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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여고생 헌터 3:3 안 오면 지상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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뭇찌
작품등록일 :
2019.07.20 19:35
최근연재일 :
2019.08.02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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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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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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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2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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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헌터촌 (1)

DUMMY

“하윤아, 아침 먹자.”


나는 하윤이를 불러서 깨웠다. 부모님이 없는 적막한 아침이었다.


“맛있는 거 했어?”


하윤이가 졸린 눈으로 말했다.


“김치랑 먹자.”

“···맛있는 것 좀 해줘. 예쁜 여동생한테.”

“별로 안 예쁘니까 김치로 만족해라.”

“갸아악!”


여동생이 나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헌터가 되고 폭력적으로 변한 하윤이였다.

우리는 아침 수행을 마치고, 식탁으로 향했다.


“···파스타 했었어?”


냄새를 맡은 하윤이가 묘한 미소를 지었다.


“예쁜 여동생 김치만 먹일 순 없으니까.”

“진작 말하지. 바보. 츤데레야?”


하윤이가 새침하게 말했다.


“파스타도 해주고 센스 있네. 이렇게 해야 여자한테 사랑받지.”


원래 김치만 먹일 생각이었지만, 상황이 이상하니 적어도 먹는 거라도 잘 먹이고 싶었다.


“맛있나 먹어봐.”


하윤이는 포크를 들고 파스타를 먹었다. 그리고 천천히 맛을 음미했다. 나는 조금 걱정도 되었다. 하윤이도 나를 닮아서 입맛이 까다로운 편이었다. 그런데.


“절대미각 아니랄까봐 간은 잘 맞춘다니까. 최고야, 맛있어.”


더할 나위 없는 극찬이었다. 나도 포크를 들고 파스타를 먹었다.

그리고 하윤이는 포크로 파스타를 돌돌 말더니 힘겹게 입을 열었다.


“···서희윤, 고마워.”

“우리 하윤이가 고맙다는 말을 할 정도로 맛있었어?”

“그게 아니라, 같이 자준 것도 있고, 요즘 나 예뻐해 주니까.”

“같이 자고 싶으면 언제든지 와. 너무 더울 땐 빼고.”

“그땐 에어컨 틀면 되잖아. 근데 계속 같이 자다 보면 네가 사고 칠까 봐 걱정이야.”

“오빠가 짐승인 줄 아냐.”

“짐승 맞잖아. 네가 좋아하는 여동생들만 해도 몇 명이야?”

“그래도 하윤이 네가 여동생들 중에선 최고다.”

“···참나, 당연하지.”


그렇게 말하면서도 하윤이는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그리고 하윤아, 너도 헌터 해야겠다.”

“해야지. 아빠랑 엄마도 어떻게 됐을지도 모르는데.”


그래도 군말 없이 따라주는 게 기특했다.


“잘할 수 있겠어?”

“서희윤, 네가 더 걱정이야. 나보다 약하잖아.”


사실 여동생은 스위치만 누르면 되니까 못하면 그게 더 이상했다.


“밥 먹고 헌터촌에 가자.”


헌터촌.

세계에 게이트가 나타난 이후, 고시촌을 대체하고 변모한 학원가였다. 시대가 사람들을 더 이상 한가하게 놔두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그 학원에서는 가르치는 건 전투 기술이었다.

아침을 먹은 나는 여동생과 밖으로 나가 택시를 탔다.


“아침부터 커플이서 헌터촌 가세요?”


택시 기사가 말했다.


“커플은 아니고···.”


내가 말하려던 찰나에, 하윤이가 내 손을 잡았다. 그리고 대신 대답했다.


“네.”

“무슨 생각이야.”


나는 조용히 물었다.


“말하기 귀찮으니까 그냥 그렇다고 해.”


하윤이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사실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었다. 나도 어릴 적에 여자로 오해받곤 했을 때, 귀찮아서 아무 말도 않을 때가 많았다.


“친구나 가족 면회 가시는 거예요?”

“아뇨, 저희가 각성자예요.”

“와, 각성자시구나. 부럽습니다. 저도 각성만 하면 당장 택시 때려치고 몬스터들 싹 다 잡았을 텐데요. 저도 왕년에 주먹 좀 날렸거든요. 근데 각성을 남자친구분이 하신 건가요? 아니면 여자친구분이 하셨나요?”

“둘 다 했어요.”


내가 대답했다.


그 순간, 택시 기사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야, 그거 진짜 대박인데요! 인연은 인연이네요. 어떻게 로또보다 더 좋은 각성을 커플끼리 사이좋게 했을까. 평생 가시겠어요. 그 정도면 운명 아닌가요? 결혼해야죠.”


자기 일도 아닌데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목소리였다. 하기야 원래 소설 속에선 헌터들이 널렸다고 해도, 실제 각성자는 대부분 희귀하고 특별한 존재다. 그런데 커플이 같이 각성을 했다니 놀랄 수밖에. 사실 커플이 아니라 남매지만 말이다.


“보통 사이는 아니긴 하죠.”


내가 말하자, 하윤이가 슬며시 웃었다.

택시에서 내린 우리는 국립 학원으로 향했다.

그때, 고층 건물 위에서 보이는 인형(人形)에 나는 고개를 들어 그것을 바라보았다.

교복을 입은 여고생.

그곳에 서 있는 것은 검귀였다.

검귀, 칸자키 쿄우카.

물론 지금이야 상관없는 이름이었다.

검귀가 검귀의 이름을 갖는 건, 그의 오라버니인 검성이 죽었을 때. 그걸 생각하면 검성보다 먼저 죽이는 게 맞겠지만, 아무리 악역이라고는 해도 미래에 그런 일이 있을 거라는 이유로 죽이고 싶지는 않았다.


“뭐 해?”


하윤이가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우리는 곧장 학원에 들어가 수속을 밟았다.


“필기 수업을 안 들으시겠다고요?”


담당자가 귀찮다는 눈빛으로 우리를 바라봤다. 힘에 취해 시험 어려운 줄 모르는 새내기 각성자 취급이었다.


“물론 희윤 씨가 생각하는 것처럼 필기에서 0점을 받아도 실기에서 좋은 점수를 얻으면 통과는 할 수 있어요. 있기는 있는데, 그게 어렵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그런 식으로 시험에 합격하는 사람은 1%밖에 안 됩니다. 그러니 그냥 필기 수업을 들으시는 게···.”

“제가 그 1%입니다.”


내가 말했다. 그러자 담당자가 피식 웃었다.


“다들 그렇게 생각하시는데, 어떨까요. 각성하신 분들이 많이 착각하시는데,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가 않아요. 뭐 저도 처음 각성을 했을 땐, 제가 세계를 구할 줄 알았죠. 그 심정은 이해합니다.”

“등록이나 해주시죠.”

“어쩔 수 없네요. 실력을 한 번 보여드릴 수밖에.”


담당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벗었다. 그러자 옷 속에 숨겨져 있던 단련된 신체가 드러났다. 알고 보니 벗으면 대단한 타입이었다.


“원래 이래요?”


내가 물었다. 보기에는 처음부터 이걸 노리고 있었던 것 같았다.


“강사들은 이렇죠. 워낙 희윤 씨 같은 분들이 많아서, 강사가 강하면 홍보도 되고. 저를 못 이기면 필기를 들으시는 게 나을 겁니다.”


담당자가 미소 지었다. 하기야 이해는 갔다. 당장 자기가 초능력을 얻었다고 하면, 뭐가 됐든 싸워보고 싶을 거다.


“강사가 강하다고 해봤자 잘 가르친다는 보장은 없을 텐데요. 더군다나 각성해서 강해진 헌터면.”

“똑똑하시네요. 그런데 사람들은 보통 희윤 씨처럼 똑똑하진 않거든요. 그리고 헌터가 되도 힘이 세지지 머리가 좋아지는 건 아니라.”


담당자에게 인정을 받자, 하윤이가 괜히 나를 다시 봤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담당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따라오시죠. 희윤 씨부터 상대해드리겠습니다.”


나는 하윤이랑 같이 앞장서는 담당자를 따라갔다.


“나는 그렇다 쳐도, 너는 못 이기는 거 아니야?”


하윤이가 소곤소곤 물었다.


“불을 쓰면 이길 수 있을 텐데, 어떻게 해야 할까 모르겠네.”


무슨 자기 일을 했던 거 가지고, 나를 무시했다고 불태워 죽일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하윤이의 말대로, 불을 사용하지 않고 이기는 건 어려워 보였다.

체육관에 들어서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또 신입이 나대는 건가?”

“뻔하지 뭐.”

“그래도 요즘은 인터넷에 정보들 있어서 여기 강사가 B급 헌터인 건 다 알 텐데, 느리네. 저 아저씨. 아저씨라 그런가?”

“덕분에 오랜만에 참교육 좀 구경하겠다.”

“오, 그래도 뒤에 있는 여자애는 예쁜데?”

“그러게. 진짜 귀엽게 생겼다.”


사람들이 떠들었다. 한눈에 봐도 대부분 나보다 어린 애들이었다. 당연히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지만, 이런 거에 일일이 신경을 쓰는 성격은 아니었다.


“링으로 올라오시죠.”


강사가 말했다.

B급 헌터. 소설 속에선 아무것도 아닌 놈들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무슨 격투기 챔피언급의 위압감이었다.

그러나 나는 겁먹지 않고 링에 올랐다.


“내가 진심으로 싸워도 괜찮겠어?”


내가 그렇게 말하자, 주변에서 웃음이 터졌다.


“야, 중2병 대박이다.”

“저 아저씨, 자기가 만화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는 거 아냐?”

“허세 미쳤네, 진심.”


예상은 했지만, 중2병 취급이었다. 나는 괜찮은데 하윤이가 걱정이었다. 하윤이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나 같아도 내 가족이 다른 사람들 앞에서 져서 야유받는 모습은 싫었다.


“안 될 건 없죠. 강하신가요? 제가 느끼기엔 별 볼 일 없는데.”


헌터가 웃었다.


“잘못하면 죽일 것 같은데.”


내가 말했다.


“할 수 있으면 해보세요. 저도 봐드리진 않겠습니다.”


헌터가 다시 피식 웃었다.


“적당히 해줘라. 여동생 앞에서 꼴사나운 모습을 보일 순 없으니까.”


나는 말에 마나를 실었다.

언령.

그 힘이 몸에 깃들자, 전신이 강화되었다.

직후 헌터가 내게 달려들었다.


그 순간.


나는 내 코앞에 들이닥친 주먹을 한 손으로 막았다.


‘···이걸 막았다고!’


강사를 필두로,


“···!”

“막았어!”

“B급 헌터의 공격을 막았다고?”

“말도 안 돼···.”

“저 아저씨, 진짜 강한 사람이었구나.”


사람들이 경악했다.

내가 펼친 무예였지만,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 신기神技였다.

무신과의 대련을 통해 몸에 익힌 무예가 본능적으로 손을 뻗게 했던 것이다.

나를 야유하던 사람들은 진심으로 싸움을 관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만하자.”


나는 말했다. 주위를 놀라게야 했지만, 사실 지금 내 팔은 한 번 막은 것만으로도 박살이 난 상태였다. 지금 내 마력으론 상대의 공격을 보고 한 번 막은 것으로도 대단한 일이었다.

원래 헌터들 간의 싸움은 등급이 절대적.

그러나 나는 그 등급의 벽을 부쉈던 것이다.

강사는 손을 내려놓고 입을 열었다.


“···잘못하면 죽일 것 같다는 말 진심이었습니까?”


꼴깍, 침을 삼킨 강사가 말했다. 그녀의 손은 언뜻 봐도 심한 화상을 입고 있었다. 그럴 생각은 없었는데 말이다.


“어, 진심이었는데.”


내가 그렇게 말하자, 체육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전율했다.


“대박···!”

“허세가 아니었구나.”

“···설마 저 아저씨, 죽일까 봐 그냥 저렇게 끝낸 거야?”

“미친···.”

“저 사람은 무조건 합격이겠네.”

“합격이 문제가 아니라, S급 헌터 되는 거 아냐?”


그리고 저마다 감탄을 연발했다. 하윤이는 은근히 자랑스러워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럼, 희윤 씨는 필기 수업을 듣지 않으셔도 되겠군요.”


강사가 말했다.


“힘을 시험해본 점, 사과드리겠습니다.”

“괜찮아.”


방금 한 건, 말하자면 학원의 ‘레벨 테스트’였다.

진 것도 아니고 멋있게 합격했으니, 뭐라 할 이유가 없었다.

나는 링에서 내려왔다.


“대단하네. 그렇게 강했어?”


하윤이가 해맑은 표정으로 물었다. 오빠는 아파 죽겠는데 말이다.


“이 정도는 할 수 있지.”


그런데.

주변 애들의 눈빛이 심상치 않았다. 나를 존경하고 우러러 보는 눈이었다.


“저,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한 자그맣고 귀여운 여자애가 내게 주뼛주뼛 다가와 물었다.


“서희윤.”

“서희윤 씨, 강사님의 공격을 막으시다니 정말 고수시네요. 멋지세요!”


고수라니, 싸워서는 난생 처음 듣는 말이었다. 나도 남자는 남자인지 그 말이 어쩐지 뿌듯하게 들렸다.


“전 3년째 배우고도 이제껏 강사님 공격을 막아본 적이 없는데, 정말 대단하세요!”


쪼끄만 애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그쯤 되면 학원 문제 아니야?”


내가 그렇게 말하자, 주변 사람들이 웃었다. 한 명 못 웃는 사람이 있긴 했다.


“그, 그건 원래 헌터들끼리의 싸움에선 마력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강사가 당황해하며 대답했다.


“형이라고 불러도 돼요?”


여자애가 물꼬를 트자, 다른 남자애도 내게 말을 걸었다.


“그럼.”

“와, 형이 지금 이 학원에서 가장 세겠어요.”


눈을 빛내는 모습이 귀엽기는 했지만, 큰 착각이었다. 실제로 싸우면 내가 5초도 안 돼서 질 텐데 내 말투가 오해를 심어준 것 같았다.

나는 스마트폰을 꺼내 설정을 한 줄 추가했다.


-B급 헌터의 공격을 막을 정도의 힘이 있다


[마력이 7 올랐습니다.]

[설정이 캐릭터에 녹아들었습니다.]


활약을 하니 이게 좋았다. 이 능력으로 남들보다 훨씬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으니.


“아, 저 서희윤 씨! 저는 최강현이라고 하는데요. 혹시 저랑 같이 스터디 해줄 수 있으세요?”


여자애가 다시 말했다.

최강현. 나는 그 이름을 듣고 놀랐다.

그 이름이 확연한 남자 이름이기에 이상한 것도 있었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원래 ‘최강’이란 이름은 주인공 이름 짓기 귀찮을 때 작가가 지어주는 이름이었다. 더군다나 '강현'은 김강현, 강현, 최강현, 조강현 등 다양한 주인공들을 배출해낸 유서 깊은 이름.


그녀는 소설 속 주인공이었던 것이다.


그것도 먼치킨 소설인 <SSS급 뽑기 헌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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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여고생 헌터 3:3 안 오면 지상렬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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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헌터 시험 (1) +6 19.08.02 442 15 13쪽
14 헌터촌 (4) +3 19.08.01 268 10 9쪽
13 헌터촌 (4) 19.07.31 343 10 10쪽
12 헌터촌 (3) 19.07.30 345 11 12쪽
11 헌터촌 (2) 19.07.29 323 8 8쪽
» 헌터촌 (1) +2 19.07.27 342 13 13쪽
9 여동생이 너무 강함 19.07.26 407 13 9쪽
8 절정고수가 된 여동생 +5 19.07.25 492 13 20쪽
7 염제의 신뢰를 받다 +4 19.07.24 443 14 7쪽
6 수련 - 검수지옥 19.07.23 539 13 8쪽
5 수련 - 내공전수 +3 19.07.22 605 19 10쪽
4 SSS급 여고생 헌터를 길들이는 법 (2) +2 19.07.21 794 19 14쪽
3 SSS급 여고생 헌터를 길들이는 법 (1) +3 19.07.20 982 15 15쪽
2 문피아의 엑스트라 +4 19.07.20 1,159 18 10쪽
1 프롤로그 +7 19.07.20 1,610 11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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