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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입니다.

헌터왕, 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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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돌
작품등록일 :
2021.10.24 00:07
최근연재일 :
2021.10.24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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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24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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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첫 번째 메인 미션(1)

DUMMY

1화 첫 번째 메인 미션(1)


***


그날 밤. 서울시 종로구 을지로4가에 위치한 모든 것의 공방(아이템 제작소)


'모든 것의 공방'을 운영중인 설계자 나탈리는 자기 앞에 놓인 아이템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분명 눈에 익는데···'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창수 단장의 아이템이었다.

그런데 이것을 왜 염치(炎治) 새끼가 가지고 있는 것인가.


나탈리는 염치 이종석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탐욕스럽게 찢어진 눈이 아이템의 가치를 묻고 있었다.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아 나탈리가 입을 열었다.


"이거 어디서 났어?"


그러자 염치는 무용담을 들려주듯 아이템의 입수 경로를 술술 불었다.

으스대는 꼴이 못 봐줄 정도였다.


"..... 개랑 집은 불태웠어. 그 새끼 아주 질징 짜더라고. 어쨌든 남자를 쓰러뜨렸으니까 이거 내거 맞지?"


염치가 반짝이는 칼을 들어올렸다.


"그런 약골에게 이런 엄청난 물건이 나올 줄 누가 알았겠어. 그래서 이 물건 정체가 뭐야?"


염치가 기대 어린 얼굴로 물었지만 나탈리는 대답이 없었다.

그녀의 얼굴이 종잡을 수 없을 만큼 구겨져 있었다.


"그 남자 살았어 죽었어?"

"살려는 줬지. 불쌍하잖아. 근데 그 새끼가 날 죽이러 찾아오겠대. 완전 미친 놈···"


퍽.


순간 나탈리가 염치의 얼굴을 갈겼다.

염치는 동태눈깔을 하고선 당황하며 나탈리를 보았다.

어떻게 너 따위가 내게 손을 댈 수 있느냐는 표정이었다.


"뭐 하는 짓이야. 당신 죽고 싶어?"

"미친 놈. 그 남자를 건드릴 생각이었으면 숨통까지 끊었어야지. 지금 네가 누굴 건드린 줄이나 알아?!"


나탈리는 코피 흘리는 염치에게 휴지를 던지곤 손사레를 쳤다.


"꺼져. 네가 날 죽이기 전에 네 아비가 널 죽이려 할 거다."


갑작스러운 나탈리의 태도에 염치는 화가 치밀어올랐다.

하지만 그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노려보는 것 뿐이었다.

일선에선 물러나긴 했어도 전설급 헌터였다.

헌터왕의 은퇴로 끝나버린 2차 대 헌터시대를 풍미했던.


아이템은 두고 가라는 나탈리의 기세에 밀려 염치는 빈손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씩씩거리는 염치에게 똘마니 마동목이 분을 참지 못하며 말했다.


"어차피 이빨 빠진 호랑이인데 우리끼리 목 띠버리자."


그러자 염치가 제정신이냐며 마동목에게 사대기를 갈겼다.


"미쳤어? 저 아줌마 손가락만 까딱해도 우리 다 죽어."

"그럼 어쩌자고. 이렇게 개망신 당하고 가만히 있을 거야?"

"걱정마 내가 누구 아들인데. 세계 4대 권력 중 하나를 건드린 죄값은 확실히 치뤄야지.."


***


염치가 사라지고 몇 시간 뒤 나탈리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예상했다는 듯 그녀는 태연하게 수화기를 들었다.


"오랜만이군 나탈리."

"그러게요. 스팔반씨."


인사를 끝으로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수화기를 사이에 두었지만 스필반의 위압감은 엄청났다.


"죽고 싶나."

"..."

"내 아들은 곧 나다. 내 아들을 건드린 건 곧 나를 건드린 거다. 적어도 너의 손목은 내놔야 이번 일을 해결할 수 있다."


그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나탈리는 침착했다.


"당신 아들이 누구를 건드렸는지 알면 아마 나는 신경도 안 쓰일 걸요."

"그게 무슨 말이지?"

"창수."

"!"


짧고도 강력한 이름이었다.

그 한마디가 마치 독이라도 되는 양 스필반을 찢어놓는 걸 나탈리는 느낄 수 있었다.

아마 그에게 창수란 이름은 존경이면서도 공포이자 두려움 그 자체일 것이다.

당황을 숨기는 듯 그가 헛웃음을 지었다.


"장난하나."

"신의 탑 20층. 당신도 그와 함께 했었죠. 그때 단장은 삼천 여 명의 달하는 거대 헌터단을 몰살했어요. 이유는 단 하나 아킬리스크라는 검을 얻기 위해. 자신에겐 더 좋은 검이 있음에도, 단지 아름답다는 이유에서였죠."


스필반은 기억을 더듬으며 20년 전 일을 떠올렸다.

피범벅이 된 채 아무일도 아니라는 냥 희미하게 미소 짓던 창수 단장.

그 모습은 언제 떠올려도 스필반을 공포로 전율케 했다.


"기억한다. 창수의 말대로 미적 가치만큼은 탁월했지."


그 검이 바로 자신의 아들이 훔친 검이었다.

스필반은 그제야 나탈리의 말을 믿기 시작했다.

나탈리는 걱정 섞인 투로 말했다.


"그의 등장이 뭘 말하는지 알테죠? 그는 반드시 당신 아들에게 복수할 거에요. 그러려면 자신의 힘을 먼저 찾으려 들겠죠. 만약 그가 전성기 때로 돌아온다면 당신이 가진 권력은 물론 세계 질서 자체가 바뀔 거에요."


그녀의 당부가 무색하게 스필반은 거만한 태도로 대답했다.


“잊었나. 그 녀석은 고작 병신년 하나 때문에 모든 걸 포기한 놈이야. 제깟 놈이 맨손으로 무엇을 할 수 있겠어.”

“당신이야 말로 뭔가 착각하고 있네요. 창수는 애초에 맨손으로 정점에 오른 사내에요.”

“글쎄 두고 보면 알겠지. 무엇보다 난 이제 너희들 뒤치닥거리나 하던 짐꾼이 아니야. 세계 4대 권력 중 하나라고.”


그 말을 끝으로 스필반은 전화를 끊어버렸다.

나탈리는 스필반에게 당부하듯 끊긴 전화에 대고 말했다.


“단장에게 아내가 어떤 존재인지 당신은 모를 거야. 그의 복수심이 얼마나 무서울지도.”


수화기를 내려놓고 나탈리는 떨리는 손으로 서럽장을 열었다.

거기엔 빛바랜 사진 한 장이 놓여있었다.

그 사진을 꺼내든 나탈리는 그리운 눈빛으로 사진을 보았다.


‘창수 헌터단.’


사진 속엔 창수 헌터단의 단장 창수와 7명의 대장인 칠주선(七主善) 그리고 환하게 웃고 있는 나탈리 자신과 동료들이 있었다.

나탈리는 사진속 인물들을 쓰다듬으며 속삭였다.


“그립던 이들이 다시 모이려나.”


***


서울시 종로구 창신 2동 공동묘지.


얼마쯤 팠을까.

아내의 관 위에 올려놨던 분노의 구슬이 슬슬 보이기 시작했다.

나이는 못 속인다고 삽질 몇 번 했다고 숨이 턱턱 막혔다.


분노의 구슬.


내 분신 중 파워로 가장 강력한 분신이자 가장 처음 봉인한 힘이었다.

아내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복수를 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

화염 녀석은 지금 내 힘으론 도저히 당해낼 수 없었다.


‘내가 없어도 절대 폭력은 안돼.’


아내가 남긴 유언이 귓가를 스쳐지나간다.

그런데도 나는 멈출 수 없었다.

아내를 너무 사랑했기에 아내의 유언을 지켰지만 이젠 그 사랑이 복수심을 부추겼다.


슈슈슉.


마저 흙을 파내려는데 등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거기 아저씨 동작 그만.”


나는 손을 흙에 묻은 채 뒤를 돌아봤다.

칼, 도끼, 둔기를 손에 든 장정들이 공동묘지를 꽉 채우고 험악하게 노려보고 있었다.


“ㅅㅂ 뭐냐 네들은. 공동묘지에서 무섭게.”

“아저씨가 우리 도련님 건드린 사람이야?”


대장격으로 보이는 남자가 팔짱을 낀 채 무리를 이끌고 있었다.

족히 삼십은 되어보이는 규모.

힘 깨나 쓰는 헌터단에서 나온 것 같았다.

도련님이라는 녀석은 그 화염 자식을 말하는 것 같은데···

근데 뭐지.

여기까지 날 쫓아왔다면 내가 누군지, 그리고 뭘 하려는지 알고 있단 뜻인데.

화염 그 자식 정체가 뭘까.


“너희 도련님이 그 불 쏘는 새끼냐.”

“그래. 네가 우리 도련님한테 폭력을 썼다며.”

“폭력을 써서 내 개를 죽인 건 그 새끼지. 난 그래서 복수를 하려는 것 뿐이다.”

“아 ㅅㅂ 그건 모르겠고. 난 명령 받고 왔을 뿐이야. 정의 구현하러.”


머리속에 떠오르는 의문이 많았지만 일단 상황부터 파악했다.

일단 저 녀석들은 내가 누군지 모른다.

단지 의뢰만 받고 왔을 뿐.

손에 든 칼이나 자세로 봐선 대략 E급 헌터들로 구성된 놈들이었다.

그 중에서 조장격으로 보이는 녀석은 상당한 실력자.

등줄기에서 식은 땀이 흘렀다.

명색이 헌터왕이던 놈이 떨기는.

하지만 지금의 나로선 절대 이길 가능성이 없었다.


잠시 침묵하는 사이 나는 재빠르게 구슬을 퍼냈다.

방법은 이것 밖에 없었다.

구술에 손이 닿는 순간 눈 앞에 날선 칼이 날아들었다.


스윽!


E급 헌터의 공격은 꽤 매서웠지만 칼 끝에 망설임이 있었다.

난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공격을 피했다.

그런 뒤 놈의 뒤로 돌아가 목을 꺽어버렸다.


"커억"


훈련과 실전 살상은 전혀 다른 문제다.

아무리 스텟과 스킬에 격차가 크지 않다면 경험이 그 자리를 메꿀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녀석들과 나의 경험치는 하늘과 땅 차이다.

사람 하나 죽여보지 못한 놈들이 허다한 게 분명하다.


“이거 생각보다 허술한 놈들일세. 날 죽일 거였으면 S급 정도는 데리고 와야지.”


하지만 동료들의 목이 꺽였는데도 녀석들은 태연했다.

수적으로 내가 이길 수 없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말은 그렇게 했지만 단지 전력차를 숨기기 위한 허세일 뿐이었다.


잠시 분위기가 가라앉은 틈을 타 나는 슬그머니 구슬을 손에 지었다.

날 보며 비웃고 있는 녀석들에게 희미하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러곤···


와장창!


온힘을 다해 구슬을 깨뜨렸다.

깨진 구슬 안에서 엄청난 연기가 치솟았다.

시뻘건 연기는 밝은 빛을 발하기 시작했고 순간 폭발해버렸다.


콰아아앙.


엄청난 풍압이 몸을 짓눌렀다.

몇몇은 그 기세에 밀려 나자빠졌다.


홀로그램 창이 떠지더니 시스템 메세지가 울린 건 바로 그때였다.


---

[이름 없는 헌터가 첫번째 메인 미션을 완수했습니다.]

[미션 보상이 주어집니다.]


1. 헌터왕의 분신 분노, 라스 획득

2. 영구 올스탯 +20

3. 일시 버프 올스탯 +20(30분 적용)

4. 분노의 지배자, 인내의 구슬 획득

---


공동묘지를 뒤덮었던 붉은 연기는 소용돌이 치더니 작은 도깨비불 크기로 줄어들었다.

그러곤 마치 나를 보호하듯 내 주변을 멤돌았다.


갑자스러운 폭발에 주춤했던 조장이 자세를 고쳐잡았다.


“뭔 수작을 부리는지 모르겠지만 호박이 줄 긋는다고 수박 되는 거 아니야. 얘들아 죽여라!”


조장의 명령과 함께 수 십 명의 헌터가 일제히 내게 달려들었다.

내 손에 죽은 동료 때문인지 그들의 기세가 제법 살벌했다.

인벤토리를 소환한 나는 구멍공방에서 구매한 견습용 검을 꺼내들었다.

그러곤 라스를 쓰지 않은 채 그 무리 안으로 날아올랐다.


스가각!


수 십의 검격이 날아들었다.

피할 틈도 주지 않고 매섭게 몰아쳤다.

하지만 검격 하나하나가 눈에 보일 만큼 느렸다.

그 느리게 흘러가는 장면 사이로 회피의 길이 보였다.

영구 올스텟에 버프 올스탯까지 합치면 민첩이 50.

이정도면 이런 조무래기들의 공격은 쓰레기나 다름없었다.


“뭐야 이자식 왜 이렇게 빨라 윽···”


스스슥, 댕강···


말을 내뱉던 녀석의 목이 그대로 떨어져나갔다.

몸만 빠른 게 아니라 공격도 빨라 목 따는 게 너무 쉬웠다.


[학살의 시작. 이름 없는 헌터가 학살을 시작합니다.]


10명의 목을 치니 시스템 메세지가 날아왔다.

그제서야 날 이기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는지 하나둘 도망가기 시작했다.


“조장님. 살려주십시오. 보통 놈이 아닙니다.”


그렇게 도움을 요청하는 순간 조장이 부하의 머리를 잡았다.


“쓸모 없는 새끼들.”


후두두둑.


부하의 머리를 꺽더니 그대로 뽑아버렸다.

바닥엔 눈도 감지 못한 채 척추째 뽑힌 머리가 나뒹굴었다.

다들 조장의 횡포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흉측하게 뽑힌 머리를 보며 토하는 놈들도 있었다.


그런데 그 광경을 보면서 희열을 느껴지는 건 왜일까.

피맛 나는 풍경에 나는 드디어 헌터의 세계에 돌아왔음을 깨달았다.


거기다 조장이 내뿜는 살기는 현재의 내가 이길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웃고 있었다.

쓰러뜨리기 어려운 적을 만날수록 나는 들뜬다.

죽이고 싶다. 죽이고 싶다.

그게 바로 나 창수다.

20년만에 돌아온 난 무척 피가 고팠다.


전의를 상실한 부하들을 한심한 듯 쳐다본 조장은 주머니에서 너클을 꺼냈다.


“영광으로 알아라. 의뢰금 500만원. 철권(鐵拳)의 진님께서 직접 상대해주는 거니까.”


의뢰금?

처음 듣는 말이었다.

요즘은 저런 걸로 우열을 메기는 모양이었다.

어쨌든 500만원이든 철권 뭐시기든 우쭐대는 모습이 같잖다.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라스. 듣고 있지? 이제 믿을 건 너 밖에 없다.

-...

-왜 말이 없냐? 이제 슬슬 시작해야돼. 이러다 진짜 죽어!


라스가 아무 대답이 없자 나는 무언가 잘못됐나 싶었다.

조금씩 걸어나오는 철권의 진을 보며 나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라스에게서 미묘한 반응이 느껴졌고 내 기대감은 부풀어올랐다.


-싫은데. 에베버버러 버러지 새끼야.

-!


순간 온몸에 등골이 서늘해졌다.

너클을 착용을 마친 철권의 진이 내 코 앞까지 다가왔다.

주먹에 마기(魔氣)가 모이는 게 보였다.

한 방만 맞아도 즉사.


죽음이 눈 앞에 다가오고 있었다.

그제야 나는 깨달았다.


20년 동안 라스가 내게 삐져있었다는 사실을.


“씨이바아알!!! 이 삐돌이 새끼야!!!”


펑어어어엉


엄청난 마력을 내뿜으며 진의 주먹이 내 얼굴을 직격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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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첫 번째 메인 미션(2) 21.10.24 9 0 7쪽
» 1화 첫 번째 메인 미션(1) 21.10.24 10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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