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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서리 님의 서재입니다.

던전 속 스켈레톤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완결

하얀서리
작품등록일 :
2017.04.17 18:24
최근연재일 :
2017.08.12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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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7.2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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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87. 발각

DUMMY

어느 장소. 일반적인 사람들의 인지를 뛰어넘은 이들이 다시 모였다.


"지구에서 신탁을 받는 인간 중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올라왔다."


"지구에서 말인가요? 의외로군요."


"그거 흥미로운데! 빨리 말해봐!"


"간단한 일이다. 극악한 악인을 발견했다는 거지."


한 존재의 말에, 다른 둘이 의아해했다.


"그게 어째서 재미있다는 거죠?"


"그러게.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것 같은데."


"그러지 말고 좀 더 이야기를 들어봐. 문제는 이 악인이 '김하성'의 형이라는 거다."


"아아. 친형제에 대한 죄를 탄원해 달라는 거야?"


"아니. 이 정보를 가져온 것은 '강하성'과 관련되었지만, 악인과는 거의 모른다."


"그럼 무슨 일인 거죠?"


"그 악인이 정말로 악인인 건지를 묻고 있다."


"아하. 악인이란 녀석이 개과천선을 했나 보구만."


악인이라고 해서 언제나 죄만 저지르는 것은 아니다. 가끔 사람과의 만남으로 과거를 회개하며 살아가는 이들도 있다.

그럴 때 정의의 신은 유예를 주는데, 크고 힘든 선행을 지속할 경우에만 죄를 사해준다.

범죄를 저지르는 것보다 치유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고 보기에 나온 이 판결은, 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용서받을 몇 안 되는 방법 중 하나다.

만약 지구인이 그것에 대한 판단을 요청한 것이라면, 그들은 유예와 감시를 하라고 전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구인의 용건은 달랐다.


"아니. 그 악인에 대한 판별이 확실한지를 묻는 게 내용이다."


"...그게 무슨 소리야? 이미 악인으로 판명이 났는데, 그 판별에 대한 확신을 묻고 있다고?"


"맞다. 아무래도 이 지구인은 자신이 알고 있는 자가 극악한 악인이라는 것을 믿지 못한 모양이다."


"어리석군요. 신에게 이미 판별 받은 결과를 믿지 못하다니."


"그게 신의 곁에 서지 못한 인간이라는 거겠지. 그래서 나는 그 악인을 내가 보고 직접 그 결과를 알려주려 했다."


"친절하기도 하지. 신의 판별을 굳이 한 번 더 확인해 주다니."


칭찬하는 듯, 비꼬는 듯 알 수 없는 말투를 하는 존재였지만, 다음에 이어진 말에는 입을 꾹 다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내 힘으로는 판별할 수 없었다."


"...정말이야? 믿기질 않는데..."


"...그 말이 사실이라면 의미하는 건 하나밖에 없어요."


"그래 맞다."


세 존재의 기운이 가라앉았다.


"그자는 라올라드의 수하다."


"그렇다면 당장에 없애 버려야겠지요."


라올라드는 정의의 신이 처리해야 할 가장 커다란 악이다. 당연히 그 수하 또한 내버려 둘 수 없었기에, 그들은 당장에라도 내려갈 듯한 기세로 말했다.

그러나 존재 중 하나가 둘을 막으며 말했다.


"잠깐. 거기에 대해서 생각이 좀 있는데 말야."


"뭐지?"


"시시한 일이라면 용서치 않겠어요."


"너무 그러지들 말고. 아까 라올라드의 수하가 '강하성'과 연관이 되어 있다고 했잖아? 그럼 이쪽 편으로 붙게 만들 순 없을까?"


"...악인과 뜻을 같이하겠다는 건가요?"


"개과천선할 수도 있잖아."


"...틀린 말은 아니군. 그자가 우리를 도운다면, 어느 정도 바뀌려는 의지가 있다고 봐도 되겠지."


"...저는 그렇게 쉽게 바뀔 거라 생각하지 않지만요."


"그건 두고 보면 알겠지. 그럼, 우선 '묵현'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도록 하겠다. '강하성'은 나중으로. 어차피 형이 악이라는 것을 믿지 못해, 우리에게 판별을 부탁해 올 테니까 말야."


"그게 좋겠네. 그러면, '모든 것은 정의를 위하여!'"


"...'모든 것은 정의를 위하여.'"


"'모든 것은 정의를 위하여.'"







내가 빌런 체이서를 무찌르고 난 후, 세계가 다시 한번 뒤집혔다.


"빌런 체이서를 이긴 한국의 체이서!"

"S급 판정 받은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체이서로 데뷔한 지도 얼마 안된 데다가 S급 체이서가 된 것은 더더욱 최근이라 사람들의 놀라움을 살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사람들은 이유나 비결에 대해 많이 궁금해했으며, 나는 모든 인터뷰와 방송 매체를 허락함으로써 그들의 의문점을 해결시켜주었다.


"외국의 발견되지 않은 던전에서 실력을 쌓았다."

"던전에서 능력치를 올리려면 적은 숫자가 좋다?"

"강한 적과 싸워야 능력치가 많이 오른다!"


그와 동시에 나를 인정하지 못한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빌런 체이서, 실은 부상이 있었다!"

"강태진은 지친 사자를 잡았을 뿐. 미국의 SS급 체이서 롤칸."


그 인원들은 대부분 S급이나 SS급 체이서들로, 자존심이 꺾인 게 대부분이었다. 나는 그 인원들에 대해서 가볍게 한마디 했다.


"못 믿겠으면 시험하셔도 좋습니다."


이 말에 대한 반응은 각양각색이었다. 건방지다, 자신감 넘친다, 그래 한판 해보자 등등. 그리고 실제로 몇 명은 나와의 전투를 위해 한국에 방문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을 막은 것은 각국이었다.

가뜩이나 빌런 체이서로 인해 손해가 컸던데다, 동아시아의 작은 국가에서 자국의 체이서가 패배하는 것은 나라의 자존심도 걸리기 때문에, 그들로서는 싸움을 피하고 싶었다.


'근데 나는 싸워야 좋단 말이지.'


내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라도 덤비는 체이서들을 뭉개놔야 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방법은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 있었다.


"자네와 손을 잡은 게 이런 행운이 될 줄은 몰랐군."


정 실장은 나에게 얻은 다양한 자원을 바탕으로 기업과 나라님들의 관계를 튼튼히 굳혔다. 그리고 그 일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었다 싶을 즈음, 체이서 협회 한국 지부장의 비리를 내가 폭로했다.

당연히 지부장은 크게 반항하긴 했지만, 한창 화제성 높은 내가 고발을 하고, 정 실장이 증거와 외부의 압박을 가하자 결국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음에 지부장 자리를 꿰찬 것은 정 실장. 아니, 이제는 정 지부장이었다.

그가 지부장의 자리에 올라 가장 먼저 한 것은 체이서 '강태진'과의 친선 경기를 마련하는 것이었다.

비리에 대한 일을 막기 위한 전형적인 물타기였지만, 세계적 화제이고 외부의 도움이 이뤄지다 보니 일은 쉽게 완성되었다.

물론 외국에서 비난이 들어오기는 했으나, 공식적으로 이 친선 경기는 '참가하고 싶은 체이서'만 '남는 개인적 시간을 이용해' 하는 거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막을 수는 없었다.

거기에 실질적으론 SS급 체이서의 치유 능력을 갖춘 하성이가 내 뒤를 받쳐주자, 외국에서는 뭐라 할 건더기조차 없어졌다.

결국, 친선 경기는 치러졌고.

아주 당연하겠지만, 1~2 파티 정도로는 내 상대가 되지 못했다.

그런 일이 몇 번 더 일어나자, 다른 사람들도 결국 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좋아. 기세를 탔다.'


그리고 기회가 생기자 몰아치자는 심정으로 SS급 체이서 시험을 보았다. 미국에서는 내가 한국에 계속 있을 거라 보고 차일피일 미루며 허가하고 싶어 하지 않아 했다. 하지만 내가 방송으로 SS급 체이서 시험을 공개하겠다고 하는 바람에 일반인들의 이목이 끌려서 어쩔 수 없이 허락해야 했다.

그 대신 미국 측에서 등급 시험을 악의적으로 조작했는데, 자국의 SS급 체이서 5팀을 불러서 맞붙게 한 것이다.

어딜 봐도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 하지만 여론은 비난할 기색이 없었다.


"억지이긴 한데, 재미있으니 내버려 둬야지."

"미국하고 척질 필요 없잖아? 일반인들도 '강태진'이 얼마나 강한지 보고 싶어 하는데."


나로서는 실소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여론은 그렇다 치더라도, 우리 무력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미국이 이런 장난을 쳐? 제대로 해 보자 이거지?"


그리고 시험 개시. 나는 일행들에게 말했다.


"죽이지만 말고, 각자 팀 하나씩만 부수자."


SS급 체이서 파티가 다섯 개 있었지만, 전부 박살 나는 데엔 20분이면 충분했다. 그것도 리샤가 파티 하나를 가지고 놀아서 그렇게 된 거지, 원래는 10분이면 끝날 일이었다.


'이걸로 나만 아니라 내 파티 전부가 강하다는 게 증명되겠지.'


원래 평범하게 SS급 시험을 봤다면 그냥 조용히 넘어갔을 일이 미국이 걸고넘어지면서 해외 토픽감이 되었다. 나는 자업자득이라 생각하며, 다음날 올라올 기사들을 기다렸다.

아, 참고로 락라쿤은 별 활약 못 했다. 대신 내가 두 파티 해치웠고.






"디스트로이어. 미국을 파괴하다."

"파티원 중 네 명이 SS급 파티 하나와 맞먹는 수준."

"세계 최강의 파티. 디스트로이어."


나를 넘어서 내 파티 전체가 주목을 받기 시작하자, 유명세는 한층 더 올라갔다. 물론 내 일행의 인터뷰는 골라가면서 했기 때문에 정보가 적긴 해도, SS급 시험 때 보여준 무력만으로 화제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민간인들이 이런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저쯤 되면 SS급이 아니라 SSS급 같은 거로 불러야 하지 않아?"


가볍게 시작된 글이었지만, 다수의 동의를 얻은 글은 일파만파로 퍼져가면서 사람들의 귀에 들어갔다.


"강태진 혼자서 SS급 파티를 잡을 정도고... 나머지 파티원들 중 3명이 SS급 파티를 단독으로 이길 수 있다면... 그걸 SS급이라 부르기엔 이상할 것 같긴 하네."

"비정상이지. 시험도 이상했었잖아. 같은 급이라 볼 수 없다고."


그리고 이 말에 어떤 SS급 체이서가 동의하면서, 내 파티는 SSS급이라는 별명으로 굳어지게 되었다.


"이젠 형이 더 유명해졌네?"


내가 순식간에 자기를 넘는 명성을 얻게 되었음에도, 하성이는 밝게 웃으며 치 세워주었다. 마치 자신의 유명세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한 의젓한 모습에 괜스레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하지만 반대로 내가 유명해질수록 얼굴이 침침해지는 사람도 있었다.


"끄응..."


곰. 혹은 산적이라 불려도 무방한 묵현이 그 당사자였다.


'...뭐지?'


시간이 날 때마다 동생 하성이와 만나면서, 같은 파티인 그와도 종종 얼굴을 마주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그때마다 묘한 얼굴을 하면서 나와 하성이를 보았는데, 도통 속을 알 수가 없었다.


'내가 유명해 진 게 그렇게 싫은 건가? 그렇게 속 좁은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는데'


나는 그의 속마음이 궁금하긴 했지만, 굳이 묻지는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강태진 씨. 저와 단둘이 이야기 좀 나누시겠습니까."


그가 나에게 다가와 조용히 말했다.


작가의말

오늘 전개를 위해 300가 부족합니다. 다음 편에 붙이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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