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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박대장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학교의 에스퍼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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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박대장
작품등록일 :
2022.07.08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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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7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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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1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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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

DUMMY

361.


인간이란 망각의 생물이라 했던가. 사람들은 과거의 일을 잊으며 살아간다. 길게는 일주일 전일부터, 짧게는 몇 초 전의 일까지.


사람의 기억은 믿을 게 못 된다. 믿을 게 있다면, 마음이다.


역설적이게도, 이성의 반대라는 관념을 가진 감정이야말로 무엇보다 강력한 기억력을 선사한다. 사람의 감정이 한계에 다다랐을 때. 뇌라는 사고장치는, 추상적으로 작동하는 기억이라는 기능을 초월해 장면 그 자체라는 이름의 선명한 도장을 찍는다.


감정이 한계에 다다랐을 때

예를 들면 스트레스에 극에 달했을 때가 적절하다. 심리적 한계에 극명히 몰렸을 때, 사람들은 그 기억을 잊지 못한다.


나 또한 그렇다.

스트레스에 의해 박힌 기억은 내 머릿속에서 선이 아니라 점으로 강하게 찍혀 나라는 존재를 만들어냈다.


나를 구성하고 있는 기억들. 그것은 의도적인 게 아니라 강한 감정으로 나를 붙잡아 현현하게 만들고 있었다.


나보고 죽으라며 눈물을 흘리던 수녀가 그랬다. 나를 통해 자신의 죄악감을 해소했다고 고백하던 타냐가 그랬다. 나를 보고 인간으로 돌아가지 말고 괴물로서 역할을 다하라고 고했던 아르바토가 그랬다. 나에게, 지금이라도 되돌릴 수 있다고 울던 라신이 그랬다.


잊을 수 없는 일이 있다.

푸엔테 디아고라는 전신을 벗어 던지고도, 도저히 잊을 수 없는 일이 있는 것이다.

지금, 눈앞에, 헥칼 롤랑드의 목소리처럼.


[이제 네 인생에 고통은 없을 거다. 푸엔테··· 부디 평온히 잠들어라]


눈물을 흘리며, 나에게 평온히 잠들라고 하던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떠나가지 않던 것이다.


-까드드드득, 하는 소리가 이빨에서 들려온다.

턱이, 잇몸이 나갈듯한 압력이 저작근을 통해 가해졌다.


“헤, 헤에에에에엑, 카아아아아알!!!!”


“...푸엔테, 디아고??”


확인을 받을 필요도 없었다.

저 가증스러운 목소리, 잊어본 적이 없다.


무엇보다 이 끓어오르는 듯한 내 분노가 해석 이전에 나에게 말하고 있었다.

저 남자가, 저 남자가 헥칼 롤랑드야.

그 손으로 정성스럽게 나를 불태워 라비아탄 아래로 내던진 남자.

나에게 죽음을 선사하며 스스로가 짊어져야 할 죄의식마저 나에게 쑤셔 넣고 헌신짝처럼 던진 남자.


나의 영혼을 휴짓조각처럼 쓰고 버린 남자.


“헥카아아아아아아아아알!!”


죽여 버리겠어! 죽여 버리겠다고! 몇 번이나 되새긴 것처럼!! 너의 신체를 갈가리 찢어놓을 거야!!


“으, 으윽”


헥칼 롤랑드의 움직임이 굼뜨다.

다쳤나? 어쩌라고!


“■!”


영창! 잔재주다!

내 몸이 엉망진창이어서 저번처럼 제압할 수 있을 줄 알았어?? 알아, 알고 있어.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되새겼으니까.

꿈속에서, 기억 속에서, 자면서, 밥을 먹으며, 사람을 죽이며, 먹어 치우며! 몇 번이고 생각했어!

너를 어떻게 죽일지!


가속 영창이지??


“-카하하하하하!”


자, 피했다고!

네 주먹이 빠를지 몰라도, 나는 이제 푸엔테 디아고가 아니다.

루드빌이라고!!


“큭”


“카아아아아아악!!!”


우선, 발이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너에게서 도망칠 가능성을 앗아가 주겠어!!


“하하하하하하하!!!”


“끄아아아아아아악!!!”


찌지지지직, 걸리적거리는 녀석의 발. 뽑아내기 힘든 질긴 살점이다.

라비아탄 아래에 널려있는 마법사들의 살은 훨씬 야들야들한데, 냄새나고 누릴 거 같은 꼴을 하고선!!


“■■-,▼!!!”


뻔한 영창! 뻔한 마법! 뻔한 궤도!! 상상력이 없는 녀석이다! 암석탄 따위! 지금 와서 맞았다고 아플 리가 없잖아!


“카하아아아악!!!!”


-푸욱, 하는 소리와 함께 녀석의 팔을 붙잡으려고 했던 내 팔이 날아갔다.

보통 사람이면 죽었다. 개자식, 날 또 죽이려고 했지?


그런데, 이를 어쩌나?? 나는 루드빌이야. 저변에 널린 마법사가 아니라 루드빌이라고!!

이렇게 잘린 팔 따위, 뭉툭해져서 네 목을 누르는 데 도움이 될 뿐이야!


“끄, 아아악!”


헥칼의 목을 잘려나간 내 손의 뼛조각으로 눌러줬다. 자, 반항해 봐! 반항해 보라고!


“하하하하하하하하!!”


자, 웃어야지. 이렇게 네 팔을 날려줬으니까. 너는 즐겁잖아? 그래, 나는 너의 공격조차 즐긴다. 그러니까, 너도 즐겨야지??


내 다른 팔은 멀쩡해, 이렇게 네 얼굴을 만질 수도 있지.

내 손을 가져갔지? 너는 눈을 내놔!!


“끄아아아아아악!!”


한쪽 눈을 엄지로 눌러주니, 녀석이 내 손을 잡아떼어내려 하고 있다. 즐겁다. 즐거워, 너도 즐겁지? 나는 네가 내 팔을 날려버려서 즐거웠어. 그러니까 너도 즐거울 거야!


“■!!”


가속 마법 따위 통하지 않는다!

어차피 뻔해! 자유로운 손으로 내 팔뚝을 잘라내려 하겠지!


“하핫!!”


잘려나간 쪽 손으로 녀석의 팔뚝을 꽂아 바닥에 처넣었다.

-쾅, 소리와 함께 가속 마법을 속도를 내지 못하고 무산되어 버린다,

좋아, 좋아.


더 저항해라.

네가 저항할수록 네 팔을 뽑아냈을 때 내 승리감이 더 커진다.

네가 저항할수록 너를 죽여놨을 때, 내 정복감이 더 커진다.

네가 저항할수록 나의 복수가 달콤해진다고!


“이건, 아, 악몽인가.”


악몽?

악몽이라고?

이 새끼, 지금 나를 보고 있긴 한 거야??


아직까지, 아직까지 나를 자신의 위안거리로 삼는가? 마법사 새끼가 또 상상 속의 나를 만들어내고 자신의 욕구를 투사해 쓰고 버리려고 하고 있다.

이 새끼가, 달라지지 않았어! 이 버러지 같은 새끼가!


“헥칼 롤랑드, 방금 분명 푸엔테 디아고라고 불렀잖아!!”


니가 나를 인식했어! 직시해라! 네가 죽이고 버려버린 희생자가, 원귀가 되어 이곳에 돌아왔다는 것에 눈을 돌리지 말라고!


“네가 손수 망가트리고 불태워서 여기서 던져버린 소년의 이름을 네가 불렀잖아!! 악몽?? 악몽이라고?! 이 씨바아알!!”


바닥에 처박힌 녀석의 손을 마구잡이로 쑤셔줬다. 그래, 안다고 피가 많이 나서 나른하지? 내가 잘 알아. 그럴 때는 고통이 직빵이거든, 아무리 깊게 잠들어 있어도, 그것을 상회하는 고통이 있다면 꿈같은 소리 하지도 못하게 된다고!!


“...끄, 윽 푸엔테, 미안하다. 용서해다오”


“용서?? 용서?? 니가 불태웠던 그 소년이 무슨 꼴을 했는지 까먹었어?? 발을 분질렀지? 코를 베어냈지? 눈깔을 태웠지?? 피부를, 머리카락을, 근육을, 장기를 모두 아작냈지?? 공중에서 던져내 모든 뼈와 목숨까지 작살 내버렸어!”


용서 따위, 내가 한마디라도 꺼냈냐? 용서 따위 내가 하겠다고 말한 적 있어? 나는 그딴 자기 위로를 바라지 않았어. 그건 네 사정이지. 내 사정이 아니야! 니가 뭘 바라든 어쨌든 푸엔테 디아고는 여기서 태워 버려졌다!


“끄, 으, 윽”


헥칼의 눈에서 물기가 맺힌다.

울어? 울어?? 울어?!!!


이 새끼가, 지금 약자의 모습을 보이는가? 다른 사람을 죽일 때는 그렇게 당당하던 새끼가. 조금 불리해지니까 징징 짜면서 동정심이라도 바라는가?!


“미안하다. 푸엔테 디아고. 그럴 생각이 아니었어.”


헥칼 롤랑드의 뻔뻔한 말에 입술이 들어 올려졌다.

‘그럴 생각이 아니었다.’

거짓으로 점철된 자기변호에 분노가 끓어올라 펄펄 부풀어 얼굴에서 터질 것만 같았다. 떨리는 잇몸에 피가 흘렀다.


“우연이 아니었잖아아아아!!”


이 새끼, 죽이고 말 거야. 내가 할 말을 다 하고, 오장육부를 산 채로 뜯어먹을 거라고!!


“모든 걸 네 손으로 했잖아! 네가 행하고, 네가 저지른 일이잖아!! 푸엔테 디아고를 향해서!! 그건 그럴 생각이 아니었던 게 아니야! 고의야! 의도를 가지고 실행한 일이라고!! 넌 그럴 생각이었어!!”


헥칼 롤랑드의 얼굴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이 그의 눈알을 헤집어 놓은 내 손가락에 흘러내렸다. 이 새끼, 여전히 울고 있다. 속상해? 억울해? 자기가 가차 없이 죽여놓은 인간이 눈앞에 돌아오니까 울어 재껴??


“...왜 죽였어?”


“그래야만 했었다.”


말귀가 어두운 새끼가.


“왜 죽였냐고, 왜! 왜 죽였어!! 죽여야 했냐 아니냐가 아니라고오!! 죽여야 했던 이유 말이야 새끼야아아아!!”


“크, 윽”


헥칼의 눈에 손가락을 더더욱 후벼, 녀석의 고통을 일깨워줬다. 지금 너의 목숨을 쥐고 있는 녀석이 나야. 닥치고 내 물음에 답하라고!


“...5년 전”


“계속 말해, 계속 말하라고! 네가 왜 아무 죄도 없는 소년을 불태워 던져버렸는지, 그 입으로 말해!!”


들어주겠다. 푸엔테 디아고의 이야기니까. 이 루드빌이 왜 태어날 수밖에 없었나 하는 이야기니까.


“5년 전 그날. 만디부란데의 사체가 학생들을 습격한 날, 무언가가 네 신체에 흘러 들어갔다. 검은 진흙을 타고, 그것을 정면으로 받아낸 네게. 푸엔테 디아고의 체내에 무언가 흘러 들어갔었다.”


“...”


“네가 던져진 날. 네 의식이 있기 전, 그 무언가에 조종당하던 네가 라비아탄 지하에 침입했었다. 나와 동료 교사들은 그것을 막으러 지하에 갔었지. 그리고, 조종당하던 너를 제압하는 데 성공했지만, 너는 도주했다.”


“듣고 있다. 계속해라”


“...뒤늦게 너를 발견했을 때, 너는 위험한 장소에 있었다. 그 상황에서,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너를 죽일지, 살릴지.”


“...”


그런가. 그렇게 됐던 건가. 그래, 그랬구나.

그래서, 내 몸을 엉망진창으로 분지르고, 태워서 라비아탄 바닥에 던졌었던 거구나. 그래, 그렇단 말이지?

헥칼, 이 자식이 그럴 이유가 있었구나.


“...”


“푸엔테 디아고, 네 말이 맞아. 나는, 내 손으로 너를 죽였다.”


“이유가 있었구나.”


그래, 이유가 있었어. 대의가 있어서 날 죽였구나. 그럴만한 이유가 말이야.

헥칼 롤랑드, 그래 이유가 있었어. 잘했네.


“미안하다. 푸엔테 디아고.”


“아니, 사과할 거 없다.”


사과할 필요가 없지, 너에겐 이유가 있었잖아? 나를 잔인하게 박살 내고 불태워 던져버리지 않으면 안 될 이유가. 대의가 있었잖아? 잔혹한 살생을 저지를 대의가. 그것은 네 본의가 아니라 의무였잖아? 아무 잘못도 아닌데 왜 네가 사과해?


“그런데, 그러면, 내가 널 어떻게 해야 할까?”


“푸엔테 디아고, 나한테는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 염치가 없다는 건 알지만. 나를 죽이는 걸 조금만 미뤄다오.”


하하하하하, 대의가 있었다. 그래. 대의가 있었지.


그러면, 나는? 대의에 희생된 나는? 내 죽음이 대의를 위해 옳았다고 말한다면, 나는? 내 몸은? 내 영혼은? 어떻게 되는 거야.


“...푸엔테”


“너는 세상에 변명할 이유가 있었겠지. 그런데 나는? 대의나 세상이 아니라 나는 왜 죽었지? 좀 더 근본적인 이유 말이야. 헥칼 롤랑드. 대답해라.”


푸엔테 디아고가 죽은 이유는, 대의 때문에. 그렇다면, 대의를 제외한 순전한 인간으로서의 푸엔테 디아고는 왜 죽은 거야?


“지금,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 하지 못하면,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들이, 고통과 죽음을 직면하게 될 거야.”


“이, 씨바아아아아알!!”


헛소리하는 헥칼 롤랑드의 얼굴을 흔들어 바닥에 처박았다. 녀석의 눈물과 피가 더럽게 튀어 얼굴에 붙어버렸다.

이 새끼가, 지금 내가 묻고 있잖아. 하는 질문에 답하라고!


“나는 어떻게 하라고!!! 답해라 헥칼 롤랑드!! 루드빌이 묻는다!! 푸엔테 디아고는 아무 잘못이 없었던 거잖아!! 세상이 어쨌든 대의가 어쨌든! 푸엔테 디아고는 왜 뒤졌어야 했냐고!!”


“제발, 푸엔테, 늦게 되면, 사람들이”


“대답해!! 푸엔테 디아고의 죽음에 눈물 흘리며 각오를 다졌잖아!! 그러면, 너는 알고 있을 거 아니야!! 제자를 태워버리곤 자기를 위로했잖아! 다 타버린 제자를 코 푼 휴지처럼 던져버린 새끼니까! 잘난 새끼니까 말해보라고!!!”


“...”


푸엔테 디아고가, 그렇게 허무하게 죽어버린 이유. 대의를 위해 희생된 이유. 아무도 지켜주거나 기회를 주지 않은 이유. 일평생 선택이란 자유가 없이, 그저 살아가기만 해야 했던 불우한 소년이 그렇게 잔혹하게 버려진 이유를 말하라고!


“너를”


그래, 헥칼. 말하라고.

이유를.


“그 자리에서 너를 죽여 버리면, 다시는 볼 일이 없을 줄 알았다.”


“...”


듣고 있다. 계속하라고, 네 입에서 들어야만 하는 말이다.


“다시는 볼 일이 없으니까. 네게 지은 죄는 그때뿐일 줄 알았다. 그 순간의 감정만 어떻게든 넘기면, 다시는 너를 마주 볼 일이 없으니까. 그것으로 끝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 알고 있었다고, 네 입으로 듣지 않아도 알고 있었어.


“...단지, 그 순간의 죄악감만 떨쳐내는 것이, 대의를 위해 쉬운 길이고 희생이라 생각했다.”


그래, 알고 있었어. 내 목숨이 헌신짝처럼 버려진 이유는 이미 알고 있었어.

알고 있었다고, 그저 그 순간의 감정 해소제로서 쓰인 거야. 한 인생을 걸어왔던 푸엔테 디아고라는 인간이, 헥칼 롤랑드라는 인간의 인생 드라마 한구석을 장식하기 위해. 피와 뼈로 만들어진 액자로서 기능했던 거라고.


그곳에, 대의가 어디 있지? 아직, 전부 들은 게 아니야. 그런 거 따위, 그냥 이치일 뿐이다. 내가 간직한 분노에 가장 중요한 부분을 듣지 못했어.


“...그러면, 그 각오는 뭐였지? 던져버리기 전에 한 말.”


나에게 미안하다고 눈물 흘리며 읊조린 혼잣말. 자기가 손수 죽여놓은 제자를 앞에 두고 한 그 말은, 왜 한 거냐고.


“그냥, 그럴듯한 말을 한 거다. 감정에 벅차서 자신을 조절하기 위해.”


아하하, 그래. 그럴 줄 알았어. 아하하하하하하하


“-카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알고 있었어. 대의고 나발이고, 아무런 구실이 되지 않아. 헥칼 롤랑드의 감정과 서사를 장식하기 위한 소모품으로써 사용된 거라고. 푸엔테 디아고라는 거지의 죽음을 자신의 고귀함이라는 가치의 장식품으로 쓰고 버린 그 수녀처럼, 헥칼 롤랑드는 푸엔테 디아고의 영혼과 인생을 곤죽 내곤 자신의 인생에 장식했을 뿐이야.


“이”


알고 있었다. 이미 알고 있었던 일이었다. 그걸 단지 헥칼 롤랑드의 입에서 듣고 싶었을 뿐이다. 확신을 위해. 온몸의 근육이 떨린다.


“이, 개새끼야아아아아!!!!!!”


죽어!!!

뒤져버려라! 죽어! 죽으라고!!


“크, 쿨럭”


피를 토해도, 아무리 용서를 구해도, 아무리 울어 눈물범벅이 되어도. 푸엔테 디아고는 돌아오지 않아!!

자, 내장을 꺼내주마, 그 쓰레기 같은 몸에 갇혀 있는 것이 억울할 테니까!


“씨발새끼야아아아아아!!!”


얼굴도 짓뭉개 주겠어! 그 더러운 입에서 숨이 새어 나오는 것으로 세상이 오염된다!


“뒤져!!!”


녀석의 창자에서 더러운 똥 냄새가 난다. 뭘 처먹은 거야! 자신을 장식하기 위해 사람을 동정하는 쓰레기 새끼가!


“죽어버려 이 새끼야!!!!!!”


헥칼 롤랑드에게 마지막 일격을 가했다. 내장을 철저히 박살 내, 목뼈를 분질러줬다. 이걸로 세상에서 사라져야 할 쓰레기 새끼는 끝을 맞이했을 것이다.


“....라”


...아직도 살아있나?


“라삭”


“시끄러워!!”


-빠직, 하는 뼈 분질러지는 소리. 녀석의 얼굴을 밟아 뭉개 버렸다. 녀석의 두개골이 완전히 박살 나버렸다.


“하, 하아.”


갑자기, 춥다. 손에 잔뜩 묻어있는 헥칼 롤랑드의 피가 얼어붙듯이 추웠다.

추워, 차가워.


“아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


통쾌했다. 시원하고 통쾌하다. 그래, 헥칼 롤랑드를 아작 내줬다고. 소원을 이뤘다고, 아하하하. 가슴 속 깊숙이 시원해!


“이히히히히히히히히히”

[히히히히히히]


이거야. 이걸 원했다고!!


“히히히히히히”


[히히히, 돌아왔구나! 루드빌.]


머릿속에서 울려 퍼지는 듯한 이 목소리. 언제 나와 같이 기분 나쁜 목소리가 평소보다 더 선명하게 들렸다.


[여기야. 여기, 루드빌, 이쪽이야.]


여기. 알고 있는 장소다.

그래, 알고 있는 장소다. 그리운 장소, 본 적 있는 장소.

길게 이어진 감옥들이 가득 찬 통로. 알고 있는 장소라고.


그래, 이 길은 쭉 이어졌지. 그리고, 그리고 그 끝엔.

6개의 자물쇠가 걸린 방이 있다.


[여기야]


“하, 하하하하”


6개의 자물쇠가, 난폭하게 잡아 뜯겨 기능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자물쇠가.

덜컹덜컹덜컹 거리며 흔들리고 있다.

그날의 기억과 그대로 일치한다. 그래, 그리운 게 아니야.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돌아온 거야. 돌아왔어. 돌고 돌아 이곳으로 온 거야!

5년 전, 그날과 같이 그 장소에 돌아온 거야!!


[난 너야],

[너도 나처럼 모두 다 부숴버리고 싶잖아??],

[부숴버려 나와 함께 부수자, 내가 도와줄게]


머릿속에서 끔찍하고 꺼림칙한 목소리가 끊임없이 울린다.

그래, 정확히 그때와 같이. 5년 전의 그때와 같이.


“그래, 정말로, 정말로 네 손바닥 안이었구나.”


[열어, 루드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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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2 인연의 인연 NEW 6시간 전 2 0 18쪽
381 성혜의 용사 24.05.03 6 0 19쪽
380 파티 24.04.30 4 0 18쪽
379 평온으로의 길 24.04.29 5 0 18쪽
378 기반 24.04.27 6 0 16쪽
377 자아이상 24.04.25 7 0 18쪽
376 인양 24.04.22 7 0 20쪽
375 대관식 24.04.21 7 0 22쪽
374 판도라의 상자 24.04.20 8 0 17쪽
373 판도라 24.04.18 5 0 19쪽
372 보은 24.04.16 6 0 14쪽
371 부정 유합 24.04.15 6 0 22쪽
370 윤회 24.04.13 7 0 14쪽
369 탈향 24.04.09 5 0 17쪽
368 가치 24.04.07 5 0 16쪽
367 호생 24.04.06 5 0 16쪽
366 하나 24.04.04 6 0 20쪽
365 온혈 24.04.01 5 0 17쪽
364 충격 24.03.27 6 0 16쪽
363 불복 24.03.24 9 0 16쪽
362 악마의 증명 24.03.23 6 0 17쪽
» 악인 24.03.21 9 0 17쪽
360 실현 24.03.20 6 0 18쪽
359 진가 24.03.19 6 0 15쪽
358 숙명 24.03.18 6 0 17쪽
357 신념 24.03.17 9 0 19쪽
356 불허 24.03.14 5 0 15쪽
355 모순취합 24.03.13 7 0 17쪽
354 대체 24.03.12 7 0 18쪽
353 열성 24.03.10 7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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