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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음(柳陰) 님의 서재입니다.

어디까지 강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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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음(柳陰)
작품등록일 :
2018.04.20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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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5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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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4,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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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0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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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충동구매

DUMMY

“뱀을 부릴 수 있는 반진가? 다른 건 몰라도 뱀독 면역하고 해독 기능이 있으니 쓸 만하네.”

등급도 무려 유니크고, 추가 항목을 보니 신급 뱀과 대화도 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경호는 반지를 인벤토리에 넣고 뱀여왕의 시체를 보았다.

“너무 크네. 가죽만 벗겨도 인벤토리가 거의 꽉 차겠는데?”

뱀여왕의 사체 중 비싼 부분은 독샘, 이빨, 비늘 순이다. 물론 생명석도 비싸다.

그 중 독샘은 따로 특수처리된 밀폐용기에 보관해야 한다. 그러나 경호에게는 밀폐용기가 없었다.

“아깝지만 어쩔 수 없네. 오늘 나가서 다 구해놔야지.”

이제는 은경을 통해 필요한 물품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몬스터의 사체를 처리할 수 있는 도구도 한 세트 준비해놓으면 수입이 늘 것이다.

독샘을 포기하기로 한 경호는 뱀여왕의 이빨을 뽑아서 인벤토리에 넣었다. 그것만으로도 벌써 인벤토리가 반 넘게 차 버렸다.

다음에는 가죽, 이것도 원래는 벗기는 기구가 따로 있지만 경호는 그냥 맨손으로 잡아 뜯었다. 제대로 벗겨지지 않고 마구 찢어졌지만 워낙 뱀여왕의 크기가 커서 꽤 넓게 뜯어지는 부분도 많았다.

두어 시간 정도 가죽을 벗기니 인벤토리가 꽉 차 버렸다.

거대 몬스터를 한 마리 잡으면 얻을 게 많아서 한 사람의 인벤토리로는 감당이 안 되는 것이다.

“오늘은 이걸로 끝인가?”

인벤토리가 꽉 찼으니 나가면 다시 은경에게 들려야 한다.

한층 정도 더 올라갈까 생각해봤지만, 모처럼 제대로 싸워봤으니 오늘은 이걸로 끝내기로 했다.

혹시 몰라서 뱀여왕의 머리와 심장 쪽을 살펴봤지만 안타깝게도 생명석은 없었다.

경호는 게이트를 열고 밖으로 나와 은경의 아파트로 갔다.

은경은 경호가 꺼내놓은 뱀여왕의 이빨과 가죽을 보고 놀란 눈치였다.

“오늘 사냥에서 잡았는데, 팔아주세요.”

“이건 팔기보다 제가 아이템 제조할 때 재료로 쓰고 싶은데요.”

“그럼 그러시던가요.”

“저, 그리고 한 가지 말씀드릴 게 있어요.”

“말씀하세요.”

“저 특성 레벨이 올라서 이제 5등급 생명석까지 아이템 제조가 되요.”

“어, 정말요? 축하드려요.”

아이템 제조는 기본적으로 몬스터의 생명석을 사용하는데 지금까지 은경은 4등급 생명석까지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 5등급 생명석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면 이전보다 훨씬 더 좋은 아이템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말씀드리는 건데, 조직 자금으로 5등급 생명석을 좀 구매해도 될까요?”

“상관없지 않아요? 어차피 그걸로 아이템을 만들 거고, 아이템을 다시 팔면 되잖아요.”

“그게···실패가 뜰 거예요. 4등급은 실패를 감안해도 돈이 꽤 남았는데, 5등급도 돈이 남는다고는 확신을 못 해요.”

은경은 자신이 계산한 표를 타블렛에 띄워서 보여주었다.

실패 확률을 동급으로 따졌을 때 4등급으로 아이템을 만들 때는 30%이상 수익이 났는데, 5등급으로 아이템을 만들면 10%정도밖에 안 났다.

“그렇군요.”

4등급 생명석과 5등급 생명석은 가격차이가 많이 난다.

그런데 은경의 설명에 의하면 이걸로 만든 아이템의 차이는 그다지 없다. 그저 높은 급수의 아이템이 나올 확률이 높다는 것뿐이다.

“실패확률도 올라갈 거예요.”

“결론적으로 손해 볼 가능성이 크다는 거네요.”

“예, 아무래도...거의 10%정도...”

“대신 5등급 생명석으로 제조를 하면 특성 레벨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겠죠?”

“예,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그래요.”

지금까지는 상대적으로 구하기 쉬운 1, 2, 3, 4등급 생명석으로 제조를 했기에 레벨이 빨리 오른 편이다.

흑기린 길드의 A급 파티가 사냥하면서 얻은 생명석을 모두 은경이 사용할 수 있었고, 거래를 통해 구하기도 쉬웠다.

특히 한국의 경우 A급 헌터가 많아서 4등급 생명석까지는 남아돈다. 주요수출 품목으로 4등급 생명석이 있을 정도다.

현재 업계에 공식으로 지정된 생명석 분류법에 의하면 1, 2, 3급은 하급, 4, 5급은 중급, 6, 7급은 상급이다. 8, 9급은 최상급으로 지정되어 있지만 아직 8급 생명석이 나왔다는 정보는 없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4등급을 중하급으로 따로 구분할 정도로 가격이 낮다. 그래서 한국의 주요 수출품 목록 중에 4등급 생명석이 있다.

그러나 5등급 생명석은 30층대에서는 거의 안 떨어지고 대부분 40층 이상에서만 구할 수 있기에 가격이 확 올라간다. 오히려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싸게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은경의 아이템 제조 특성 레벨을 올리는 데 마의 구간이 있다고 하면 바로 지금이라고 할 수 있다.

“대형길드로부터 의뢰를 받을 수는 없어요?”

“그건 힘들어요. 아무래도 저는 뒤쪽 사람이고, 공신력도 없어서···제조의뢰는 거의 개성상인과 외국거대길드 소속 공방이 독점하고 있어요.”

“하긴, 공신력이 없는데 실패 떴다고 하면 난리가 나겠죠.”

개성상인의 경우 제조일정을 공개하고 성공과 실패도 명확하게 밝힌다. 6등급 기준으로 그의 성공률은 약 30%, 제조의뢰를 받을 때 실패해도 배상을 하지 않는다는 서약서를 쓰고 작업을 한다.

하지만 조직 소속인 은경은 그게 불가능하다.

경호는 진지하게 고민을 했다.

‘특성 레벨을 두 단계만 더 올리면 7등급 생명석으로 아이템을 만들 수 있단 말이야. 그러면 확실히 돈이 되. 아니, 당장 한 레벨만 더 올려도 손해 보면서 제조를 할 필요는 없어. 하지만 이것도 시간싸움이란 말이지.’

제조 계열은 올리려면 빨리 올려야 꿀을 빨 수 있다. 늦으면 손해만 보고 끝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의 경우 개성상인이 유일한 제조자로써 엄청난 이득을 봤다. 특히 그는 거대 길드로부터 제조의뢰를 받아서 공짜로 특성 레벨을 올릴 수 있게 되었다.

은경은 모든 생명석을 구입해서 제조를 해야 한다.

투자할 가치가 있을까?

‘2년쯤 기다리라고 하는 게 맞겠지? 카르마 거래상점이 활성화 된 후에는 생명석 구하기도 쉬워질 테니까.’

그때까지는 하급 생명석을 쟁이는 게 제일 이익이다. 경호의 계산으로는 적어도 10배 이상 남는 장사다.

‘맞아. 하급 생명석 살 자금을 줄이면서까지 제조 레벨을 올릴 필요는 없어.’

경호는 생각을 정리하고 은경을 보았다.

“미안한데요.”

“역시 안 되는군요. 죄송해요. 무리한 부탁을 해서···.”

은경도 거절당할 줄 알았는지 경호가 말을 꺼내자마자 오히려 사과를 했다.

‘어쩔 수 없네. 그냥 지금까지처럼 4등급 생명석으로 흑기린표 아이템을 만들어 팔자. 그래도 하나 팔 때마다 내 몫으로 떨어지는 돈이 있으니······.’

은경은 그걸 모아서 5등급 생명석을 사기로 했다.

경호는 더 이상 말을 안 해도 은경이 알아서 물러서는 것을 보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원래 이 조직은 그녀와 그녀의 오빠가 만든 것이고, 현재 운영도 거의 그녀가 알아서 하고 있다.

2년만 참으세요. 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그건 안 된다.

2년 내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을 하고 있다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잠깐, 왜 2년을 참아야 하지?’

갑자기 머릿속에 번쩍 하고 전구가 뜬 느낌이다.

헬레나의 말에 의하면 2년 내로 시스템 단계가 올라가고 카르마 거래상점이 활성화 될 거라고 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그때를 대비할 생각에 머릿속이 가득 차 있었다.

어떻게든 흑탑에 들어가 사냥을 하는 것.

하급 생명석을 사서 쟁이는 것.

조직을 어느 정도 키우는 것.

하나씩 생각나는 대로 실행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럴 필요가 없었다.

‘흑탑에 난입해서 들어갈 수 있다면 백탑도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갑자기 떠오른 생각.

이게 된다면 굳이 2년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백탑 안에는 카르마 거래상점이 있는 것이다.

“기다려 봐요. 방법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예?”

“아직 확답은 못 하겠지만, 확인해 볼 게 있어요.”

경호는 자리에서 일어나 의아한 눈으로 쳐다보는 은경을 뒤로 하고 아파트를 나왔다.

*

일요일이 되었다.

경호는 수원이 아닌 파주로 갔다.

파주백탑.

경호가 각성자가 된 백탑이 여전히 똑같은 모습으로 서 있었다.

경호는 적당한 장소를 찾아 게이트를 열고 백탑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 오세요. #327번 백탑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차경호>님은 지구 월드 첫 번째 2회 차 진입자이십니다.]


[당첨! 보너스 카르마!]

[1억 카르마를 지급합니다.]


“엇, 이런 행운이!”

지구에서 처음으로 백탑에 재진입했다고 1억 카르마를 주다니! 이런 이벤트도 있었군.

경호는 기분이 급 좋아지는 것을 느끼며 안을 살폈다.

그곳은 대기실이었고, 한 남자가 커다란 창을 들고 나무기둥을 찌르며 수련을 하고 있었다.

그때, 경호의 홀로그램 채팅창에 낮익은 아이디가 떴다.


-<GM만렙토끼> 앗! 너 뭐야? 어떻게 들어온 거지?


만렙토끼, 이놈은 아직 죽지도 않고 계속 백탑을 운영하며 유저를 등치고 있었군.

기분이 조금 나빠졌다.

그때 수련 중이던 남자가 뒤를 돌아보았다.

“어디? 누가 있다고?”

경호가 은신 중이라 찾을 수가 없는 모양이다.

경호는 고스트핸드로 상대의 뒤통수를 투투툭 하고 연달아 몇 번 쳤다. 일반인, 10레벨, 20레벨을 기절시킬 수준으로 차츰 강도를 높였다.

상대는 어억 하고 쓰러졌다.


-<GM만렙토끼> 이제 보니 너! 그때 그놈이구나! 네놈 때문에 내가 지금 얼마나 곤란한 줄 알아!


곤란한 건가? 하긴 준신급 몬스터를 때려잡은 후 그냥 탑을 나와 버렸으니 문제가 되겠지.

저런 놈하고 괜히 말을 섞어봐야 짜증만 난다.

“[거래창]”

열린다. 카르마 거래상점이.

“어?”


소지 카르마 5,173,253,000 (K)


“오십일억칠천만?!”

이거 왜 이리 많지?

순간적으로 황당한 느낌이 들었지만 곧 깨달을 수 있었다.

“아하, 이거 브룩스 잡아서 얻은 카라만가 보네.”


-<GM만렙토끼> 그래, 이놈아! 네놈이 50억을 들고튀는 바람에 내가 얼마나...아차, 네놈은 전혀 기억을 못 하겠구나.


‘악덕 토끼 새끼가 뭐라는 거지? 내 기억에 저놈이 그때 보상으로 쓸모도 없는 몇백 만짜리 아이템 하나 주려고 했었지?’

화가 확 치밀었다.

무려 50억의 카르마를 몇백 만으로 퉁치려고 하고, 그것조차 쓸모없는 아이템이라 다시 팔아서 다른 걸 사라고 했던 게 생생하게 기억난다.

경호는 어금니를 꽉 깨물며 화를 참았다. 지금은 화를 낼 때가 아니다. 무시하는 게 답이다.

경호는 인벤토리에 가득 담아온 1등급 생명석을 모두 팔았다.

그리고 그 돈으로 5등급 생명석을 10개 정도 샀다.

‘으, 거래 수수료도 아깝네.’

이 상점 거래할 때마다 만렙토끼가 수수료를 떼는 걸로 알고 있다. 이걸 사고파는 것 자체가 만렙토끼에게 이익을 주는 행위인 거다.

‘저놈을 어떻게 백탑에서 쫓아낼 방법이 없을까? 백탑의 관리자를 바꾸는 방법이 있으면 좋을 텐데······.’


-<GM만렙토끼> 근데 어떻게 들어온 거냐? 아직 시스템 등급은 그대론데? 아니지, 그게 아니구나. 너, 지금 난입한 거구나!


‘아, 정말 귀찮네.’

경호는 진심으로 만렙토끼를 치워버리고 싶어졌다. 그는 거래창 한쪽 구석에 있는 검색칸을 보았다.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백탑’이라는 검색어를 쳐서 넣었다.


[#327번 백탑 - 5,000,000,000 (K)

[#327번 백탑 관리인 - 2,000,000,000 (K)


“어! 이 탑 살 수 있는 거였어? 정말?”

자신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왔다.

50억이면 이 파주백탑을 살 수가 있었다.

그리고 관리인은 20억이다.

경호는 자신도 모르게 구입 칸을 손가락으로 눌러버렸다.

머리로 생각해서 한 일이 아닌, 그야말로 충동구매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었다.


[<차경호>님이 #327번 백탑을 5,000,000,000 (K)로 구입하셨습니다.]


-<GM만렙토끼> 아앗! 이게 뭐야!


순간적으로 전재산을 써버린 게 후회도 됐지만, 채팅창에 뜨는 만렙토끼의 비명이 경호의 마음을 위로해 주었다.

“그래, 넌 관리자지만, 난 건물주다. 이 악덕 토끼자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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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52. 새로운 관리자 +3 18.06.02 670 16 12쪽
» 51. 충동구매 +3 18.06.01 721 13 12쪽
50 50. 뱀 여왕 +2 18.05.31 691 13 14쪽
49 49. 하급 생명석 사재기 +2 18.05.30 718 14 13쪽
48 48. 평가 +3 18.05.29 704 12 12쪽
47 47. S급 헌터 +2 18.05.28 727 14 11쪽
46 46. 계승식 +3 18.05.27 746 15 14쪽
45 45. 흑기린 +1 18.05.26 740 16 12쪽
44 44. 한은경 +3 18.05.25 740 14 13쪽
43 43. 의외의 사태 +2 18.05.24 772 12 14쪽
42 42. 헌터진학학원 +2 18.05.23 778 14 12쪽
41 41. 난입과 탈출 +2 18.05.22 782 13 12쪽
40 40. 흑탑난입 +2 18.05.21 847 15 14쪽
39 39. 인생역전 +1 18.05.20 851 13 13쪽
38 38. 차원열쇠 +1 18.05.19 850 12 13쪽
37 37. 범죄조직 (수정20180519) +3 18.05.18 899 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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