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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3에서 발롱도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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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동
작품등록일 :
2024.03.0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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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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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제조

DUMMY

“골! 골입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다시 1대1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습니다.”


SKY SPORTS 캐스터가 흥분하며 중계를 했다.

해설자가 옆에서 거들었다.


“훈 선수, 오늘도 골을 집어 넣는군요. 리그 5번째 골입니다. 골 수로는 맨유에서 제일 많습니다.”


“대단하군요. 훈 선수는 선발이 아니라 주로 교체로 나오는 데도 골이 팀내 1위라니요.”


“훈 선수의 측면에서의 돌파는 대단합니다. 훈 선수가 잉글랜드와의 평가전에 한국 대표로 나와서잉글랜드 대표팀을 상대로 두골을 넣었는데요, 특히 그날 두번째 골이 지금처럼 잉글랜드 좌측 라인을 허물면서 골을 넣었었는데 그야말로 맨유 전성기 시절의 조지 베스트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저 선수가 레버쿠젠에서 뛸 때는 별명이 ‘Attila The Hun’이었다죠?”


“지금은 원정 맨유팬들이 훈!만 외치고 있지만 공격 포인트를 한번 더 기록하면 그 소리를 맨유 응원단에서 들을 지도 모르겠네요.”


“저 훈 선수는 대단한 주력에 결정력까지 가졌는데 주로 교체자원으로 쓰는 이유는 뭘까요?”


“정확한거야 에릭 감독의 말을 들어봐야 알겠지만 훈선수의 스타일을 볼 때 짧은 시간에 폭발적인 주력과 드리블, 골 결정력으로 경기를 뒤집으려 하는 목적이 아닐까 싶군요.”


“그러니까 90분 내내 완만하게 경기를 리딩하는 게 아니라 구원자로서 짧은 시간에 폭발적인 주력과 드리블링으로 게임을 뒤집자는 전략이군요.”


“사실 저 훈 선수는 에릭 감독의 전술 스타일과 맞지 않아요. 정교한 빌드업과 점유율을 추구하면서 결정적일때 역습에 나서는 걸 좋아하는 에릭감독과는 달리 훈 선수는 자기 진영에서부터 거침없이 단독으로 적진으로 파고 드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이죠. 에릭 감독이 경기에 반전 분위기를 주기엔 좋은 선수이지만 처음부터 쓰기에는 너무 스타일이 맞지 않아요.”


“에릭 감독이 그런 선수를 왜 영입했을까요?”


“제가 알기로는 저 훈 선수는 에릭감독이 원해서 영입한 선수가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의 활약에 반한 구단주의 요청에 의한 영입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훈 선수가 아시아 선수이기도 하니까 역시 아시아권인 카타르에서도 마케팅 차원에서 득이 있다고 보는 것도 있고요,”


* * *


후반 35분경 나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미드필더가 앞을 찔러준 공을 쫓아가 받아서 그대로 드리블을 했다.

첼시 선수 둘이 나를 사이드라인으로 압박하며 달려 들었다.

첼시 선수 하나가 내 왼쪽 옆으로 파고 들며 어깨를 집어넣으려 했다.

내가 왼쪽 어깨에 힘을 주고 그 놈을 제꼈다.

그 선수가 옆으로 나동그라지더니 뒤로 밀려 나갔다.

왼쭉을 흘깃 봤다.


왼쪽에 골키퍼와 1대1이 되는 기막힌 공간이 눈에 띄였다.

오른쪽 중앙에서 그 쪽으로 달려오는 안소니가 보였다.

달리면서 오른발로 그대로 그 공간으로 공을 차 넣었다.

안소니가 그 공간으로 달려 들면서 내가 차준 공을 발리로 논스톱으로 때렸다.

골인이었다!


달려가서 안소니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다른 선수들과 함께 맨유 응원석 쪽으로 가서 팔을 흔들며 세리모니를 했다.

게임은 이후 양 팀 다 별다른 임팩트없이 2대1의 승리로 끝났다.

내가 1골 1도움으로 공격 포인트 2개를 올렸고 오늘 맨유 골에 모두 내가 관여했다.

승리로 게임이 끝났지만 팀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로날두의 조기 퇴근 때문이었다.

로날두는 어쨌든 네임 밸류가 대단한 선수다.

그리고 맨유에서 젋은 시절에 득점왕을 하며 대단한 돌풍을 일으켰었다.


지금은 예전의 로날두가 아니었지만 그래도 로날두를 무시할 선수나 프런트는 없었다.

에릭 감독으로서도 잘 구슬러 데려가야 할 선수였지 호통치거나 나무라면서 휘어잡을 선수도 그럴 배짱도 없어 보였다.

내가 보기엔 에릭 감독 이전에 로날두를 영입한 것 자체가 문제였다고 생각했다.

썩어도 준치라고, 전성기의 절반만 해줘도 팀에 큰 도움이 되고 팀내 최고참으로서, 과거 팀의 불세출의 선수로서 팀의 중심을 잡는 역할도 기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로날두는 짜증만 심해졌고 공은 혼자 독차지 하려 했고 더 좋은 포지션에 동료가 있어도 혼자 해결하려다 실수 하고 심지어는 후배가 자기 앞에서 골을 넣으면 그 후배한테도 짜증을 내었다. 왜 자기 찬스를 가로채냐는 거지.

내가 볼 때는 딴 팀으로 이적을 보내는 게 제일 좋을 거 같은데 이미 유럽리그에선 이빨 빠진 사자로, 그것도 성질 더러운 사자로 소문난 로날두를 누가 거액의 이적료를 내고 영입할까?

맨체스터로 가는 버스안에서 안소니는 내 옆에 앉아서 남들이 듣던 말던 자기 생각을 떠들었다.


“구단이 망조가 든 거야.”


“너무 말이 심하다.”


“나도 잘못 이적한 거 같아. 바이에른 뮌헨에서 이적 제의가 왔을 때 글루 갈 걸 잘못한 거 같아.”


“아닐걸? 넌 분데스리가에 맞지 않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서 맨유로 오게 되었는데 이정도로 개판일 줄은 몰랐다.”


“개판은 무슨, 로날두 개인이 사고친거지.”


“로날두 개인의 문제도 있지만 감독의 권위가 제대로 서 있었으면 이런 사태가 벌어졌겠냐?”


“신경 쓰지 마. 네 일도 아니잖아. 어쨌든 넌 오늘도 한 골 넣었잖아?”


“그래도 에릭 감독이 선발로 쓰질 안잖아? 교체 자원이다 보니까 팀 공헌도에서도 떨어지고 브라질 국가대표에서도 부르질 않아.”


국가대표!

그래, 나도 저번 A매치 기간에 국대에서 탈락했다.

그런데 그건 내가 선발에 나서는 것과 달리 신임 국대 감독이 세대교체에 중점을 둔다고 한 것이 내가 탈락한 이유일 것이다.

세대교체라니?

난 나이만 많다 뿐이지 대표팀 새내기 아닌가?

에이, 신경쓰지 말자.

내일 모레는 유로파 리그 경기가 있다.

여긴 경기가 거의 사흘 간격이다.

리그 경기, 유로파나 챔피언스 리그, FA경기, 컵대회···.

하루 종일 훈련하고 경기하다보면 딴 생각 할 틈이 생기지 않았다.

물론 경기에선 나는 교체 멤버였고 팀이 승리하고 있을 경우 게임에 뛰지 못하고 벤치만 달구다 오는 경우도 많았다.


* * *


런던의 코벤트 가든에 있는 최고급 호텔 ‘더 사보이 런던’의 스위트 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팀의 구단주인 카타르 알 와리 펀드의 알리 압둘라함 회장이 게스트 룸에 있는 손님 맞이용 소파에 앉아서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CEO 오마르 함다 와 차를 마시며 담소를 하고 있었다.

알리 회장이 차를 한잔 마시고 찻잔을 내려 놓으며 오마르CEO를 향해 말했다.


“팀의 성적은 요즘 3위권인가요?”


“그렇습니다. 현재 리그 3위권을 유지하고 유로파대회에도 8강에 올라갔습니다.”


“팀의 이슈는?”


“예?”


“요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슈가 뭔가 이거요.”


“아, 그거요..그게..”


알리 회장이 긴장했는지 차를 한 모금 하고 말을 이어갔다.


“아무래도 로날두가 가장 큰 이슈아니겠습니까?”


“만수르가 가진 맨체스터 시티의 이슈는?”


“맨시티는 지금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것과 홀란드가 득점 랭킹 1위를 하고 있다는 거죠.”


“도대체 비교가 되질 않는군.”


“무슨 말씀이신지.”


“우리 팀은 퇴물 하나가 말썽 부리는 게 뉴스화면을 장식하고 만수르 팀은 리그 1위에 득점랭킹1위인 홀란드가 화면을 장식하고 있지 않소?”


“그, 그렇습니다.”


“지금 만수르 그 놈이 얼마나 거만 떨고 다니는 지 알아요?”


“그정도입니까?”


“부족장들 모임에 가서 우리가 자랑할 게 뭐 있겠소? 개나 소나 다 가지고 있는 오일 달러를 자랑하겠소? 마누라 숫자를 자랑하겠소? 자기가 가진 낙타가 대회에서 우승이라도 하면 작은 자랑거린 되겠지.”


“낙타 경주야 원래 우리 국민들 최고의 관심사 아닙니까?”


“뭔소리야? 우리 국민들 최고 관심사가 프리미어리그가 된지 언젠데.”


“그, 그렇습니까?”


“영국에 살고 있더니 고국의 동정은 아무 것도 모르는구만.”


“죄송합니다.”


“요즘 부족장들 사이의 화제 1위가 그 엿같은 만수르의 맨체스터 시티요!”


“그, 그 정도 입니까?”


“부족장 모임에서 내가 주도권을 잡고 있다가도 그 놈이 나타나기만 하면 모두 그 놈에게 달라붙지. 어느 날은 그 놈이 캐빈 데 브라위너하고 홀란드의 사인이 된 유니폼을 뿌려 댔는데 부족장들이 서로 차지하려고 난리가 났다는 거 아니야.”


“우리도 맨유 유니품이···”


“누구? 누구 유니폼을 가져갈까? 이번에 말썽난 로날두?”


“죄, 죄송합니다.”


“이봐요 오마르 대표이사.”


“예, 회장님.”


“우리같은 대중들은 말야. 거 축구 전술이 어쩌고 팀의 조화가 어쩌고 다 몰라, 우리같은 대중에게 필요한 건 스타란 말이요, 스타! 토튼햄의 소니같은 스타!”


“소니를 영입하려다 본인이 고사를 해서 실패하지 않았습니까?”


“영입을 못하면 만들어내기라도 해야지!”


“축구 스타란 게 우리가 만든다고 뚝딱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왜 그날 맨시티랑 경기할 때 후반전 막판에 나와서 세골이나 넣은 한국인 있잖아!”


“예, 훈이라고..”


“그런 선수가 두어 번만 그런 플레이 더하게 하면 스타 되는 거 아닌가?”


“축구팀이란 게 감독부터 시작해가지고 여러가지 심사숙고하여 스쿼드를 짜서 ..”


“오마르 대표이사! 지금까지 내 말 귓등으로 흘려들은거야?”


알리 회장이 뿔이 났다.


“그런 개소리 집어치우고 스타를 만들라고, 스타를! 나도 부족장회의에 가서 유니폼좀 뿌려보게!

그리고 우리 펀드가 산 팀에도 스타가 있다는 걸 카타르 전체에 자랑 좀 하게!”


* * *


런던에서 맨체스터로 돌아온 오마르 회장이 회장실에 풋볼디렉터와 감독, 테크니컬 디렉터와 스카우터까지 소집해서 회의를 가졌다.

오마르 회장이 양손을 잡고 엄지 손가락을 돌리며 약간은 초조한 낯빛으로 입을 열었다.


“지난 번에 영입한 코리안 훈 선수는 요즘 어떤가요?”


감독이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뭐, 그럭 저럭 팀에 적응하고 있습니다.”


“그럭 저럭이라···그 정도 밖에 안되는 선수요?”


“뭐, 나쁘지도 아주 좋지도 않은 선수죠.”


“풋볼 디렉터. 당신이 보기에도 그렇소?”


“내가 볼때에는 좀더 기회를 줘야 될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기회라 함은?”


“실력에 비해 출전기회가 너무 적어요.”


에릭 감독이 성질을 내었다.


“그건 내가 알아서 판단해!”


오마르 대표이사가 양손을 들어 진정시켰다.


“아, 아. 다투지들 마시고···내가 그 얘길 왜 했냐 하면..”


모두들 CEO오마르의 입을 쳐다보았다.


“우리 팀에 스타가 없어서 그런거에요.”


에릭 감독이 반문했다.


“스타요?”


“그래요. 스타. 헐리우드 스타같은 스타. 예전의 로날두 같은 스타!”


“하지만 대표이사님, 축구란건···”


“알어. 나도 안다고요. 에릭감독. 축구란게 팀플레이고 전술 싸움이란 것도 알아요. 근데 우리에게 필요한 건 스타라고요. 맨시티의 홀란드처럼 골을 많이 넣는 그런 스타 플레이어말이요.”


에릭감독이 한마디 했다.


“팀으로 볼 때는 어느 한선수가 지나치게 골을 많이 넣는 거 보다 골고루 여러 선수가 골을···”


오마르 대표이사가 벌컥 화를 내었다.


“아! 누가 그런 걸 모른데? 내가 지금 당신하고 공자님 말씀 시합이라도 하자는 걸로 보여요?”


갑자기 화를 낸 대표이사 때문에 대답하던 에릭 감독이 순간 움찔하며 입을 다물었다.

그동안 듣고만 있던 스카우터 짐 모리슨이 입을 열었다.


“대표이사님 말씀은 화제를 불러 일으킬만한 스타를 만들자는 말씀같이 들립니다.”


“그래, 그거야. 우리도 스타를 만들자고!”


에릭감독이 입이 부어서 혼잣말을 하였다.


“우리가 무슨 헐리우드 스튜디오도 아니고..”


짐 모리슨이 낮게 말했다.


“하긴 우리에겐 이미 스타가 될 선수가 있긴 하지요.”


오마르CEO가 물었다.


“그래? 누구?”


스카우터 짐 모리슨이 여전히 아래를 보며 혼자말을 하였다.


“Attila The Hun···.”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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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10번 +2 24.05.01 2,179 52 12쪽
68 아스톤빌라 +3 24.04.30 2,194 61 13쪽
67 왼발 +5 24.04.29 2,254 53 12쪽
66 베팅 +1 24.04.28 2,272 47 13쪽
65 매물 +3 24.04.27 2,349 50 12쪽
64 부상 +3 24.04.26 2,326 49 12쪽
63 월드컵 +5 24.04.25 2,559 43 13쪽
62 리버풀 전 +2 24.04.24 2,645 56 12쪽
61 바이아웃 +3 24.04.23 2,668 53 12쪽
60 훈의 침공 +3 24.04.22 2,654 56 12쪽
59 플랜 B +3 24.04.21 2,709 54 12쪽
» 스타 제조 +4 24.04.20 2,743 55 12쪽
57 조기 퇴근 +4 24.04.19 2,829 53 13쪽
56 가장 좋은 선택 +4 24.04.18 3,018 58 13쪽
55 매니저 +2 24.04.17 2,979 53 12쪽
54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9 24.04.16 3,119 56 12쪽
53 재 이적 +8 24.04.15 3,204 54 12쪽
52 손가락이나 빨자고 +4 24.04.14 3,279 54 12쪽
51 바이어 레버쿠젠 +5 24.04.13 3,312 55 12쪽
50 가지마 +5 24.04.12 3,283 6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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