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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아지박이 님의 서재입니다.

나사렛 몽키스패너와 갈릴리 소드마스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공포·미스테리

통무
작품등록일 :
2021.05.14 20:07
최근연재일 :
2021.11.24 23:39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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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1,482

작성
21.06.0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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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6. 나사렛에서 생긴 일.(수정됨)

DUMMY

돼지 고기를 구울 수 있을 정도로 달궈진 돌이 밤에는 서리가 끼며 얼어붙는다. 한줌의 수분조차 허락하지 않던 기후는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비를 내리며 인간을 조롱한다.


사람도, 그 사람을 필요로 하는 신들도 없는 무주공산의 땅. 사막. 어디를 둘러봐도 모래 외에는 없고, 그 모래를 좋아하거나 사람을 싫어하는 자들만이 모래가 지배하는 땅에서 거한다.


그 땅의 유일한 장점이라면... 별.


이 사막에서 보이는 별의 경관이란 바다 위에서 항해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알지 못하는 세상의 진귀한 보물과 같았다. 저 하늘의 보석함에는 창조주가 손수 세공한 보석들이 그 모습을 자랑하고 있었다.


12월의 마지막이 가까워지고 있는 날 밤, 사막 외각에는 점차 서리가 눌러붙고 있던 날 밤하늘의 별은 특히 더 아름다웠기에 사막의 내로라 하는 마술사 세 명이 모두 별을 바라보고 있었다.


800년의 한번씩만 볼 수 있는 진귀한 광경. 저 밤 하늘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리로 치장한 미녀를 가장 거대한 행성이 쫒아가고 있는 모습이 땅 위의 마술사들에게도 여실히 보였다.


이는 곧 800년 전 세워졌던 맹약이 시작되고 있음을 뜻하는 말이기도 했다. 세명의 마술사들은 각자 자신이 선지자와 약속했음을 뜻하는 증거를 들고 사막을 빠져나와 다윗왕의 고향으로 향했다.


첫째는 저 지중해 너머에서 전해진 북쪽 광전사들의 황금 장식을 바친 멜키오르.

둘째는 아즈라일 족속의 자랑이요, 시련과 고난이 샘솟는 몰약 나무를 바친 발타자르.

셋째는 수메르 신의 사체에서 태어나, 자신의 신성을 담은 유향을 바친 캐스퍼.


베들레헴에서 세 마술사들은 유대인의 왕이자 참 하나님이요, 참된 메시아를 영접하고 명을 받았으니, 이는 곧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계획 중 작은 축을 맡았음이라.


그 중 하나, 아나톨리아 지방의 마술사이자 유향을 준비한 위신은 분홍 머리의 여인으로 화하여 예수의 앞에서 머리를 조아렸다.


"저 남쪽 대륙의 큰 짐승들 중 제 자식에게 잘려나간 뱀의 꼬리가 있으니, 그것이 제 몸을 찾고자 모종의 수작을 부려 이 큰 뱀의 영육을 빼내어 간 것으로 사료되나이다."


파란색 눈동자를 빛내는 소녀 앞에선 예수께서는 이 거대한 별을 다시 정돈케 하실 방법을 궁리하고 있었다.


"영육만을 빼내어 조각난 제 신성을 강화하곤 이 뱀 속에는 허접한 신성을 넣어둔 뒤 주의 앞길을 막았으니, 이는 꼬리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옵니다. 남쪽 대륙의 짐승들이 모종의 야합을 한 것으로 사료되옵니다."


주께서는 조용히 고민하셨다. 옆의 사도들은 갑자기 튀어나온 소녀가 주 앞에서 오체투지하며 무언가를 보고하고 있으니 잘 알지는 못하겠으나 중요한 일이겠구나 생각했다.


"그렇다면 잘려나간 뱀의 영육 중 2개가 무사히 모였으며, 짐승들이 제멋대로 줄을 선다는 소리로구나?"


주께서는 손을 들어 황무지에서 나무 줄기 하나를 키워내시더니, 그 나무줄기를 지팡이로 만들어 큰 뱀의 머리를 툭 쳤다.


뱀의 머리에서 피어나기 시작된 이끼가 그 꼬리에 다다를 즈음, 다시금 뱀의 머리에서는 작은 풀과 커다란 나무가 자랐고, 단단한 비늘은 바위가 되며 뱀은 곧 산이 되더라.


"경시할 수 없는 일이라. 배교자들을 처리한 후에 남쪽 대륙의 짐승들을 뿌리 뽑아야 하겠구나. 빠른 시일 내에 너희 마술사들 중 하나를 부르리라."


"주의 뜻대로 하겠나이다."


소녀는 그만 몸을 일으키고 뱀의 입 근처에 놓여져 있던 자신의 유향을 다시 삼켰다. 그러자 분홍색 머리가 점차 붉어지더니 소녀의 빈약한 곡선이 점차 둥그래지고 머리카락이 자라나며 성숙해진 소녀는 얼굴을 가리고 있던 베일을 벗어던졌다.


"후, 이제는 이 모습이 주를 뵈옵던 모습보다 더 익숙해진 것 같군요."


작은 소녀가 경국지색의 여인이 되어 쾌활하게 웃자, 일부 마음의 수양이 깊지 못한 사도들은 문득 음심이 일었다.


요한이나 안드레아는 갑자기 든 음심을 진정 시키며 마음을 억눌렀지만 베드로는 강하게 뛰는 가슴을 숨기지 못하고 기뻐했다.


'자라났다. 머리가 자라났어.'


베드로의 나이 31살. 점차 머리 끝의 털이 빠지고, 주를 따라가는 선교여행 중에도 밤마다 빠져가는 머리카락이 신경쓰여 잠에 들지 못할 나이였다.


신앙의 조상 아브라함의 때부터 내려온 탈모는 갈릴리 사람 핫산의 아들 요나에게도 이어졌고, 그 요나의 아들인 시몬 베드로또한 그 불우한 유전자를 피하지는 못했다.


주께 받은 신성도 빠져나가는 머리 앞에는 장사가 없었으니, 옛 선지자들만이 베드로의 아픔에 공감할 뿐이었다.


베드로는 여자에게 다가가 그 유향을 조금 구하려 하였으나, 갑자기 밝은 태양과 같은 신성이 밝아져오며 베드로와 사도들의 이목을 끌었다.


"참으로 불경하다 못해 오만한 짐승이로다. 모두 내 뒤에 앉아 기도하라."


수많은 식생들의 터전이 되어버린 큰 뱀의 심장은 주께서 권유하신 제 역할을 거부하고 영육 깊숙히 잠들어 있던 폭탄의 심지를 당겼다.


잠시동안 주의 눈을 속일 정도로 교묘하게 숨어있던 신성은 점차 주변의 열을 모아, 근처의 온도를 급격하게 떨어뜨렸다. 정상적이지 않은 열기의 흐름 그 끝에는 터질듯이 붉어진 뱀의 심장이 있었다.


뱀의 심장은 자기보다 우월하고, 자신이 질투하며 시기하는 존재 앞에서 더더욱 커지니, 만물의 정당한 주인이며 존귀하신 주 앞에서 뱀의 심장이 부풀어오름은 당연한 것이라.


다만 그 뱀의 심장이 터져나간다면 뜯겨나온 나사렛의 땅은 물론이요, 죽은 신들의 시체 속에서 만들어진 이 공간 자체가 내려앉을 위험이 있었다.


공간이 내려앉음은 오히려 근심거리를 치우는 것이지만, 이 나사렛 땅이 가라앉는다면 하나님 아버지께서 준비하신 사도 중 둘이 이른 나이에 천국에 가리라.


주께서 한 손으로 뱀의 심장을 주무르려 하셨으나, 고결한 존재에게 뱀의 심장은 있을 수 없었다. 오히려 더 반발하여 터지기를 앞당길 뿐.


주께서는 방향을 바꾸셨다. 시기와 질투의 특징은 그 끝을 모르고 불어난다는 점. 이 자리에서 가장 한심해 보이는 자를 앞세우면 쉬이 줄어들리라.


"주여, 왜 저를 이리 앞에 세우십니까?"


베드로가 물었지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뱀의 심장이 점차 줄어들고 있었다. 주께서는 그 심장이 두 손에 잡힐 크기로 줄어들 때까지 기다리셨다.


턱!


주의 손 안에 들어온 심장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팽창해 나갔다. 조막만한 크기에서 갑자기 바위만한 크기로, 더, 더, 더 늘어나고 있는 뱀의 심장을 보자 주께서는 잠시 옛 일을 떠올리실 수 있었다.


주께서는 아주 작은 점 하나에서 온 세상을 창조할 기틀을 닦으셨으니, 이 작은 심장이 그 감동적인 경험을 되살리려 하는 것 같았다.


심장의 목적은 누가 보더라도 명확했다. 이 나사렛은 물론이고 사도들에게까지 피해를 입히는 것. 주께서는 웃으시며 흔쾌히 그 도전을 받아들이셨다.


고흔도 드러나지 않았다. 머리 위의 헤일로조차 나타나지 않았다. 잡다한 권능이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의 범주를 뛰어넘은 힘도, 태양신을 잡아먹은 태양을 부르는 이적도 필요하지 않았다. 지금 그가 하시려는 것은 아주 당연한 것이었다.


주의 손아귀 근처에서 일진광풍이 휘몰아쳤다. 마치 하나님을 목도한 욥처럼 사도들과 캐스퍼는 눈을 멀게 하려는 듯 휘몰아치는 바람에 놀라 제 구실을 하지 못했다.


그 바람의 원인은 물리적인 힘이었다. 퍼져나간 엔트로피가 다시 일점으로 되돌아오는 것과 동시에, 커져가는 심장을 오히려 손아귀 안에서 압축 시킨 주가 제 본분을 다하셨다.


극한의 압력이 손 안으로 모인다. 늘어나려는 심장이 그 압력을 받아 한계까지 압축된다.


압력은 피어날 때를 기다리는 꽃과 같다. 점점 늘어나는 압력과 함께 늘어나는 심장의 질량은 점점 커져가며 제 위세를 과시했다.


강한 압력 속에서도 끊임없이 늘어나는 질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며 빛조차 빠져나가기 힘든 압력과 위세를 얻을 수 있었다. 이는 곧 모든 준비가 끝났음을 의미한다.


"이 공간은 천년도 더 지난 시체들의 신성에서 태어난 찌든 때와 같은 곳이다. 정법한 지배자가 이 세상을 다스리고 있었다면 필히 치웠어야만 하는 불필요하고도 암적인 공간이니..."


주께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집안 꼴을 본 주인의 마음가짐으로 손아귀의 힘을 풀어내셨다.


일세一世를 물로써, 도시를 불로써 정화하였으니, 똑같은 방법은 지루하기 짝이 없으리라.


이번에는 가장 익숙하고 편안한 방법으로...


[빛이 있으라.]


....!


물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것.

짐승이 다른 짐승을 잡아먹는 것.

사람이 무한히 탐욕을 부리는 것.


모두 그저 당연한 것. 이를 위해서 일말의 신성과 기적도 필요하지 않은, 그저 당연한 것이다. 그렇다면...


창조주께서 세계를 창조하는 것 또한 그 어떠한 권능도, 이적도 필요하지 않은 그저 당연한 것이다.




항상 보시는 분들께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어제 글이 정말로 써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10시 50분까지 안되자, 글을 놓고 기도하며 생각해보았습니다.

이 내용과 이 뒤의 내용은 한 편에 담으면 정말로 좀 어색합니다.

원래 제가 시간만 좀 더 있더라면 연참을 해서 넣으면 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시간이 나지 않았기에 죄송하게도 하루 연재를 미루어서, 오늘 2개를 연재하고자 합니다.

지금 하나 올라가고 11시에 하나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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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7. 카리옷 사람 유다 +2 21.11.19 191 9 10쪽
24 7. 카리옷 사람 유다 +8 21.11.18 217 13 8쪽
» 6. 나사렛에서 생긴 일.(수정됨) +7 21.06.09 717 50 9쪽
22 6. 나사렛에서 생긴 일.(수정함) +16 21.06.07 772 50 10쪽
21 6. 나사렛에서 생긴 일(수정됨) +13 21.06.06 822 59 11쪽
20 6. 나사렛에서 생긴 일.(수정함) +11 21.06.05 874 67 10쪽
19 6. 나사렛에서 생긴 일. +12 21.06.03 966 72 10쪽
18 6. 나사렛에서 생긴 일 +8 21.06.02 963 69 7쪽
17 6. 나사렛에서 생긴 일. +24 21.06.01 1,058 92 13쪽
16 6. 나사렛에서 생긴 일. +12 21.05.31 1,137 75 7쪽
15 5. 예수와 니고데모. +21 21.05.30 1,369 85 12쪽
14 5. 예수와 니고데모. +14 21.05.29 1,426 105 10쪽
13 5. 예수와 니고데모. +67 21.05.27 1,875 142 11쪽
12 4. 유월절의 예루살렘 +34 21.05.26 2,067 163 11쪽
11 4. 유월절의 예루살렘 +36 21.05.25 2,550 150 10쪽
10 3. 세례받은 베드로 +36 21.05.24 2,520 15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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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2. 산상수훈 +37 21.05.20 3,194 18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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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0. 오, 할렐루야. +65 21.05.14 6,995 307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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