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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강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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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사
작품등록일 :
2023.12.14 11:22
최근연재일 :
2023.12.15 11:25
연재수 :
6 회
조회수 :
1,103
추천수 :
45
글자수 :
27,505

작성
23.12.14 18:20
조회
181
추천
7
글자
11쪽

흰우유 강화 (1)

DUMMY

“김민우..”

“어..”

“야, 김민우..”

“어..왜?”

“야, 씨발 김민우...”


정명석, 내가 새로 전학온 학교의 일진짱이다. 녀석이 쉬는 시간에 구석에 조용히 앉아 있는 나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아.. 젠장. 날 왜 부르는 거냐고?



왠지 일어나야 할 분위기에 어정쩡하게 일어나기는 했다.


“야, 이리 좀 와 봐, 김민우...”

“나?”


이번에는 손짓까지 하며 자신의 책상 쪽으로 나를 부른다. 아, 천하의 김민우가 이 무슨 쪽팔리는 시츄에이션이라는 말인가?


아버지의 부도로 집이 날아가고 엄마의 친정이라는 이곳 무진으로 오게 되었다. 낯선 학교 생활에 적응도 안 되고, 서울에서만 살던 내가, 밤에는 불빛도 없는 외딴 산 중턱의 오두막 같은 곳에 살게 되면서 문화적 충격이랄까?


원래는 쾌활하고 친구도 많았던 나였지만 낯선 시골학교에 와서 그냥 쭈글이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오늘은 월요일, 새롭게 시작되는 무진 고등학교에서의 2번째 주가 막 시작되는 날이었다.


“아, 이 새끼 진짜 넌, 그렇게 대가리가 안 돌아가냐? 딱 분위기 보면 모르겠어?”


정명석을 중심으로 학교 일진들이 모여 있었다. 손에는 천 원짜리 지폐들을 들고 있었다.


“왜? 부른 거야?”

“야, 빵셔틀을 왜 불렀겠어? 어? 내가 무슨 니 첫 키스 언제 했나 그런 게 궁금해서 불렀겠냐?”

“하하, 첫 키스, 저 새끼가 키스는 해봤을까?”

“야, 찐따? 너 키스 해봤냐?”

“어..? 아..아니..”


젠장, 왜 대답을 하는 거냐고? 무의식적으로 대답이 나와 버렸다.


“하하, 내 그럴 줄 알았지, 아이고 딱 봐도 여자 없게 생겼구만..미안하다. 괜히 가슴 아프게 해서. 대신 빵 사 오면서 너도 하나 먹어.”

“아니, 됐어.”

“먹어, 우리는 룰이 있다고, 이렇게 돈도 다 주고, 빵도 하나 사줘야, 나중에 뒤탈이 없지, 안 그래?”

“그래, 요즘 학폭위다 뭐다 해서 잘못하면 큰일난다는 말이야. 그러니까 신경 쓰지 말고, 너도 빵 하나는 꼭 처먹으라 이 말이야. 알겠어? 빵셔틀?”


남자의 가오가 이렇게 비참하게 무너지다니, 주변을 둘러보니 다들 나를 힐끔거리고 있었다. 다행이라면 남녀공학이라도 남자반과 여자반이 나뉘어 있다는 정도, 이 학교만의 특이한 점이었다. 원래 남고와 여고가 따로 있다가 최근에 합쳐져서 그렇다고 했다.


확 들이받아버려? 아니지, 전학온 지도 얼마 안 되고, 엄마도 다 망해서 내려온 고향에서 겨우 식당에서 일하고 계시는데 안 하던 일을 하시니 얼마나 힘드시겠어? 거기에 나까지 사고를 쳐? 딴 건 몰라도 엄마 힘들게 하면 안 되겠지?


그래, 초한지의 한신처럼 훗날을 도모하며 한 번 참는 거다. 불량배의 가랑이를 기어가던 한신의 심정이 이런 것이었을까?


나는 일진 녀석들이 쥐여주는 돈을 받아들고는 씁쓸하게 교실을 나왔다.




***


매점



매점에서 빵 여러 개를 고르고 있자 뒤에서 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쟤? 2학년 1반 새로운 전학생이지?”

“빵셔틀인가 봐? 불쌍하다.”

“생긴 건 귀엽게 생겼는데.”


젠장 하필이면 왜 또 내 뒤에 여자애들이냐고?


“봉지에 담아줄까?”


매점 아줌마는 빵과 음료수를 커다란 봉지에 담아줬다.


“이건 서비스야. 명석이 갖다줘, 아줌마가 단골이라 하나 더 주는 거야.”

“크큭..역시 정명석이 빵셔틀 시킨 거네..”

“아, 예..”


매점 아줌마는 눈치도 없이, 왜 또 그런 말까지..하긴 그게 아니어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분위기..그래, 참자. 지금은 한심해도 나의 미래는 한신처럼...어라, 이거 라임이..


“너, 이름이 김민우야?”

“어?”


빵이 가득 담긴 비닐봉투를 들고 매점 밖으로 나오는 나를 누군가가 불러세웠다.

명찰을 힐끔 쳐다보더니 왠지 상큼하게 미소까지 지으면서 말이다.


“난 서은채야.”

“날 알아?”


뭐야? 이런 시골에 저런 미모의 미소녀가 실존하고 있었단 말인가? 실화냐?


키는 165cm쯤으로 나랑 비슷했다. 하지만 여자라 그런가 꽤 늘씬하고 커 보이는 느낌이었다. 거기다, 왠지, 가슴 쪽이 불룩...그..글래머인가?


“어딜 보는 거니?”

“어, 아무 데도 안 봤는데.”

“어쭈? 너 은근 변태구나.”

“무..무슨 소리야? 변태라니..”


변태라는 말에 지나가던 여자애들이 나와 은채를 힐끔거리고 있었다. 젠장, 난생 처음 해보는 빵셔틀도 억울한데, 이 여자애는 또 뭔데 갑자기 끼어들어서 사람을 변태 취급을 하는 거냐고?


“너네 엄마랑 우리 엄마가 동창이래.”

“어, 그래?”


그래서 엄마가 너 만나면 잘해주라고 해서.”

“아, 그런 거였니, 아무튼 반갑다.”


엄마의 고향이라 그런지 20년 만에 서울에서 돌아온 엄마를 알아보는 지인들도 꽤 있었다. 은채라는 여자애의 엄마도 우리 엄마의 여고 동창이라는 모양이었다.


“그거, 명석이가 사 오라고 한 거지?”

“어, 빵 말이야? 아, 배가 고프다고 해서, 하하, 누군가는 사러 가야 하잖아? 우루르 다 몰려가면 매점도 복잡해지고 뭐, 그래서 내가 혼자 와서 깔끔하게 사 가는 거지. 하하..하하하..”

“명석이 걔 나쁜 애는 아니야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여자애들한테도 친절하고.”

“그래? 공부도 잘해?”

“전교 1등이잖아. 2학년 전교 1등, 몰랐어?”

“아, 난 지난주에 전학와서 아직 잘은 몰라.”


뭐야? 그 새끼 인상도 차갑고 전형적인 일진...아니, 얼굴은 좀 잘생겼나? 하긴 키도 한 185cm 정도는 되는 것 같던데. 체육시간에 보니 농구도 잘하고, 거기에 선생님들도 명석이 명석이 하면서 친한 것 같고. 음, 역시, 그런 녀석이었었던 건가? 약한 놈들은 괴롭히는 모양이었지만 공식적으로는 공부 잘하는 모범생에 여자애들에게는 젠틀한 척하는지도 모르지..


“그래, 어서 가봐. 이러다 수업종 울리겠어.”

“어, 그래, 은채라고 했지? 서은채?”

“그래, 기억해 둬. 2학년 공식미녀 서은채라고.”

“공식미녀?”

“후훗, 농담이야.”



농담이든 뭐든 그 여자애, 서은채가 2학년 남자애들 사이에서 그런 식의 별명으로 불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


무진고 2학년 1반.


“공식미녀라는 게, 그 서은채를 말하는 거냐?”


빵셔틀 임무를 완수하고, 자존심은 상하지만 명석이 녀석이 먹으라고 던져준 빵 하나를 옆자리에 이동주라는 녀석과 반으로 잘라 씹으며 물었다.


“서은채? 왜, 관심 있냐? 꿈 깨, 걔는 우리학교 남자애들의 우상이라고, 2학년 공식미녀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야. 정명석만 해도 걔랑 한 번 데이트 해보려고 얼마나 공을 들이는데.”

“정명석도?”

“그래.”


이동주는 내가 오기 전까지 2학년 1반 공식 빵셔틀을 하던 녀석으로, 아니, 이 학교는 무슨 공식이 이렇게 많아?


아무튼, 지금 내 옆자리에 앉은 첫 번째 친구라고 할 수 있는 녀석이었다. 동병상련인가?


“야, 찐따..”

“야, 찐따 김민우..”


“어? 왜?”

“우유도 먹어야지, 빵만 먹으면 목 맥힌다.”


뭐, 고양이가 쥐 생각해 주는 거냐?


그런데 명석이 녀석이 내미는 건 내가 사 온 바나나 우유가 아니었다.


“이게 뭐야?”

“흰우유 먹어야 키 클 거 아냐? 넌 좀 많이 먹어야 할 것 같은데..거기 남은 우유 다 줘.”


비닐봉투에 가득 우유가 담긴 걸 일진 녀석이 나에게 내밀었다.


“먹어.”

“이렇게 많이 필요 없는데, 하나만 먹을게.”


“아...씨발..김민우, 너 저능아냐? 왜 말귀를 그렇게 못 알아들어? 이거 다 니가 쳐먹으라고 주는 거야. 먹기 싫으면 갇다 버리든지, 니가 알아서 하시라고요.”


아..이것들을..


아메리카였으면 총기난사를 했을 상황이 연출되고 있네..


이걸 참아 말아..


“선생님 오신다.”


일단 선생님이 오시니까 흰우유가 담긴 봉지를 들고 내 자리로 돌아왔다.


“동주야, 어디서 다 어디서 난 거냐?”

“여긴 시골이라 우유급식이 공짜야, 대신 맨날 흰우유만 나오거든, 정명석이랑 그 일당들은 맛없다고 안 먹어, 남긴 우유를 버리는 것도 빵셔틀의 주요 임무 중에 하나지.”


“나보고 이걸 버리라고?”


빵셔틀이 급식 우유도 처리해주니 정명석은 물론이고 먹기 싫은 놈들이 다 모아놓는 모양이다.


아니, 나라 세금으로 지원받아서 주는 우유를 이게 대체 뭐 하는 짓이냐고?



***


오후 수업이 끝났다.



“김민우, 너 그거 안 버릴 거야? 학교 뒤에 가서 버리면 되는데..”

“됐어, 아직 멀쩡한 것 같은데 왜 버리냐?”


족히 40개는 될 것 같았다. 오늘 우유도 있고, 금요일에 버린 우유도 있는 것 같았다.


200밀리 우유도 40개가 되니까 졸라 무겁다.


“그건 다 뭐 하려고 가지고 가냐?”


이동주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보며 묻는다.


“집에 가져 가려고.”

“그걸 먹을거야?”


“아니, 집에 개를 키우는데 개나 주게..아무튼 상관없잖아. 어차피 안 먹고 버리는 거니까.”

“그래, 나 같으면 그거 들고 가느니 버리겠는데..아무튼 알아서 해라, 친구.”


“그래, 너도 잘 가라, 친구.”


버스 정류장까지 낑낑거리며 우유를 들고 가서 겨우 집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거기서 또 집까지 가려면 산길을 올라야 하고...미치겠네...



***


민우의 집


그래도 강화석이 있으니까 뭐라도 강화해 보려고 가져온 거였다.


멀쩡한 걸 버리다니..아프리카에서는 굶어 죽는 사람도 많은데..


일단 내 방에서 강화석을 꺼내왔다.


처음에는 운석 파편에 박혀 있었는데..점점 파편이 떨어져 나가더니, 이제는 파란색의 타원형의 광석만 남아 있었다. 계란 정도 사이즈로 손에 쥐면 딱 맞게 들어간다.


[접속되었습니다.]


[오늘은 우유를 가져오셨군요.]

[우유 : B등급]

[특성: 없음]


그래도 급식으로 나오는 거라, 아직 싱싱한 편이고 품질도 좋아서 B급은 나오고 있었다.


우유라면 몸에도 좋은 거니까 더 강화를 해볼 생각이다.


나는 손가락을 마우스처럼 움직여서 우유들을 지정했다.


파란선이 우유팩 주위를 감싼다.


[우유 41개를 강화하시겠습니까?]


“그래, 모두 강화해 줘.”


강화확률은 A급 강화까지 88%였다.


퍽퍽..퍽퍽퍽..


강화에 실패한 우유팩이 부풀어 오르면서 터졌다. 안에서는 썩은 우유 냄새가 진동을 한다.


남은 우유는 37개..다음은 S급 강화다.


[S급 강화확률은 59%입니다. 강화하시겠습니까?]


강화확률은 들쑥날쑥인 것 같다. 같은 계란이라도 강화할 때마다 약간씩 차이가 난다.


“그래, 강화.”


[우유를 S급으로 강화 중입니다.]

[강화 실패]

[강화 성공]

[강화 실패]

[강화 성공]...


퍽퍽..퍽..


우유 다섯 개는 터졌지만 나머지 10개는 강화 성공이었다.


[우유: S급]

[특성: 체력 강화 +10]


“체력 강화?”


[일시적이지만 10%의 체력이 강화됩니다. 지속시간은 체력 사용에 따라서 유동적입니다.]


한 번 더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S등급 2강의 성공확률은 42%입니다. 강화에 도전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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