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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모바일 헌터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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뭇찌
작품등록일 :
2019.06.01 13:11
최근연재일 :
2019.06.08 16:50
연재수 :
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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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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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글자수 :
38,927

작성
19.06.0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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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1화 - 나 혼자 계란 후라이 세 개

DUMMY

"상태창."


새벽부터 일어난 나는 거울을 보며 말했다.


[이름 : 강현식]

[나이 : 29]

[직업 : 노가다꾼]

[업적 : 고등학교 졸업]


만약 각성했다면 이런 메시지가 떴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오늘도 각성하지 못했다.


깨끗이 세수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구석구석 씻었지만, 참 못생긴 얼굴이었다.


차가운 새벽 공기가 폐를 타고 들어온다.


나는 오늘도 노가다를 뛰어야 한다.


매일매일이 똑같았지만, 여지없이 나이는 먹었다.


어느새 다시 한번 아홉수가 다가왔다. 벌써 내년이면 서른이었다.


세월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흘러갔다.


아직 여자친구도 사귀어보지 못했고, 집은커녕 모은 돈도 얼마 없는데 이제 30대가 코앞이었다. 그 무게가, 새삼 무겁게 느껴졌다.


적막한 길거리에서 나는 혼자 걸었다.


아직 사람들이 잠든 새벽에는 마치 세상에 나 홀로 남겨진 것 같아 쓸쓸하다.


하지만 그건 당연히 사실과 달랐다.


나는 그저 열심히 살지 않은 죗값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회귀하고 싶다. 회귀하면 달라질 수 있을 텐데.


이제 나는 늙었다.


앞으로도 나를 사랑해줄 여자는 이 세상에 없겠지.


나는 정말 이대로 노가다나 하다 죽는 걸까?


여느 김 씨처럼 노가다판에서 남자들이랑 장수 막걸리나 마시다가 발을 헛디뎌 추락사하게 되는 걸까?


나는 절대로 그렇게 죽고 싶지 않다.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스쳐간다.


내 시험 성적에 기뻐하던 부모님,


나를 믿고 따르던 여동생,


내게 수줍어했던 그녀.


내게도 빛나던 시절이 있었다.


결국 그것이 누구나 만점을 받는 초등학교 시험이었다고 해도,


이제 고등학생이 된 여동생은 나를 무시한다고 해도,


그녀와 사귀기는커녕 아무 일도 없었다고 해도.


내게는, 모두, 각별한 순간들이었다.


나는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


회귀해서 시험에서 만점을 받으면, 부모님에게 자랑스러운 자식이 될 수 있었을 텐데.


여동생에게 멋있는 오빠가 될 수 있었을 테고,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상상하자 행복해서 슬퍼졌다.


회귀만 하면 각종 정보를 이용해서 수백 조원의 부자가 되는 건 식은 죽 먹기다. 돈만 많으면 비록 내가 못생겼다고 해도 세계 제일의 미녀와 결혼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렇게만 되면 평소에 나를 무시했던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함바집 아줌마, 자기 아내가 예쁘다고 자랑하는 김 씨도 그냥 내가 짓밟아버릴 수도 있다.


완전 갑질을 해버리는 거지. 그렇게 생각하자 웃음이 나왔다.


사실 갑질은 안 해도 된다.


나는 그냥 예쁘고 착한 아내와 예쁘고 착한 딸과 평범한 집에서 아무 걱정 없는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 번듯한 직장에서 남들에게 내가 하는 일을 인정받으면서 말이다.


그게 그렇게 어려운 소원인가?


그런 생각도 들었지만, 내게 그런 이야기는 내가 회귀를 하거나 천마가 되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소설을 읽자.


나는 문피아에 접속했다.


소설을 읽을 때에는,


나는 세상의 주인공이다.


세계를 구원하는 영웅이다.


누구나가 두려워하는 천마다.


모든 사람들이 떠받드는 재벌이다.


하는 일을 모두 성공시키는 천재다.


예쁜 여자친구에게 사랑받는 남자다.


부모님에게 부끄럽지 않은 자식이다.


그리고 여동생에게 자랑스러운 오빠다.


"어이 김 씨! 일 안 가?"


하지만 소설을 읽지 않을 때에는,


나는 노가다꾼에 불과하다.


"갑니다!"


건설 현장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굳이 내가 아니어도 상관없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 아무것도 되지 못한 내가 하기엔 딱 맞는 일이었다.


나는 차에 몸을 실었다.


'데마찌 맞지 않고 오늘도 일을 하다니 대단하네.'


대단한 것도 아니야. 나는 하르시엘라에게 말했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성실하니까 인력사무소장이 다른 사람들을 제쳐두고 네게 일을 믿고 맡기는 거 아니야?'


그럴지도 모르지. 나는 미소 지었다.


하르시엘라는 다른 세계에서 온 미소녀 신이다.


그녀는 내가 천마임을 깨닫고 내 곁에 머물렀지만, 힘을 숨기고 조용히 살고 있는 내겐 곤란한 일이었다.


나는 하르시엘라와 함께 함바집에 갔다. 식판을 들고, 제육볶음과 계란 후라이를 담았다.


"너 혼자 계란 후라이를 그렇게 많이 가져가면 다른 사람은 어떻게 먹어!"


나 혼자 계란 후라이 세 개.


그걸 본 함바집 아줌마가 소리를 질렀다.


원래 함바집에선 원하는 대로 반찬을 풀 수 있다. 오히려 계란 후라이 개수에 제한을 받는 지금 상황이 비정상이다.


나는 함바집 아줌마를 등지고 자리에 앉았다. 이게 맞는 거다.


그래도 평소라면 한 개를 먹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어쩐지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까, 계란 후라이 두 개는 내게 주는 포상이다.


비록 회귀는 못했지만, 각성은 못했지만. 대신 계란 후라이 두 개를 더 먹자고. 그런 마음이었다.


나는 계란 후라이를 좋아한다. 내 나이가 몇인데 계란 후라이 좀 많이 먹는다고 욕을 먹어야 하나?


이건 사회가 잘못된 거다.


나는 계란 후라이를 세 개 먹을 가치가 있는 사람이다.


그럼. 당연하지.


나는 다른 노가다꾼들과 다른 사람이다. 항상 거짓말하고 농땡이 피우는 그런 놈들보다 훨씬 나은 사람이다.


그러니까 이 정돈 먹어도 된다.


함바집 아줌마도 내가 마음만 먹으면 가루로 만들어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굳이 그럴 생각은 없다.


귀찮은 일에 엮이는 건 사양이다. 섣불리 내 힘을 드러내면 귀찮아질 수 있다.


나는 웹소설을 읽으며 계란 후라이와 밥을 먹었다.


소설 속 주인공은 예쁜 여고생 여자친구와 스테이크를 먹고 있었다.


스테이크라.


먹은 지 오래됐네.


나도 오늘 노가다 끝나면 한번 먹어볼까?


스테이크.


그렇게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왠지 먹고 싶어졌다.


물론 내가 혼자 레스토랑에 가서 스테이크를 먹는다는 게 우스운 일이긴 하다.


소설 속에서도 주인공은 나이를 먹어서 이런 레스토랑은 혼자 가기는 어렵다고 나와 있다.


주인공은 여자친구와 함께 있으니 즐겁게 먹을 수 있겠지만, 나 같은 노가다꾼이 혼자 스테이크를 먹으러 가면 비웃음당하겠지.


나는 여자친구가 없잖아.


그럼, 오늘은 김 씨랑 박 씨랑 막걸리라도 한 잔 할까.


소설 속 주인공은 비싼 와인을 마셨다.


한 병에 수백만 원 하는 와인을 먹다니 대단하군.


나는 한 병에 천오백 원 하는 장수 막걸리를 먹는데 말야.


뭐 사실 주인공이 비싼 와인을 마시는 게 그렇게 부럽지는 않다.


나야 뭐 와인이 맛있는지도 모르겠고, 물론 마셔본 적이 얼마 없으니까 모르는 게 당연할 수도 있는데.


어쨌든 막걸리가 내 취향이고, 싸고 맛있게 먹을 수 있으니까 더 좋은 거지.


정말 부러운 건 예쁜 여고생 여자친구다.


꼭 굳이 여고생일 필요는 없지만, 정말 사랑스러운 여자였다.


예쁘고, 요리도 잘하고, 착한 여자.


내 이상형이다.


그녀는 나를 인정해준다.


"계란 후라이를 혼자서 몇 개 먹냐고!"


함바집 아줌마가 밥을 먹고 있는 나를 건드렸다.


나는 순간 식판을 집어던지고 싶었지만 참았다.


굳이 싸워서 좋을 게 없다.


원래 노가다꾼들보다는 함바집 아줌마가 강하다. 물론 무력으로만 따지면 노가다꾼 한 명이 함바집 아줌마 두 세 명은 거뜬히 해치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은 무림이 아니다.


사회다.


사회는 권력이 적용되는 곳이고, 함바집을 열기 위해서 3억씩 투자하는 함바집 아줌마들이 일개 노가다꾼들보다는 당연히 강할 수밖에 없다.


내가 천마라고 해도 이곳에선 힘을 숨겨야 한다.


물론 오야지 정도가 되면 함바집 아줌마들과 협상을 하고, 딜을 할 수도 있다. 그거야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함바집 아줌마가 갑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빨리 밥을 먹고, 나와서 잠깐이라도 소설을 더 읽자.


나는 쫓기듯 밥을 먹고 밖으로 나왔다.


좀 있으면 안전 구호를 외쳐야 한다.


'좋아해! 정말 좋아해! 죽을 정도로 좋아해!'


나는 그녀의 말을 떠올렸다.


나도 좋아해.


"구호 준비!"


"좋아! 좋아! 좋아!"


나는 큰소리로 외쳤다.


나도 널 좋아해.




*




나는 아파트 베란다에 가서 바지를 내렸다.


이런 곳에서 똥을 싸고 싶지는 않지만, 속이 안 좋아서 어쩔 수 없다.


이건 분명 함바집 아줌마 탓이다. 함바집 아줌마가 밥 먹을 때 건드려서 그런지 배가 아프다.


아니, 반찬을 재탕해서 그런가? 어쨌든 그것도 함바집 아줌마 잘못이긴 하다.


나는 문피아에 접속했다.


오늘은 웬일로 작가가 연참을 했다.


운이 좋군.


그런데 소설 내용이 어째 이상하다.


분명 회귀를 해서 나이가 마흔을 넘는 주인공이 요즘 젊은이들처럼 행동한다.


이건 잘못됐구만. 나는 댓글을 달았다.


[주인공 행동이 나이에 비해 너무 애 같네요.]


베란다에서 똥을 싸고 나오자, 김 씨가 침대에 무언가를 쓰고 있었다.


가까이서 보니 '섹스'였다.


"김 씨도 하지? 재밌어."


"아니, 난 뭐 할 게 있어서."


나는 다음 화를 읽었다.


이번 화에서는 주인공이 여고생 히로인과 온천에 갔다.


심지어 주인공과 히로인은 같은 탕에, 그것도 알몸으로 들어갔다.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나는 빨리 댓글을 달았다.


[으흐흐 정말 좋네요.]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고 다시 김 씨를 봤다. 김 씨는 아직도 낙서를 하고 있었다.


'여고생 따먹고 싶다.'


정말 한심한 인간이다.


노가다 뛰는 사람들의 얼굴에 전부 먹칠하는 인간.


그렇지만 뭐라 할 생각은 안 든다.


평생 그렇게 살지 말란 소리만 들어왔을 거다. 내가 한 소리 한다고 달라지지 않겠지.


나도 그렇고.


"너는 저렇게 되지 마라."


나는 노가다 뛰러 온 대학생에게 말했다.


"네."


"너는 열심히 공부해서 이런 곳에는 두 번 다시 발도 붙이지 마라."


"네."


회귀하고 싶다.


회귀해서 열심히 공부하면 내 인생도 달라질 수 있을 텐데.




*




오늘도 나는 회귀하지 못했다.


'그렇게 회귀하고 싶어?'


하르시엘라가 묻는다. 음, 그렇지.


사실 꼭 회귀가 하고 싶은 건 아니다. 어쨌든, 나도 주인공이 되고 싶은 것이다.


영웅이든, 천마든, 재벌이든, 음악 천재든, 게임 천재든, 무슨 이쑤시개를 잘 만드는 천재라고 해도 나는 상관없다. 어떤 것이라도 뭐 하나라도 된다면, 나는 그것으로 족하다는 것이다.


물론 뭐 하나라도 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야 그렇지.


누구도 노가다꾼으로 죽고 싶어 하지 않는다. 김 씨들은 언제나 꿈 같은 이야기를 하며, 과거 속에서 산다. 하지만, 어쨌든, 노가다꾼들은 대개 노가다꾼으로 죽는다.


김 씨들은 헛디딘 한 걸음으로 인해, 들이마신 석면 가루로 인해, 비처럼 쏟아진 자재들로 인해 덧없이 저물고 만다. 평생 꽃 한번 피워보지도 못하고 말이다.


나도 그들과 마찬가지로 김 씨다. 이미 나 자신에게 흘릴 눈물은 마른 지 오래였지만, 그것을 생각하면 서글퍼졌다.


그래도 나는 살아간다.


장수막걸리가 든 비닐 봉투를 들고, 집에 간다.


그래, 이런 게 원래 인생이니까.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달랐다.


"도와주세요!"


여고생이 위험에 처해 있었다.


나는 항상 이런 순간을 꿈꾸고 있었다.


내가 위기에 처한 여자를 구하고, 그 여자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


중학생 때, 판타지 소설을 감명 깊게 읽은 나는 반드시 위기에 처한 여자를 구하기로 결심했다.


그 여자가 내 삶의 여주인공이 되줄 거라고 믿었으니까.


하지만 나는 평생 그런 여자를 만날 일은 없었고, 내 삶에서 여주인공은 없었다.


그렇다. 그런 거다.


나는 주인공이 아니었던 것이다.


나는 노가다꾼이었다.


당연히 여주인공도 없었다.


이제 와서 구한다고 해도 아무 소용 없다.


나는 주인공이 되기엔 너무 늙어버렸다.


저 여고생은 내 인생의 여주인공이 되어주지 않는다.


'구하지 않는 거야?'


하르시엘라가 묻는다. 그거야, 그렇지.


저 녀석들은 파이프로 여자애를 구타하고 있다.


말로 해서 통할 놈들이 아니다. 신고해봤자 늦는다.


그렇다고 도와주는 것도 문제다.


도와줬는데 저 애가 도망가면 나만 폭행범으로 몰려 누명이 쓰이고, 그럼 노가다꾼인 내 편을 들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만 갑자기 고등학생들을 공격한 범죄자가 되는 거다.


도와줘서 사랑에 빠진다거나 고맙다는 인사를 들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망상이다.


남을 돕다 칼을 맞고 죽어도 감사 인사 한번 듣지 못하고, 그거 받으려고 도왔냐고 되물어지는 게 현실이다.


이게 맞는 거다.


하지만, 하윤이가 생각났다. 내 여동생도 딱 고등학생이다.


신고만 하자. 신고만 하면 된다. 나는 스마트폰을 들었다.


하지만 소용 없다는 생각에 들고 있던 손을 내렸다. 결국 늦는다. 이런 건 아무 소용 없다.


구하려면 구하고 아니면 그냥 지나쳐야 한다.


구하면 안 된다.


고등학생들과 싸우다 병신이라도 되면, 잘못하다 죽으면,


어디 미담으로 기사 한 줄이야 나올 수도 있겠지만, 그거뿐이다.


잠깐이야 자랑스럽겠지만 결국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말로는 누구나 돕는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의롭게 죽은 사람들의 가족은 비참하게 살아간다. 그건 조선 시대 때부터 내려온 한국의 전통이다.


모두들 말뿐인 거다.


나는 기사 한 줄뿐인 노가다꾼으로 죽고 싶지 않다.


도와주면 손해다.


'그런 거야?'


그래.


'너는 그런 인간이었어?'


실망한 듯이 물으면, 정말 슬퍼진다.


아니, 나도 한때는 주인공이던 시절이 있었다.


어린 시절, 빛나던 시절.


그때는 세계를 적으로 돌린다고 해도 분명 저 여자애를 구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눈앞의 고등학생들도 무서웠다.


'그래서 계속 과거로 돌아가고 싶었던 거구나.'


그래, 그게 내가 가장 빛나던 시절이었으니까.


나는 여자를 구하고 왜 자신을 구해줬냐고 묻는 여자애에게 항상 이렇게 대답하고 싶었다.


위기에 처한 사람을 돕는 건 당연하잖아, 하고 말이다.


그 당연은, 내가 노가다꾼으로 살아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면서 점차 사라졌다.


어른이 되어서 현실을 직시한 것이다.


하지만, 그 기억만은 남아서 나를 슬프게 하고 있었다.


나는 왜 저 여자애를 돕지 않는 거지?


그렇게 구하고 싶었는데.


나는 왜 노가다나 하고 있지?


그렇게 주인공이 되고 싶었는데.


나는 왜 이렇게 되었지?


내게도 분명 빛나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럼 저 여자애를 구해! 주인공이 되는 거야!


그게 네가 항상 꿈꿔왔던 거잖아!


몸이 떨린다.


나는 싸우고 싶지 않다. 죽고 싶지 않다.


싸우면 안 된다.


나는 내일도 노가다를 나가야 한다. 다칠 수는 없다.


'정말 그게 내가 바라는 삶이야?'


그런 생각이 들자, 눈물이 핑 돌았다.


누구도 노가다꾼으로 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나도 달라지고 싶다.


발에 힘이 실린다. 구해야 한다.


하지만 한 걸음조차 움직일 수 없었다.


정신 차려! 현실을 직시해! 전부 망상이잖아!


너는 천마가 아니야, 너는 주인공이 아니야, 너는 아무것도 아니야!


너는 노가다꾼이야. 네가 뭘 할 줄 안다고 그래!


너는 평생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노가다꾼으로 죽을 거다.


알고 있잖아!


그러니까, 포기해.


눈물이 흘렀다.


내가 구하지 않은 아이는 내가 고민하는 순간에도 콘크리트 바닥을 기며 맞고 있었다.


흐느끼는 소리,


여자애의 울음소리에, 나는 달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누구나 꿈을 꾼다.


하지만,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은 한 줌밖에 없다.


나는 현실에 짓눌린 엑스트라에 불과하다.


나는 노가다꾼이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니까, 내게도 할 수 있는 게 있다.


내가 죽어도 슬퍼할 사람은 얼마 없다.


아빠, 엄마, 하윤이. 그걸로 끝이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나는 싸울 수 있다.


이 아이를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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