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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잇감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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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잇감
작품등록일 :
2021.03.18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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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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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2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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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화

DUMMY

“아이시라!! 이 무모한 것아! 어째서 그리 아비 말을 듣지 않은 것이냐!”


다행히 아이시라는 멀쩡했다. 아니 멀쩡한 건 아니고 살아는 있었다.

그 며칠 사이 그녀는 안색이 매우 피폐해졌고, 아무것도 먹지 못한 탓인지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태였다.

영주는 그런 그녀에게 값비싼 고급 포션을 아낌없이 먹였다.


“콜록! 으으.... 아, 아버님...?”

“그래 아비다! 자세한 이야기는 밖으로 나가서 들을 것이니 너는 우선 최대한 힘을 아끼도록 하여라.”

“죄송해요....”

“이 미련한 것.... 뭣들 하느냐! 당장 밖으로 나갈 것이다!”


영주의 호통에 병사들이 언제 챙겨온 건지 간이침대를 가져와 그녀를 위에 조심스럽게 실었다.

헌데 침대에서 짙은 마나의 향기가 느껴지는 게 딱 봐도 마법이 각인된 아티팩트였다.


“고작 저런 침대에서 중급 아티팩트의 향이 느껴지다니....”

-돈 지랄도 저런 돈 지랄이 없을 겁니다.


갑자기 내 인생이 불쌍해졌다.

누구는 목숨까지 걸어가며 하급 아티팩트 하나 얻는 것에도 최선을 다하는데, 저쪽은 쓰는 것마다 아티팩트라니.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곳에 사는 론달도 그렇고 지구에 사는 나조차 따지고 보면 최하층 평민인 것을.


“이봐, 론달이라고 했지? 영주님께서 최대한 빠른 길을 안내하라 명령하셨다.”

“....예. 알겠습니다.”


나는 눈을 부라리는 기사의 재촉에 생각을 멈추고 서둘러 길을 안내했다.

다행히 그녀가 탄 간이침대는 말에도 연결할 수 있는 건지, 밖까지 걸어가야 하는 불상사는 피할 수 있었다.


그렇게 몇 시간 뒤.


숲을 벗어나 너른 마을에 도착하자, 대기하던 사제들이 달려와 아이시라에게 치료 능력을 사용했다.

그들은 고작 한 사람에게 수십 명은 치유할 수 있는 에너지를 쏟아 붓고 있었다.

내가 보기에는 과도할 정도로 능력 낭비에 가까운 일이었다.


“....이제 괜찮아요. 그만해도 충분합니다.”


그래도 덕분에 아이시라의 안색과 몸 상태가 순식간에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녀는 언제 힘들었냐는 듯 침대에서 일어나 몸을 스트레칭하더니 이내 영주를 보고 고개를 숙였다.


“....죄송해요.”

“죄송한 짓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한 이유가 무엇이냐. 내가 수도에서 조금만 더 늦게 돌아왔다면 넌 죽었을 거다.”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때 움직이지 않았다면 분명 가문의 보물을 그들에게 뺏겼을 거예요.”

“아무리 그렇다 해도... 최소한 기사단은 데려갔어야지!”

“그건 제가 움직인 걸 그들이 최대한 눈치채지 못하게 하려고.....”


아이시라의 변명에도 영주의 굳은 얼굴은 풀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하긴, 하마터면 가문의 후계자이자 딸이 죽을 뻔한 상황이었으니 이해는 간다. 나였다 해도 그리 했을 테니까.


그렇게 한참 그 모습을 구경하던 도중.


“이봐.”


검은 그림자가 생기며 누군가 내 앞을 막아섰다.

그는 아까부터 나를 노려보던 발룬이었다.


“예? 발룬 님께서 이 미천한 평민에게는 어인일로....”

“큭큭, 아까는 형님 때문에 넘어갔지만 난 네 녀석의 죄를 묵인할 생각이 없다. 합당한 대가를 받아야 하지 않겠나.”

“아니 그건 영주님과 이미 이야기를 끝낸 건데....”

“닥쳐라! 감히 네 녀석 따위가 나와 말을 섞을 자격이 된다고 생각하는 거냐.”


누가 나쁜 놈 아니랄까 봐 지가 말을 걸었으면 괜한 걸로 꼬투리 잡기는.

이 녀석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는 사실 뻔했다.

나 때문에 살리아트의 설계도를 얻지 못한 거나 다름없으니 화가 나겠지.

더군다나 그 보물은 이제 함부로 뺏을 수 없게 소티아브 영주가 직접 관리할 테니까.


-주인님, 아무래도 쉽게 물러날 것 같지 않습니다. 차라리 험한 꼴을 당할 바에는 그만 지구로 돌아가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살짝 고민됐다.

임무라면 그녀를 데리고 너른 마을로 도착했을 때 완료된 상태였다.

지금이라도 보상만 고르면 당장 지구로 복귀하는 것이 가능했다. 거기다 그 보상은 또 어떤가.


띠링! [임무 알림]

-론달의 마지막 염원을 해결하셨습니다. 두 가지 임무를 기준보다 '초과'하여 달성하셨습니다. 기존 보상이 변경됩니다.

1. 특수 능력 3가지 [랜덤], 고유 능력 [지도 제작]

2. 특수 능력 1가지 [선택], 소티아브 가문이 발행한 면죄부 [1회성]

3. 고유 능력 [지도 제작], 특수 능력 1가지 [선택]


아주아주 만족스러웠다.

이건 누가 봐도 시스템이 내게 선물을 준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아니라면 반드시 가져와야 하는 방향 탐지와 지도 제작을 얻을 수 있게 3번 같은 선택지를 주지는 않았을 테니까.


‘그런데 면죄부는 도대체 뭐지?’


그건 영백이도 잘 모른다고 했었다.

추측한다면 아마 살인이나 범죄에 대한 면죄부가 아닐까 싶은데, 선택할 이유가 없으니 마땅히 확인할 방법이....


“이... 이 건방진 평민 자식이!! 지금 나를 눈앞에 두고 감히 네깟 녀석이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냐! 감히 나 발룬을 두고?”


아차! 보상을 보느라 발룬의 존재를 잠시 잊고 있었다.

나는 그 귀찮은 녀석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고개를 숙여 주며 힐끔 아이시라를 쳐다보았다.

그녀도 마침 영주와 이야기를 끝내고 나를 찾던 도중이었는지 눈이 마주쳤다.


“팔 하나만 자르고 살려줄까 했더니, 안 되겠다! 지금 당장 네 녀석의 목을....”

“발룬 숙부! 그만두세요!!”

“아, 아니... 아이시라 이 녀석은....”

“그는 제 부탁 때문에 목숨을 걸었던 사람입니다! 소티아브 가문의 은인이란 말입니다!”


아주 나이스한 타이밍!

아이시라의 개입에 검을 휘두르던 발룬이 한발 뒤로 물러섰다.

아무래도 소티아브에서는 후계자인 그녀가 그보다 끗발이 더 높은가 보다.

아니면 그녀 뒤에서 매섭게 쳐다보던 영주 때문이었던지.


“론달 씨, 괜찮아요? 죄송해요, 제가 미리 챙겼어야 했는데....”

“괜찮습니다. 아! 그리고 이거 돌려드리겠습니다.”


그녀에게 받았던 아티팩트를 다시 돌려주었다.

하지만 잠시 아티팩트를 바라보던 그녀는 이내 폭발 반지를 다시 내게 건넸다.


“이건 론달 씨께서 가지세요. 저보다는 론달 씨에게 더 유용할 거 같아요.”

“아, 딱히 그럴 필요는 없는데....”


어차피 받아도 현실로 가져가지도 못하는 보물 따위 아무런 미련도 없건만.

그래도 눈치가 보여 감사 인사를 전했다.


“어쨌든 감사합니다. 그럼 아이시라 님께서는 이제 가문으로 돌아가시는 겁니까?”

“그래야죠. 가서 마도 공학을 더 연구한 후에 보물을 완성시킬 생각이에요. 그래서 말인데.... 함께 가문으로 가실래요?”

“....제가 말입니까?”

“네. 마침 제 연구를 보조할 사람이 필요했거든요. 론달 씨에게 마도 공학을 알려드릴게요.”


조금 의외의 제안이기는 하나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안 그래도 그녀와 생존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었으니까.

내가 고개를 끄떡이자, 화사하게 웃어 보인 그녀는 꼭 소티아브 가문으로 찾아오라는 말을 남긴 채 마을을 떠났다.


“하아.... 이제야 전부 간 건가?”

-전부 갔습니다.


북적이던 마을이 한순간에 조용해지니 이제야 임무를 완료했다는 실감이 든다.

정말로 E등급 영웅의 몸으로 C등급 임무에 개입해 기록을 바꾸는데 성공한 것이다.


-주인님, 정말 소티아브 가문을 찾아가실 생각입니까? 현실로 돌아가는 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겁니다.

“그래도 놓칠 수 없는 기회잖아. 기다리고 있을 이선주에게는 조금 미안하다만.... 음?”


론달의 집으로 가 얼마 없는 짐을 챙기려고 내가 문을 연 그 순간.


꽈드득!!


“크윽!! 너, 너 누구....”

-주인님!!


집 안에 숨어 있던 복면인이 나타나 기습적으로 내 목에 줄을 감고 잡아당겼다.

그 힘이 얼마나 강한지 양손으로 줄을 당겨보아도 별 끄떡도 없었다. 오히려 목을 조이는 힘이 더 강해질 뿐이었다.


“모두 네가 자초한 일이니 나를 원망하지 마라. 그러게 발룬 님의 심기를 건드리지 말았어야지.”

“끄윽.... 바, 발룬 그 개자식...!!”

“그럼 그만 끝내도록 하지. 잘 가라.”


이럴 줄 알았다면 끝까지 방심하지 않고 맵을 확인해 봤어야 했는데.

아니, 딱 봐도 전문 암살자인 걸 보니 E등급 맵으로는 알아채지 못했으려나.

어쨌거나 눈앞이 점점 흐릿해지며 나는 서서히 죽어갔다.


‘....발룬 다음에 다시 만나면 그때는 가만 안 둔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다행이었다.

아이시라가 떠나기 전에 나는 그녀에게 쪽지 하나를 건넸었다.

그 쪽지에는 발룬이 이번 사태의 배후라는 이야기와 앞으로 그를 조심하라는 글을 적어두었다.

그녀는 똑똑한 사람이니 그 정도면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럼 두 번째 죽는 건가. 역시 죽는 건 언제나 기분이 더러워.’


띠링! [선택 완료]

-보상 3번을 선택하셨습니다. [지도 제작]과 방향 탐지를 획득하셨습니다. 잠시 후 상세 열람이 해제됩니다.



* * *



[등급 상향]

-기록 변경으로 인하여 론달의 등급이 D로 상승하였습니다. 그로 인해 영웅 백과사전의 추가적인 경험치가 부여됩니다.


내가 현실로 돌아왔을 때 제일 먼저 본 알림이었다.


“하아....”

-괜찮으십니까?


나는 죽음이라는 끔찍한 기억을 지우기 위해 머리를 털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괜찮을 리가. 아마 몇 번을 죽더라도 이 더러운 기분은 익숙해지지 않을 거야.”

-그래도 주인님의 진짜 육체가 아니었으니 정신에 큰 타격은 입지 않았을 겁니다.

“하아.... 그딴 건 별로 중요하지 않아. 생존 게임의 비밀에 다가갈 기회였는데 이렇게 놓칠 줄이야. 묻고 싶은 게 산더미.... 어라?”


말을 하던 도중 손에 이질감이 들어서 내려다보니 하얀 반지 하나가 들려 있었다.


-주인님, 그건 폭발 반지가 아닙니까?

“그러니까 이게 왜 내 손에 있는 거지. 분명 상세 열람에서 보상을 제외한 물건은 가져올 수 없었잖아.”

-맞습니다. 그게 열람에 적용되는 규칙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이게 여기에 있냐고. 너, 또 모른다고 할 거지?”

-아무래도.... 치워두신 알림부터 확인해야 할 거 같습니다.


결국 모른다는 소리.

나는 한숨을 내뱉고 한쪽으로 치워뒀던 알림을 하나씩 확인해 보았다.


띠링! [영웅 백과사전 Lv.10 -> 영웅 백과사전 Lv.11]


우선 시작이 좋았다.

드디어 기다리던 11레벨이었다. 이제 D등급 영웅의 힘을 빌려오는 게 가능해졌다. 그리고 다음 알림은.


[지도 제작]

-사용자가 직접 확인한 장소, 혹은 정보를 수집한 장소에 한해 맵을 사용하면 여러 가지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이건 뭐, 너무 당연한 거니까 패스.

진짜 중요한 건 이딴 게 아니라 아이시라에 대한 내용이었으니까.


[상세 열람-오류]

-마도 공학자, 아이시라의 기록이 변경되었습니다. 하지만 정상적인 절차가 아닌 불안정한 방법이었기에 등급 조정이 보류됩니다.

-임시 보상으로 [폭발 반지] 아티팩트를 얻으셨습니다.

-아이시라의 등급을 확정받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정상적인’ 상세 열람이 필요합니다.


“....역시 편법은 안 된다 이건가?”


시스템. 역시 만만치 않다.


-그래도 기록이 변경된 건 사실입니다. 그녀를 상세 열람하면 기존과 달라진 기록을 열람하실 겁니다.

“그건 다행이야. 그것조차 인정해주지 않았다면 개고생한 거나 다름없었을 테니까.”


진짜 아이시라의 미래를 바꾼 건 아니지만, 기록 속에 사는 아이시라의 미래를 바꾸는 건 성공이었다.

이제 그녀는 너른 숲에서 죽지 않았으니 더 대단한 마도 공학자가 될 터였다.

거기다 살리아트의 설계도까지 얻었으니 어쩌면 타이탄의 주인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 사실만으로도 이번 상세 열람은 성공에 가까웠다.


“그리고 보상으로 이 반지까지 얻었잖아.”


어쩌다 보니 다시 내 손으로 들어오게 된 폭발 반지.

이런 걸 보면 인연이라는 게 존재하는 거 같다. 그 인연이 사람이 아니라 반지라는 게 문제지만.


“아무래도 4구역에서 벗어나기 전에 굴란코를 만나야 할 거 같은데.”

-주인님께서 말씀하셨던 그 보부상 말입니까?

“어. 이번에 망가진 신발도 녀석한테 팔아넘기고 이 반지가 얼만지 알아봐야겠어.”

-그건 700G라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분명 그때는 그러했다.

하지만 왠지 느낌이 이번에는 굴란코가 다른 가격을 제시할 것만 같았다.

무엇보다 이 반지는 생존 게임에서 얻어낸 게 아니라, 다른 세상에서 가져온 보물이었으니까.


“흐흐, 이참에 나도 어디 한번 남들처럼 사치 좀 부려 보자고. 5구역에서 장비빨이 뭔지 제대로 보여 줘야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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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64화 +1 21.04.29 918 18 13쪽
64 63화 +1 21.04.28 952 20 13쪽
63 62화 +4 21.04.27 949 20 13쪽
62 61화 +2 21.04.26 1,015 18 15쪽
61 60화 +1 21.04.25 1,003 15 15쪽
60 59화 +1 21.04.25 1,017 13 13쪽
59 58화 +2 21.04.24 997 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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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55화 21.04.22 1,051 1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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