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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달수1 님의 서재입니다.

꼴통도사 최풍헌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팽달수1
작품등록일 :
2019.12.24 20:36
최근연재일 :
2020.03.21 12:1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1,930
추천수 :
62
글자수 :
107,423

작성
20.02.11 12:10
조회
293
추천
7
글자
4쪽

0화 다 망할 구미호 때문이지

DUMMY

쿵-


아무렇게나 세워져있는 간판 몇 개가 넘어가며 불꽃이 튀었다. 엉덩이가 뻐근해져왔지만 얼른 몸을 일으켰다. 늦은 새벽 텅 빈 거리인데도 술 취한 몇몇 사람이 시끄러운 소리에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최대한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유인하려 했건만. 저 사람들의 기억을 지우고 주변을 정리하는 등 뒤처리는 협회에서 알아서 해줄 테니 나는 저 자식만 해결하면 되겠지.


“도사나리께서 꼴이 영 말이 아니구나.”


조롱하며 걸어오는 놈의 꼴도 우스웠다.

반짝거리는 네온사인 아래 도포자락.

현대의 패션 감각은 안 가르쳐 준 것 같다.

아, 물론 그것보다 가장 못 참겠는 건······.


“이제 그만 조용히 죽음을 받아-.”

“말 좀 그만하거라. 제발.”

“······?”

“몸뚱아리 말고 그 머리통을 사람으로 바꾸는 도술은 할 줄 모르는 것이냐? 짐승의 머리를 달고 다니고 싶으면 말을 하지 말던가.”


사람 몸에 짐승의 머리를 달고 있는 저것이 말을 하는 게 도무지 적응이 되질 않았다. 물론 저것뿐만 아니라 지금의 상황도 받아들이는데 오래 걸렸다.


잠에서 깨어난 직후 한 밤중인데도 낮보다 훤히 밝은 것부터 적응하기 힘들었고, 노비들 수백, 수천이 죽어나가도 지을 수 없을 것 같은 높은 건물들이 즐비한 것도 마찬가지.


게다가 이곳 사람들은 자동차 같은 수단을 이용해 축지(縮地)를 하고 휴대폰을 가지고 멀리 있는 사람과 전언(傳言)을 나눈다.


이건 뭐 세상사람 전부 도사가 된 꼴 아닌가.

여하튼 중요한 건 저놈을 없애야한다.


생각해 보자면 조선에서도 요괴가 날뛰는 꼴은 똑같았다. 사람이 죽으면 그 억울함이 원귀가 되어 남들을 괴롭히기 일쑤였다.


심지어 제 가족들마저 못살게 구니 여간 골칫거리가 아니었다.


여기까지는 흔한 얘기.

문제 될 건 없었다.

이 최풍헌 님 같은 도사들이 있기 때문이지.

아, 물론 어중이떠중이 도사 놈들과 나를 비교해서는 안 되고.


어찌되었든 요괴들의 음의 기운과 도사들의 양의 기운이 적절히 대립해 큰 문제까지는 없었는데.


그래, 다 망할 구미호 때문이지.

억울한 혼 수준이었던 원귀들이 미친 요괴가 되어 날뛰며 사람들을 죽이는 것도, 내가 도력을 빼앗긴 채 400년씩이나 잠들어 있게 된 것도.


“스승님과 내 동생 왕우가 죽어버린 것도······.”


가만히 있던 내가 중얼거리며 살기를 띄자 놈의 몸이 보라색 기운으로 감싸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 주변에 검은 형체의 요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물어 뜯겨 고통 속에 죽어가라. 그리고 네놈의 도력을 내놓아라.”


물론 난 저 말대로 당해줄 생각이 전혀 없다.

아니, 오히려 저놈이 그 꼴이 될 것이다.


다른 도사들처럼 오행의 기운으로 불을 뿜고 바람을 일으키는 건 봉인이 된 이후로 불가능해졌지만 그 덕에 생긴 능력이 있었다.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하자 내 주변에 서서히 나타나는 요괴들이 보였다. 덩치 큰 늑대의 모습을 한 녀석은 이미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그놈 참 잘생겼다.

난 녀석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 주고 말했다.


“자, 가서 먹어치우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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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4화 중학교가 무엇이냐. 20.03.21 37 1 10쪽
24 23화 산에서 도나 닦던 도사놈들이 꽤나 복잡하게 일을 하는구나. 20.03.18 33 3 10쪽
23 22화 반드시 내 손으로 잡는다. 20.03.12 34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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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8화 처음 들어보는데요? 20.03.04 69 2 10쪽
18 17화 재물에 눈 먼 욕심쟁이들처럼 20.03.03 40 3 10쪽
17 16화 받아들여야 한다. 넌 죽었다. 20.03.02 49 3 9쪽
16 15화 풍헌은 생전 하지 않던 오지랖을 부렸다. 20.03.01 46 2 11쪽
15 14화 종국에는 구미호를 없애는 게 목표다. 20.02.29 44 2 10쪽
14 13화 사귀의 도력을 최풍헌이 흡수한 것 같습니다. 20.02.28 52 2 11쪽
13 12화 이 녀석이 지금까지 집어삼킨 도사가 몇일까? 20.02.27 56 2 10쪽
12 11화 목숨을 걸고 당신을 제거하겠습니다. 20.02.23 69 2 10쪽
11 10화 지금 풍헌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 20.02.22 67 2 9쪽
10 9화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느냐. 20.02.19 60 2 11쪽
9 8화 인간은 불완전하고 심약한 존재라는 것. 20.02.18 74 2 11쪽
8 7화 속고만 살았느냐. 늑장 부리면 아무것도 없는 줄 알아. 20.02.17 60 3 9쪽
7 6화 내 너에게 금은보화를 안겨주마. 20.02.16 69 2 9쪽
6 5화 대체할 방법이 있어요. 20.02.15 90 2 9쪽
5 4화 웬만한 도사가 아니라면······. +1 20.02.14 106 2 10쪽
4 3화 고리타분한 소리하기는, 늙은 도사놈. +1 20.02.13 110 2 10쪽
3 2화 도사님도 몇 백 년 만에 잠에서 깨면 바보 같다는 것 +1 20.02.12 147 2 12쪽
2 1화 나는 풍헌이다. 도사 최풍헌. +1 20.02.11 180 6 11쪽
» 0화 다 망할 구미호 때문이지 +1 20.02.11 294 7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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