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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isheit 님의 서재입니다.

아수라에 빙의한 자는 말이 없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Weisheit
작품등록일 :
2023.10.30 21:44
최근연재일 :
2023.10.31 22:05
연재수 :
3 회
조회수 :
41
추천수 :
4
글자수 :
10,449

작성
23.10.31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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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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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2. 아수라의 눈

DUMMY

참으로 길디 긴 설명이었지만, 마치 게임에 나오는 것과 비슷했다.


우선 능력을 체크하기 위해, 상태창에서 [스테이터스]라고 표시된 부분을 클릭했다.


힘, 체력, 순발력, 유연성...이런 부분 말고도 특수능력이라던가, 이상한 이름의 것들이 가득했다.


우선 읽을 수 있는 것부터 읽자.


이렇게 설명했었지...


[패시브: 당신의 기본 능력치입니다.

해당 능력치는 흰색 바로 표시되며, 트레이닝이나 경험을 쌓지 않는 이상 크게 바뀌지 않습니다.]


라고, 적혀 있었다. 분명히.


...그런데.


실시간으로 흰색 바가 피스톤질 하는 기계마냥 위아래로 커졌다 줄어들었다 하였다.


...내가 이해를 제대로 못한 건가?


우선 내 몸에는 아무 감각 없는데.


"미르-6. 이 움직이는 하얀색 바는 뭐야?"


"당신의 기본 능력치인 패시브 입니다."


"지금 상태가 엄청 변화하고 있는데, 정상인 거야?"


"...기계에는 이상이 없음. 혹시 모르니, 관리자에게 연락하여 문제를 해결하시겠습니까?"


"..."


나는 잠깐 미르-6의 질문에 고민하다, 답했다.


"연락하지 마."


"알겠습니다."


난 아직 이곳 사람들에 대해 잘 모른다.


김한길의 기억이 있긴 하지만...선명하지 않은 데다가ㅡ


그의 기억에도 미르-6의 [관리자]라는 자와 연락한 적이 없었다.


"...뭐, 여하튼. 흰색 바에 붙은 검은 바는 버프나 디버프, 상태이상에 따라 증감하는 힘의 양이다...라."


버프...디버프...상태이상.


난 다 걸린 건가?


...이것도 흰색 바와 경쟁하듯이 엄청나게 요동치고 있었다.


"그래도 이건 바뀔 수 있다고 적혀 있네. 음..."


이 요동치는 막대그래프는 능력치를 가늠하기 힘들었다.


스킬창 같은 건, 어떠려나.


이세계에 왔으니 뭔가 특별한 능력이 있지 않겠어ㅡ?


...그렇게, 면밀히 살펴본 결과.


....

.....

.....김한길의 기억과 달라진 건.


없었다.


유일하게 알아낸 건, 이 녀석의 팔이 창이 될 수 있다는 정보였는데....


그, 실험결과로 몸이 바뀐 결과, 몸의 탄소를 보아 공업용 다이아몬드 결정 구조로 만들어 절대 깨지지 않게 할 수 있다고 한다.


그게 [결정화] 스킬이었고,

팔에만 쓸 수 있게 해 두었다.


"왜 팔에만 한 거지..."


미르-6이 대답해 주었다


"결정화 통제는 개인의 정신으로 하기 힘들기 때문에, 컴퓨터에 스킬을 정해두고 제어를 하게 도와줍니다. 당신의 경우, 오른팔이 가장 안정적인 부위입니다."


스킬은 레벨이 있었는데, [포인트]라는 것으로 올리는 거라고 한다.


하지만 의미없었다.


수치가 다 [봉인]이란 문구로 막혀있었으니까.


또한 레벨도....계속 바뀌고 있었다.


"봉인이 뭐지?"


미르-6이 이상한 대답을 했다.


"답변 불가. 더 높은 관리자의 허가를 받으십시오."


...뭐야.


'상태창은 자세히 본 적 없는 듯 하네. 기억이 선명하지가 않아. 하지만 확실한 건, 이렇게 움직이지는 않았다는 거야.'


호...혹시. 이런 건가?


그, 능력치가 너무 강하거나 측정불가라 오류가 난...!


바로 미르-6에게 물어보았다.


"능력치가 강하거나 측정불가라 오류가 나는 경우가 있어?"


"네. 그 경우, 측정불가라 표시가 됩니다.


측정이 불가한 경우도 간혹 가다 있기 때문에, 그로 인해 오류가 나는 매커니즘을 연구, [측정불가]라고 뜨는 방식을 채택하였습니다.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


쳇.


아니라는 거네.


*


애가 얼마나 강한지는 아무 정보도 얻지 못했고, 내가 알아낸 건 고작ㅡ


내 팔을 창으로 바꿔 싸울 수 있단 것이었다.


한번 써 볼까?


"....[스킬: 결정화]."


오...!


팔이 꿈틀대며 새로운 조직을 형성했다.

아주 길게, 하지만 날카롭게.


시간이 좀 더 지나자, 검은색 칼날로 변한 내 팔이 반짝이고 있었다.


손이 창이 된 것이다. 정말로.


새삼스레 내가 인간이 아닌 존재에 빙의했다는 사실도 자각하게 되었다.


"...진짜 다르구나."


난...분명. 방금 전까지 과제에 치이던 대학생이었는데,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다이아몬드랬지. 설명에서..."


공업용 검은색 다이아몬드 창은 방금 전까지 내 손가락이었던 것들이었다.


그걸 빤히 보고 있자니, 갑자기 몸이 가벼워졌다.


나도 모르게, 변신한 채로 3번 출구로 달려가는 중이었다.


내 뇌가 움직이는 게 아니었다.


이 몸이 움직이는 거였다.


'전투능력은 몸에 기억으로 남아 있었나 보군. 다행이다...'


처치해 본 경험들이 머릿속에서 차르르 떠올랐다.


"[공지: 1차 웨이브가 끝나갑니다...]"


*


"...제길. 대장이란 아저씨는 언제 오는 거야?"


"조금 멀리 있나 보죠. 김한길이란 분."



3번 출구 앞.


교복을 입고 있는 남자 고등학생 한 명과,

20대 정도로 보이는 여자가 있었다.


"...뭐. 벌써 1차 웨이브는 끝났지만요."


"주변에 헌터가 왜 이렇게 없는 거냐고요! 팀이고 나발이고, 나랑 그 아저씨 두 명 뿐이잖아요."


"내가 다른 헌터들에게 오지 말라고 했으니까."


"...왜요?"


"고작 정예급 아수라들인데, 뭐 어때?

C급인 너랑, A급 한 명으로도 처치 가능해."


"아니 좀 그래도 불러오지!"


"...참나."


여자는 과학자처럼 흰 가운을 입고 있었다.


안경쓰고, 화장기 하나 없고, 립밥 하나 바른 게 다지만...상당히 고운 편이었다.


하지만 고운 꽃은 독이나 가시가 있는 법.


"여기로 오는 헌터들은 대부분 전투에서 입은 상처를 치유하러 오는 거야.


너처럼 학교에서 애들을 패서 징계받으러 온 게 아니라."


"일진들이었어요."


"신인류는 아니지."


그녀는 태연하게 서류뭉치를 들고, 무언가를 관찰하러 나왔다.


"거기다 나도 이 정도 레벨의 아수라는 나도 사냥 가능한 걸."


"그럼 누나가 다 처리해 주세요."


"그럼 죽어. 잘됐네. 시체가 된 헌터들은 좋은 연구자료거든."


"...사납기는."


"...아. 이제 김한길 씨가 오네."


3번 출구 밑에서, 뚜벅거리며 무언가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이윽고, 한 많은 것처럼 생긴 거대한 남자가 사나운 눈을 하고


"...에. 저 아저씨...왜 결정화를 하고 있지?"


"...준비성은 좋네. 저 사람 보고 방송 연결하라고 알려줘. 위치 계산과 분석은 끝냈어.

후방 지원으로 들어갈게.


미르-0, 나와서 내 정보를 특수 방송에 연결해줘."


"네, 알겠습니다."


"알았다고요. 미르-379도 방송 연결해 줘!


거기 아저씨!

미르를 방송에 연결하세요!"


*


팔을 질질 끌면서 빠르게 올라왔다.


...별로 무겁지 않았다.


도착하니, 웬 남고생이 소리를 쳤다.


'재가 헌터구나. 진짜 어린애도 쓰네...'


세계관이 많이 힘든 가 보네.


"미르를 방송에 연결하세요!"


"...알았어!


미르-6, 방송 연결해!"


"2차 웨이브 24초 전.

전방 100m에서 아수라가 접근하고 있습니다.

정보 습득 완료.


동료 목록입니다.


인한수: C급 헌터, 당산고등학교 재학중, 17살.

이서원: S급 보안시설, 신인류연구원 인공생물학부서 소속 관리자, 20살.



...관리자?


....그, 연락하라고 한?


...인공지능부서..

맞지?


*


김한길.


과거에 만난 적이 있다.


그는 날 기억 못하겠지만...아마도.


"한길 씨. 도대체 왜 이렇게 늦게 오신 겁니까?"


"...길을. 좀 헤매서."


"꽤나 자주 연구소에 오셨는걸요."


"...절 아십니까?"


"그럼요.

하지만 당신은 절 기억 못할 거예요.


우선 작전을 설명할게요..."


미르의 안내에 따라, 나는 아수라들을 처음으로 목격할 수 있었다.


*



아수라...


그것은.


붉은 눈을 가진 검은 안개 같았다.


밟을 때마다 아스팔트가 지지직 탔다.


아주 기분나빴으며, 교회에서 말하는 악마가 저런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아저씨. 정신 차려. 초보 헌터처럼 왜 그래?"


"...아, 응."


나는 자세를 고쳐잡았다.


팔을 움직여야 하는데...


세상에.


두려움이, 내 몸을 잠식했다.


'이진영. 할 수 있어.'


안 움직여...몸이.


꿈쩍도 안해.


어째서...?


그렇게 잠깐 떨떠름하게 있을 때, 앞에 공격이 날아왔다.


검은 안개가 칼날이 되어, 빠른 속도로 날 덮쳤다.


...이상한 괴성도 들렸다.


그것은 세상의 그 어떠한 의성어로도 표현할 수 없는, 그리고 표현하기도 싫은 끔찍한 소리였다.


칠판을 손톱으로 긁어도 저 소리보다는 기분 안 나쁠 거다...


"아수라의 눈을 보지 않는 건 기본 상식이잖아요!"


"...응?"


그 고등학생이 앞에 날아오는 공격을 막아주었다.


녀석은, 팔 일부를 방패처럼 만들 수 있는 모양이었다.


"왜 그래?"


'...눈을 모면 안 되는 건가?'


"ㅡ아수라의 눈은."


뒤에서 여자가, 미르를 통해 말을 전달해주었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극한의 공포를 느끼게 하지. 실수하지 말아주십시오."


'아하.'


그러면 나도 눈을 피해서...


'이때야말로 팔을!'


휘둘러 보았다.


내 그...팔.


내가 휘두르고 있었지만, 내가 아닌 느낌이었다.


나는 이 몸에 남은 감각대로 일을 처리하고 있었으니까.


검은 창으로 쓱싹, 아수라의 목을 쳤다.


"좋았어! 아저씨, 다음 웨이브 준비하자고요!"


"그래! 저거 말하는 거지?"


"...흠."


하지만 별 준비는 안 해도 되었다.


'아수라가 뒤로 물러나고 있어.'


왜지...?


이 녀석들, 겁이 많은 종류는 아닌 듯한데...


아니, 오히려....


"...눈 보지 말라니까요?"


"...재네들..."


무언가를 말하고 있다.


"뭐예요, 아수라의 눈은 인간에게 공포심을 심어준다고요."


'아수라가 지금까지 전멸을 당하면 당했지, 물러난 일은 처음이다.


저 사람...흥미롭네.'


뒤에, 여자는 남자를 조금 흥미로운 시선으로 보았다.


그렇지만 그 시선은, 아주 고요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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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 김한길 씨 +1 23.10.30 15 2 11쪽
1 프롤로그ㅡ신호가 아슬아슬하면 건너지 말자 23.10.30 18 2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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