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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화살 님의 서재입니다.

메피스토의 이상한 시공여행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빛의화살
작품등록일 :
2021.07.30 10:27
최근연재일 :
2021.08.24 07:45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1,894
추천수 :
66
글자수 :
131,287

작성
21.07.31 07:45
조회
162
추천
10
글자
12쪽

1. 48세 김대붕

DUMMY

내 나이 48...


드디어 내 인생 최대의 기회가 주어졌다.


처음에는 이상한 환청이 들리더니, 자기 지도교수를 욕하는 소리를 하는 환청이었다. 무슨 스승에게 연구결과를 도둑맞고 자살한 대학원생 귀신이 내게 쓰인 줄 알았다.


그러더니 그 귀신이 내게 제안을 했다. 원하는 것을 바꿀 수 있도록 해 주마 라고.


나도 미친 건지 그 말에 역제안으로 상태창을 요구했다. 그 귀신이 웃으며 오케이를 외쳤다.


그 후에는 이상한 상태창이 내 눈앞에 뜨면서 원하는 조건 3개로 나를 원하는 시기에 보내준다고 했다.


그래서 상태창에 내가 원하는 조건을 말하고는 조건발동을 외쳤다.


내 눈앞에는 Loading 이라는 문자와 카운트다운 숫자가 어른 거리고 곧 시야가 뒤틀리면서 몸이 흩어지는 듯한 감각을 느끼게 되었다.


잠시 느껴지던 감각의 여운으로 혼란해진 정신을 수습하느라 멍하니 몇 분인가가 지났다.


눈을 뜨니 음습하고 냄새나던 내 방이 아닌 넓직한 홀에 내가 앉아 있었다.

성공한 것이다. 혹시라도 이게 꿈이나 환각일까 싶어서 내 뺨을 양손으로 쎄게 후려쳤다. 씨발... 내 죽탱이를 내가 후려쳐본 결과..


졸라 아프다. 꿈이나 환각은 아닌 듯 하다.


곧이어 내 주변의 빈의자가 하나둘 어리둥절해하는 사람들로 채워졌다. 상태창에 제시한 내 조건 중 하나가 받아들여 진 것이었다. 성공이다. 나머지 하나는 이 공간이 틀림없는 듯하다.


세 가지 조건 중 또 하나가 어떻게 되었을까? 이건 밖으로 나가 봐야 알 수 있겠지?


어차피 소환되어 오는 사람들 정신 차리려면 시간이 걸릴테니 밖을 한번 살펴봐야겠다.

그래서 자리에서 일어나서 바깥으로 나가 봤다.


그곳에는 거대한 창고같은 것들이 눈 앞에 펼쳐져있었다. 아마도 저것이 내가 같이 소환해달라고 부탁했던 그 곳이라면 모든 조건을 다 충족시켜서 이곳에 소환해 준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걱정이 되었다. 내가 소환시켜달라고 했던 사람들이 전부 소환되면 이 건물로는 모두 수용을 못할 텐데......


잠시 이곳 저곳을 살펴보면서 내가 소환해달라고 했던 시설이 제대로 소환 된 것을 확인하였다.


이정도면.... 치욕으로 점철된 역사를 바꾸고 평생 방구석에서 꼬여버린 인생을 탓하며 살던 나의 인생 또한 바꿀 수 있다. 훗날 역사책에 나는 어떻게 기록될까? 내가 48이니 내가 연장자로서 저 사람들의 주도권을 잡으면 내가 첫줄에 쓰여질 것이다.


김대붕과 10만 선지자들... 생각만 해도 뽕찬다. 그렇다. 나는 대붕이라고 불리는 인터넷 커뮤니티의 대체역사 장르 팬들을 소환한 것이다. 뭔가를 바꾼다면 평소에 그런 쪽으로 여러 가지 궁리를 한 대붕이들만큼 적당한 사람들이 없을 것이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소환된 사람들을 살펴보았다. 아직 뭐가 뭔지 모르고 어리둥절해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지만 몇 명은 소환된 지 몇 십 분이 지났지 않았는데도 빠른 적응력을 보이고 있었다.


여기 저기에서 ‘상태창’, ‘스테이터스’, ‘갓태창’ 등을 외치고 있었고, 몇몇은 외쳤으나 아무런 변화도 없는지 머리털을 쥐어 뜯고 있었다.


소환을 행한 나에게만 상태창 특전이 부여되었나 보다. 이거면 확실하다.!!


아직 몇 명 안 왔지만 모든 사람이 모이면 의사소통조차 힘들 테니 미리 이사람들부터 포섭해야 한다.


“ 여러분, 저는 여러분들을 이곳으로 소환한 김대붕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


“ 아, 씨발... 검대머 30분 전인데 못 보고 왔잖아요. 돌려 보내 주세요. ”


“ 야. 아저씨 아저씨 땜에 비축분 쓰다가 날아 갔잖아요. 여태까지 쓴거 복구 안되면 아저씨가 책임져요. ”


아마도 웹소설 연재하는 작가인가 보다.


“ 아... ”


여기저기서 나를 성토하는 말들이 빗발친다. 어? 이게 아닌데? 이 사람들 평소에 그 사람들 맞나??


“ 여러분, 진정하시고 제 말 좀 들어 주세요. ”


“ 아저씨가 뭔데 나대요? 빨리 원상복구나 시켜줘요. ”


“ 일단 제가 여러분들을 이곳으로 트립 시키기도 했고, 나이도 아마 제가 최연장자일 듯 하니까 제가 여러분들의 대표를 맡는 것이 ······. ”


“ 자네, 자네는 나이가 몇인고? ”


딱 봐도 내 나이보다 열 살은 많아 보이는 아재가 나에게 말을 했다. 씨발, 이건 예상 못했는데? 저 아재는 저 나이되도록 왜 디씨질이나 하고 있던 거야?


“ 내 올해 환갑일세. 나이로 따지면 내가 앞장서야 할듯한데 일단 파악이 안 되니 계속 얘기부터 해보게나. ”


“ 아. 씨발 쉰내 존나게 나네. 나이 처먹은 게 대수라고.. ”


안경을 쓰고 여드름 많이 난 160정도 될까한 키에 배가 올챙이배처럼 나온 어린 친구가 나이든 형님에게 막말을 한다. 이런 씨발 나이로 누르려면 일단 저기 환갑 형님편을 들어야겠다.


“ 이봐요. 학생 딱 봐도 아버지뻘 넘어 보이는 분께 그런 말투를 쓰면 되나? ”


“ 나 학생 아닌데? 예비군도 끝났는데? 멋대로 이런 곳에 불러 놓고는 지랄하고 있네? ”


여기 저기서 면박을 준 젊은이와 비슷한 인상의 사람들이 옳소! 하면서 박수치고 소리를 지고 있다.


아, 감당이 안 될 것 같다. 이럴 때는 일단 회피를 하고 다음 기회를 노리는 것이 삶의 지혜지.


“ 일단 개개인의 불만은 나중으로 하고 일단 제가 여러분들을 이곳으로 모셨으니 설명은 드리겠습니다. 다들 잠시만 조용히 해주세요. ”


난동 피워봤자 당장 해결이 되는 일이 없다 것에는 공감을 했는지 여기저기서 웅성거리고 중얼거리는 소리는 들렸지만 일단 내가 하는 말소리가 들릴 만큼 조용해지기는 했다. 이런 소란이 일어나는 와중에도 사람 수는 더 늘지 않았다.


“ 오늘 오전에 제 눈앞에 갑자기 상태창이 생기면서 3가지 조건과 함께 원하는 시기로 소환시켜준다는 메시지가 떴습니다. ”


잠시 말을 멈추고 내말을 듣는 사람들을 쓰윽 둘러보았다. 다들 이제부터 중요한 포인트란 것을 인식했는지 조용해졌다. 이제 계속 말을 이어야겠다.


“ 그래서 오전 내내 생각한 끝에 평소에 역사개변에 대해 보통사람들 보다는 많이 생각하는 여러분들과 함께라면 역사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 10만대붕이와 함께 국회도서관, 육군종합보급창을 여말선초시기로 트립해달라고 한 결과 우리가 이 자리에 있습니다. ”


“ 아오, 빡대가리 새끼, 트립할 거면 대붕이보다는 경상도 지역을 통째로 했어야지. 거기 공단도 있고, 원전에 항구에 군 부대에 인구에, 필요한 게 다 있는데. ”


아니, 씨발 그걸 생각 못 했네? 경상도 지역 통으로 트립시켜 달라고 했으면 쉽게 해결되는 걸?


“ 보급창에서 브레이브맨 입을 일 있냐? 그냥 마트 물류창고가 낫지. ”


“ 병신새끼, 육군종합보급창이 아니라 7기동군단을 트립시켰어야지 ”


“ 7기동군단이 트립되어봤자 보급없으면 무용지물이야. 산업기반을 통째로 트립시켰어야지. 븅~ ”


“ 저 빡대가리 병신새끼 땜에 검대머 오늘 자 못 본거 실화? ㅆㅂ ”


“ 빡대갈새끼, 이왕에 트립시킬 것이면 아예 빠른 스타트로 천하통일 노리게 청동기시대로 했어야지 여말선초가 뭐냐? ”


“ 우리가 현대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복지를 제공할 생각까지 한다면 한계선은 구한말이지. 일제침략에 맞서 싸우는 거 얼마나 뽕 차냐? 그런데 여말선초? 아이고, 대붕이 수준하고는 ”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불평소리에 김대붕은 당황한다. 이 때 아까 나이로 자신을 찍어 누르던 형님이 손을 들고 발언권을 요청한다. 혼란스러운 김대붕은 주도권이고 나발이고 저 형님에게 넘겨야 겠다 싶어서 얼른 발언하시라 하고 자리에 앉아서 찌그려 졌다.


“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틀딱이라고 합니다. 다들 당황스럽고 불만이 있겠지만은 여러분 벌써 우리가 이곳에 온 것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여말선초의 혼란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우리 대붕이들이 힘을 합쳐서 할 일을 해야 하겠습니다. 목적을 달성하면 다시 우리 시대로 돌아 갈 수 있을 겁니다. 그렇죠? 김대붕씨? ”


김대붕은 그에 대해서 상태창이 아무런 메시지를 주지 않았지만, 여기서 방법이 없다하면 분노한 인터넷 폐인들에게 밟혀 죽을지도 모른다. 일단 고개를 끄덕거렸다.


“ 자, 그러면 우선 우리가 평소 논의한대로 비누부터 만듭시다. ”


“ 우,~~~ 언제적 비누냐? 만들 수는 있고? ”


“ 와, 내 눈앞에 틀딱 실화? 2000년대 초반에나 먹힐 비누 클리쎄 그대로 써먹을 생각을 하는 것임? ”


“ 아재요. 비누는 실용성 없다는 게 대붕이들 브레인 스토밍으로 밝혀진 게 언젠데 아직도 비누? ”


“ 그러니까 저 김대붕이 병신인 거예요. 전간기 정도면 미국에 떡락한 유망주에만 투자해도 뉴딜 이후에 차익실현만 해도 부국강병인데? ‘미국투자로 대한독립만세’도 안 읽어봄? 여말선초면 뭔 수로 재정을 확충하냐? ”


“ 여말선초면 빨리 일본 원정해서 이와미 은광 먹으러 가야하는 것 아님? ”


“ 배는 있냐? 아까 누구 말대로 경상도 트립이면 진해가 있는데, 어차피 이렇게 된 것, 차라리 95처럼 연필 만들어서 팔자. ”


“ 중장비 대용으로 쓸 수 있게 우선 동남아 가서 코끼리부터 가져와야 하는 거 아니냐? ”


“ 복실이 조아······. ”


“ 연중런은 언급금지. ”


아, 혼란스럽다. 다시 내가 나서야 겠다.


“ 그래도 10만 대붕이가 모이면 공업화도 산업화도 가능할 겁니다. ”


“ 와······, 10만 대붕이를 믿었어? ”


“ 대붕이가 10만이면 코수양 연중런 했겠냐? 대붕이 천 명만 되도 많겠다. ”


“ 아마 여기 보자...하나 둘 ... 한 200명? 이정도가 다겠다. ”


“ 와. 씨발 나 도배한다고 평소에 차단만 당했는데 왜 나까지 여기 옴? ”


“ 야, 아 난 단톡방 운영이라고 영구차단 당했는데도 끌려왔다. 씨발 ”


“ 와 조선빠 쉑들, 난 106인데 난 왜 데려옴? 나 다른 갤러리에 글 싸러 가야하니 원상복구시켜라. ”



혼란스럽다. 진짜 여기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전부 다일까? 10만은 되어야 몽둥이만 들어도 군대인데... 배불룩 나온 누가 봐도 덕후인 안경여드름 새끼들에 환빠로 보이는 몇몇 흰머리 노인들... 얘들 데리고 뭘 할 수 있지?


“ 그래도, 여기에 공대출신도 있고, 하니 차근차근 자기 특기를 ······. ”


“ 와, 난 문과인데? ”


“ 나 사학과임. 사학과 최고 스펙은 재벌회장 아니면 빙트환 역사 개변이라더니 진짜로 트립됨. 크크크, 씨발 그런데 여말선초니까 사료 젤 많은 조선시대 지식들 다 쓸모없는 거 아니냐? 그렇다고 내가 조선왕조실록을 전부 외우고 있는 것은 아니고. 크 ”


“ 난 웹툰작가 지망생.. 소재 얻으려고 댓글 몇 번 쌌다고 여기로 끌려옴. ”


“ 저 쉑 나이 대접도 못해주겠다. 빡대가루섹,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정상적인 공대생들이 대붕이 짓 하겠음? 크크크크크 ”


그리고 세달 후 고려말로 트립한 247명의 대붕이들은 아무것도 못하고 입배틀만 벌이다가 모두 굶어 죽었다.


작가의말

제가 쓰고 있는 ‘조선, 대영제국을 등쳐먹다.’(영국조선) 한번 읽어 주세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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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48세 김대붕 21.07.31 162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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