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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광(片光) 님의 서재입니다.

그림자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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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편광(片光)
작품등록일 :
2018.04.09 10:05
최근연재일 :
2018.11.18 21:35
연재수 :
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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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05
추천수 :
2,086
글자수 :
465,402

작성
18.04.12 06:00
조회
3,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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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글자
10쪽

4. J

DUMMY

“ 어이, 이 기자! ”

땅을 보고 투덜 거리던 이지연의 귀에 어떤 남자의 목소리가 날아 든다.

‘ 으이구, 저 화상을 또 보네. ’

세련된 감청색 양복을 입고 한 손에 바바리 무늬의 프렌치 코트를 걸고 자신을 향해 능글 맞은 웃음을 짓는 남자를 보며 한숨을 쉰다.

“ 아, 강 기자님! ”

평소에 자신에게 추근 대는 국제일보의 강용기 기자를 보며 애써 미소를 지으며 걸음을 옮긴다.

“ 세기일보에서는 이 기자가 왔네. 저기에 다른 기자들도 모여 있더라구. ”

강용기의 가리키는 손 끝에 눈에 익을 기자들이 삼삼 오오 모여 잡담을 나누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 왔다.

“ 도착 했대요? ”

자신의 손목 시계를 보며 질문을 던진 이지연의 말에 강기자가 예의 능글 맞은 웃음을 지으며 대답을 한다.

“ 아직... 한 10분 정도 후면 도착 한다나 봐! 커피? ”

“ 아니, 괜찮아요! 저희도 저리 합류 하지요. ”

은근 슬쩍 둘만이 있으려고 하는 강기자의 말에 뒤도 돌아 보지 않고 기자들이 모여 있는 장소로 걸음을 옮긴다.

“ 언니! 반가워요. ”

중앙신문의 신입 기자인 김민주 기자가 다가 오는 지연을 보며 깡총 거리며 뛰어 온다.

“ 어, 나두 반가워! 잘 지냈지? ”

“ 네, 언니두 잘 지내셨지요? ”

각 신문사의 낯익은 기자들과 시시껄렁한 잡담을 나누고 있는 사이 강용기 기자가 입을 열었다.

“ 도착한 모양 이네. 준비들 하지? ”

각 방송사의 카메라맨들이 출국장을 향해 카메라 등을 배치 하는 것을 보고 지연도 최신형 보이스펜 녹음기를 켜고 작동 상태를 점검 한다.

“ 나온다! ”

누군가의 말에 출국장을 바라 보니 정말로 KFC의 커넬 샌더스를 똑 닮은 할아버지와 40대 정도 뿔테 안경의 동양인이 각 자의 캐리어 하나씩을 끌고는 출국장을 나서고 있었다.

“ 안녕하십니까? 저는 국제일보의 강용기 기자 라고 합니다. 무슨 일로 한국을 방문하시게 되었는 지요? ”

유창한 영어로 다짜 고짜 녹음기를 내밀며 입을 여는 기자들을 보며 멈칫 놀란 표정을 지으며 주위를 둘러 보니 출국장을 나서자 마자 터지는 카메라 후레쉬 세례와 기자들을 보고는 애보트 박사가 작은 한숨을 내쉰다.

“ 저희 박사님은 사적인 볼일로 한국을 내방 하셨으니 이만들 돌아 가셨으면 합니다. ”

옆에 있던 아크럼 박사가 애보트 박사의 앞을 막으며 입을 열자 김민주 기자가 이야기 한다.

“ 오, 아크럼 박사님이시군요. 세계적인 AI관련 석학이신 두 분이서 개인적인 볼일로 한국을 방문 하셨다구요? 어떤 개인적인 볼 일 인지 혹시 알 수 있을까요? ”

“ 누구를 만날 예정 이신가요? ”

“ 어디에서 머무르실 예정 이시지요? ”

기자들의 산발적인 질문에 묵묵부답을 유지 하고 있던 애보트가 입을 열었다.

“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분을 만나러 왔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방문이니 더 이상의 인터뷰는 사양하겠습니다. 죄송 합니다! ”

말을 마친 애보트가 자신의 캐리어를 끌고 앞으로 나서자 아크럼이 자신들의 앞을 가로 막고 있는 기자들을 향해 손을 내 젓는다.

“ 죄송 하지만 길을 열어 주셨으면 합니다. 죄송합니다! ”

바삐 기자들을 뚫고 앞으로 나아가는 애보트와 아크럼 박사의 뒷모습을 보며 지연이 중얼 거린다.

“ 이대로 돌아가면 뚱땡이 편집장한테 죽음 인데...... 민주야, 나 먼저 갈께! ”

“ 어, 언니.... 어디로 가요? ”

“ 갈 데가 있어. 나중에 연락해! ”

바삐 자신의 차가 주차 되어 있는 주차장으로 뛰어 가며 혼잣말을 한다.

“ 할아버지! 미안하지만 나 한테 몇 마디 해 주셔야 해요. 안 그럼 나 죽거든요. ”


“ Dr. Abbot? ”

기자들을 헤치고 인천국제 공항 청사를 빠져 나오자 마자 검은색 정장 차림의 선글라스를 낀 젊은이가 다가 왔다.

“ 네, 제가 애보트 입니다만.... ”

“ ‘J’ 가 보내서 왔습니다. 제가 모시겠습니다. ”

“ 오, 감사합니다! ”

검은색 정장 차림의 탄탄한 몸매의 젊은이를 따라 가 보니 어디에서니 흔하게 볼 수 있는 현대의 흰색 아반떼 한 대가 서 있었다.

“ 짐은 제가 트렁크에 실어 드리겠습니다. ”

선글라스의 젊은이가 애보트와 아크럼의 짐을 트렁크에 싣는 동안 뒷 자리에 착석한 두 사람을 확인 한 후 젊은이가 운전석에 자리를 잡는다.

“ 한국에 오신 것을 환영 합니다. 바로 출발 하겠습니다. ”

안전벨트를 맨 후 차량이 부드럽게 출발 하자 애보트가 흥분된 어조로 입을 열었다.

“ 드디어 ‘J’를 만나게 되는군! ”

“ 그렇게 흥분 되십니까? ”

“ 자네도 그와 대화를 나누어 보면 왜 내가 이리 어린아이 마냥 설레어 하는 지 알게 될 것이네. ”

“ 한 시간 반 정도 소요될 예정 이니 피곤 하시면 잠시 눈을 붙이셔도 됩니다. ”

백미러로 두 사람을 보며 젊은이가 이야기 한다.

“ 감사 합니다! 오면서 많이 자서 피곤 하지는 않습니다. ”

“ 누구를 만나러 가는 거지? 저런 거물이 움직이는 데 흰색 아반떼? ”

자신의 폭스바겐 뉴 비틀을 몰고 앞에 있는 아반떼를 조심 스럽게 쫓아 가는 지연의 핸드폰이 요란스럽게 울린다. 목에 건 블루투스 이어폰은 귀에 꽂고는 흘낏 핸드폰 거치대에 걸려 있는 폰의 화면을 보고는 한숨을 내쉰다.

“ 아이고, 뚱 아저씨, 지금 인터뷰 따러 갑니다 가요. 네, 편집장님! ”

“ 이봐! 애보트 박사 인터뷰는 땄어? ”

“ 개인적인 용무라 일절 인터뷰에 응하지 않는다고 공항을 빠져 나가서 어느 누구도 인터뷰를 따지 못했습니다. ”

“ 그래? 그래서? ”

“ 제가 누굽니까? 불굴의 의지녀, 이 지연 아닙니까? 저 앞에 애보트와 아크럼 박사가 탄 차를 뒤 쫓아 가고 있습니다. 꼭 인터뷰 따 가겠습니다, 필승! ”

“ 좋아 좋아! 인터뷰 못 따면 출근도 하지 말라구. 이상! ”

올림픽 대로를 따라 이동 중이던 차가 중간에 빠져 나가자 지연이 조심 스럽게 그 뒤를 밟아 나간다.

“ 구로 디지탈 단지네! ”

흰색 아반떼 차량이 구로 디지털 단지 내 오피스텔 군 사이의 한 건물 지하로 들어 가는 것을 보고는 지연도 지하로 진입 한다.

“ 도착 했습니다. 짐은 일단 차에 놓아 두시고 저를 따라 오시지요! ”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세련된 디자인의 건물 엘리베이터에 올라 15층 버튼을 눌러 문이 막 닫히려는 찰나 누군가의 손이 닫히는 문 사이로 들어 왔다.

“ 죄송 합니다! 제가 좀 급한 일이 있어서요... ”

어느새 엘리베이터에 올라탄 지연이 가쁜 숨을 몰아 쉬는 것을 보고는 선글라스의 젊은이가 입을 연다.

“ 몇 층을 가시는지요? ”

“ 아, 14층입니다. 감사 합니다! ”

불이 켜진 15층을 흘낏 보고는 14층을 누른 후 엘리베이터 문 앞에 섰다. 여러 층에서 정지 하고 여러 명의 사람들이 타고 내리는 가운데 14층에 도착하자 지연이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하고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린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히자 마자 계단을 향해 전력 질주 하여 15층 비상 계단 문을 빼꼼히 열고 보니 애보트 일행이 막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모습이 보였다.

‘ 1516호! ’

1516 이라고 쓰인 오피스텔 앞에서 선글라스의 젊은이가 이야기 한다.

“ 저는 밖에서 대기 하고 있겠습니다. 두 분만 들어 가시면 됩니다. ”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눌러 문을 열고 두 사람이 들어 가자 문을 닫고는 운전사로 보이는 젊은 사람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복도에서 사라져 간다.

‘ 들어 갈 수는 없으니 이 앞에서 진을 치고 있다가 나오면 생떼를 써야 겠군. 그나 저나 1516호는 뭐 하는 회사 인가? ’

지연이 엘리베이터 바로 앞에 각 호별로 적힌 회사의 상호를 보다 빈 칸으로 되어 있는 1516호를 보며 중얼 거린다.

“ 상호가 없네.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가? ”

문을 열고 들어선 널찍한 사무실에 벽에 군데 군데 희미한 불빛이 힘겹게 어둠을 몰아 내려 애쓰는 중에 아무런 사무 집기도 없이 텅 빈 공간에 오로지 책상 하나와 의자 세 개가 한 가운데 놓여 있었다. 책상 위에는 빔 프로젝터와 스탠드, 세 잔의 따뜻한 커피가 김을 모락 모락 내고 있었다.

“ J . 나 애보트요! ”

“ 반갑습니다, 닥터 애보트! ”

사무실 한 구석의 작은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천천히 중앙의 책상으로 다가 온다.

“ 왜......? ”

책상 위 스탠드 불빛에 비추인 인물의 얼굴에 쓰여진 하회탈 가면을 보고는 질문을 한다. 아크럼이 어두운 가운데 유심히 살펴 보니 키가 약 180cm 정도 되어 보이는 건장한 몸매의 청바지와 흰색 후두티를 입은 인물이 자신들을 손을 들어 불러 자리를 권하며 입을 연다.

“ 먼저 양해의 말씀을 구하겠습니다. 저는 제가 이런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다른 사람이 아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애보트 박사님과는 서로 AI 관련 고급 정보를 공유 하는 동반자로써 이런 자리를 마련 했지만 실례를 무릅쓰고 이렇게 가면을 쓰고 이야기를 나누게 된 점, 양해 부탁 드립니다. ”

“ 하하! 괜찮습니다. 저야 이렇게 직접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영광입니다. 아, 여기는 제 수제자인 아크럼 박사입니다. ”

“ 반갑습니다! 닥터 아크럼입니다. ”

“ 저도 반갑습니다. 저는 ‘J’ 라 불러 주십시오. ”

지연이 1516호 문에 귀를 대고는 안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 지 애를 쓰는 중에 갑자기 등 어림이 따끔함을 느끼고는 그대로 허물어 지는 신형을 누군가가 안아 들었다.

“ 참으로 위험한 아가씨 일세. 어디 소속 인지 한번 확인해 볼까? ”

애보트 박사를 데리고 온 선글라스의 사나이가 바로 옆 방인 1517호의 비밀번호를 눌러 방을 열고는 지연을 안고 안으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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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 소집 (召集)(3) 18.04.17 2,887 23 11쪽
7 7. 소집 (召集)(2) 18.04.16 3,036 24 10쪽
6 6. 소집 (召集) 18.04.14 3,180 25 10쪽
5 5. 왜 네 명 이지? +2 18.04.13 3,264 20 10쪽
» 4. J +2 18.04.12 3,428 29 10쪽
3 3. 비공식 방문자 18.04.11 3,815 35 10쪽
2 2. 3.11 대지진 18.04.10 4,160 36 11쪽
1 1. 불회곡 +4 18.04.09 5,476 4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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