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최근 미국 갱스터들은 놀랄 만한 이슈를 씹어댔다. 마피아 두목 중의 두목, 카포 디 툿디 카피였던 갠돌피니 패밀리가 모든 사업을 접은 사건이었다.
도박, 매춘, 노조 분쟁, 보호세, 로비, 청부 살해, 마약.
지하 세계를 반 세기 가까이 군림했던 황제가 제국을 포기한 것이다.
사실 말단 조직원만 되어도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일이었다.
X라 불렸던(적들을 도끼로 처형해 붙여진 별명) 젠토 꼴리오네 갠돌피니는 질서를 위해 힘을 사용할 줄 아는 자였다. 위협과 위기는 도처에 존재하고, 조금이라도 안전하려면 적의 3대까지, 적의 부하의 팔촌까지 죽여야 한단 걸 알고 있었다.
반면 X에 뒤를 이은 장남 조셉 트리비아니 갠돌피니는 너무 신사적이고 평화적이었다. 그는 마피아에도 협력과 민주주의가 가능하다고 믿는 남자였다. 2000년대 들어 개념조차 사라진 위원회(Commission)를 설립하고, 서로 으르렁거리며 싸울 게 아니라 다양한 인종, 카르텔 갱 같은 경쟁 조직과도 협력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물론 누구도 그 신념을 지지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를 따까지라고 욕해댔다. 이태리어로 ‘주머니’. 엄마의 주머니에 숨은 겁쟁이란 뜻이었다. 그래서 사업에서 손을 뗀단 소문이 돌았을 때 갱스터들은 그것이 패밀리의 당연한 몰락이라고 생각했다.
얼마 후 갱스터 사업에서 갠돌피니 패밀리는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반 세기 동안 모아둔 현금이 어마어마하단 것. 소규모 나라 하나의 국력에 버금갈 만큼.
그 뒤에 붙은 말은 그것보다 더 이질적이고 괴상했다.
‘갠돌피니 패밀리가 인공지능 개발사와 게임 개발사를 인수했다.’
모두 손가락질하며 비웃었지만 진실은 알지 못했다.
모든 것이 패밀리의 막내이자 콘실리에리, 그리고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진태니 킴 겐돌피니를 위한 형들의 배려였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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