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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6004_jujuda306 8 님의 서재입니다.

빙의자가 회귀함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노달팽
작품등록일 :
2023.05.15 02:27
최근연재일 :
2023.05.15 12:59
연재수 :
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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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수 :
11,093

작성
23.05.15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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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2화. 리더십

DUMMY

2화. 리더십


***


회귀 전에 그러한 생각을 했다.

리더십이라는 능력이 내게 과연 필요할까.

해당 능력을 올리는 것보다 다른 능력을 올리는 것이 낫지 않을까.

높은 등급의 근력은 단단한 광석마저도 부서트리는 힘을 지니고, 높은 등급의 민첩은 동체 시력이 따라가지 못하는 속도를 지닌다. 높은 등급의 지구력은 만인과 싸워도 지치지 않는 체력을 선사한다. 그러나 리더십에는 무엇이 부여되는가.


[ 리더십 능력이 향상되었습니다. F → E ]


낮은 단계에 리더십 능력 성장에는 많은 것이 요구되지 않는다.

많은 사람 앞에 설 수 있는 용기, 전하고자 하는 말을 간출하게 표현하는 어휘. 이 두 가지면 충분하다.


듀토리얼 준비를 위해 모두 모였다.

회의의 참석을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를 품에 안고 있는 중년 여성까지 모두 참석한다.

전원 참석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겠지만, 과거는 그렇지 않았다.

꼭 한둘씩 적대적인 감정을 가지며 불참석을 하거나, 모든 안건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인물이 꼭 있었다.


"저는 사회에서 군인이었습니다."


나는 무리의 리더가 되었다.

특수부대, 군 전역 장교라는 거짓으로 쉽게.

오히려 군인 출신의 장교가 있다는 말에 사람들이 안심한다.


나는 역할 분담을 지시했다.

과거에 어땠는가.

개개인이 상점에 올라온 추천 아이템을 구매했다.

자신이 가진 정보와 물건을 누구와도 공유하지 않는다.

그 결과 무기만 넘쳐나고, 식품과 의료품이 부족한 그런 현상이 발생했다.

적절한 응급 처치를 받지 못해 죽는 사람, 식량이 없어 죽인 괴수의 시체를 뜯어먹고 피를 마시며 갈증을 채우는 사람.


이번에는 그러한 일이 없어야 한다.

각자 소지금으로 개인의 것을 구매하는 것이 아닌, 단체의 것을 구매한다.

누군가는 무기를 구매하고, 다른 누군가는 대신에 식량과 의무품을 구매하는 그런 식.

듀토리얼이 무엇인지 모르는데, 골드를 숨기려고 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다음 듀토리얼을 대비한다.

고블린 웨이브.

그것은 판타지 소설에서 일러스트로 보았던 것과 동일한 모습을 한다.

손수 지닌 육체 능력으로 전투를 판단한다면, 백의 백은 우리가 승리한다. 사실 도움이 없어도 고블린 따위 나 혼자서도 충분하다. 하지만 그런 승리는 내가 바라는 모습이 아니다.

모두에게 전투 감각과 현실 감각이 필요하다.

회귀 전처럼 고블린의 몽둥이에 맞아 부상을 입고, 이빨에 물어뜯기는 그 정도의 전투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치열한 전투는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 전투 인력과 비전투 인력으로 크게 나누었다.

다음 듀토리얼에서 사용되는 능력은 오직 순수 육체적인 능력이었기 때문에 아이, 여인, 노인은 전투에서 배제한다. 또한, 의료와 같이 전문 직종에서 종사했던 사람도 제외한다.

의료 직종은 간호사로 근무했던 스물다섯의 여인 최하나 뿐이다.


그렇게 전투 인력으로 배치된 사람은 마흔 명.

좋은 하체를 지니고 있는 사람에게 방패를, 뛰어난 악력을 지니고 있는 사람에게는 창을, 몸에 벨런스가 좋은 사람에게는 검을 지급했다.

그들을 한자리에 모아 다음 듀토리얼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


[ 빙의자 듀토리얼이 시작되었습니다. 녹색 고블린 개체가 생성됩니다. 고블린 웨이브는 두 차례로 진행됩니다. 듀토리얼에 생성된 고블린을 모두 제거하십시오.

현재 고블린 개체 : 0 / 50 ]


녹색 피부와 날카로운 송곳니, 목재로 만든 몽둥이를 가진 고블린은 침을 흘리며 뛴다.

저 멀리에 있는 인간을 향해서.

자신보다 배는 큰 인간이었지만, 두려움은 없다.

미숙한 전투 자세. 방패를 들은 인간은 종족의 손이 닿지도 않을 상체를 방패에 숨기며 하체를 노출한다. 양손 검을 들은 인간은 무기의 종류마저 알지 못하고 한 손으로 쥐고 있다. 창을 쥐고 있는 인간은 파지법마저 알지 못해 제 손목을 잡아먹게 쥐고 있다.

무엇보다 두려움에 가득 질린 인간의 표정이 종족을 흥분하게 한다.

확실한 승리다.

인간에게 도착하기 직전까지 모든 고블린이 그렇게 생각했다.


"1열 무릎 앉아. 뒤에는 막다른 길, 한 사람이라도 무너지면 길이 열린다."


그러나 전투의 분위기가 곧 달라진다.

전장 선두인 방패를 든 인간이 무릎 앉아 자세를 취하며 방패에 몸을 숨긴다.

고블린의 몽둥이는 갈 곳을 잃었다.

뒤에 있는 인간에게 다가가고 싶지만 다른 길이 없다.

그렇기에 괜히 죄 없는 방패만 두들긴다.

방패에 몸을 숨긴 인간이 충격에 몸을 움찔거리면서도 자리를 굳건히 지킨다.


"3열 찔러."

"케에엑!"


고블린 소수가 비명을 지른다.

방패와 검을 든 인간 뒤에, 있던 창을 든 인간이 방패 사이로 창을 쉴 틈 없이 찔러 넣는다.

피부가 튼튼한 고블린이 아니었기에, 즉사는 아니지만,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다.


[ 치명타가 발생했습니다. 고블린이 심각한 피해를 입습니다. ]


창을 다루는 사람이 시스템의 알림을 보고한다.

치명타 발생의 알람.

얼굴을 기억해둔다. 이런 전투 속에서 시스템 알람까지 확인한다는 것은 좋은 재능이다.


"생각 없이 전투하지 마라. 치명타가 왜 발생할까. 단순히 우연으로 발생할까."


내 물음에 창을 든 사람이 생각한다.

왜 치명타가 발생했는가.

녀석은 답을 찾기 위해 혼란스러운 전장을 여기저기 살핀다.


[ 치명타가 발생했습니다. 고블린이 심각한 피해를 입습니다. ]


"급소입니다. 급소! 치명타는 급소 부위에서 발생합니다."


한 고블린이 발견된다.

얇은 목에 구멍이 뚫린 채, 죽은 고블린.

창을 든 인간은 혹시나 싶어 근처에 있는 고블린의 목을 창으로 노리고 찔러 넣는다. 재차 발생하는 치명타 알람.

모두가 깨닫는다.

치명타 알람이 곧 급소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고블린이 방패 부대를 넘는다. 대처 방법은 기억하겠지."

"물론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고블린은 선택한다.

방패를 들은 인간을 밟고 넘어가는 것.

그러나 그 선택은 곧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제껏 가만히 있던 검을 든 인간이 넘어오는 고블린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방패를 넘는 고블린이 한둘씩 있다.

처음 다루는 무기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다.

방패를 넘은 그것의 머리통을 나는 손으로 순간에 움켜쥐었다. 그리고 수차례, 벽에 그것의 머리통을 박았다.

저항하던 놈의 발버둥이 멈춘다. 녀석의 머리를 놓자, 벽에 녹색의 액체를 묻히며 스르르 떨어진다.


[ 첫 웨이브 제거에 성공하였습니다. 현재 고블린 개체 : 20 / 50 ]


전투를 치른 모두가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현실.

멍하니 전투가 있었던 곳을 살핀다.

격렬한 현장에 놓인 것은 고블린의 시체 20구와 녹색의 혈흔뿐. 완벽한 인간의 승리다. 곧 자리는 환호의 함성이 쏟아졌다.

전투 종료 알림과 함께 후방에서 대기하고 있던 비전투 인원은 전투 인원의 수습을 도우며 함께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


전투 인력의 멘탈은 붕괴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이들의 멘탈은 지금 어느 정도 붕괴하여 있어야 한다.

이들은 사회에서 살을 겪은 사람이 아니다.

같은 종족인 인간을 살해한 것은 아니지만, 살아있는 생물체인 고블린을 살해했다. 생명체를 죽였을 때의 감정은 말로 형용하기 힘들다.

그렇기에 본래라면 이들은 과거처럼 멘탈이 붕괴되어 몸과 마음을 추스를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과거와 달라진 것.

전장의 완벽한 승리와 리더가 김춘식이 아닌 내가 되었다는 것, 리더인 내가 리더십의 능력이 상승했다는 것 정도.

리더십이 높은 리더의 조직원에게는 버프가 주어진다.

그렇기에 상승된 내 리더십의 스테이터스가 이들의 정신을 지켜주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어찌 되었든 좋은 현상이다.

지금 이곳에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가득하니.


"중위님 특수 부대 어디 나오셨나요."

"국가 기밀입니다."

"역시, 아까 지릴 뻔했어요. 고블린 머리를 잡고는 벽에다가 박아버리시는데 눈빛이 얼마나 섬뜩하던지."


사람들은 옹기종기 모여 대화를 나눈다.

대화의 내용은 작금의 전투와 밖의 사회를 다룬다.

나를 발견하자, 한둘씩 내게 다가와 말을 건다.

그 물음에 대충 답한 뒤에, 시끄러운 장소에서 벗어나 조용한 곳을 찾았다.


"버러지 같은 몸뚱어리."


듀토리얼에서 성장은 매우 중요하다.

스테이터스의 모든 능력치는 게임처럼 레벨을 올린다고 무료로 주어지는 그러한 것이 아니다.

손수 제 노력으로만 올릴 수 있는 것이 스테이터스, 레벨은 스테이터스의 최대 한계치를 올려주는 것이다.

또한, 스테이터스의 랭크를 높여도 지속적으로 관리해주지 않는다면 스테이터스는 뒤로 퇴보하도록 설계가 되어있다.


지금 내 신체는 쓸모없는 수준이다.

내가 그러한 생황을 했기 때문에 신체가 그런 형편이다.

안 좋은 것들을 가까이하고, 좋은 것들을 장시간 멀리하였으니 이러한 결과물이 탄생한 것이다.


[ 2차 웨이브까지 남은 시간 - 23 : 20 ]


다음 웨이브까지는 시간이 많다.

나는 겉옷을 벗고 신체 단련을 시작한다.

노력이 없는 인생에 역전은 없다.

듀토리얼이 끝나기 전까지 몸을 만들어야 한다. 왜냐하면, 듀토리얼을 통해 앞으로 내가 빙의될 세계와 인물이 정해지기 때문에.

즉, 내가 비루한 몸과 나약한 정신을 지니고 있으면 그러한 인물에게 빙의 될 확률이 매우 높다는 소리다. 빙의한 인물과 동화율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의 수치는 나와야 하니 어쩔 수 없다.


"강한 육체에 강한 정신이 깃든다."


팔굽혀 펴기를 하는데, 한 개도 힘들다.

끝까지 내려가니 팔이 바람 앞에 등불처럼 떨리고, 다시 위로 올라오는 것은 천근을 들어 올리는 것 같이 힘들다.


다른 사람도 단련을 시켜야 한다.

그들을 어떻게 설득 할까.

제 신체 능력에 비례하여 빙의할 인물이 정해진다는 사실은 듀토리얼의 후반부에서나 밝혀지는 사실.

애초에 듀토리얼은 신체 단련을 요구할만큼 어려운 난이도가 아니다. 초점 자체도 무난한 클리어에 두고 있다.

아무래도 내가 이것을 위해 관여할 필요성이 보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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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화. 리더십 23.05.15 13 0 10쪽
1 1화. 빙의 듀토리얼 23.05.15 36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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