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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미스테리 전문작가

선조가 도망을 안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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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령(心靈)
작품등록일 :
2024.07.03 08:48
최근연재일 :
2024.07.04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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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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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4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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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장. 선조가 도망을 안 감 (2)

DUMMY

2장. 선조가 도망을 안 감 (2)



“좃될 뻔 했다.”


선조는 무너진 건물 잔해를 쳐다보며 말했다. 처참하게 무너져 불길에 활활 타고 있는 건물 잔해들. 저기 건물에서 술래잡기를 참 많이 했었는데.


“전하 괜찮으십니까.”


왠 곰같은 덩치의 사내가 품에서 어린아이 셋을 바닥에 내려다놓으며 말했다. 아니 어린아이가 아니라 다 큰 어른 셋. 어른 셋이 어린아이로 보일만큼 사내의 덩치는 곰만했다.


“괜찮아.”


선조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그리고 백성을 돌아보는 선조.


다들 곡괭이며 낫이며 농기구들을 손에 쥐고 있었는데. 그리고 선조를 쳐다보며 의심의 눈초리들을 하고 있었다. 가령 저게 진짜 왕인가. 왕이 맞나? 하는 눈초리들.


“대체 궁궐들은 왜 불지른 것인가.”


선조는 백성들을 쳐다보며 물었다.


“도..도망갔으니깐!”


한 청년이 떨리는 목소리로 외치듯 말했다.


“누가.”


선조가 다시 물었고.


“와..왕이!...”


청년이 대답했다. 얼굴은 때로 가득했고, 옷은 누더기였다. 오직 눈빛만이 독기로 가득 차 있었다.


“왕? 나 여기 있잖아.”


선조가 말했고, 백성들은 서로서로 바라보며 둥절둥절. 그리고 그때 한 덩치 큰 청년이 앞서 나오며 말했다.


“당신이 왕 맞아? 왕이라는 증거 있어?”


대담한 얼굴에 대담한 눈빛. 그리고 대담한 말투. 손에는 도끼를 들고 있었는데 평범한 청년처럼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때 선조 옆에 있던 곰같은 사내가 한 걸음 다가서며 말했다.


“저 새끼가 대가리에 활 맞았나. 니 눈까리는 장식품이냐. 어딜 감히 조선의 왕도 못 알아보고.”

“그만 꺽정아.”


선조가 말했고. 꺽정이는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방금 선조의 말에 백성들은 웅성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꺽정이. 그래. 꺽정이라는 말에 백성들이 반응을 한 것이다.


“이..임꺽정이다! 며..면상이 임꺽정이야!!!”


그때 백성들 사이에서 누군가 외쳤고, 백성들은 더 크게 웅성거리며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그렇다. 임꺽정. 전설의 의적. 아니 의적인지 도적인지는 의견이 갈리지만 여튼 자칭 의적이었다. 선조가 11세 되던 날 임꺽정은 관군에 잡혔었고 그 이후로는 소식이 없었다. 개같이 처맞고 뒤졌다는 소문이 무성했으나 확인된 소문은 아니었다.


여튼 그렇게 소설 속의 인물이 되어갔던 임꺽정의 이름이 나왔으니 백성들은 놀라는 게 당연했다.


“거..거짓말! 임꺽정은 고문받다가 거품물고 뒤졌다고 들었는데!”

“그..그니깐!...”

“거세 당하고 뒤졌다는 소문도 있었어!”

“어쨌든 뒤졌다는 게 학계의 정설!”

“그런 임꺽정이 저 곰같은 녀석이라고?!”


백성들은 다들 웅성거리며 한마디씩 했다.


“거세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임꺽정이 인상을 찌푸리며 다시 한 걸음 내딛었고.


“그만 꺽정아.”


선조가 한 마디했다. 그리고 다시 발걸음을 멈춰서는 임꺽정.


그리고 이번엔 선조가 백성들 앞에 나서며 말했다.


“다들 그 왕에 대한 분노를 왜놈들에게 향하면 어떻겠는가.”

“이걸로! 이걸로 어떻게 왜놈들과 싸운단 말입니까! 저들은 활도 아닌 이상한 조총이라는 무기로 백성들을 학살하고 있단 말입니다! 저희는 활은 커녕! 검 한 자루 없습니다!”


도끼 든 청년이 울분을 토하듯 외쳤다. 그리고 그에 동요하는 백성들.


“전하~!!! 서림이가 왔습니다~!!!”


그때 저 멀리서 들려온 얍삽한 모기같은 목소리. 한 스무 명 되는 관군과 함께 수레를 여러게 끌고 오고 있었는데.


곧 선조 앞에 도착했다.


“아니 전하! 궁궐들이 왜 다 타고 있습니까!”


서림이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


“쟤들한테 물어봐.”


선조는 백성들을 가리키고는 수레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고 수레에서 뭔가를 하나 집어들었는데.


“조총.”


왜놈들의 무기 조총이었다.


“우리도 있어. 조총.”


선조는 백성들을 쳐다보며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이어 말했다.


“정확히 100자루. 쏠 줄 아는 사람?”


선조가 백성들을 쳐다보며 물었고, 백성들은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당연하다. 활도 쏠 줄 모를텐데 총은 무슨.


“어이 도끼. 이거 다룰 줄 몰라?”


선조는 도끼청년에게 조총을 던지며 말했고, 도끼청년은 조총을 받아들었다.


“이게...”


조총을 이리저리 살펴보는 도끼청년.


“야야. 그거 방아쇠 당기면 안 돼.”


임꺽정이 말했고.


“아.”


당길 뻔한 도끼청년. 총구는 자신의 얼굴을 향해 있었다.


“에헤이.”


그때 서림이 도끼청년에게 다가갔고, 총을 빼앗아 들더니 총구를 바로잡아주었고, 사용법을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여기 구녕에서 총알이 나간다구. 이거 말야 이거.”


총알도 보여주는 서림. 그리고 이어 말했다.


“이게 니 대가리를 관통한다구. 그만큼 강해.”

“오오...”

“헐...”

“저 조그만한게...”

“대박이다...”


구경하던 백성들이 웅성웅성. 그리고 그때 선조가 다시 백성들 앞에 나서며 말했다.


“조총부대 100명을 뽑을 거다. 내가 멀리 있는 걸 잘 맞춘다 손. 아, 그 전에 내가 시력이 좋다 손.”


선조가 말했고, 백성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웅성웅성거리기 시작했고.


“저요.”


도끼청년이 먼저 손을 들었다. 그러자 웅성거리던 백성들 사이에서 한 명 두 명 손을 들기 시작했다.


***


번외편-


(1) 전설의 탄생



1552년 (음력) 11월 11일 서울 인달방.



“아응!!!..으잉!잉!..으아아!!!!”

“마마! 이제 다 되었습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아으응!!!..으잉!으앙!..으아아!!!”


덥석!


“아! 마마!..악!!!”


덥석!


“마마!..악!..제 머리털이옵니다!...아아!!!”

“으으응!!!..앙!앙!...으아아앙!!!”

“마!마!..내 머리털!..마!..”

“?”

“....”

“방금 나한테 욕을 하였느냐?”

“서..설마요 마마...마마...라 한 것이옵니다...”

“그래?”

“네.”

“아으응!!!..아앙!..아아아아!!!”


퐁~


뭔가가 쏘옥 미끄러져 나왔고.


“마마! 아들이옵니다! 득남하셨사옵니다 마마!!!”

“하아...하...하아...하아...”

“어머머!...고추 보소!...”

“고..추...어디...어디...”

“보십쇼 마마! 고추도 튼실하옵니다! 아주 대장군을 낳으셨습니다! 마마!”

“훗...하아...하...응...?”

“왜 그러시옵니까 마마.”

“왜...애기가..울지를 않느냐...”

“어? 그러고보니...하아!...”

“상태가..안..좋으냐...?”

“아..아니..그게 아니오라...어찌 이런 일이...”

“말하거라...아이에게..무슨 일이 있느냐...?”

“우...웃...웃고 있습니다...”

“뭐...?”

“아주 해맑게...웃고 있습니다!...”

“웃고..있다고...?”


***


1552년 (음력) 11월 11일

한성부 건천동(현재 인현동)


세 명의 잼민이가 등에 지게를 지고는 힘겹게 내려오고 있었다.


“하..씨..너무 많이 했나...”

“아니 형님. 왜 그렇게 욕심을 부리셨습니다. 나무가 너무 많습니다.”


둘째가 웃으며 말했다.


“하씨...야 순신아.”


첫째는 앞서 걸어가고 있던 셋째 이순신을 불렀다.


“응 형아.”


이순신은 고개를 돌려 첫째형을 쳐다봤다. 7살로 키도 작고 몸도 허약했지만 눈빛만큼은 초롱초롱해 보였다.


“응은 반말이고 좁밥아.”

“잉.”

“이거 나무 좀 가져가라. 아씨 개무겁네.”

“나도 무거워 형아.”


이순신은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 그리고 이어 말했다.


“너무 무겁게 하면 키 안 큰다고 그랬단 말야!”

“야씨. 너 어차피 키 안 커. 봐. 우리도 다 작잖아. 너도 작을 팔자라고.”


첫째가 말했다. 그리고는 지게를 내려놓더니 지게에 있던 나무를 몇 개 집어서는 이순신에게 가져갔다.


“야, 지게 일루와. 이것만 더 얹히자.”

“싫어! 싫다구! 키 안 큰다구!”


이순신은 당돌하게 거절했다.


“아씨. 저 존만한 게 진짜. 일루 안 와 확 마!”


첫째가 달려들었고, 이순신은 냅다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크게 놀라는 형들.


“뭐고.”

“저걸 메고 저렇게 빨리 뛴다고...?”


형들은 크게 감탄했고, 형들이 감탄하든 말든 이순신은 정신없이 뛰어 산을 내려갔다.


그런데.


갑자기 멈춰선 이순신.


“어?”


이순신은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리고 미간을 크게 찌푸리며 말했다.


“뭐지...왤케..쎄하지...”


뭔가 잘못됐음을 느낀 이순신.


“이상해...”


온몸을 부르르 떨기까지 했다. 오줌을 지렸나? 의심이 들 정도.


“야! 순신아! 천천히 가 임마!”

“형...”


이순신은 첫째형을 쳐다봤다. 그리고 곧 다가온 첫째형.


“야 왜 그래. 표정이 갑자기 왤케 썩었어.”

“형...오늘..무슨 날이야...?”

“뭔 날. 그냥 날이지. 왜 그래?”

“기분이..이상해...쎄하고..불안하고...너무..더러워...”

“뭐래. 너 안 씻어서 그래. 가서 씻자.”


그리고 첫째형은 이순신의 손을 맞잡았고, 그렇게 다시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형..아기 웃음 소리 안 들려? 들린 거 같은데...?”

“뭔 아기.”

“아니...갓 태어난 아기...가 웃고있는 소리...”

“어디 아프냐? 그리고 갓 태어났으면 울지. 왜 웃겠냐.”

“아...”


***


1552년 (음력) 11월 11일

어떤 허름하고 무너져가는 절.


“하아!...하...하아...하...”


한 소년(훗날 사명대사)이 눈을 번쩍 뜨더니 가슴을 부여잡고는 거친 숨을 몰아쉬기 시작했다.


“응규야 왜 그러느냐?”


옆에서 함께 명상을 하던 고승이 물었다.


“하아..하...스님...방금...꿈을 꾸었습니다...”


응규가 크게 질린 얼굴로 말했다.


“꿈? 왠 꿈. 명상을 하랬더니 처 자고 있었더냐.”

“아..그..그게 아니오라...휴...”


한숨을 길게 푹 내쉬는 응규. 이마부터 해서 온몸이 땀투성이었다. 고작 명상을 했을 뿐인데 땀투성이라니. 고승 또한 이를 이상하게 여기며 다시 물었다.


“그래. 무슨 꿈을 꾸었길래 그리하냐.”

“조선이...망하는 꿈을 꾸었사옵니다...”

“조선이 망하다니? 이런 태평성대에 왜 조선이 망한단 말이더냐.”

“왜구가...조선을...삼킵니다...”


응규는 심각한 얼굴로 고승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리고 고승은 응규의 얼굴을 한참 쳐다보더니 이내 웃으며 말했다.


“허허허허. 감히 섬나라 오랑캐가 조선을 삼킨단 말이더냐. 무슨 개꿈도 그런 개꿈이 다 있단 말이더냐. 하하하하!”


그리고 고승은 크게 웃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고승을 보며 희미하게 미소 짓는 응규. 그 역시 같은 생각이었던 것이다. 감히 섬나라 오랑캐가 조선을 침략할 수는 없는 법이었다. 무엇보다 섬나라 오랑캐에 당할 조선이 아니었다.


“꿈에서...조선의 왕은...도망을 쳤습니다. 정말 말도 안 되는...하하...”


머리를 긁적이며 멋쩍게 웃는 응규. 본인 스스로도 이제 개꿈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이녀석아.”


고승은 응규를 보며 딱밤을 주었다.


콩.


“아얏!..”

“자지 말고 명상을 하거라. 한 번만 더 졸았다가는 아구지를 그냥.”

“네 스님. 죄송합니다.”


응규는 고개를 살짝 숙여 사죄하고는 다시 명상하는 자세를 취했다. 그러다 다시 눈을 뜨더니 고승을 쳐다보며 물었다.


“스님. 조선의 왕은 도망치지 않지요?”

“조선의 왕은 백성보다 더 앞에 서서 적들과 싸울지언정 도망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당연히.”


고승은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해맑게 웃는 임응규.


“그렇죠? 정말 그런 것이지요? 조선의 왕은 절대로 도망치는 법이 없는 것이지요?”

“그렇다니깐.”

“네! 스님!”


임응규는 다시 눈을 감으며 명상을 이어나가려다 다시 눈을 뜨고는 스님을 쳐다보며 물었다.


“근데 스님. 혹시...갓 태어난 아기가 웃기도 합니까...?”

“또 뭔 개소리냐. 아기가 태어나면 울지 왜 웃냐. 응애. 응애. 하고 울잖아. 왜? 넌 하하 호호 하고 웃었냐?”

“아, 아닙니다. 하하...그쵸. 갓 태어난 아기가 웃을 리가 없죠.”


임응규는 역시 그럼 그렇지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왜 또? 그런 아기를 보았느냐?”

“꿈에서 그런 아기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아기가 조선이 왕이 되더니 나라를 버리고 냅다 도망을 쳤습니다.”

“풉.”


임응규의 말에 스님은 피식 웃었다. 그리고는 다시 응규의 정수리에 딱밤을 놓더니 이어 말했다.


“명상이나 하거라.”

“네 스님.”


그리고 둘은 다시 자세를 잡고는 명상을 이어나갔다.


작가의말

번외편은 선조의 잼민이때 이야기 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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