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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환 님의 서재입니다.

나 혼자 마일리지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Mr.환
작품등록일 :
2020.04.12 13:29
최근연재일 :
2020.05.14 19:05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27,214
추천수 :
1,015
글자수 :
208,677

작성
20.04.16 17:05
조회
930
추천
29
글자
12쪽

5화

DUMMY

온 체중을 다한 찍기였기에 15cm 정도 되는 단검의 날이 모두 거대 고블린의 머리에 박혀 손잡이만 보였다.


잠시 꿈틀거리던 거대 고블린의 움직임이 멈추자 나는 한숨을 내쉬며 털썩 주저앉았다.


'힘들었다. 고작 이런 녀석 따위와 사투를 벌이다니.'


나는 잠시 나약해진 지금의 내 모습에 씁쓸함을 느꼈지만 이내 마음을 잡았다.


아직 모든 상황이 끝난 것이 아니니까.


나는 거대 고블린의 머리에 박혀있는 단검을 힘을 주어 뽑으면서 제단을 둘러보았다.


제단은 나무로 만들어져 있었지만 꽤 높았었기에 주변을 파악할 수 있었는데 확실히 이곳은 숲 한가운데임을 알 수 있었다.


'음? 저건······?'


아까 그 고블린이 지팡이를 들고 바라보던 곳으로 다가가자 그곳엔 제단 바닥에 여러 돌들이 기묘한 모양으로 문양을 이루며 놓여있었고 가장 안쪽에 꽤 커다란 아름다운 푸르스름한 빛의 보석이 보인다.


"마나석······이네."


나는 착잡한 심정으로 제단 바닥에 놓여있는 마나석을 바라보았다.


나노 머신만 고장 나지 않았더라면 마일리지를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뻤을 텐데 지금의 내 입장에선 아무런 의미가 없다.


"혹시 모르니 가져가 볼까?"


나는 바닥에 놓인 마나석을 집었지만 마치 접착되어 있는 듯 아무리 힘을 줘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끙······."


나는 몇 번을 힘을 주어 시도하다 결국 포기하고 다시 한번 주변을 둘러보았다.


숲 한가운데 나무를 베어 제단을 만들고 그 위에 놓여있는 돌과 마나석, 그리고 저기 보이는 허공의 균열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결국 이 마나석을 부수면 되려나?


나는 마나석을 부수기 위해 저쪽 제단 바닥에 굴러다니는 가검을 집어 들다가 버스에서 내려 허공의 균열로 달려가는 사람들을 발견하고 잠시 기다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내 예상대로 이 마나석을 부수고 나서 저 허공의 균열이 사라져 버리면 무척이나 곤란하니 말이다.


'설마 이거 부수자마자 저게 사라지는 건 아니겠지?'


나는 묘하게 불안함을 느꼈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고 사람들을 살펴보았다.


아까 버스에서 파악했던 사람들의 수는 총 10명.


나는 제일 먼저 미친 듯이 뛰는 남성을 본 후 혹시 다른 괴물이 있나 싶어 버스 주위를 살펴보았지만, 딱히 보이는 것은 없었다.


'다행이군.'


그 후에 버스에 사람이 남아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버스를 살폈다.


'원견 스킬이 없으니 겁나 불편한데······.'


잠시 눈을 찌푸리면서 버스를 바라보았다.


아직도 몇 명은 창문에서 천천히 나오는 것을 확인했기에 방금 뛰어나간 남성을 보며 혀를 찰 수밖에 없었다.


나는 고개를 흔든 후 잠시 대기했다.


창문을 통해 나온 버스 기사와 죽도를 쥐고 있던 청년이 버스에 남아있던 승객을 도와 모두 버스에서 내려 그들이 들어왔던 허공의 균열을 향해 빠르게 이동하는 것이 보였다.


'그럼 시작해볼까?'


나는 몸을 돌려 마나석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려다 쓰러져 있는 거대 고블린의 시체를 무감정한 눈빛으로 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 거대 고블린의 몸에는 마나석이 존재할까?'


나노 머신이 고장 나지 않았을 때야 온몸을 해부해서라도 마나석을 찾았겠지만 이젠 기념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했었기에 아까도 딱히 내가 사냥했던 괴물을 헤집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기념으로 가져가 볼까 했었던 커다란 마나석은 가져갈 수 없어서 부술 생각이니 이 녀석의 시체에서 마나석을 찾아보는 것도 크게 나쁘진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해서 거대 고블린의 시체에 다가가 가검을 내려놓고 허리춤에서 단검을 뽑아 거대 고블린을 해체하기 시작했다.


예전 지구에서 간혹 유인원 타입의 괴물들도 사냥해 본 적이 있었기에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음······역시 심장인가? 그렇지.'


심장을 가르자 한가운데 박혀있는 조그마한 푸른 빛을 내뿜는 마나석이 보였다.


나는 바로 마나석을 적출한 뒤 마나석과 단검에 묻은 녹색 피를 거대 고블린의 냄새나는 가죽에 몇 번 문질러 대충 닦아낸 뒤 단검을 원래 착용하고 있던 발목에 결박된 단검 집에 집어넣고 마나석은 주머니에 넣었다.


그 후 일어나면서 가검을 들고 마나석이 박혀있는 제단의 끝부분으로 이동했다.


나는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반쯤 부러진 가검을 머리 위로 들었다가 그대로 내리쳤다.


'챙!'


유리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마나석이 깨져나간 것을 확인했고 동시에 무형의 마나가 주변으로 퍼져나가면서 순간 내 몸을 관통하는 것이 느껴졌다.


동시에 나는 몸을 돌려 허공의 균열을 확인했고 아직 그대로인 것을 확인한 후 내 예상이 틀렸나 싶어 잠시 인상을 찡그리다가 균열의 윗부분이 살짝 줄어드는 것을 보고 전력을 다해 뛰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 나노 머신 D.E.35071805723 부팅 시작 ]


"어?!"


순간 내 망막에 보이는 익숙한 홀로그램에 놀라 균형을 잃을 뻔했다.


"뭐야! 고장 난 거 아니었어?"


반가움에 크게 소리쳤지만 내 반응은 무시하고 그저 부팅 퍼센트만 올라가는 것을 보여주는 나노 머신의 AI였다.


[ 부팅 중 1······30······50······70······100% ]

[ 나노 머신 D.E.35071805723 부팅 완료 ]

[ 나노 머신 D.E.35071805723 시스템 손상 확인 ]

[ 나노 머신 D.E.35071805723 시스템 점검 중 ]

[ 점검 중 1······3······7% ]


나는 어느새 천천히 달리면서 내 망막에 보이는 홀로그램을 뚫어지게 바라보았지만 시스템 점검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느낌이라 이내 홀로그램에 눈을 떼고 위에서부터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 허공의 균열로 온 힘을 다해 달려나갔다.


"훅! 훅!"


허공의 균열이 절반 정도로 줄어들었을 때 나는 그곳을 통해 귀환할 수 있었다.


동시에 나는 재빠르게 손을 들어 입가를 가리면서 주변을 살펴보았다.


일단 내 얼굴이 제대로 촬영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주변은 예상외로 한산했다.


이 주변을 온통 경찰차와 기자들이 점령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하긴 따지고 보면 내가 돌입하고 나온 지 채 10분이 되지 않았으니.


그 안에 이 주차장 같은 도로를 뚫고 경찰들이나 기자들이 모이긴 쉽지 않아 보인다.


거기에 내가 아까 내버려 둔 고블린도 있고.


'잡았겠지?'


다만 한쪽에 경찰차 몇 대와 구급차가 보이고 그곳에 앞서 탈출했던 버스 승객들이 모여 있었다.


'역시나······경찰이 있긴 하네.'


그때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가 나를 보고 이쪽으로 오라고 손짓하는 단발머리의 귀여운 여인과 그 옆에서 나를 보고 미소짓는 아름다운 여인이 눈에 들어왔다.


다만 그 뒤에 다른 버스 승객들을 향해 이것저것 묻는 경찰이 영 거슬렸다.


간단하게 조서를 쓰는 것도 문제가 일어날 소지가 있다.


내가 가진 것은 위조 신분증뿐이니까.


거기에 내가 고블린을 죽인 것을 저들이 봤고 특히 내가 무기를 휘두른 것을 아는 만큼 나에 대해 전산상으로 조회해볼 텐데 그럼 100% 걸린다고 봐야겠지.


'어쩐다······?'


나는 일단 자리를 피하기로 마음먹고 나를 바라보는 두 여인에게 얼굴을 가리고 있던 손이 아닌 다른 팔을 한번 흔들어주고는 바로 옆에 멈춰있는 자동차의 사각으로 움직였다.


"어?!"


내 행동이 의외였는지 놀란 탄성이 들려오는 것을 뒤로하고 나는 재빠르게 자세를 낮추고 사각으로 계속 이동했다.


도중에 떨어져 있던 모자를 집어 들고 푹 눌러 쓰기도 했고.


이곳에서 살면서 깨닫게 된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거리와 상점엔 CCTV가 넘쳐나며 자동차엔 블랙박스가 설치되어 숨어 살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나 오늘 같은 일은 SNS와 인터넷을 통해 미친 듯이 퍼질 것 같아서 좀 걱정이다.


일단 지금 이동하면서는 얼굴도 가리고 주운 모자도 푹 눌러 쓰기도 했다지만 아까는 그래야 한다는 생각을 미처 못 했었으니까.


다만 허공의 균열을 촬영하다 찍혔어도 내 뒷모습이 찍혔을 테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혹시 모르니 당분간은 잠수타야하나?'


그런 생각을 하며 고시원의 방향으로 이동했을 때였다.


[ 점검 완료 ]

[ 시스템 손상 일부 복구 ]

[ 디멘션 본사와 연결 에러 ]

[ 디멘션 본사와 연결 재시도 ]

[ 디멘션 본사와 연결 에러 ]

[ 사태 판단 중 ]


내 망막을 가득 메우는 홀로그램에 움찔하고 천천히 걸음을 옮기면서 자세히 살펴보았다.


'시스템 손상이 있었고 일부 복구되었다는 점이 좀 걸리는데 이건 일단 넘어가고······디멘션 본사와의 연결이 안 된다니······.'


디멘션 본사와의 연결이 두절되었다는 것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단순하게 생각해 본다면 평행차원으로 넘어왔으니 디멘션 본사와 연결이 끊어진 것은 당연하겠지만 다르게 생각해 보면 이 평행차원의 우주 어디에도 디멘션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닌가.


'흐음······이걸 어떻게 판단해야 하지?'


내가 이곳에서 알게 된 평행차원의 이론은 그랬다.


어떠한 일이 일어났을 때 그 시점에서 마치 뿌리에서 가지가 나뉘듯 차원이 분화되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난 퍼스트 임팩트를 분화된 기점이라고 생각했다.


즉 운석이 떨어져 퍼스트 임팩트를 겪게 된 내가 살던 지구와 운석이 떨어지지 않아 퍼스트 임팩트를 겪지 않은 지금 내가 살고있는 지구.


이렇게 두 개의 평행차원이 존재한다고 말이다.


물론 평행차원이야 무수히 많다고는 하는데······일단 내가 경험한 평행차원은 저 2개니까 말이다.


한데 여기서 내가 의아한 건 디멘션의 존재다.


내가 살던 지구, 편의상 예전 지구에 퍼스트 임팩트 2년 후 세컨드 임팩트라고 알려진 사건이 발생한다.


후에 세컨드 임팩트라고 알려지는 이 사건은 바로 외계인의 등장이다.


늘어나는 변이 괴물의 문제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UN 대회의장에 갑작스럽게 등장한 외계인.


꽤 많은 사람들이 우주선도 없고 생긴 것도 그들이 기대하던 외계인과는 다르게 인간과 몹시 흡사한 만큼 외계인보다는 차원 이동으로 등장했기에 차원 이동자, 혹은 방문자라고 부르는 존재들.


그리고 협상 결과 이들이 직접 지구에 세운 기업이 바로 디멘션이다.


만약 디멘션이 없었다면 나노 머신을 만들 기술이 없었기에 헌터도 없었을테고 또한 마나석을 이용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후에 예전 지구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세컨드 임팩트라고 불리고.


한데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이 디멘션이다.


내가 알고 있는 디멘션은 예전 지구에서 설립된 기업의 이름이지만 방문자들의 말에 따르면 수많은 차원의 우주에 동일한 디멘션이라는 이름의 단체가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모든 디멘션과 나노 머신은 같은 우주라면 거리에 상관없이 모두 연결되어 있기에 마일리지 시스템과 더불어 수많은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고도 말했었다.


즉 내가 지금 살고있는 지구, 편의상 현 지구의 경우 예전 지구와는 달리 퍼스트 임팩트가 없었기에 마나가 존재하는 행성을 찾아 방문하는 방문자들이 현 지구로 찾아오지 않는 것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 우주와 연결되어 있다는 나노 머신이 디멘션과 연결조차 되지 않는다는 것은 의아하다.


이 현 지구가 존재하는 우주에는 디멘션을 만든 방문자의 존재가 없다는 소리일까?


'설마 예전 지구와 현 지구의 분화가 퍼스트 임팩트가 아닌 방문자의 존재 유무인건가?'


그런 의문이 들 때 내 망막에 홀로그램이 나타났다.


[ 판단 완료 ]

[ 0급 비상 상황 판단 ]

[ 나노 머신 D.E.35071805723 독립적 가동 ]

[ 자체 운용 목적 소규모 시스템 구축 ]

[ 마일리지 통합 운용 결정 ]

[ 시스템 구축 중 ]


"응?“


이게 다 무슨 소리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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