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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이김

전생 덕에 괴력 중식셰프가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여운이김
작품등록일 :
2021.07.26 23:51
최근연재일 :
2021.11.11 09:44
연재수 :
107 회
조회수 :
39,115
추천수 :
899
글자수 :
550,054

작성
21.10.1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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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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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79화 - 세계로 뻗어나가는 쉐이킷 유린기 <6>

DUMMY

“아~ 소스 너무 뜨거웠나 봅니다. 하하....”

“맞아요! 소스가 약간 식어야 더 맛있죠... 그죠?”


박수가 나올 정도로 빠른 수습.

능란한 대처였으나 당황한 표정까지 감추진 못했다.

이마에 식은땀이 흘러내렸고 입꼬리는 굳어버렸다.


방송을 진행하던 셋은 슬쩍 시청자 문자를 살폈다.


ㄴ애들은 거짓말 못 하던데

ㄴ현장에서도 맛없다는 소리 나오면 생각 좀 해봐야겠네요

ㄴ셰프님 대흉근 보여주세요(?)


금세 부정적으로 변했다.

악수였다.

이미 아이는 세트 밖으로 나가버렸고 감독은 대본을 구기며 안색이 파리해졌다.


하지만 망연자실할 순 없다.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으니까.

쇼호스트들은 갖은 노력을 시작했다.


둘은 과장해서라도 이 상황을 만회하려 했다.


“으흐흐흠! 너어~무 맛있네요.”

“특히나 이 소스가 예술이야 예술! 둘이 먹다가 억!”

“혼자 가시려는 거 아니죠?”

“도깨비의 저승사자님이 보였어요!”


내가 봐도 안쓰러울 정도다.

근데 시청자 반응은 더 악화됐다.


ㄴ눈꺼풀 뒤집지 마세요. 무서워요 ㅠㅠ

ㄴ또또! 맛있는 척!

ㄴ저 정도면 과장 광고로 심의 때려야 하는 거 아닌가?


저뿐만이 아녔다.

상황판에도 구매 취소가 급증한다며 수습을 요청했다.


산으로 가는 첫 방송.

점점 나락으로 떨어지는 걸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순 없다.


나는 연신 감탄사를 내뱉는 쇼호스트들을 제치고 나섰다.

그리고 카메라를 공손하게 바라봤다.


“맛없을 수 있습니다... 제품이 잘 안 팔려도 좋습니다. 하지만 유린기 하나만 기억해주세요...”


유명 배우의 취중 고백.

많은 사람에게 깨달음(?)을 줬던 사과를 시작했다.


세트 너머로 보이는 뜨악한 표정의 감독.

그리고 멘트를 멈춰버린 쇼호스트.

모두의 생사가 달린 운명의 주사위가 던져졌다.


홈쇼핑에서 사과방송은 처음이라 그랬을까?

말하는 동안 세트는 고요했다.

시청자 반응도 주문취소가 급증했다는 문구도 사라졌다.


상황은 진정시켰으니 결정타를 날릴 시간.


-저벅저벅


촬영장 바깥에서 식용유를 들고 왔다.

그리고 무간에 가득 채워 기름 솥을 만들었다.


“설마?”


쇼호스트의 나직한 한마디가 들어오는 순간


-퐁당


하얀 파우더가 잔뜩 묻은 고기를 기름에 던졌다.

깜짝 놀란 쇼호스트가 마이크를 젖히고 속삭이듯 말했다.


“셰프님! 돌발 행동하시면 어떡합니까? 지금까지 기름 없이도 맛있다고 소개했는데!”

“지금은 이게 최선입니다.”

“아니. 사전에 협의한 대로 가셔야죠!”

“카메라 돌아가고 있습니다.”

“······”


입을 다물었다.



반전시키려면 아이의 입에서 ‘맛있다‘가 나와야 한다.


’상황을 반전시키고 수습은 나중이다!‘


-지글지글


바삭하고 노릇하게 튀겨진 고기를 높게 쳐들었다.


“오오오오!”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들려왔다.

탄성이 절로 나오는 황금빛 물결 튀김.


준비는 끝났다.


다른 호스트가 아까 그 아이를 데려왔다.

이번에도 앙증맞은 표정으로 요리를 기다렸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소스를 듬뿍 끼얹어 내밀었다.


“자 먹어볼래?”

“응!”


긴장되는 순간.

모두가 손에 땀을 쥐고 바라봤다.


“어때?”

“맛있어 치킨보다 맛있어!”


일단은 수습했다.

제품은 튀기면 맛있다!

이제 이걸로 밀고 가야 한다.


“보시는 것처럼 기름을 쓰면 더 맛있어집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쉽고 간편하게 건강까지 챙긴 맛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만들게 됐습니다.”


과장을 쏙 빼고 진실성 있게 말했다.

평소 이미지가 좋아서 그런 걸까.


ㄴ그렇지 셰프는 똑바로 말하네. 저래야지

ㄴ확실히 튀기면 더 맛있어 보이네요.

ㄴ튀기지 않고도 조리할 수 있는 건 편리한 것도 맞죠.


거기에 쇼호스트들도 지원사격을 가했다.


“자 ’치킨보단 맛없어’ 이게 바꿔 말하자면 치킨의 바로 아래! 라는 거거든요.”

“맞죠! 치킨보단 근소~하게 부족 할 수 있다는 걸 알려드린 거고요.”

“튀기면 세상에! 치킨보다 맛있다! 아이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치킨을 꺾을 수 있는 음식이 몇 안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거든요!”


히야...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포장을 시작했다.

그 뒤로도 촬영장 모두가 각고의 노력을 펼쳤다.


호스트들은 더 열심히 설명

연기자들은 물릴 때까지 계속 먹고

감독은 더 열과 성을 다해 기도했다.


그 결과 방송종료 10분을 남기고.


“130%! 완판에 초과 판매 달성이야! 첫판부터 이 정도면 앞으로도 문제없다고!”


감독이 기쁨의 비명을 질렀다.


***


어둠이 짙게 깔린 자동차 극장.

차 안에서 나갈 일도 없으니 은밀하게 만나기엔 안성맞춤이다.


상영이 끝나고 근처 주차장에 차를 댄 평강희.

태블릿을 열심히 두드렸다.

하지만 옆자리 달인은 슬쩍 분위기를 잡기 시작했다.


“달빛이 예쁘네요.”


그러면서 그윽하게 쳐다봤지만

아쉽게도 그녀는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


괜히 오기가 생겼다.

한참을 물끄러미 쳐다보니 그제야 평강희가 옆을 돌아봤다.


“아 미안해요. 뭐라고 했어요?”

“오늘 달... 아 아닙니다. 뭘 보고 있어요?”


-스윽


태블릿을 내밀자 기사가 주루룩 보였다.


-실수에도 빛난 완판 대기록 미슐랭 셰프의 유린기 맛은?

-과장 NO 포장 NO 솔직함이 만들어낸 홈쇼핑의 새로운 컨셉

-인간미 130% 미슐랭 셰프의 진실 고백


‘워후... 모르는 새 돈 주고 쓴 건 아니겠지?‘


호의를 뛰어넘은 달인에게 편향적인 기사들.

돈을 주고 설계해도 이런 파급력을 만들긴 어려울 것이다.


홈쇼핑으로 초도 물량의 30%를 뺐다.

처음에 적게 만든 것도 있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판매량이었다.


평강희가 웃으며 말했다.


“방송 직후엔 언제 또 하냐고 문의 전화도 빗발쳤다 해요.”

“다음 방송도 빨리 잡아야죠!”

“이젠 그럴 필요 없어요. 국내는 온라인 쇼핑몰 코판이랑 아래메프에 물량을 넘기기로 했어요.”

“저희는 자사 쇼핑몰이 없어서 B2B로 넘기는 거군요.”

“공부 많이 했나 봐요?”

“헤헤.”


B2B.

Business to Business 기업과 기업의 전자상거래를 말하는 용어다.

즉 물건을 대신 판매해줄 기업에 넘기고 적은 이윤을 남기는 것이다.

이윤이 적은 대신 대량으로 파는 게 대부분이며 소위 ‘박리다매’의 표본이라 보면 된다.


인기를 실감하게 만드는 억 소리 나는 판매량.

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달려들었다.

가히 개인 브랜드의 경지까지 넘보는 수준.


달인이 말을 이었다.


“이러다가 백중원 아저씨처럼 인기인 되는 거 아녜요?”

“그러면 좋죠.”

“헤헤. 그룹 내에서 분위기는 어때요?”

“이제 시작이라 아직 속단하긴 일러요. 오빠들도 더 분발하라고 했어요.”


달인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상품의 판매량이 억 소리가 나도 고구려 그룹의 입장에선 미미한 수준.

평강희가 평소에 짊어진 짐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형님분들이 더 알려주신 건 없나요?”

“아마 세계 시장까지 손을 뻗어야. 제대로 인정을 해주실 것 같대요.”

“세계라 혹시 이건 어떤가요?”


달인은 태블릿을 넘겨받아 검색을 시작했다.


-한국 국제 식품기업 박람회


코엑스나 킨텍스 같은 대형 전시회장에서 열리는 행사.

한국의 관심도가 높으니 행사는 성황 일터.

국제 박람회에서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만나서 활로를 찾는 건 최상의 선택이다.


달인이 주먹을 불끈 쥐고 말을 이었다.


“여기에서 해외 기업을 찾는 겁니다!”

“이건 저도 생각지 못했는데.”


달인이 노리는 건 제조와 유통이 모두 가능한 기업이다.

그것도 유명한 곳으로.

활로를 한 번 뚫기만 한다면 그다음은


“저절로 유린기를 판매가 쉬워지는 거죠.”

“좋은 생각인 거 같아요. 근데 부스 행사장은 운영해본 경험이 있어요?”

“그건 일단 강희씨 도움을 받는 거로 하하...”

“글쎄요. 일정이 바빠서 확답하긴 어려워요.”


오늘도 장장 2주 만에 만남.

서로가 바쁜 만큼 중요한 위치에 올라서고 있다는 증거였다.


“그럼 오빠한테 말해서 인력을 지원받아 볼게요.”

“네! 부스에 상주하면서 직접 뛰어다니겠습니다.”

“늦었으니 오늘은 가죠.”

“네. 그럼 안전벨트를~”


-스윽


매주려다 눈이 마주쳤다.

코가 닿을 만큼 가까웠다.

서로의 눈엔 기대감이 서렸다.


‘기회다!’


달인은 그대로 고개의 각도를 돌렸다.


***


김춘삼의 저택.

골머리를 앓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유빈아.”

“예 회장님.”

“그 밥버러지를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정해져 있다.

미운 손가락도 손가락이고 한번 자식은 영원한 자식이다.

여기서 부정적으로 대답하면 김유빈의 입지가 조금이나마 흔들릴지도 몰랐다.


“그래도 저희 막낸데 챙겨줘야죠.”

“...그래. 그리고?”

“그리고... 일단 요즘 알콜 중독 증상을 보이니 치료부터...”

“쯧.”


김춘삼은 고개를 돌려 둘째를 바라봤다.

명성 신라 그룹의 차남 김유단.

이미 회장에 마음에 쏙 들 대답을 준비하고 있었다.


“유전이가 저렇게 된 건 고구려 쪽 잘못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갚아줘야 합니다.”

“그렇지!”


먼저 때릴지언정 맞고 가만히 있진 않는다.

공격적 M&A와 흡수 합병으로 재벌이 된 명성 그룹의 핏줄다웠다.


그리고는 말을 이었다.


“정보원에 의하면 이번에도 국책 사업에 요식이 중점이라고 합니다.”


문광위에서 준비한 관광 특화 사업.

밀키웨이 필드와는 비교할 수 없는 큰 규모로 진행된다고 한다.

대통령의 공약과 맞물린 계획이니 그럴 수밖에 없기도 하고.


“중심은 한류를 널리 알릴 요식 프렌차이즈가 필요합니다.”

“또 요리냐? 에휴. 거기에 그놈을 쓰면 되겠네.”

“네. 또 고구려 그룹도 참가할 테니 이번엔 제가 직접 나서서 박살을 내버리고 오겠습니다.”

“그래 너라면 믿을 만하겠지.”


짐짓 근엄하게 말했다.

김유전을 뺀 나머지는 신뢰받고 있었다.


김유빈도 질세라 첨언 했다.


“지금까지 쌓인 잉여금으로 이번에 저가형 식당 프렌차이즈를 론칭했습니다.”

“너도 준비하고 있었구나?”

“네. 지금까지 천마물산에 의존하던 생산라인을 버리고 자체적으로 시작한 만큼 이익은 훨씬 커질 겁니다.”


다른 기업과 이익을 나누지 않는다.

얼마나 달콤한 방법인가.


그러면서 요식 1위의 입지를 굳혀가는 고구려의 발목을 잡는다.

그러다 보면 뒤집을 기회도 나오고 복수도 할 수 있을 터.


김춘식의 마음에도 쏙 들었다.


“물량이든 뭐든 밀어붙여. 고구려 놈들이 자랑하는 요식에서 완전히 뭉개 버리고 와.”

“그럼 이번엔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론칭한 브랜드가 있으면 그게 낫겠지.”


김유빈은 슬쩍 웃으며 동생을 쳐다봤다.


‘준비를 먼저 했어야지 멍청아.’


작가의말

벌써 금요일 입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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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92화 - 영웅 옆 컴패니언 <2> 21.10.28 94 3 11쪽
92 91화 - 영웅 옆 컴패니언 <1> 21.10.27 94 3 11쪽
91 90화 - 닭으로 승부한다 <3> 21.10.26 106 2 11쪽
90 89화 - 닭으로 승부한다 <2> 21.10.25 99 2 11쪽
89 88화 - 닭으로 승부한다 <1> 21.10.24 104 3 11쪽
88 87화 - 시동! 푸드 보트 in 한강 <7> 21.10.23 103 2 11쪽
87 86화 - 시동! 푸드 보트 in 한강 <6> +2 21.10.22 110 2 12쪽
86 85화 - 시동! 푸드 보트 in 한강 <5> 21.10.21 112 2 11쪽
85 84화 - 시동! 푸드 보트 in 한강 <4> 21.10.20 109 2 11쪽
84 83화 - 시동! 푸드 보트 in 한강 <3> 21.10.19 126 3 11쪽
83 82화 - 시동! 푸드 보트 in 한강 <2> 21.10.18 129 4 11쪽
82 81화 - 시동! 푸드 보트 in 한강 <1> +2 21.10.17 141 3 11쪽
81 80화 - 세계로 뻗어나가는 쉐이킷 유린기 <7> 21.10.16 149 3 11쪽
» 79화 - 세계로 뻗어나가는 쉐이킷 유린기 <6> 21.10.15 145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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