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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 보물이 다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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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사
작품등록일 :
2024.03.24 17:20
최근연재일 :
2024.04.1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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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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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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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4.0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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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곰나루의 전설 (3)

DUMMY

“회사를 만들어서 직접 개발하겠다는 건가?”


장길현은 약간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


“예, 제가 쌍신동 땅을 다 둘러봤는데 여기는 황금이 없는 것 같습니다.”


장길현은 나의 이야기에는 표정이 단번에 굳어 버렷다.


“최진수 씨가 대단한 능력자라는 건 들어서 알고 있지만 이렇게 날 배신할 줄은 몰랐군요.”


“하하, 배신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네요. 사실은 장 사장님이 허가받은 땅을 아무리 탐지를 해봐도 황금의 에너지를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저를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제가 땅속에 있는 금의 기운을 느끼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기를 탐지하다보면 눈에 충혈이 생기고요.”


나는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벗었다.


눈이 약간 가렵기도 하고 거울로 보면 거의 공포 영화 수준으로 붉게 충혈된 눈에서는 당장이라도 피가 흘러나올 것 같은 긴장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저런, 눈은 괜찮은 겁니까?”


“예, 능력을 좀 무리해서 쓰면 이렇게 되는데 하루 정도 푹 쉬고 나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니까요. 크게 걱정하실 것은 없습니다. 저도 좀 불안해서 안과에 자주 가니까요.”


“음, 최진수 씨의 눈을 보면 그동안 애써주신 건 확실하군요.”


“어쨌든 제가 가진 능력으로 저는 성심성의껏 장길현 사장님의 발굴사업을 도우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땅 아래에 금괴가 없는 건 제가 장담합니다.”


“그러면 어디를 개발하겠다는 겁니까?”


“그건 아직 말씀드리기가 곤란합니다. 제가 여기 왔을 때부터 자전거를 빌려서 주변의 강변을 돌아다닌 건 아실겁니다.”


“그랬죠. 우리 사무실에 있던 자전거를 빌려드렸으니까요. 그걸로 산책이나 운동하는 거 아닌었나요?”


“처음에는 그럴 생각이었지만 주변을 둘러보면서 지형도 익히고 고마나루 혹은 곰나루라고 불리는 이 일대에서 대한 탐사도 좀 하고 그랬습니다.”


“그러다가 황금을 발견한 겁니까?”


“예, 아마도 그런 것 같습니다. 지하에서 강한 황금의 에너지가 분출되는 곳을 찾았으니까요.”


정확히는 일본군이 만들어 놓은 지하벙커를 찾은 것이다. 무려 깊이 17미터의 지하에 인공으로 만든 동굴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 엄청난 금괴가 들어있는 상자가 있다는 것도 확인한 상태였다.


문제는 그곳이 공주시에서 점용허가를 받은 개발허가지가 아니라 쌍신동에서 강을 건너 반대편 웅진동에서 있는 곰솔 숲이라는 것이었다.


우연의 일치인지 곰솔 숲 가운데에 자리잡은 곰사당 안뜰의 마당 아래에 바로 그 벙커의 입구가 있었던 것이다.


원래 그 자리는 70년대에 곰석상이 발견된 곳이라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 아래에 일본군의 벙커가 있었던 것이다.


나름 추정을 해보면 전쟁 패망기에 일본군이 급하게 황금을 숨기기 위해서 작업을 하기에는 괜찮은 장소로 보였다. 왜냐하면 말그대로 그곳은 곰솔이라는 해안자생의 해송군락이 있는 숲으로 주변의 강가에서 드물게 숲이 형성된 곳이었다.


연미산 같은 산이 주위에 많이 있지만 강변에 숲이 조성된 곳은 곰솔 숲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었다.


해송이라는 말처럼 금강변의 모래지역에서도 잘 자라는 특성이 있어서 주위에 나무가 드문 금강둔치 일대에서 숲을 이루는 것은 이 곰솔이 유일했다.


숲이 있고 또 강과 가까워서 나중에 배를 통해서 바다쪽으로 금을 운송하기도 좋은 위치라고 할 수 있었다.


내가 일본군 장교고 공주지역에서 있는 황금을 급하게 숨겨야 하고, 나중에 일본으로 금을 빼돌릴 것까지 계산을 한다면 강변에서 가까운 지역에 금을 숨겨야 하고 또 금을 안전하게 숨기기 위해 땅을 깊게 파면서도 주위의 조선인들을 눈을 피하기에는 이 곰솔 숲이 어느 정도 조건을 갖춘 곳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제가 장길현 사장님을 돕기 위해서 여기 온 건 사실이지만 어디까지나 장 사장님이 개발허가를 받은 곳에서 한정된 것이라고 할 수 있죠.”


“음, 여기가 아니라 다른 곳에서 찾은 건 확실한 건가요?”


“물론입니다. 제가 직접 사업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을 정도니까요.”


나 역시도 장길현에 대한 신의는 다 지킨 것이다. 그가 허가를 받은 땅에서라면 금을 찾아주고 내 몫이나 챙겼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곰솔 숲은 아직 그런 발굴허가도 받지 않은 땅이었고 거기서 우연히 찾은 금괴가 숨겨져 있는 동굴에 대한 정보를 장길현에게 줄 필요까지는 없는 일이다.


오히려 나는 장길현에게 제안을 했다.


“괜찮으시다면 저랑 사업을 해보시는 게 어떻습니까?”

“사업을요?”


“물론 이 사업은 제가 주도하는 겁니다. 황금을 발굴하는 일에서 가장 중요한 건 황금매장지에 대한 정보겠죠. 그리고 실제로 금괴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할 테고요.”


“하긴, 어디 있는지만 알면 사실 황금을 캐는 일은 엄청난 고수익 사업이죠. 땅을 파는 건 어려운 일은 아니니까요.”


“맞습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저는 지금 대학생 신분이고 작은 구멍가게 하나 운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사업은 전혀 모르고요. 장비나 인력도 없고, 그래서 장 사장님이 절 도와주시면 어떨까요?”


“나보고 최진수 씨 밑으로 들어가서 일을 하라는 건가요?”


장길현은 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누구 밑으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파트너가 되는 겁니다. 수평적인 관계고 각자 할 일만 하면 되는 거죠. 지금도 파트너 아닙니까?”


“그럼, 황금을 발견한 후에 수익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황금이 발견된다면 전체 수익의 20% 정도를 드리기로 하죠.”


“20요? 그러니까 80은 최진수 씨 몫이고요?”


황금을 찾게 된다면 매장지의 토지 소유주와 발견자가 반씩 권리를 나누게 된다. 이번 곰솔 숲의 경우에는 토지 소유자는 공주시가 되고 이익의 절반을 공주시가 갖게 되는 것이다.


발견자의 몫은 절반 정도가 될 테고 그걸 장길현에서 20% 정도 떼어주겠다는 제안이었다.


내가 곰솔 숲의 지하에서 확인한 금의 매장량은 대략 500kg 정도는 되는 것 같았다. 정확하게 하나하나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한 상자에 100개가 들어있는 철제 상자 5개를 내가 투시력을 확인한 것이다.


돈으로 환산하면 대략 500억이라는 계산이 나왔다. 절반이면 250억, 20%면 50억쯤 되는 셈이다. 나쁘지 않은 제안이라고 할 수 있었다.


장길현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최진수 씨가 찾았다는 그곳에 금이 얼마나 있는 것 같던가요?”

“아주 정확하지는 않지만 500kg 정도는 되는 것 같던데요.”


장길현은 계산을 해보는 것 같았다.


“그러면 내 몫은 50억 정도라고 보면 되나요?”

“그 정도면 괜찮은 거 아닙니까?”


“하하, 내가 지금까지 여기에 투자한 돈도 꽤 됩니다.”


“그것과 제가 발견한 황금은 별개의 문제죠. 죄송한 말이지만 쌍신동에 투자한 사업은 이미 실패한 겁니다. 그리고 다른 곳에 새로운 사업기회가 생긴 거죠. 이번에는 투자 수익이 확실하고요. 둘을 같은 일의 연장으로 보면 곤란합니다. 그리고 장길현 사장님과 인연이 있어서 이런 제안을 하는 거지 제가 혼자 발굴을 한다고 해도 달라질 건 그다지 없죠. 대신, 황금이 나오지 않아도 제가 50억의 수익은 보장하는 조건으로 하죠.”


“그만한 돈이 있습니까?”

“이천 포도밭 금괴 발굴 때 받은 포상금이 50억입니다. 그 정도 돈은 있습니다.”


장길현의 표정이 복잡하게 변하고 있었다.


나의 말대로 현 상황에서 이미 실패한 쌍신동 발굴을 계속하는 것도 무의미한 일이고 내가 뭔가를 찾았고 내가 50억의 수익을 보장한다면 그로서도 안전하게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였다.


장길현은 잠시 생각을 해보는 것 같았다. 그러더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생각해 보니 좋은 제안이군요. 여기서 황금이 안 나온다면 파산인데..저로서는 오히려 감사하죠.”

“하하, 잘 생각하셨습니다.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겁니다.”


“그나저나 이거 하루 아침에 사장에서 사원이 된 느낌이네요. 하지만 최진수 씨의 아니 최진수 사장님의 제안은 거부할 수가 없군요.”


“하하, 그럼 파트너가 되어주시는 겁니까?”

“예, 금의 위치만 확인해 준다면 다른 일들은 제가 다 처리하겠습니다.”






***



장길현이 다른 일은 다 처리해주겠다고 했지만 그래도 그를 완전히 다 믿을 수는 없었다. 겉으로는 사람 좋아 보이는 인상이었지만 그렇다고 속마음까지 그런지는 알 수 없으니 말이다.


일단 나는 황금발굴을 위해서 직접 개발회사를 설립하고 공주시에 발굴허가를 신청하기로 했다.


일단 공주시에 발굴허가 요청서를 보내고 그와 동시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곰솔 숲의 현상변경 허가를 위해서 문화재청에도 현상변경 허가를 요청해야 했다.


그리고 이 모든 사업을 처리하기 위해서 개발회사를 설립했다.


발굴작업에 필요한 시추기 같은 장비, 전문인력들은 기존에 쌍신동에서 개발사업을 하던 장길현의 회사의 장비와 인력을 가져와서 급조한 회사였다.


거기에 발굴계획서와 발굴 후에 복원을 위해서 10억의 복구비용을 예치하는 조건이었다.



회사를 설립하려면 이름도 필요했다.


여러 가지 이름을 생각하다가 금을 캐는 사업을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기 때문에 미래자원개발이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대표이사까지 되고 말았다.




***


그리고 차유진은 그런 미래개발의 웅진동 발굴사업에 대한 특집기사를 쓰게 되었다.


지방 일간지에 실린 기사였지만 공주에서 일제강점기에 매장된 금괴를 찾는다는 흥미로운 내용 그리고 거기에 대구 동화사 금괴를 찾은 무속인? 최진수가 직접 회사를 설립해서 발굴에 나섰다는 이야기에 다른 언론사에서도 앞다투어 기사를 전송하고 후속 취재를 위해서 기자들까지 공주로 보내기 시작했다.



“최진수 씨가 직접 개발사업을 하는 건가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곰솔 숲에서 발굴을 할 거라는데 허가가 날까요?”

“사업자금은 어디서 투자를 받으신 겁니까?”

“금괴의 양이 1200톤이라는 데 사실인가요?”


“하하, 다들 진정하시죠. 일단, 제가 설립한 미래자원개발이 발굴사업 허가를 신청한 상황이고 문화재청에서도 현상변경 신청을 했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최초 신청자가 권한을 가지게 되니까 큰 문제가 없다면 제가 발굴허가를 받게 될 겁니다.”


“금괴의 양이 1200톤이다 이게 가능한 이야기라고 보십니까?”

“천이백 톤이면 미국이 보유한 금보유량 수준 아닌가요?”


“미국의 금보유량이 8천톤 정도입니다. 1200톤이면 세계 7위인 스위스보다 좀 많은 수준이고, 중국이 1900톤, 한국은 100톤 정도라고 하네요.”


“하하, 기자분이 더 잘 아시네요. 1200톤은 정말 무슨 말도 안 되는 수치고요. 제가 예상하기로는 적게는 300kg에서 많게는 700kg 정도가 있지 않을까 그런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하에서 그런 기가 느껴지시는 건가요?”


“예, 비과학적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땅속에 있는 금괴나 금속 성분을 기의 흐름을 이용해서 감지할 수 있습니다. 동화사나 이천 포도밭 금괴도 그런 식으로 발견한 거고요. 이번에도 지하에서 기의 흐름이 왜곡되는 지점을 찾았고 그게 다량의 황금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발굴은 언제쯤?”


“조만간 문화재청에서 허가가 나올 겁니다. 그러면 바로 시작할 겁니다. 그럼 오늘은 이만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나중에 황금을 발굴하면 언론에 따로 브리핑을 하겠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문화재청에서 미래자원개발의 공주 웅진동 곰솔 숲과 곰사당 터에 대한 현상변경 허가를 승인했다.


드디어 발굴이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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