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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굴종의 폴리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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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스토마
작품등록일 :
2024.05.08 11:12
최근연재일 :
2024.05.10 10:46
연재수 :
4 회
조회수 :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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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3,086

작성
24.05.1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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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사냥 <1>

DUMMY



“오우거.”


3m에 달하는 신장을 가진 커다란 인간형의 몬스터. 인간과 비슷한 외형을 하고는 있지만, 지능은 무척 떨어지는 편이며 대신 그 덩치에 걸맞은 엄청난 근력을 자랑한다. 안구는 연금술 재료로, 뼈나 힘줄은 무기를 만들기 위한 재료로 제법 높은 가격이 거래된다.


“그리핀.”


사자의 몸통에 독수리와 머리와 날개, 발톱을 가진 몬스터. 덩치도 큰 데다가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어 상대하기 무척 까다로운 몬스터다. 부리와 발톱, 깃털이 거래되며, 그중에서도 알은 최상급의 식재료로 취급되어 무척 비싼 값에 팔린다.


“미노타우로스.”


소의 머리에 인간의 몸을 가진 몬스터. 덩치는 오우거와 비슷하나 전체적인 신체 능력은 오우거보다 조금 떨어진다. 대신, 무기를 다루는 능력이 오우거에 비해 훨씬 능숙해 두 몬스터 사이의 우열을 가리는 건 쉽지 않다. 뿔. 그리고 오우거와 마찬가지로 힘줄이 활이나 쇠뇌를 만들기 위한 고급 재료로 거래되며, 특히 미노타우로스의 고환은 정력제로도 유명해 상당한 수요가 있는 물건이다.


“나가.”


하반신은 뱀이며 상반신은 인간인 몬스터. 상체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인간보다 조금 더 덩치가 큰 수준에 불과하지만, 뱀인 하반신까지 합치면 총 길이는 오우거에 맞먹는 수준이다. 미노타우로스처럼 무기를 능숙하게 다루며, 하반신을 이용한 조르기 공격이나 입으로 뱉는 독액이 위협적인 몬스터이다. 하반신의 가죽은 갑옷의 재료로 거래된다.


“히드라.”


아홉 개의 머리를 가진 커다란 뱀. 덩치는 오우거나 미노타우로스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덩치에 즉효성의 독까지 사용하는 무시무시한 몬스터다. 가죽부터 시작해 뼈, 독니, 피에 이르기까지 버릴 게 거의 없는 보물상자와도 같은 든든한 몬스터이기도 하다.


“이걸로 끝인가.”


안나에게 들은 몬스터의 정보를 정리한 그레고리가 펜을 내려놓으며 중얼거렸다.


“제가 아는 건 전부 말씀드렸습니다.”


“흠.”


그레고리는 정리한 정보를 다시 눈으로 훑었다.


대략적인 정보는 알 수 있었으나, 상세한 공략법 같은 건 없었다. 그녀가 말한 정보는 대부분 돈과 관련된 것이었다. 어떤 부위가 어떻게 거래되는가 하는 부분 말이다.


“이것들은 잡아본 적은 없나?”


“저 혼자서는 잡을 수 없는 몬스터들입니다.”


“다른 사람을 미끼로 사용해도?”

“아라크네가 특별했던 겁니다.”


“그럼 그 접수원은 절대로 네가 토벌할 수 없을 것 같은 의뢰서만 내줬다는 말이로군.”


“그런 것 같습니다.”


설마하니 이렇게까지 할 줄이야. 4등급 용병의 분류 이유를 모르는 그레고리로선 답답하고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마음에 안 드는 년이군.’


대체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다고 이런 짓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런 태도는 별다른 이유도 없이 자신에게 마법도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부려먹기만 하던 스승 로스타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그래도 이런 의뢰이니만큼, 해결했을 땐 약속을 지키겠지. 그렇지 않다면 그 여자도······.’


그레고리는 안나를 슬쩍 살폈다. 그의 시선에 안나는 겁을 먹은 모습으로 시선을 피했다.


“그런 표정 짓지 말라고 하지 않았던가?”

“죄, 죄송합니다!”


그레고리의 말에 안나는 바로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띄웠다.


“일단 부딪힐 수밖에 없겠네. 길 안내는 가능하겠지?”

“······ 네.”


“그럼 내일 바로 출발한다.”



*



그레고리와 안나. 두 사람은 아라크네의 소재를 처분한 돈으로 식량, 지도, 의복 등의 물품을 잔뜩 구매한 뒤 다시 한번 마의 숲으로 떠났다.


안나는 비싼 돈을 주고 구매한 지도를 보고 최대한 효율적인 동선을 짰다.


그레고리는 그 동선에 따라 나가가 사는 습지, 오우거가 머무는 동굴, 그리핀의 둥지, 그리고 미노타우로스가 몸을 숨기고 있는 작은 유적지를 돌며 몬스터들을 사냥했다.


평범한 수준의 용병이라면 꽤나 애를 먹거나 위험성이 높은 몬스터들이었지만, 그레고리는 어렵지 않게 그것들을 처리했다.


그레고리는 아는 마법의 숫자는 그다지 많지 않다. 스승인 로스타에게 배운 몇 개의 기초 마법과, 그 몰래 서재를 뒤져가며 독학으로 익힌 마법 몇 개가 전부다.


대신, 그는 자신이 익힌 마법의 숙련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이제는 안나가 목격했던 대로 거의 즉각적으로 완성도 높은 수준으로 마법을 발동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 옛 스승인 로스타나 마법사 협회의 마법사들이 보았다면 기겁할 정도의 수준이었다.


그러한 수준의 마법에, 안나를 그동안 접촉했던 여러 존재로 변신시켜가며 싸우니 어렵지 않게 이겨나갈 수 있었다.


몬스터를 처리한 뒤 소재의 수거는 물론 안나의 몫이었다.


소재 수거의 경험이 많았던 안나는 능숙하게 나가의 가죽을 벗기고 오우거의 힘줄을 발라냈으며, 미노타우로스의 고환을 적출했다. 그렇게 수집한 소재는 상하지 않도록 그레고리가 마법으로 얼려버렸다.


그렇게 몬스터를 사냥하고 소재를 수집하며 열흘이라는 시간이 흘러갔다.


두 사람은 마지막 의뢰 목표인 히드라를 찾기 위해 늪지로 진입했다.


히드라가 있을 늪지대의 심부로 이동하는 동안 그레고리는 안나에게 들었던 히드라의 정보를 다시 한번 체크했다.


히드라는 아홉 개의 머리를 가진 커다란 뱀이다. 목 하나하나의 길이도 길이지만 그 굵기가 어지간한 통나무에 비할 정도로 굵다고 한다.


가죽도 두꺼워서 상처를 내기 힘들며, 심지어는 어렵게 머리를 잘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자라난다고 한다. 히드라의 머리가 다시 자라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5분 정도이며, 그것을 막기 위해서는 절단면을 불로 지지거나 산(酸)으로 녹여야 한다.


‘죽이는 건 어렵지 않겠군.’


일단 자르기만 하면 불로 지지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횃불을 들고 달려드는 것보다 더욱 신속하게 마법으로 상처를 지질 자신이 있었다.


‘문제는 시선의 분산인가.’


하나를 베는 즉시 다른 머리들의 공격을 받아야 할 것이다. 안나가 한 말에 따르면 히드라는 위험한 독니를 가졌을 뿐 아니라 나가처럼 독액을 뱉기도 한다고 했다. 여러 개의 머리가 동시에 독액을 뱉어낸다면 그로서도 막기가 쉽지 않을 거다.


그레고리는 앞서 움직이는 안나의 뒷모습을 보며 어떤 형태가 좋을지 상상했다.


‘아라크네는 껍질이 있으니까 독액으로부터 몸을 지킬 수 있을까? 아니, 그래도 눈 같은 곳에 튄다면 위험하겠군. 그럼 그리핀이 제격인가? 비행 방법에 따라서 여러 머리의 시선을 어지러이 분산시킬 수도 있을 테니.’


이런저런 고민을 하던 중 갑자기 안나가 걸음을 멈추었다.


그녀는 정면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자세를 낮추었다. 그레고리도 그녀를 따라 자세를 낮추면 그녀의 시야가 향한 곳을 살폈다.


히드라는 그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큰 덩치를 가지고 있었다. 이건 뱀이라기보다는 드래곤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컸다.


‘그 여자······!’


그 모습을 보자 엘리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런 녀석을 처리하라고? 앞선 네 마리의 몬스터를 잡을 때까지도 사실, 엘리가 자신들을 포기하게 하려고 내놓은 과제라는 느낌을 받긴 했다.


하지만 히드라는 그 선을 넘은 것이었다.


히드라는 이미 그들보다 앞서 늪지대를 찾은 이들과 싸움을 벌이는 중이었다.


원래는 아홉 개였을 머리가 여섯 개만 남아 있었으며, 히드라의 주변에는 잘린 머리 수의 세 배는 되는 시체가 널브러져 있었다. 통일성 없는 장비를 보아하니 그들도 용병이 분명했다.


“여기다! 여기!”


커다란 직사각형의 방패를 든 남자가 다른 손에 든 도끼로 방패를 쳤다.


캉캉-!


그러자 두 개의 머리가 남자를 향해 독액을 발사했다. 남자는 기다렸다는 듯 방패를 들어 독액을 막아냈고, 그러는 사이 측면에 있던 남자가 그 두 머리 중 하나를 향해 투척용 도끼를 던졌다.


푹-!


도끼는 히드라의 목에 적중했다. 힘껏 날아간 모습과는 달리 깊이 박히진 않았지만 고통은 충분했는지, 도끼가 박힌 머리가 “끼에엑!”하고 비명을 내질렀다. 그러는 사이 반대편에 있는 자들도 화살을 쏘고 단검을 던지는 등 공격을 가해 히드라의 시선을 분산시키고 있었다.


그레고리와 안나는 몸을 숨긴 채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사냥감을 가로채선 안 된다는 용병의 불문율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레고리는 그런 룰 따윈 알지도 못했으며, 알았다 하더라도 지킬 생각은 하지 않았을 거다.


그가 몸을 숨긴 이유는 곧 이 싸움이 끝날 거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뭐해, 케일! 머리가 재생하고 있잖아!”


방패를 든 남자가 소리쳤다.


그의 말대로 잘린 머리 하나에서 새살이 돋아나는 게 보였다. 끔찍하고 신비로운 광경이었다.


그의 말을 들은 케일이라는 남자가 뒤늦게 인화물질이 든 도기를 던졌으나, 옆에 있던 머리가 가볍게 그것을 막아냈다. 그리고 케일에게 독액을 쏘았다.


“케일! 피해!”


방패를 든 남자가 외쳤지만, 이미 상황은 끝나버렸다. 케일이라는 남자는 히드라가 쏜 검은 독액을 맞았다.


“아아아악!”


케일은 독액이 묻은 얼굴을 부여잡으며 바닥을 굴렀다.


“케일! 케일!”


도끼를 던졌단 남자가 케일을 향해 달려갔다.


케일을 향해 달려가던 남자는 새로 자라난 머리에게 물리고 말았다. 히드라의 이빨은 남자가 입은 금속 갑옷을 가볍게 꿰뚫었다. 히드라에게 물린 남자가 곧장 검은 피를 토해냈다.


“빌리! 안 돼!”


순식간에 무리가 무너졌다.


히드라에게 물리고, 독을 맡고, 때로는 감기며.


마침내 방패를 들고 시선을 끌던 남자 한 명만 남았다.


“케일! 빌리! 애니! 다, 다들······!”


남자는 이를 악물었다.


모든 동료가 죽었다. 그리고 자신만 살아남았다.


‘어차피 놈으로부턴 도망칠 수 없다! 그렇다면 끝까지 저항하겠어!’


남자는 자신을 지켜주던 방패를 과감히 버리고 도끼를 양손으로 잡았다.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달려들었다.


그 순간 그레고리가 움직였다. 그는 옆에 있는 안나의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변해라.”


모습이 바뀐 안나에게 명령을 내렸다.


“하늘을 날며 놈의 시선을 끌어.”


“까아악!”


그리핀으로 변한 안나가 우렁차게 대답하며 하늘을 향해 날아올랐다. 그 소리가 남자의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리핀!?”


남자는 몬스터의 소리를 단번에 알아들었다. 제법 경험이 있는 모험가가 틀림없었다.


그레고리는 남자를 향해 소리쳤다.


“저도 용병입니다! 힘을 합칩시다!”


일반적인 용병이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말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이었던지라 남자는 그 말에 흔쾌히 대답했다.


“좋소!”


대답을 들은 그레고리는 곧장 자신들을 노리고 날아오는 독액을 보며 소리쳤다.


“얼어라!”


날아오던 독액이 그대로 얼음 덩어리가 되어 두 사람을 스쳐갔다.


“이, 이건······!?”


놀라는 남자를 향해 그레고리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설명할 시간은 없습니다. 시선을 끌어주십시오. 그럼 제가 놈을 베고 태우겠습니다!”


그레고리는 그리 말하며 독을 뱉은 머리를 향해 마법을 시전했다.


“베어라!”


그의 손을 타고 날아간 바람의 칼날이 히드라의 목을 베어냈다. 너무나도 부드럽게 잘려나가는 히드라의 목을 본 남자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아까 자신이 버렸던 방패를 향해 달려갔다.


방패를 집은 남자가 소리쳤다.


“얼마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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