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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키치타 님의 서재입니다.

구단주가 된 슈퍼에이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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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키치타
작품등록일 :
2022.08.11 12:50
최근연재일 :
2022.10.1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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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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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0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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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들이마시고 내뱉을때가 있나보다.

DUMMY

23화.




“라이올라 미쳤어! 정말 미움을 받으려고 작정했냐고? 우리의 밥줄이 아약스에 달려 있다는 거 몰라?”


브라이언은 프랑크 회장의 저택을 빠져나와 운전석에 앉자마자 격앙된 목소리로 나를 다그쳤다. 당연한 반응이다.


네덜란드 축구 협회 등록 에이전트로 아약스와 PSV의 경영진과 대립한다는 건 이 일을 접자는 의미고, 프랑크 회장이 마음만 먹는다면 아약스 근처에 얼씬도 못 하고 내쳐질 수 있었다.


게다가 마크와 호나우두의 에이전트 계약을 도와줬기에, 비즈니스를 떠나 인간적인 배신감도 느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조금 기다려 봐.”


그렇게 대답하고 입을 다물자, 한심한 눈길로 쳐다보던 브라이언은 입을 툭 내밀고 시동을 걸었다.


“몰라. 알아서 해!”


따르르릉! 따르르릉!


나단을 빠져나와 할렘으로 향하는 큰길로 접어들 무렵, 예상했던 연락이 왔다.


[라이올라. 회장님 바꿔드리겠습니다.]


브라이언은 모르지만 사실 저택을 빠져나오며 프랑크 회장의 비서에게 따로 준비한 편지와 선물을 건넸다.


연락이 왔다는 건 얀 대표와 판할 감독이 모임을 파하고 저택을 떠났다는 의미고, 편지와 선물은 제대로 전달되었다는 뜻이다.


[날세.]


나이가 들수록 어린애가 된다고 했나? 뿔이 잔뜩 난 프랑크 회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회장님.”

[자네는 오늘 티타임을 엉망으로 망쳐놓고 그렇게 내빼면 어떡하나?]

“죄송합니다. 대신 한국 출장 중에 구한 좋은 차를 준비했으니 커피 대신 한번 드셔보세요.”

[됐고. 지금 바로 돌아오게.]

“네 알겠습니다.”


“브라이언 회장님 댁으로 돌아가자.”


브라이언은 곧장 유턴해 나단으로 차를 몰았다.


띵동.


“번거롭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회장님께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거실로 이동하자, 익숙한 향이 풍겨왔다. 한국에서 가져온 대추차였다. 전화상으로 볼멘소리를 내뱉었지만, 커다란 코를 찻잔에 대고 음미하는 표정을 보니 제법 마음에 든 모양이다.


“회장님”

“앉게. 브라이언도 앉고.”

“차 한잔하겠나? 뭐 선물한 사람이 맘에 들지는 않지만, 향은 나름 좋구먼. 달콤하기도 하고.”

“네. 또 필요하시면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편지 내용을 읽었네. 거두절미하고 패트릭보다 호나우두가 더 뛰어난가?”

“우선 준비한 영상을 한번 보시죠.”


거실에 비치된 비디오 플레이어에 테이프를 넣고 촬영된 호나우두의 경기 내용을 보여주었다.


“음...”


찻잔을 내려놓은 프랑크 회장의 눈빛에 놀라움이 가득 찼다. 이 유형의 스트라이커는 지금까지 유럽 리그에선 볼 수 없었기에 당연한 반응이었다.


호나우두의 뛰는 모습을 직접 보니 더욱 욕심이 나는 모양이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눈썹을 치켜 올렸다.


“편지 내용에도 있지만, 호나우두가 아약스로 이적하면 패트릭은 빛을 잃게 됩니다. 현재 아약스의 포메이션은 4-3-3이고, 주전 스트라이커 자리는 하나뿐이죠.”

“패트릭이 벤치로 갈 가능성이 크겠군.”

“네. 둘이 공존하는 투 스트라이커 포메이션으로 변경한다고 해도 스포트라이트를 호나우두가 차지할 겁니다. 온실에서 키워진 패트릭은 곧 시들해질 게 분명합니다.”


촬영 영상이 끝나고 지글거리는 노이즈 화면이 나오자 브라이언은 벌떡 일어나 테이프를 꺼내고 티브이와 플레이어의 전원을 꺼버렸다.


씁쓸한 표정으로 프랑크 회장은 다시 찻잔을 들어 올렸다. 영악한 머리로 스포츠를 비즈니스로 성공해 온 그였기에 빠르게 머리를 굴릴 것이다. 그리고 고집을 피워, 패트릭이 망가져도 호나우두를 차지하고 싶은 마음도 굴뚝 같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애지중지 키운 유망주가 손상되고 금전적으로 망가지는 걸 보고만 있을 수 없는 노릇이고, 유스팀 최고의 유망주를 타 구단으로 보낸다는 것도 팬들이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호나우두를 현재 센터포워드가 부실한 PSV로 보내 주전으로 키우겠다는 말이고, 패트릭은 아약스에서 주전 스트라이커로 키우자는 말이군. 그리고 보상 차원으로 루드를 아약스로 이적시키겠다는 말이지.?”

“네. 루드 또한 패트릭과 호나우두의 재능만큼 뛰어난 선수입니다.”

“하여간 자네 욕심이 많다는 말은 틀린 게 아니구먼.”


프랑크 회장은 테이블 위 찻잔을 응시했다.


호나우두를 포기하라니 미련이 남는 모양이다. 게다가 루드의 실력을 믿지 못하겠다는 눈치다. 그의 미래를 모르고, 재능 또한 확인 못 했으니 당연한 반응이다.


그동안 프랑크 회장은 크고 작은 나의 의견에 신뢰를 보여왔고, 이제는 그 신뢰가 얼마나 두터운지 여기에서 판가름이 날 것이다.


“회장님. 호나우두를 포기하면 패트릭과 루드를 얻을 수 있지만, 고집을 피우신다면 패트릭과 루드를 모두 잃을 수가 있습니다.”

“음....”


프랑크 회장의 고민이 깊어졌다.


나의 계획은 94/95 시즌 리그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거둔 후 바르셀로나로 떠날 패트릭의 자리에 늦게 만개할 루드 반니스텔로이를 두는 것이다.


물론 그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어야 한다는 전제가 붙지만, 세 선수의 미래를 위해선 가장 좋은 선택지라 여겼다.


루드의 미래만 조금 달라질 뿐, 실제 축구사에서 그들은 각 팀의 영웅으로 거듭나 빅리그로 진출하게 된다.


“좋아. 자네 말을 믿어보지. 그리고 다음번엔 루드의 경기 영상도 나에게 보여주게.”

“네. 준비해서 보여드리겠습니다. 루드는 회장님께 드리는 아주 비싼 선물이 될 겁니다. 저를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하하. 하여간 못 말리는 친구야. 다음에 올 땐 아버님 가게 피자 한 판 들고 와. 맛을 본 지가 오래되었어.”

“하하. 네 알겠습니다.”


*


프랑크 회장의 저택을 빠져나와 늦은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이동했다.


“선생님 다녀왔습니다.”

“어 라 대표. 잘 왔네. 소개할 사람들이 있어.”


한국과 브라질로 출장을 다녀오는 통에 네덜란드로 건너온 간호조무사와 물리치료사를 여태 보지 못했다.


“자네와 인사를 못 나눠 이리로 오라고 했네.”

“네 잘하셨습니다.”


오전 진료 환자가 많아 식사 시간이 늦어졌고, 두 사람은 인근 식당에서 밥을 먹고 진찰실로 오기로 한 것이다.


똑똑!


“어서 들어와!”


나에겐 너무나 익숙한 한국인 중년 남녀가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김정미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라이올라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물리치료사. 박이근입니다.”

“네. 반갑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대추차를 마시며 가벼운 환담을 하였다. 이렇게 모여 있으니 네덜란드가 아닌 한국에 있는 기분이다.


“대표님은 한국말을 정말 잘하시네요. 게다가 약간 사투리도 있고. 호호호.”

“아 네. 한국어를 가르쳐 주신 분이 경상도 분이세요.”


경상남도 남해 출신 아버지 덕에 정작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어릴 적부터 나의 말투에 사투리가 조금 배어 있었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은 부부일세.”

“아. 그래서 방을 하나만..”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아닙니다. 제가 오히려 부탁을 드립니다.”

“좋아. 두 사람은 일 보게.”

“네 선생님.”


두 사람이 빠져나가자, 프랑크 회장의 저택이 있는 나단 지역을 설명했고 메디컬 센터와 사무실 이전 건을 말씀드렸다.


“그렇게 좋은 곳이 있었나?”

“네. 몇 군데 빈집이 있어, 사무실과 메디컬 센터로 활용하기에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차수현 씨가 오면 이곳 사무실이 협소해 앉을 자리도 부족하고, 선생님과 두 분의 거취도 적당하지 못해 이번 기회에 옮길까 생각 중입니다.”

“나야 이곳도 상관없네만. 좋은 환경이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지.”

“네 알겠습니다. 브라이언과 살펴본 후 선생님을 모시고 나단으로 한번 넘어가겠습니다.”

“좋아.”



*



메디컬 센터는 선수들과 마을 주민들의 입소문에 더욱 많은 사람이 찾아왔다. 특히 관절과 근육을 다친 선수들은 도수치료를 좋아했고, 대기자가 많기에 조만간 박이근 선생님 밑으로 보조 직원을 고용하기로 했다.


이틀간 휴가를 보내고 나타난 프랭키는 두 부부와 차수현의 체류와 관련된 법적 절차를 이번 주로 내로 끝내겠다고 보고했다.


따르릉! 따르릉!


“네 라이올라입니다.”

[지금 어디 있어?]


마크의 집을 방문하러 외출했던 브라이언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사무실이야. 무슨 일 생겼어?.”

“당장 1층으로 나와. 지금 차를 가지고 사무실로 이동하니까. 빨리 나와.”

“무슨 일인데?”

“패트릭이 필립이랑 계약한 데. 얼른 가봐야 해!”

“.....”


패트릭은 아약스 1군 입담을 앞두고 여태까지 에이전트 계약을 미루어왔다.


애초 ASM으로 진로가 강력했지만, 선생님의 치료로 우리 쪽으로 많이 기울어졌다는 소문이 에이전트 사이에 지배적이었고, 그렇기에 프랑크 회장도 나에게 욕심이라며 훈수를 둔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마크의 수술 일정을 보내고 브라질로 이동해 호나우두와 계약을 하느라 정작 패트릭을 만난 건 오래전이었다. 커피잔을 내려놓고, 부리나케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빵빵!


“얼른 타! 안전벨트!”

“어 그래.”

“필립 이 새끼가 어떤 구라를 쳤기에 패트릭이 홀라당 넘어갔는지 당최 알 수가 없어.”

“일단 만나보면 알겠지. 운전 조심해 급하게 가지 말고.”

“지금 교통사고가 문제야. 아약스의 에이스를 뺏길 처지라고.”


부르르릉!


브라이언은 아약스 골수팬이자 패트릭의 실력을 아는 에이전트이기에 놓칠 수 없는 선수라는 걸 알고 있다.


게다가 올해 유스팀을 끝내고 아약스 1군에 입단하기로 결정난 상태였기에 차세대 에이스를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필립에게 넘긴다는 건 브라이언에게 적잖은 충격이었다.


끼이이익!


“얼른 내려! 사인을 하기 전에 막아야 해!”


터엉!



차에서 내리자, 환한 미소를 내보이며 필립과 ASM의 직원이 집에서 나왔고 동시에 브라이언의 욕지거리가 터져 나왔다.


“에이 시발!”


“오우. 라이올라. 우리 차에 위치추적기라도 달아 놓았나? 근데 어쩌지 한발 늦었는데 하하하.”

“저 새끼가!”

“브라이언!”


“하하. 아약스의 차세대 에이스는 이제 우리 ASM의 선수가 되었어. 궁금하면 계약서 보여줄까. 당신 계약서 좋아하잖아. 안 그래? 하하하.”


필립은 계약서를 꺼내 손가락으로 패트릭의 사인을 지목하더니 비루한 표정으로 한바탕 웃으며 곧바로 사라졌다.


탕! 탕! 탕!


“패트릭 브라이언이에요. 라이올라도 함께 왔어요. 문 좀 열어봐요. 패트릭!”


끼이익!


“안녕하세요. 지금 패트릭 안에 있죠?”

“지금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다고 하는데.....”

“그럴 리가요. 여기 라이올라가 왔다고 전해주세요. 그럼 만날 거예요.”

“잠시만 기다려 보세요.”


초조한 시간이 흘렀다. 라이올라가 저승사자 단을 만나 자신의 환생을 협상할 때, 홀로 대기석에 앉아 그를 기다리며 진공 팩에 들어있던 기분이 또다시 들었다.


“패트릭. 우리가 왔어요. 잠시 우리말 좀 들어봐요.”


시간이 흐르고 안에선 아무런 반응이 없자, 브라이언은 2층 패트릭의 방을 향해 팔짝팔짝 뛰며 소리쳤다.


끼이익!


“들어와요. 2층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네 감사합니다.”


새로운 에이전트 계약을 맺고, 적잖은 연봉으로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본격적으로 피치 위를 달리게 되는 좋은 날이다. 하지만 집안 공기는 무거웠고 침울했다. 패트릭의 어머니도 문을 열어 주고는 조용히 주방으로 사라졌다.


똑똑!


“들어오세요.”

“오래간만이에요. 패트릭.”

“네.”


의자에 앉아 있던 패트릭은 힐끗 우리를 한 번 쳐다보고는 고개를 숙였다. 일전에 다친 허리는 완쾌되었는지 궁금했다.


“몸은 좀 어때요?”

“네 지난주부터 다시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선생님의 치료로 많이 나아졌어요. 고맙게 생각합니다.”

“네 다행이군요.”


선뜻 무슨 말을 꺼내기가 힘들었다.


다짜고짜 왜 ASM이랑 계약했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그의 표정을 보고 있자니 쉽사리 입이 열리지 않았다. 아직 어린 친구고, 그를 둘러싼 스카우트와 에이전트의 구애와 구단과 팬들의 기대와 관심이 어쩌면 축구만 좋아했던 그에게 부담을 줬는지도 모르겠다.


“저보다 호나우두의 재능이 훨씬 뛰어나던가요?”

“.....”


예상치 못한 그의 질문에 잘못 들었는지 몇 번이나 눈을 껌벅이며 멍한 머릿속을 헤어 나오려고 발버둥을 치며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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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똥개는 때려야 맛이다. 3 +1 22.09.08 251 12 14쪽
25 똥개는 때려야 맛이다. 2 +1 22.09.07 242 10 12쪽
24 똥개는 때려야 맛이다. 1 +1 22.09.06 251 10 13쪽
» 들이마시고 내뱉을때가 있나보다. +1 22.09.05 254 11 13쪽
22 일 대 삼으로 싸우다. +1 22.09.03 263 12 13쪽
21 황제 호나우두를 만나다. +1 22.09.02 276 13 14쪽
20 콧잔등은 부숴졌고 계약은 물건너가고. +1 22.09.01 264 13 13쪽
19 뜻밖의 인연 +1 22.08.31 267 12 14쪽
18 수술을 위한 한국행 2 +2 22.08.30 278 11 12쪽
17 수술을 위한 한국행 1 +1 22.08.29 284 12 13쪽
16 쨉을 날리고 카운터 펀치를 먹이다. +3 22.08.27 304 13 13쪽
15 그저 그런 루드 판 니스텔로이를 만나다. +1 22.08.26 288 12 13쪽
14 메디컬 센터 개원식 +1 22.08.25 284 14 13쪽
13 메디칼 센터를 꿈꾸다 +1 22.08.24 290 13 14쪽
12 운명적인 만남 2. +1 22.08.23 291 12 13쪽
11 운명적인 만남 1. +1 22.08.22 300 12 13쪽
10 라이올라의 첫사랑. +1 22.08.20 326 12 14쪽
9 방해꾼 ASM 필립과의 만남. +1 22.08.19 338 14 13쪽
8 골치 아픈 젊은 미드필더 +1 22.08.18 343 12 15쪽
7 플라잉 더치맨을 만나다 +1 22.08.17 382 13 13쪽
6 인테르를 놓치다 +1 22.08.16 419 13 13쪽
5 비밀노트 그리고 또 한번의 교통사고 +3 22.08.15 447 13 14쪽
4 US 포자와 브리얀 로이. +1 22.08.13 506 14 14쪽
3 우연한 만남에 상상이 보태진 결과. +1 22.08.12 573 16 13쪽
2 죽어서 라이올라를 만나다. +1 22.08.11 628 15 14쪽
1 시한부 팀장 차민호. +3 22.08.11 830 1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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