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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코 님의 서재입니다.

MZ 관종 재벌의 빅테크 정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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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야코
작품등록일 :
2024.05.26 10:18
최근연재일 :
2024.05.28 14:21
연재수 :
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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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수 :
27,754

작성
24.05.2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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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4. 미국 갈 거라구요

DUMMY

장인철.

오늘부로 내 수행비서가 된 한 남자.

내 계획엔 그가 필요하지만 동시에 방해가 되는 존재이기도 하다.


'내 사람이 아니라 아버지의 사람이니까.'


내가 뭐만 하려고 하면 전부 강진회 회장에게 보고가 들어갈 것이다.

그의 귀와 눈을 통해서 말이다.


뭐, 사실 보고한다고 해서 거리낄 것은 없지만 이번 일에 대해서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난 미국에 갈 거니까.'


웬 뜬금없이 미국이냐고?

그건 뭘 모르는 소리다.

당장 외환위기가 내후년이다.

대한민국이 반쯤 망하게 되는 시기가 내후년이라는 말이다.


'뭐, 그렇다고 쫄아있을 필요는 없지만.'


태진은 위기를 되려 기회로 만들어낸 기업.

외환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정부가 주선한 재계의 빅딜을 통해 되려 성장의 기반을 닦아내는 기업이다.

그러니 태진은 내가 염려하지 않아도 잘 굴러갈 것이다.


문제는 나다.

내 목표는 하나.

SNS에서 세계 제일의 팔로워 수를 달성하는 것.

그러자면 일단 인터넷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그런 나에게 있어 외환 위기는 위기가 아닌 기회다.

달러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는 세상.

그때가 올 것을 알고 있으면 해야 할 일은 뻔하다.


달러. 달러의 비축.

보다 많은 달러를 모아 힘을 모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저 남자의 도움이 필요하다.


'지금부터 저지를 일을, 내 아버지가 용납할 것 같진 않거든.'


비밀을 요구하는 일이다.

한데 내 아버지의 눈이 바로 옆에 있다.


그런 상황이니 그 눈부터 가리는 것이 순리다.


"장인철이라고 했나요."

"네. 도련님."

"한국대 출신이라고 했죠? 전공이 뭐예요?"

"경제학과 나왔습니다."

"오. 공부 잘했나 보네요."


편하게 이어지는 한담에 장인철의 긴장이 풀어진 것이 보였다.

그런 느슨해진 분위기를 가볍게 툭 찔러보았다.


"아쉽겠어요. 제 수행비서가 돼서 말이죠."

"··· 아닙니다."

"에이. 아니긴요. 그렇잖아요. 형의 수행비서가 됐으면 팔자 폈을 텐데."

"짓궂은 장난은 그만둬 주십시오."


장인철의 얼굴에 적지 않은 당황스러움이 묻어나왔다.


그럴 수밖에 없다.

딱 봐도 젊은 나이었다.

아마 보디가드적인 성격이 강해 신입에 가까울 그를 곧장 내게 데려온 것일 것이다.


"장난 아닌데. 우리 솔직해지자고요. 솔직히 제 뒤치다꺼리나 하러 태진에, 그것도 비서실에 입사한 건 아니잖아요. 차주학 실장님처럼 비서실장이 되고 싶은 거 아니었어요?"

"···."


정곡을 찔렸는지 그는 더 말을 잇지 못했다.


사실 당연한 일이다.

남자라면 누구나 숨겨둔 야망 하나쯤은 있을 테니까.


차주학 비서실장.

모든 월급쟁이의 꿈이라고 할 수 있다.

밑바닥 샐러리맨에서 시작해서 대한민국 제일 그룹 비서실장의 자리에 오른 남자이니까.


현대판 일인지하 만인지상인 그런 위치.

태진의 비서실에 들어오면서 그런 위치에 오를 생각 한번 안 해보지 않았을 것이다.


"뭐, 너무 실망하진 마세요. 아버지도 삼남이었잖아요? 차남인 저라고 해서 불가능하리라는 법이 있나요?"


내 말뜻을 이해한 건지 장인철의 눈이 흔들린다.


"도련님은 태진의 회장 자리에 오르실 생각인 겁니까?"

"글쎄요. 뭐, 형이 도와주면 가능할 수도 있겠죠?"


물론 내가 관심이 있는 쪽은 제사보다는 잿밥 쪽이다.


태진 그룹의 오너가 SNS를 한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참을 리 없지 않은가.


하지만 그런 내 속내를 모르는 장인철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져만 갔다.


그의 입장에선 승산 낮은 도박이다.

한국은 유교 중심의 사회.

큰 결격사유가 없는 이상 장남에게 대부분의 재산을 물려주는 것이 일반적이니까.


그 순리를 어길 정도로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지 않는 이상 어지간하면 장남에게로 돌아갈 것이다.


물론 나는 자신이 있다.

장인철을 다루는 방법 역시 말이다.


"뭐, 그냥 재벌집 막내아들의 수행 비서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죠."

"··· 원하시는 게 뭡니까?"

"뭐, 간단한 요구를 들어주고 몇몇 보고를 누락하는 것 정도요? 그리 무리한 요구를 하진 않을 거예요. 일단은 말이죠."


무릇 사람의 욕망이란 끝이 없는 법.

나는 미래의 자리를 약속하며 그걸 자극했을 뿐이다.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알겠습니다. 도련님을 따르겠습니다."


장인철이 내게 고개 숙였다.

이제부턴 나를 따르겠다는 뜻이다.


여기서 문제.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벌려면 필요한 게 뭘까.


그건 바로 시드 머니.

돈이 필요하다.


웃기지 않나.

돈을 벌려면 돈이 필요하다니.

전생이라면 좆망겜을 외쳤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의 난 다이아몬드 수저를 물고 태어난 재벌집 막내아들이었다.


"제 재산이 얼마나 되죠?"

"그건 이미 파악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40억. 주식 40억. 그 외에 현금과 현물 자산이 20억 정도 됩니다."

"100억이네요. 흠···."


많다.

아마 전생의 내가 평생을 벌어도 저만한 돈을 가지진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돈을 단지 재벌집 막내아들이라는 것만으로 가지고 시작한다.


'이게 다이아몬드 수저의 맛인가.'


달다.

가만히 있어도 단맛이 날 정도로 달다.

하지만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비하면 적다.


"일단 그거부터 처분하죠."

"네?"

"처분하자고요. 아버지 몰래."


꿀꺽. 그의 목울대를 타고 마른침이 넘어가는 것이 보였다.

대한민국에서 강진회 회장 몰래 일을 처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지는 아무것도 모르는 나도 짐작이 간다.


잘못 걸렸다.

어쩌면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건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뭐 하세요? 어서 안 움직이고."


그는 이미 내 손바닥 위에 있었으니까.


***


"흥, 흥흥 흥흥."


저절로 콧노래가 새어 나온다.

그도 그럴 게 100억. 100억이다.

그 금액 앞에서 초연할 수 있는 사람은 재벌뿐일 것이다.


언젠가는 나도 그만한 숫자 앞에서 초연해질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100억이라는 숫자를 떠올리는 것만으로 입꼬리가 두둥실 떠오른다.


그때였다.


"너, 뭐해? 왜 그렇게 웃어?"


내 누나. 강신아였다.

그녀가 평소와 달리 꽤 신경 쓴 차림새로 내 방에 노크도 없이 들어오더니 웬 미친놈을 보는 것 같은 표정으로 나를 본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용서해 줄 수 있다.


"100억이래."

"뭐가."

"내가 가진 돈이 100억이라고."

"··· 그게 다야?"


강신아가 뭐 그거 가지고 좋아하냐는 듯한 얼굴로 나를 본다.

어이가 없다.

100억이 누구 집 개 이름도 아니고 이런 취급 받을 돈은 아닌데.


"··· 하여튼. 이래서 재벌들이란."

"뭐?"

"아니야. 그보다. 내 방엔 왜 들어온 거야?"


용건만 말하고 꺼져라.

그런 내 말에도 강신아는 크게 개의치 않고 주변을 살피더니 코끝을 찡그리고는 내게 말했다.


"너 다음 달부터 회사 간다며?"

"어. 들었어?"

"응. 그런데 너 그렇게 아무 준비 안 해도 돼?"

"준비?"

"예를 들면··· 옷이라던가."

"옷? 그냥 대충 집에 있는 거 주워 입고가면 되는 거 아니야?"

"··· 그래. 너 스무 살이었지···."

"뭐래. 내가 전생에 너보다 나이가 많았거든?"

"네. 네. 그러시겠죠."


내가 담백한 진실을 전달했음에도 강신아는 고개를 저으며 그걸 믿으려 들지 않았다.

대신 방문으로 고갯짓하며 말했다.


"가자."

"뭐?"

"가자고. 옷 사줄게. 뭐, 엄마가 시킨 거지만."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손에는 영롱하게 빛나는 까만 카드가 들려있었다.

아마도 엄마 카드일 것이 분명한 것이었다.


나는 그 빛에 이끌려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아울렛도, 백화점도 아니었다.


"오우. 신아 양. 오늘도 아주 뷰리풀 하군요."

"안녕하셨어요? 최 선생님."

"선생님은 무슨. 그냥 알렉스라고 부르라니까. ··· 그런데 이쪽은···."


알렉스 최.

대한민국 패션 디자인계의 거장.

아마 지금 시대에 SNS가 있었다면 이 사람이 한국 SNS 1위를 찍었을 것이다.


마이클 잭슨 같은 해외의 유명 인사들도 그에게서 옷을 해 입을 정도니 그 영향력을 짐작할 만하다.


'그런 이 사람이 만든 옷을 입고 스타북에 올린다면···.'


쏟아질 좋아요의 세례에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씰룩거린다.

그런 내 옆구리를 누군가의 팔꿈치가 찌르고 든다.


야 뭐해.


꼭 그렇게 말하는듯한 강신아의 입 모양에 나는 그에게 악수를 청하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최 선생님. 만나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오. 신아 양의 동생이라고요? 이야기는 많이 들었어요. 큐트한 동생이 있다더니···. 이렇게 다 큰 청년일 줄은 몰랐네."

"선생님! 제가 언제 얘가 귀엽다고 했어요."

"그렇지만 신우 군 이야기를 하는 신아 양의 얼굴이 항상 스윗했는걸요?"


그 대답에 잠시 말문이 막히더니 급히 말을 돌렸다.


"··· 아무튼. 오늘은 얘 정장 좀 맞춰주러 왔어요. 야. 너. 뭐 원하는 거 있어?"

"무슨 소리야. 최 선생님이 만들어주는 거라면 거적때기라도 그냥 입어야지!"


솔직히 정장은 잘 모른다.

입어본 적이라고는··· 음. 대학에서 발표할 때 정도?


그런 내 대답에 강신아가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 그냥 대충 얘한테 사이즈만 맞춰서 줘요."

"잘 만들어달라는 거죠? 돈 워리. 제 이름을 걸고 아주 판타스틱하게 만들어줄게요. 그런데 정장이면···. 혹시 신아 양이나 신재 군이 결혼이라도 하는 거야?"

"아뇨. 회사에서 입을 거예요."

"··· 회사? 벌써 그럴 나인가?"

"그냥 대충 그럴 일이 있어서요."


알렉스는 의아해하는 듯 했지만 더는 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더니 줄자를 가져와 내 치수를 재기 시작했다.


한데 옷 치수를 재는 건 나만이 아니었다.

강신아 역시 새로 치수를 재는 것이 이번 기회에 옷 몇 벌 맞출 생각인 것 같았다.


아마 이게 본 목적인 거겠지.


강신재나 강진회 회장과 같이 찍힌 사진에서도 패션으로 유명하더니.

다 이유가 있는 모양이었다.


"근데 왜 데이터 센터야?"

"뭐?"


뜬금없는 물음이었다.

갑자기 옷 맞추고 돌아가는데 강신아가 집으로 돌아가는 차 속에서 내게 물어왔다.

이해가 안 된다는 내 물음에 그녀가 살을 덧붙여 내게 물어온다.


"그렇잖아. 돈 잘 버는 물산도 있고, 생명도 있고 주력인 전자도 있는데. 굳이 데이터 센터라니. 혹시···."

"혹시?"

"너 독립할 때 그거 떼어달라고 하게?"


뭔 개소리야? 라는 말이 입 밖으로 튀어 나가려고 했지만 생각해 보니 강신아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봐도 태진 데이터 센터는 주력 계열사에서는 한 발 떨어져 있으니까.'


저 정도라면 떼어줘도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판단할 만한 사업체다.

그러니 거기 들어가서 미리 자리를 잡을 생각인 거냐고.

강신아는 그렇게 묻고 있는 것이다.


재벌집 딸답다면 딸 다운 사고방식이었다.


물론, 내가 거길 들어가려는 이유는 그런 이유가 아니다.


"원하는 게 거기 있거든."

"원하는 거라고?"

"어. 정확히는 원하는 사람이라고 해야 하나?"


태진 데이터 센터.

아는 사람들만 아는 이야기지만 거긴 능력자들의 요람이었다.

아마 이름만 대도 알법한 사람 몇이 지금도 그곳 소속이었다.


'뭐, 결국 전부 회사에서 독립해 따로 사업체를 차리지만.'


하지만 이번엔 그렇게 놔두지 않을 것이다.

내가 편하게 일을 하기 위해 평생 아래에 두고 부려먹을 생각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뜬금없는 강신아의 물음이 들려왔다.


"··· 너 좋아하는 사람 생겼어?"

"뭐?"

"원하는 사람이 있다며. 너 좋아하는 사람이 거기 있는 거 아니야?"

"··· 기승전 연애야? 이래서 여자들이란."

"뭐야?"


그렇게 진지할 뻔했던 대화는 흔한 남매간의 다툼으로 끝났다.


그렇게 집 차고에 도착하자 한 사람이 마중 나와 있었다.

며칠 전과 다르게 초췌해진 얼굴의 장인철이었다.


"누구야?"

"어? 이번에 아빠가 붙여준 내 수행비서."

"··· 그래?"


어쩐지 부러운 듯한 얼굴로 강신아가 장인철을 바라본다.

나는 그런 강신아에게 손을 내저으며 축객령을 내렸다.


"어. 먼저 들어가. 나는 이야기 좀 나누고 갈 테니까."

"이야기라고?"

"응. 시킨 일이 있거든."

"···."


그런 말에도 강신아는 자리를 떠나려 하지 않았다.

상관없다.

나는 장인철이 준비시켜 놓은 차에 탑승했다.

그러자 장인철이 운전석에 앉더니 차를 출발시켰다.


어느 정도 저택에서 거리가 떨어진 듯 하자 장인철이 입을 열었다.


"맡기신 일 모두 끝냈습니다."


기대했던 대답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장인철은 여전히 안절부절못하는 듯 했다.


내 재산을 처분한 그의 행동이 언제 들킬지 몰라 노심초사하는 것이리라.


그 모습에 피식 웃은 내가 말했다.


"그럼 가죠."

"··· 어딜 말입니까?"

"어라? 제가 아무 말 안 했던가요?"

"예. 저는 도련님의 재산을 처분하라는 이야기밖에 듣지 못했습니다."


그랬나.

하긴. 별로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면 지금 말할게요. 우리, 미국 갈 거예요."

"네?"

"못 들었어요? 미국 갈 거라고요."


기회의 땅 미국.

그곳에선 지금 막, IT 버블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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