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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봉거사 님의 서재입니다.

모두가 주문을 외운다.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공포·미스테리

인봉거사
작품등록일 :
2022.09.19 11:40
최근연재일 :
2022.10.21 09:00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389
추천수 :
14
글자수 :
86,463

작성
22.09.27 06:00
조회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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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2쪽

A006 너도 미래 없으면 따라해.

DUMMY

인경은 일하는 내내 오후에 있었던 교차로 방화 사건을 잊을 수 없었다. 무언가에 홀린 듯 휘발유를 뿌려대던 남자의 모습이 내내 기억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모두를 향해 웃어 보였던 그 표정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았다.


인경은 어두운 집에 홀로 앉아 핸드폰을 켜고 직접 목격했던 화재 사건을 검색했다.


대여섯개의 영상들이 검색되었다. 그때 인경과 같이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영상일 것이었다. 현장 영상들은 인경이 직접 본 것보다도 못했다. 특히나 다시 보고 싶던 방화범의 웃는 얼굴이 찍힌 영상은 없었다. 아쉬워할 새도 없이 오늘 있었던 다른 큰 사건에 대한 것들이 인경의 눈에 들어왔다.


오늘 있었던 사건에 비한다면 인경이 직접 겪은 일은 오히려 작은 일이었다.


오늘에만 전국 열 곳 넘는 곳에서 화재와 방화 시도가 있었다. 대형 물류센터에 화재가 아직도 진압이 안 된 상태로 진행 중이었고 화재로 붕괴한 공사 현장도 있었으며 주택가에서 계속 번지고 있는 불 때문에 수백의 사람들이 대피했다. 전국이 불에 몸살을 앓았다.


이것들이 오늘 하루에만 일어난 일이었다. 어제와 너무 다르게 급변해 있었다. 인경은 그동안 모르고 지냈을 뜨거운 용암이 오늘 눈앞에서 솓구쳐 올라가는 듯한 공포를 느꼈다. 당장 내일이 어떨지도 알 수 없었다.


석호의 말대로 정말 주문 때문일까? 숲이 불탄다는 주문떄문에? 한순간에 사람이 미쳐버리듯 그렇게 된 건가? 세상이 옳게 돌아간다는 게 이런 건가? 주문대로 현실이 되는 걸까? 아니면 그 주문처럼 현실을 만든다는 뜻인가? 그럼 그 전에 제물이 익는다는 정말 제물이 바쳐졌다는 의미인가? 숲이 불탄다 다음도 있는 건가?


인경은 다시 '숲이 불탄다.'로 검색했다. 할 말이 많은 숱한 영상들이 인경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지금 물을 만난 듯 이 전과는 다르게 이제는 일말의 숨기는 분위기조차도 없었다. 제각기 신이 나서 쉴 새 없이 떠들고 불안을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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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15.554회

"숲이 불탄다. 무슨 의미일까요? 이 주문을 외우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우리가 사는 곳이 바로 숲이고, 이 숲이 정화되기 위해 불타야 하는 거죠. 명쾌한 일 입니다. 실제로 불이 나고 있잖아요. 오늘 얼마나 많은 불이 났어요? "


"숲이 불탄다. 세상이 망한다. 이제 시작입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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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5.894회

"주문을 거의 처음 발표한 입장에서 사실 여부도 내가 발표하는 게 정확하겠지?"


"에이콘 내부의 정보원에 따르면 지금까지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 20시간째 검증하고 있는데. 아직 안 나온 거면 이건 문제가 없다고 봐야 정상이지. "


"지금까지 문제없었던 주문들은 처음으로... 달이 내려온다... 이게 시작이었지. 그리고 다음으로... 제물이 익는다... 숲이 불탄다... 여기까지가 성립하는 주문이야··· 이 밖의 다른 것은 다 가짜야···다른 가짜들이 떠드는 건 신경 쓰지 마 "


"다시 말하지만, 개가 짖는다... 악마가 집에 들어온다... 이건 가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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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7.593회

"당백님의 사연을 듣고 맘이 너무 아파요. 반드시 세상을 변할꺼에요. 믿으세요 주문은 이뤄집니다. 자 그러면 같이 주문을 외울까요? 천천히 열 번을 외우고 다시 다음 사연을 볼게요."


"다 같이 해요 ··· 숲이 불탄다···. 숲이 불탄다···. 숲이 불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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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35.474회

"달이 뜬 밤에···제물이 배달됐지 지금···제물이 익은 거지"


"그리고 이걸 먹으면 입안에 불이 나는 거야··· 그리고 상추 이게 숲 같잖아. 맞지 ? "


" 숲이 불탄다···어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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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512회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 뭔지 몰라도 하여간 때가 되었단 얘기지. 달이 뜬다. 개가 짖는다. 제물이 익는다. 그리고 숲이 불탄다."


"아마존 밀림이 불탄다는 의미보다는 생태계가 재편된다는 의미겠지. 지금의 계층사회가 변화할 때가 되었다는정도... 그런 바램 같은 게 있겠지."


"시기적으로 딱 맞아떨어지지 않아? 난 나쁘지 않다고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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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351회 방송사고? 격돌 조회수

"당연히 안 믿지. 근거가 없잖아. "


"그러니까 해쉬값을 병렬로 나열하면 그게 ···. 언어화가 된다고 ."


"언어? 뭔 말도 안되는 소리야~ 그런식이면 모든 말을 만들어 낼수가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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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315.158회



"지금 소방차가 6대째 올라갑니다. "


"아 장난 아닌데..."

"여기 있으면 안된데요. 내려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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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5.158회

"그냥 말이잖아. 일상적으로 쓰는말. 달이 뜬다. 백번도 더했겠는데... 이제 와서 뭐? 한글이 있을 때부터 쓴 말이잖아."


"아니 그러니까. 변화를 원하면서 외우면 효과가 있다는 거지."


"뭔 변화 이미 모든 게 변하고 있는데 "


"아니 왜 나한테 지랄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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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264회

"이름을 부르는 것을 생각해 보세요. 이름을 부르면 그 사람이 오잖아요 "


"주문을 외우면 그 주문이 실현되는 거죠"


"이상한가요? 난 당연하게 생각되는데... 숲이 불탄다. 실제로 화재 사건이 미친 듯이 많이 일어나잖아. 무슨 얘기가 더 필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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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14.213회

" 미친놈들 악플 단 놈들 다 캡쳐했으니까... 변호사 준비해."


"이 저능아 루저 새끼들아 중얼거리는 거 때려치우고 정신 차려 병신들아...세상 바뀌면 좋을줄 알아? 세상 바뀌면 니들이 제일 먼저 뒤져 ."


"사회 부적응자 새끼들 내일 아침에 공장 나가서 열심히 일해 병신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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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1.542회 .

"드디어 내가 차트에 비밀을 풀었지... 이 주식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뭔지 알아 ? 이 회사 로고에 나무가 있어. 어때? 맞지? "


"빨간 숫자들... 불탄다.... 뭔가 감이 잡히지 않아? "


"왜 웃어? 농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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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선한 분위기에 거리는 평소보다도 한산했다. 오전부터 근방에 통신장애가 있어서 일을 못 하게 되어 대 여섯명의 배달 대행 라이더들은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 모여 자리를 잡았다. 다들 열심히 핸드폰을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 통신은 복구되었지만 일할 생각이 있는 사람은 없었다.


석호도 인경의 걱정처럼 이상하지 않고 멀쩡했다. 어쩌면 어제오늘 사이에 인경을 포함한 많은 사람이 처음 석호처럼 되어 버렸는지도 몰랐다. 무엇하나 증명되지 못할 두서없는 희망 사항 같은 이야기들에 빠져 있었다. 계속 숲이 불탄다는 주문을 외우는 배성환에게 재영이 신경질적으로 소리를 질렀다.


재영>"시끄러 그만해."


성환은 재영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성환> "너도 미래 없으면 따라 해 이 새꺄 "


석호가 뭔가 재미난 것을 찾은 듯 인경에게 자기 핸드폰을 내밀어 보던 화면을 보여줬다.


석호> "형 미친놈들이에요 이거 보세요"


영상에는 복면을 쓴 네명의 남자들이 미리 준비한 종이에 적힌 글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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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623회 트루저스티스

"우리는 지난 살균제 사건 이후에도 제대로 된 사과나 보상 없이 계속 국내에서 영업을 해온 액시의 공장을 모두 불태우겠다."


" 함께할 사람은 이력서 보내라. 검토 후에 우리가 연락하겠다. "


"이건 시작일 뿐이다. 부정하게 배를 불려온 것들은 각오해라 "


"숲이 불탄다."


"숲이 불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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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규가 편의점을 오토바이로 지나치다가 일행들이 쉬고 있는 것을 보곤 다시 돌아왔다. 오토바이에서 내려 헬멧을 벗으며 쉬고 있는 무리 곁으로 다가왔다. 핸드폰에 열중하고 있는 무리를 보며 혼내듯 큰 소리를 냈다.


홍규> "니들은 콜 안 받냐? 사무실 난리 났던데 "


재영> "사장 좃 돼보라고 씹고 있지 "

석호> "오늘 같은 날 무슨 콜이냐 "


홍규가 헬멧을 탁자에 내려놓고 재영의 앞자리에 늘어지게 퍼져 앉았다.


홍규> "그런 거면 나한테도 말을 했어야지··· 야 사거리 학원 건물에 불났더라."


재영>"나도 봤어 "


인경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채비했다. 핸드폰을 더 보다가는 머리가 이상해질 것 같았다.


인경> "난 쉬었으니 슬슬 움직일게 "


옆자리 석호가 인경을 말렸다.


석호> "형 오늘 같은 날은 하지 마세요. 위험한데"


인경은 석호에게 웃어 보이며 헬멧을 챙겨 오토바이로 향했다. 인경이 오토바이에 앉아 시동을 걸었다. 출발할 채비를 갖추는 인경을 보고 석호는 내내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인경의 오토바이가 무리를 뒤로하고 출발했다.




인경은 본 거리는 맥이 빠져 있었다. 어찌 보면 조용했고 또 어찌 보면 무언가를 준비하느라 들어가 있는 상태로 보였다. 아니면 누군가의 해코지를 피해 숨죽여 있는 듯도 보였다. 평소보다 적은 양이었지만 차들은 신호를 지켜 움직였고 멈춰있는 차들은 주차장에 가지런히 들어가 있었다. 묘한 긴장감이 드문드문 지나는 사람들 얼굴을 통해 느껴질 뿐이었다.


손안의 폭풍은 현실과 달라 보였다.





인경이 도착했을 때 주방에서 소란이 벌어지더니 안면이 있던 가게사장이 나왔다. 사장은 인경을 보고 다가왔다.


사장> "안돼 .오늘 다 취소야... 문 닫을꺼야 ... 취소명령 들어갔을 텐데 "


인경은 사장의 말을 듣고 핸드폰을 확인했다. 핸드폰 화면이 굳어져 있었다. 이리저리 스크롤을 해보려 해도 반응이 없다가 이내 서버 문제로 연결이 끊겼다는 상태 창이 떴다. 인경은 하는 수없이 다시 오토바이에 올랐다.


집에 갈까? ······ 인경은 문득 <엔젤스 베이커리>가 생각났다. 가서 멀리서 무사한 것이라도 볼까?




잠시 후 인경은 쓴웃음 지으며 그러지 않기로 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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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A016 모두가 주문을 외운다. 22.10.21 7 0 12쪽
16 A015 귀신이 온다. 22.10.20 6 0 12쪽
15 A014 그런거 상관없죠. 22.10.19 10 0 13쪽
14 A013 같이 나가자. 22.10.18 11 0 11쪽
13 A012 도둑은 피 흘린다. 22.10.17 7 0 12쪽
12 A011 이젠 니가 날 찾아야 돼. 22.10.14 13 1 12쪽
11 A010 같이 있으려고. +2 22.10.13 15 1 12쪽
10 A009 좀 더 자신을 믿으세요. +2 22.09.30 18 2 12쪽
9 A008 그가 일어선다. +4 22.09.29 21 1 13쪽
8 A007 구하러 왔어요. +2 22.09.28 22 1 12쪽
» A006 너도 미래 없으면 따라해. +2 22.09.27 21 1 12쪽
6 A005 숲이 불탄다. +2 22.09.26 18 1 11쪽
5 A004 효과가 있었다. +2 22.09.23 23 1 11쪽
4 A003 헛소리 였다. +2 22.09.22 27 1 11쪽
3 A002 다시 차가워 졌다. +2 22.09.21 36 1 11쪽
2 A001 제물이 익는다. +2 22.09.20 57 1 11쪽
1 A00P 아무도 모른다. +2 22.09.19 78 2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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