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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서리 님의 서재입니다.

던전 속 스켈레톤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완결

하얀서리
작품등록일 :
2017.04.17 18:24
최근연재일 :
2017.08.12 23:39
연재수 :
103 회
조회수 :
894,508
추천수 :
20,858
글자수 :
543,763

작성
17.08.07 19:00
조회
3,429
추천
102
글자
11쪽

94. 결전

DUMMY

'저 멍청한 천사 놈들이!'


천사들이 지는 것은 내 예상을 벗어난 일이다.


'자신만만하게 덤벼놓고 나자빠지다니!'


나는 곧장 떨어진 천사의 안위부터 확인했다. 정말로 대천사가 둘로 줄어들면 이쪽의 승산이 없어진다. 어떻게든 그것은 막아야 했기에, 대천사의 생사를 확인했다.


"크...흑..."


그리고 다행히 천사는 아직 숨이 붙어 있었다. 나는 같이 뛰쳐나온 몇 명과 함께, 천사를 결계안으로 옮겨 정의의 신관들에게 치유를 부탁했다.

그리곤 위에서 싸우고 있는 이들에게 눈길을 주었다.


"흠..."

"..."

[왜 그러냐? 아까의 기세는 어디로 간 거냐, 천사들이여.]


대천사 한 명이 리타이어 했지만, 싸움은 계속되고 있었다. 다만, 싸움의 흐름은 당연히 라올라드가 쥐고 있었고, 대천사들을 방어하거나 소극적으로 대항하는 수준에 그쳤다.

나는 이를 갈았다.


'멍청한 놈들!'


천사들이 뭘 믿고 라올라드와의 전투를 호언장담했는지 모르겠다. 지금 당장 보이는 천사들의 표정에서는 낭패한 기분 밖에 읽어 들일 수 없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했고.


'이대로는 진다!'


승리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았다. 만약 천사들이 준비한 비장의 수가 있다 하더라도, 그걸 사용하기도 전에 전투가 끝날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렇다면 지금 여기에는 변수가 필요하다.


'최소한 대천사 수준의 전투원이 참가하거나, 아니면 라올라드를 동요할 만한 뭔가를 만들어야 한다.'


전자는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후자에 가능성을 둬야 한다는 건데, 지금 라올라드의 심정을 어지럽힐 만한 요소가 있을까?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자 마법진이 눈에 들어온다.


'저건 분명... 던전을 조종하는 거라고 했지.'


하지만 라올라드가 직접 쓰는 건 아니라 했던가. 대체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동요가 덜 할 것이다. 아마 라올라드가 우리를 이 방에 몰아넣은 것도 그 때문일 테고. 그렇다면 다른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이곳은 특별한 게 없으니 다른 방에...


'...그러고 보니 있었지.'


다른 방. 그것도 라올라드가 동요할 만한 무언가가 있는 방. 떠오른다. 이곳 말고도 방이 네 개나 더 있었지만, 그곳들은 전부 문이 닫혔다. 그리고 그곳은 천사가 전력을 다해야 뚫을 수 있을 정도의 강도를 지녔고, 쫑의 공간이동도 먹히지 않았다.


'분명 거기에 뭔가가 있어.'


나는 시험을 위해, 몰래 결계 바깥으로 나갔다. 그리고 벽에다 손을 대고 시험하듯 능력을 사용했다.


'유체화.'


내 몸이 스며들 듯 벽을 넘어갔다.


'일단 처음엔 성공인가.'


하지만 너머의 벽까지 갈 수 있는지는 모른다. 내가 있던 곳은 라올라드가 유인했듯, 별다른 장치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으니까.

나는 우선 한번은 방향을 잡기 위해서, 입구 5개가 있었던 곳으로 나왔다.


'윽!?'


그리고 그곳에서 다수의 언데드를 확인하곤 몸을 뺄 수밖에 없었다.


'이 상태로 뒤져야겠군.'


살짝 살펴본 바깥의 모습으로 옆방의 위치를 짐작하며 빠르게 나아갔다. 그러자 잠시 후, 내 몸에 걸리는 것이 느껴졌다.


'이게 쫑이 못 지나가겠다고 한 원인인가.'


뭔가 막 같은 것이 가로막고 있다는 느낌은 있었다. 하지만.


'못 뚫을 정도는 아닌 것 같군.'


나는 곧장 낫을 들고 절멸의 냉격을 두르며 수확(收穫)을 사용했다.


스칵!


막은 일격을 채 버티지 못하고 갈려졌다. 하지만 다시 붙으며 원상복구 되려 하기에 빠르게 움직여 안쪽으로 들어갔다.


'재생도 되는 거냐.'


혀를 한번 차곤 방 안쪽에 침입했다.

그곳에 있는 것은 방 전체를 가득 메운 마법진과 각종 보석, 그리고 가운데 박혀 있는 거대한 수정이었다.


'...이건 천사인가.'


가운데 거대한 수정안에 있는 것은 천사였다. 정확히 기운을 느낄 수 없어서 알 수는 없지만, 느낌상으로 대천사가 아닐까 싶다.


'대천사를 가둔 방이라.'


제다가 주변의 보석들도 자세히 보니, 천사들이 가지고 있던 물건들과 비슷했다. 특히 저 날개 모양의 보석은 아무리 봐도 천사의 날개가 변한 형태다.

모든 것이 수상해 보이는 장소. 중요한 시설일게 틀림없다.

그렇게 판단한 나는 곧장 절명의 냉격, 수확을 사용하여 낫을 크게 휘둘렀다.

하지만.


파지지지직!


'...막혔어?'


갑작스럽게 수정이 빛나며 내 공격을 막아내는 게 아닌가?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조금 전에 있던 방에는 이런 게 없었는데.'


전투가 있었던 곳에도 마법진은 있었지만, 이런 엄중한 방어막은 없었다. 라올라드와 대천사의 충격파에 약간 손상되는 것을 보았으니 확실했다.

그렇다면 이곳에 이런 엄중한 방어가 있는 건 왜일까?


'...이 시설이 엄청나게 중요한 거 같은데.'


하지만 부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 지금 대천사들을 얼마나 버틸지 모르는 이상, 그건 좀 곤란했다.


'다른 곳으로.'


곧장 다른 방으로 이동했다. 그러자 그곳에도 어지러운 마법진들이 잔뜩 있었다. 하지만 전의 방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인공물이 많군.'


전에는 수정과 보석 같은 것들이 마법진 사이사이에 잔뜩 있었다면, 이번에는 지팡이나, 반지 같은 장신구들이 잔뜩 있었다.

보물들이 많아서 언뜻 보기에는 엄중할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이곳의 보안이 약할 거라고 확신했다.


'라올라드에겐 보물은 대체품에 불과해.'


그는 끝을 모르는 마법사다. 웬만한 물품들은 손 하나 까딱하는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그런. 그에게 있어서 보물이란 언제든지 다시 만들 수 있는 물건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이곳은 우리가 유인당한 방처럼 보안이 약할 것이 틀림없다.


'그럼 부숴줘야지.'


나는 곧장 낫을 휘둘렀다.







[...흐음?]


대천사들을 상대하고 있던. 아니, 하나가 쓰러진 뒤론 가지고 놀고 있던 라올라드는 던전의 이변을 알아차리곤 험악한 기운을 내 뿜었다.


'시설이 하나 무너졌군.'


그건 라올라드에게 있어 무척이나 불쾌한 사실이었다.


'...시공간 제어소가 부서졌나. 귀찮게 하는군.'


시공간 제어소는 그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곳이다. 물론 한번 만들어낸 것이니, 두 번 못할 것은 없지만, 그곳이 부서졌다는 건 이곳 자동 제어소가 무너진 것보다 몇 배나 큰 타격이었다.


'어떤 날파리가...'


"우리를 너무 우습게 보는구나! 라올라드!"


하지만 그의 상념은 오래가지 않았다. 빈틈을 대천사들이 찔러 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번 쓰러트렸던 대천사도 천천히 회복하고 있었다.


[...오냐, 네놈들을 싹 쓸어버린 후에, 귀찮은 하루살이도 잡아주마!]


그의 마음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마법진과 보물이 있던 장소는 내 예상대로 전 방보다 보안이 허술했다. 방어막이 없진 않았는데, 방을 뚫고 들어간 수준밖에 되지 않아, 몇 번 공격하는 것으로 완전히 부술 수 있었다.


'좋아. 그럼 다음 방으로!'


곧장 다음 방으로 이동했다.


'이건... 시험관?'


그곳은 시험관으로 가득 찬 장소였다. 녹색의 정체 모를 액체가 가득 차 있고, 그 속에는 정체 모를 생물들이 들어 있었다.

...아니, 나는 이 생물을 알고 있다.


'코딘?'


코딘. 던전에 있는 생물들 중 가장 약하며, 영양분이 되는 존재. 그리고 드라이어드가 던전 이곳저곳에 퍼트려 놓는 생물이기도 했다.


'여기서 만들어지는 거였나.'


예전 드라이어드 방에서 코딘이 있는 걸 봤기 때문에, 틀림없이 그곳에서 자라는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체는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인공 생명체인 모양이다.


'...번식 같은 건 어떻게 하나 싶었더니.'


이것을 보니 이해가 된다. 아마 몬스터들 중 약한 녀석들의 먹이로 삼기 위해 만든 게 이 코딘일 거다. 육식만 하는 녀석들이 꽤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 말은.


'여길 부수면 던전 운영에 애로사항이 꽃피겠군.'


나는 입꼬리를 끌어 올리곤, 곧장 낫을 휘둘러 모든 걸 박살 내기 시작했다. 거대한 시험관부터, 뭔가의 연구를 위한 물건들까지 깔끔하게 부쉈다.

그리곤 다음 방으로 이동했다.


'여기가 마지막이지?'


방은 총 다섯 개. 유인당한 곳이 하나, 천사 보석방(?), 보물방, 그리고 코딘방을 지나쳤으니, 마지막이다.

그리고 그곳에는 거대한 구슬이 있었다. 받침대에 소중하게 올려진 그것은 속에서 무언가가 울렁이듯 계속 움직였으며, 주변에 수많은 푸른 사슬이 뻗쳐 있어, 몇 개씩 지속해서 끌어당기고, 뻗어내었다.


'...뭔지 알겠군.'


나는 본능적으로 그것이 뭔지 느낄 수 있었다. 감각이 소리치며 외치고 있었으니 모를 리가 없다.


'영혼을 저장하는 기관이군.'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사실. 과거로부터 대체 얼마나 모아온 건지 알 수 없는 수준의 영혼들. 그것이 이곳에 전부 모여 있었다.


'부술 수 있을까?'


회의적이었지만 한번 시도해 보았다.


쩡!


다행히 방어막이 튀어나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구슬 자체의 내구도가 만만치 않았는지, 내 공격에 흠집 하나 나지 않았다. 그건 절멸의 일격이나, 수확을 사용해도 마찬가지.

나는 이 구슬이 보석 천사방에 있던 방어막보다 더 강력하다고 판단했다.

그렇지만.


'뭐지?'


마음속이 뭔가 근질근질하다. 내가 아닌 무언가가 답답하다는 듯 날뛰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속에 차 있는 본능적인 무언가가 꿈틀대고 있었다.


'...어떻게 할까.'


감. 그러니까 본능과 같은 것은 나에게 계속 공격하라 하고 있다. 하지만 이성은 이제 돌아가서 라올라드의 돌발 행동에 대응해야 한다고 외쳤다.

나는 고민했다.

본능을 믿어서 이득 본 것도 있었지만, 좋지 않은 일도 있었다. 그렇기에 생각했지만, 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지금의 나로서는 라올라드에게 대항할 수 없다.'


솔직히 이성이 내놓은 대답은 해결책이 될 수 없었다. 나는 라올라드에게 간신히 한 방 먹일까 말까 한 존재였으니까.

그렇기에 나는 낫을 휘둘렀다.

가슴속에서 말하는 대로.

무언가가 외치는 대로.

어느 부분을 향해.


쩌억!


그리고 구슬에 낫이 박혀 들었다. 그 충격으로 구슬은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파캉!


두 쪽 나버렸다.

그리고 동시에 마음속에서 날뛰던 무언가도 사라졌다.

그것도 전과 다르게 무언가 깨끗한 느낌으로.


'...뭐가 일어난 건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내가 할 일은 영혼의 흡수였다.

반으로 갈라진 구슬에서는 수많은 영혼이 튀어나왔다. 다만, 갈라졌다 하더라도 반으로 남은 구슬은 강력한지 대부분의 영혼은 갇혀 있었지만, 일부만 하더라도 무시할 수 있는 양이 아니었다.

나는 그것들을 마구잡이로 삼키기 시작했다.

영혼은 에너지일 뿐이니 부작용 같은 것도 없이 레벨 업을 할 좋은 기회였으니까.


-레벨이 상승했습니다.

-레벨이 상승했습니다.

-레벨이 상승했습...

-레벨의 한계(lv100)에 도달했습니다.

-진화의 과정이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진화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나는 레벨 100에 도달했다.


작가의말

즐겁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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