”


유호진이 내 말은 무시한 채, 허공에 주먹을 휘두른다.


그는 이미, 내 소리는 귀에 들리지 않는지, 소리를 치며 허공에 팔을 휘두를 뿐이었다.



###



“소장님. 잠깐 시간 좀 되세요?”


일을 하고 있던, 삼촌이 손을 멈추고 나를 바라본다.


“뭐야. 무슨 일 있어?”

“잠깐, 이것 좀 보시겠어요.”

“응? 이게 뭔데... ... ... ...”



나는 삼촌에게 어제 휴대폰으로 찍은 영상을 보여줬다.


-마, 마약을 했습니다. 그리고 마약의 유통과 여러 공무원에게 뇌물을 줬습니다. 그 중에는 안단시 경찰서장 ... ... ... ...


유호진의 자백.

그것도 자신의 모든 죄를 전부 털어놓은 확실한 증거였다.


“··· ··· 준혁아. 너, 이거 어디서 난 거야.”

“소장님.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이놈 이거면 확실하게 잡을 수 있다고요.”

“... ... ... ...”


삼촌이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이내 내게 이야기한다.


“이걸 어떻게 구한 건지는 모르겠다만, 이건 증거로 쓰기에는 쉽지 않아. 영상에 보면 폭행을 한 흔적이 너무 남아있잖아, 폭행으로 인한 자백은 증거로 인정되지 않는 거 너도 알고 있잖아.”


나는 웃으며 그에게 이야기했다.


“소장님, 꼭 이 영상을 법원에서만 쓸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 그게 무슨 소리야. 법원에서만 쓸 수 있는 건 아니라니···.”


내가 살짝 악마 같은 웃음을 띤다.

그제야 삼촌도 내 이야기가 무엇을 뜻하는지 깨달은 듯했다.


“너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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