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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플로 님의 서재입니다.

우리 가문은 마법 안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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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플로
작품등록일 :
2020.04.29 22:42
최근연재일 :
2020.05.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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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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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와 백조와 영주와 모험가(7)

DUMMY

이 종소리는 비단 성벽에서만 울리지 않았다. 사실, 본래는 성벽에서만 울려야 하는 종이었다. 그러나 왕도는 레그날드 1세가 레오노르 4세를 몰아냈던 대가문 항쟁을 제외하고는 함락된 적이 있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왕도 공성전의 기억은 주민들과 왕도경비병의 기억에 낙인처럼 찍혀있었다.


왕도 구석구석에 세워진 경비첨탑도 왕도 공성전 이후 제프롬 브로건의 명령에 의해 세워졌다. 왕도 공성전 당시 수비대원들은 명령을 파발과 전서구에 의존했다. 그러나 경비첨탑이 있으면 종소리를 통해서 명령을 즉각적으로 수신하고 반복송출이 가능했다.


성벽과 가까운 경비첨탑에서 근무하고 있던 위병 게기놀프도 공성전의 끔찍했던 기억이 있었다. 굶주림, 질병, 시민들의 아비규환, 공성전은 내부의 봉기로 전략가들의 예상보다 일찍 끝났지만 기억만은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성벽에서 울리는 종소리를 듣는 즉시, 이 신호가 ‘성벽 내부의 적’이 아니라 ‘성벽 외부의 적’ 이라고 착각했다. 그리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는 경비첨탑의 종을 신나게 쳤다. 경비첨탑 아래를 지나던 사람들은 이게 무슨 새로운 미트라 신전의 종소린가 하고 의아해했다.


성벽의 종소리를 들은 시내 종탑 종지기도 즉각적으로 종지기의 의무를 수행했다. 곧이어 왕도 전역에 경보의 종이 메아리치기 시작했다.


왕도를 시끌벅적하게 한 이 종소리는 타도프 레그날드 1세의 국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창 타도프 레그날드 왕자의 장례식에 참석한 제프롬 브로건은 말 안장 위로 뛰어오를 뻔했다. 대체 무슨 일이지? 내가 모르는 사이에 군대가 단체로 성벽 앞에 순간이동이라도 했나? 아니다. 그런 대규모 순간이동 마법이 가능했으면 공성전이라는 개념이 성립될 리 없다.


“시끄럽군. 이게 무슨 소린가? 미트라 신전의 사제들이 사람들을 괴롭히는 새로운 수단이라도 발명했나?”


프란츠 왕자가 귓구멍을 후비면서 말했다. 옆에서 승마중인 오토 왕자가 달래듯 대답했다.


“참, 형님. 이 종소리는 왕도경비대장이 세운 경비첨탑의 종소리 아닙니까? 이렇게 요란하게 울어대니 무슨 일이 있는 게 틀림없어요.”


“그러게 말이다. 아버지께서 많이 놀라셨겠는데. 여봐라! 가서 무슨 일인지 살펴보고 와라! 내 아우의 장례식이 지체되고 있다!”


프란츠 왕자가 거만하게 외쳤다. 오토 왕자는 보일 듯 말듯한 웃음을 지으며 가만히 뒤에서 자신의 형제를 지켜보았다. 오토 왕자는 신경질적인 프란츠 왕자에 비해 조용하고 내성적이라고 잘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 내성적인 모습이 위장이라는 말도 있었다.


“이보게, 제프롬 브로건! 자네는 왕도경비대장이 아닌가? 가서 저 소란을 잠재우지 않고 뭐하고 있느냐? 분명히 어느 덜떨어진 멍청이의 실수가 틀림없다. 내 아우의 장례식을 방해한 죄로, 그 자의 목을 내놓게 하라!”


제프롬 브로건은 기가 올라 떠드는 프란츠 왕자에게 조용히 대답했다.


“프란츠 왕자님, 설령 실수였다고 하더라도 그 자는 단순히 자신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처벌이 있겠지만 처형은 없습니다.”


“흠, 네 사람이라고 감싸고 도는 건가? 국장을 방해한 죄는 크다. 반드시 법으로 심판해야만 한다.”


“하지만, 고작···”


“고작이라고! 네놈! 정신이 나갔구나!”


프란츠 왕자는 당장이라도 제프롬 브로건을 검으로 베어버릴 것처럼 길길이 날뛰었다. 그러더니정말로 허리춤에서 검을 꺼내 제프롬 브로건을 겨누었다. 오토 왕자는 조용히 자기 형제의 분노를 지켜보고만 있었다. 그때, 좌중의 모두를 압도하는 우렁찬 명령이 거리에 울려 퍼졌다.


“멍청한 놈들! 당장 그만두지 못하겠느냐! 이건 아비로써가 아니라 왕의 명령이다! 프란츠! 너에게 실망했다. 당장 검을 거둬라!”


벽력처럼 소리를 지른 레그날드 1세는 말에서 내려 프란츠에게 다가갔다. 과연 켄타우로스를 물리친 명장다운 기백이었다. 제프롬 브로건도 순간적이지만 비마법사용자에게 압도를 당했으니 말이다. 레그날드 1세는, 이제 말에서 내려 한쪽 무릎을 꿇은 제프롬 브로건을 내려다보며 물었다.


“왕도경비대장, 이게 대체 무슨 소란인지 설명해주게. 내 아들의 안식이 방해를 받고 있어.”


“폐하, 이 종소리는 단순한 소란에 불과합니다. 어떤 군대도 누구의 감시도 받지 않고 군대를 이동시키기란 불가능합니다. 아마도 어떠한 착오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제프롬 브로건은 프란츠 왕자의 맹렬한 시선을 무시하며 왕에게 대답했다. 레그날드 1세의 검은 눈동자는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하지만 대가문들이 배신한다면 가능하겠지, 안 그런가?”


“···어떤 대가문도 폐하를 배신할 계획은 없습니다. 만약 정말로 그런 계획이 있다면 종소리 자체가 울리지 않았을 겁니다.”


“그렇지. 성벽의 병사들은 자네들 브로건 대가문 소속이었지. 피가 옅든 짙든 말이야.”


“···폐하.”


“됐다. 너희 대가문들이 알아서 처리해라. 나는 천지가 뒤집혀도 내 아들의 장례식을 계속해서 거행하겠다. 여봐라! 뭣들 꾸물거리고 있느냐? 어서 관을 움직여라! 사제들도 저 시건방진 종소리보다 더 크게 장송가를 불러라!”


장례식 행렬의 앞쪽에서 미트라 신의 은혜와 내세를 찬양하는 내용의 노래가 들려오자, 레그날드 1세의 수염 난 얼굴이 조금 퍼졌다. 그리고 뒤를 돌아서서 장례식 행렬 앞으로 걸어가기 전에 한 마디 했다.


“자네의 재량 것 처리하게.”


“그 명을 받들겠습니다.”


제프롬 브로건은 말을 몰아 성벽으로 향했다. 어깨에 막중한 책임감을 이고 대로와 골목을 누비며 말을 달렸다. 사람들은 중무장한 기사가 군마를 타고 달리자 기겁해 길 옆으로 비켜섰다. 말을 타지 않고 지붕 사이를 뛰어넘으면 더 빨리 도착하겠지만, 제프롬 브로건에게는 다른 계획이 있었다.


그는 올가가 말한 음식점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말은 바깥에 세워둔 채였다. 올가 아나스타시아는 한창 양갈비를 뜯으려고 하는 참이었다. 그는 주인장에게 동전 주머니를 던져주고, 막 갈비를 뜯으려던 올가의 뒷덜미를 낚아채 밖으로 끌고 나왔다.


“야! 너 정신 나갔냐? 밖의 종소리도 짜증나 죽겠는데 뭔···”


“설명할 시간 없으니까 어서 타. 성벽으로 간다. 나중에 다 설명해줄게.”


“됐어! 나 지금 배고프단 말이야!”


“네 동생이 관련되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아릴레스!”


“···그리고 넌 그걸 어떻게 아는데?”


제프롬 브로건은 자기가 아릴레스를 수상쩍은 행동으로 납치한 사실, 그리고 아마도 아릴레스와 같이 있던 한스 귄베르크가 이 소동에 연관되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털어놓았다. 올가는 가만히 듣고 있다가 제프롬 브로건의 뺨을 때렸다. 명쾌한 짝! 소리가 거리에 울려 퍼졌다.


“오늘은 이걸로 퉁 치겠지만 다음부터는 아니야. 어휴, 이 단단한 놈. 내 손만 아프네.”


“···고맙다. 난 브로건과 아나스타시아 두 가문을 걱정했을 뿐이야.”


“알아, 하지만 넌 그 방식이 잘못 되었어. 그래서, 내 여동생은 지금 감방에 있어?”


“이 소란이 일어났으니 아마도 감방 밖에 있겠지. 그리고 경비병 몇 명 쓰러뜨렸을 테고. 죽이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아릴레스 걱정은 안 하는 거야? 제아무리 친 오빠가 아니라지만 너무 냉정한데? 그 멋진 금발 머리카락에는 두개골 말고 아무것도 없나?”


“의무와 걱정이 있지. 하지만 넌 어떻지? 넌 어떤가?”


“네가? 네가 나에게 묻는다고? 나야 걱정하고 있지. 걱정하고 있고 말고, 누구 때문에 일어난 참사인데.”


“···미안하다. 정말이지 할 말이 없군.”



멀리 떨어진 곳에서, 고드읜 윈체스터 사트카는 제프롬 브로건이 지붕을 뛰어넘어 사라지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는 아릴레스에게 준 것과 똑같이 생긴 시게를 주머니에서 꺼냈다. 눈 시린 빛과 함께 왕도에서 사라졌다.



성벽 위에서, 에르카임은 현재 자기가 한 일이 옳은 일인지 절찬리 고민에 빠져있었다.


한스 영주를 구출을 위해 감옥 탑 안에 들여보낸 것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밖에 나오질 않고 있었다. 그로서는 한스 영주가 붙잡혔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다른 때였더라면 그는 미련 없이 떠나버렸을 테지만, 지금은 달랐다. 돈을 줄 물주가 사라진다는 점은 둘째치고, 에르카임은 더 이상 홀몸이 아니었다. 그의 제자, 제자일이 지금도 영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행동했다. 심호흡을 하고 한스가 올라갔던 밧줄을 붙잡고 성벽 위를 달리다시피 올라갔다. 성벽 위로 2미터 이상 뛰어오른 그는, 아직 상황판단을 못한 경비병들의 한복판에 그대로 떨어졌다.


“안녕하셔?’


“침-“


그 경비병은 말을 끝맺지 못하고 에르카임의 주먹에 얼굴을 맞고 나가떨어졌다. 죽지는 않겠지만 당분간 얼굴에 멍이 든 채로 살아라 하리라. 그의 옆에서 다른 경비병이 검을 허리춤에서 뽑으려고 했지만, 에르카임은 그 손을 붙잡고 아래로 내렸다. 90킬로그램이 넘어갈 건장한 경비병이 무릎이 풀린 듯 주저앉았다.


‘요놈들이 브로건 방계가 아니라 일반인들이라 다행이구먼. 진짜배기들은 도시치안유지에 투입한다, 이건가.’


칼날이 날아오는 걸 직감만으로 파악한 그는, 즉각 쭈그려 앉아 목을 노렸던 칼날을 회피하고 강력한 뒤차기로 화답했다. 판금갑옷에 발자국이 생길 정도로 강력한 일격이었다. 발차기를 맞은 경비병은 뒤로 붕 날아가 따라오던 병사들을 깔아뭉갰다.


‘적어도 병상 1달분. 왕도경비대원들은 의료복지가 탁월하다고 하던데. 저놈들 정도는 바로 치료시켜주겠지.’


그러나 그는 계속 이러고 있을 수는 없었다. 저 띨띨이들이 진짜 브로건 경비대원을 불러오기라도 한다면 그의 입장이 심히 곤란해진다.


‘이 정도면 주목을 충분히 끌었겠지. 일단 뒤로 빠져서 경비병의 추적을 유도해야···’


갑자기 목덜미에 섬뜩한 감각이 느껴지자, 에르카임은 몸을 던지다시피 해서 옆으로 피했다. 그가 피한 일격은 뒤의 성벽 엄폐물을 깔끔하게 사선으로 잘라냈다.


‘적어도 두께가 40센티미터인 화강암이었는데. 화강암이 저렇게 깔끔하게 잘라지기도 하는군.’


“내 공격을 피하다니, 적어도 어중이떠중이는 아니라는 증거로군. 이름을 대라. 깔끔하게 목을 잘라주지.”


그런 말을 한 자는 다른 이들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장대한 거구의 사내였다. 한 손에는 길이 3미터의 할버드를, 다른 손에는 원형방패를 들고 있었다. 그 방패에는 눈알을 부라리는 멧돼지가 당장이라도 밖으로 튀어나와 앞의 적을 들이받을 듯한 형상이 그려져 있었다.


“내 이름은 말할 것 없고, 목적도 말할 것 없수다.”


“그러셔? 난 참 궁금한 게 많은데. 왜 굳이 왕도에, 왕국에서 제일 엄중히 방어되는 도시의 성벽에 발을 들여놓았을까? 분명히 저 아래에 문이 버젓이 있는데, 난 그게 궁금하다는 말씀이야.”


“보기와는 다르게 예리하시네. 머리는 장식으로 달고 다니는 게 아닌가 봐.”


할버드와 방패를 든 남자는 콧방귀를 뀌고는 할버드 자루의 아랫부분을 돌 바닥에 찍었다. 화강암 벽돌에 깊은 구멍이 패였다.


“그딴 싸구려 도발로는 안 넘어간다. 내 이름은 에버라드, 에버라드 브로건이다. 자랑스러운 왕도경비대의 소대장을 맡고 있지. 네놈을 죽이지는 않겠다면 무릎이 좀 부서질 거다.”


그 말과 함께 에버라드의 할버드가 눈으로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날아왔다. 에르카임은 양손검을 머리 위로 올려 간신히 막아냈다. 간격을 좁히기 위해 앞으로 달려가려 했지만, 할버드의 날 위에 미끄러져 나가던 대검의 칼날이 할버드의 크로스가드에 막혔다.


에버라드는 한 손으로 가볍게 할버드를 회수했다. 에르카임은 칼자루를 쥔 손이 떨리는 것을 발견했다. 충격을 완전히 흡수하지 못한 탓이었다. 그 광경을 본 에버라드가 코웃음을 쳤다.


“역시 내 착각이 아니었군. 내 일격을 막아낸 걸 보니, 네놈에게는 마법의 피가 흐르는구나. 좋다. 언제까지 내 공격을 버틸 수 있나 보지.”


그 다음은 에르카임에게는 악몽 같은 시간이었다. 아직 보가트와의 대결에서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몸 여기저기가 말썽을 일으켰다. 간격을 좁히려고 해도 에버라드는 이 좁은 성벽 위에서 덩치에 맞지 않게 민첩하게 움직이며 계속해서 공격을 퍼부었다.


물론 에르카임도 분전을 다했다. 어차피 그의 목적은 주목을 끌고 시선을 끄는 것. 자기 자신을 무리하게 위험에 노출시키지 않는 게 최선이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에 뭔가 불길이 타오르고 있었다.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점점 더 강해져야 한다는 욕구. 다시 한 번 제자일을 잃을 수 없다는 욕구가 그의 마음을 지배하고 있었다. 가슴에 일어난 불길은 사고에 역전을 일으켜, 제자일을 지켜야 한다면 앞의 적을 쓰러뜨려야 한다는 공식을 만들어냈다.


“꽤나 버티는군. 체력이 다 떨어졌나? 동작이 굼뜬 걸 보니 부상을 입은 모양이군. 아쉽게 되었다. 브로건 밖에서도 이런 실력자가 나왔는데도 결국 본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다니.”


“본 실력은 무슨··· 그런 건 실전에 안 가본 애송이들이나 하는 말이야···”


“그렇게 유능하다면 애초에 여기 오지 말았어야지. 여기까지다.”


에버라드의 할버드가 참수대의 칼날처럼 머리 위로 떨어지려는 찰나, 에르카임은 있는 힘을 쥐어짜 쏜살같이 앞으로 뛰쳐나갔다. 대검의 칼날은 할버드의 움직임을 봉쇄했고, 발은 피스톤처럼 바닥을 박찼다.


에버라드는 코웃음 치며 몸을 비스듬하게 기울고 원형방패를 몸에 딱 붙였다. 그리고 오히려 그도 돌진했다. 맞돌진은 예상하지 못한 에르카임은 최대한 원형방패 위로 대검을 쑤셔 박기 위해 달리는 와중에도 칼날의 배치를 바로잡았지만, 에버라드가 더 빨랐다.


마치 브로건 가문의 상징처럼, 멧돼지 같은 돌진에 치인 에르카임은 성벽 안쪽으로 날아갔다. 얼마간 날아간 그는, 이제 추락하기 시작했다. 바닥이 시시각각 가까워졌다. 정상 컨디션이라면 발목 삘 정도로 끝날 무제였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발목이 아니라 머리가 깨질 수순이었다.


거기다 돌진의 충돌이 심했는지 온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눈을 감고 마음의 준비를 하던 중, 에르카임은 누군가가 자신을 공중에 잡아챈 사실을 알아챘다. 온 몸의 뼈가 또 산산조각 난 느낌이었지만, 자기를 잡아챈 자는 아랑곳하지 않는 듯했다.


은빛 플레이트 아머를 입고 화려한 금발머리를 늘어뜨린 그는, 에르카임을 공주님 안기로 안은 채 허공을 날아 성벽 위에 착지했다. 아니, 허공을 난 게 아니라 단순히 무식한 힘으로 뛰어오른 것이었다.


햇빛 아래서 빈사상태인 에르카임을 내려다보는 그의 눈에는, 일말의 동정심도 담겨있지 않았다.


“고작 너 때문에 왕자의 장례식도 팽개치고 달려왔다. 이제, 해명을 해보실까? 내가 좋아하는 대답이어야 할 거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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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멧돼지와 백조와 영주와 모험가(7) 20.05.15 49 0 13쪽
» 멧돼지와 백조와 영주와 모험가(7) 20.05.14 39 0 15쪽
23 멧돼지와 백조와 영주와 모험가(6) 20.05.13 29 1 14쪽
22 멧돼지와 백조와 영주와 모험가(5) +2 20.05.12 42 1 12쪽
21 멧돼지와 백조와 영주와 모험가(4) 20.05.11 61 0 15쪽
20 멧돼지와 백조와 영주와 모험가 (3) 20.05.10 58 1 11쪽
19 멧돼지와 백조와 영주와 모험가(2) 20.05.09 50 0 12쪽
18 멧돼지와 백조와 영주와 모험가 (1) 20.05.09 80 0 14쪽
17 서막 20.05.08 64 0 12쪽
16 막간, 쉬어가는 나날들 +2 20.05.07 84 3 15쪽
15 검의 끝에 놓인 길 (7) 20.05.06 118 0 15쪽
14 검의 끝에 놓인 길 (6) 20.05.05 91 0 15쪽
13 검의 끝에 놓인 길 (5) 20.05.04 105 1 18쪽
12 검의 끝에 놓인 길 (4) 20.05.03 124 0 16쪽
11 검의 끝에 놓인 길 (3) 20.05.03 111 1 15쪽
10 검의 끝에 놓인 길 (2) 20.05.02 133 1 13쪽
9 검의 끝에 놓인 길 (1) 20.05.01 144 1 13쪽
8 피체르지 공화국의 비단경매 (2) 20.05.01 139 2 17쪽
7 피체르지 공화국의 비단경매 (1) 20.05.01 170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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