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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님의 서재입니다.

플레이어가 죽은 세상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게임

장시간
작품등록일 :
2020.01.03 02:10
최근연재일 :
2020.01.12 22:25
연재수 :
7 회
조회수 :
163
추천수 :
0
글자수 :
31,271

작성
20.01.07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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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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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4쪽

강적이다

DUMMY

"흐응...."

그녀는 계속해서 자세를 바꿨다.

불편해서가 아닌. 아직 검을 맞대기 전인데도 불구하고

아칸이란 남자의 다음 동작이 예측이 안갔다. 그렇기에 섣불리 움직일 수도 없으며 선제 공격을 당한다면 어떻게 막아야 할지도..... 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럼 난 맨손으로 상대하는 게 낫겠군"

"뭐라고?" 아칸을 쳐다보는 눈빛은 살의로 가득찼다.


내가 여자라서 날 분명히 얕보고 있다.

여태동안 그런 놈은 많이 봐왔고, 그런 놈들은 어차피 살아봤자 벌레같이 살 것이니 모두 시체로 생을 마감시켜주었다.


하지만 그의 음성엔 전혀 도발이 아닌 덤덤한 목소리가 깔려있었다. 그녀는 알수없는 위험을 감지했다.

뭔가 느낌이 쎄한...


그 찰나.


아칸이 순식간에 그녀 앞에 닥돌했다.


소르다 우스리는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 때문에 움찔했지만 이내 아칸의 움직임을 캐치했다.

눈이 마주치고, 아칸은 놀란 눈초리였다.


내 움직임에 반응 했다는 것 부터 높은 점수를 줘야 할 것 같다. 예사롭지 않은 여자다.



"흡!"

아칸이 주먹을 지르기 전 동작을 하자. 소르다는 황급히 뒤로 빠졌다.

그가 갑작스레 기습하니 어쩔 수 없이 소르다는 상대에게 공간을 내주게 되었다. 빈틈발견.

그는 기회를 놓지 않고, 손으로 날을 세운 뒤 중간세기로 그녀의 옆구리를 가볍지만 빠르게 내리쳤다.

허리뼈가 적당히 금이가고 당장 일어서지 못하지만 나중에 쉽게 나을 정도로.


아칸은 힘의 세기를 자유 자재로 조절 할 수 있는 스승을 죽도록 따라해서 얻은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그의 손이 그녀의 옆구리에 닿기전에 무언가가 거쳐갔다.


'툭'


손등을 타이밍 맞게 똑같이 손으로 눌렀다.

"막혔어?"

"정확히 말하자면 흘린거야 애송아~ 이제부터 시작이다!" 굉장히 발랄하다.


결정적 빈틈이었는데 순식간에 막고 반격해 오는 주먹은 실로 위협적이었다.

주먹이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나다가 공기에 사그라진다.


그냥 미친게 아닐 것 같았더라니.

"온 몸에 피칠갑 할 때 부터 보통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응?"

우스리는 그제야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피..가 많이 묻어있는 게 뭔 대수라고.

"아아~ 그렇구나 내가 피가 좀 많이 묻어있었네" 피를 털어내는 시늉을 잠깐 했지만 털어낸다고 털리는 수준을 넘은지는 한참이다. 흠뻑 젖었는데 피를 턴다고 털릴리가.

물론 그녀의 피는 그곳에 한 방울도 담겨있지 않았다.


저 광기로 물든 년의 빈틈이 아직도 수두룩 하다. 근데도 쉽사리 공격하기가 힘들다. 또 다시 내 공격을 무마시키고 반격하는 게 아닌지.


'휙' 오른쪽으로 돌진하는 척 하고 훼이크를 준 뒤 정면으로 질주했다.

찰나에 다섯 걸음 거리까지 좁혔다. 분명 저 결투 상대는 내게 다섯 걸음의 거리를 내줬다.


이번엔 정말 빠르게 오른 주먹을 휘둘렀다.

최대한 피해도 어깨 중간쯤에 박힐 주먹

결정타다.


그러나 힘빠지는 바람소리만 날 뿐이었다.

그녀는 언제부터인가 싱글벙글 웃고만 있었다.

초승달 처럼 찢어진 눈이 날 바라보았다. 일부러 무서우라고 이렇게 웃는 것인가? 의문점은 한가지가 아니였지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다.


"오올~좀 하는데? 나랑 비슷할지도 모르겠엉?"

겉으론 여유로웠다. 하지만 그의 순간이동 같은 기습에 그녀는 허리춤에 꽂혀있는 양날검을 꺼내지도 못했다.


"무기를 꺼내라"

"아라! 참 친절도 하셔라!"

봐주려는 것인가........? 이새끼가 날 얕본다?


반박자 빠른 기습.

속도가 빨랐지만 보이지 않을 정도는 아니였다. 여유롭게 돌진하면서 허리춤에 있는 검 손잡이를 잡았다.


발도술이 먹힐까? 고민하는 그녀였지만 고민에 시간을 더 할애하면 오히려 자신이 당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아주 찰나.

절대 빠르지 않았다.

오히려 느렸다.


'쓰릉'

검집과 검날에 마찰이 생기면서 나는 마찰음과 함께 아래에서 위로 치켜 세우고, 위에서 아래. 대각선으로 나가는 선공격이 부드럽게 들어갔다.


'됐다!'

회심의 발도술은 그의 검은 후드를 스쳤다.


이게 안돼?

"으.....어렵네에..."


오묘한 검술이다. 느린데 느려서 피하기가 힘들었다.

후... 조금만 늦었어도 목이 대각으로 따였을 뻔 했다. 온 힘을 써야 이길 수 있을까. 몸은 이미 긴장상태에 돌입했다.


아칸은 싸움의 이유조차 까먹고 결투에 임했다. 정신없는 칼이 생각을 가로막고 있었다.


"칭....창챙!! 탕! 트잉!!"


그들은 마치 중력을 받지않는 닌자처럼 요란하게 움직였다. 근처 나무를 활용해 올라섰다가 높은 고점을 이용해 양날검으로 내리친다던가 다른 곳으로 숨는 척 제스처를 취하다 기습을 가한다던가. 그렇지만 그건 서로에게 별다른 타격을 주지 못했다.


칼이 묘지 근처를 풀들을 파헤쳤을 때 그는 까먹었던 스승의 묘지를 떠올렸다.

"아, 그으...묘지는 건들지마라."

"응?"

"묘...묘지는 건들면 안된다."

"왜?" 소르다 우스리는 마치 묘지를 밟을 것 처럼 흥미로운 말투로 말했다. 어린애가 어른을 놀리는 표정으로.

"왜냐니..잇!"

갑작스레 날라온 기습공격. 양날검을 가까스로 쳐냈다. 양날이라서 손으로 막을 수 있는 부위가 별로 없었다. 아니 이런. 내가 말하는데!


이럴 때 스승은 꼭 이상한 말을 꺼냈다.

'주인공이 대사 치는데 공격하기냐!'

저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아른거리고 있지만 이젠 그게 독이 될 판이었다. 상대는 생각보다 미친 강적이였다. 방심 할 틈이 없었다.


"얍!" 표정관 다르게 귀여운 목소리로 내 목을 노린다. 어림도 없지.

나는 다시 한 번 께름직 하게 웃는 얼굴을 내리 찍으려고 빠르게 다가갔지만 도약한 그 자리엔 아무것도 없었다.


위인가?

아니


뒤다.


'쓰릉'

땅에 높게 나있는 잡초들을 쓸면서 위로 올려쳤다. 목적지는 아칸의 목.


양날검을 물수제비 던지듯... 무게가 나갈텐데 이상토록 가벼운 동작이다. 저 얇은 팔뚝에 근육이 붙더라도 이런 속도를 낼 순 없을텐데.

아칸은 눈치 채자마자 바로 숙였지만.


이번엔 검은 후드가 완전히 잘렸다.


자칫하다간 죽겠다.

빨리 끝내야겠다.라고 생각한 그였다.

그때부터 그의 피지컬이 굉장히 섬세해졌다.


칼이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헛수고 같이 느껴질정도로 가볍게 회피당하거나 막혔다.


뭐,뭐지 힘을 숨긴거였어?

나보다 강한 사람은 찾아본 적이 없었는데.


애초에 그녀는 이렇게 오래 싸워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계속 방어만 해야 할 판이네"


칼 휘두르면서 조잘대는 게 그녀의 특기였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입이 무거워졌다.

그녀가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었다. 그리고 주먹이 내 몸과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는걸 느꼈다.

이러다가 저녀석의 사정거리에 걸린다!


그녀는 위기가 목조르듯 조여오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웃고 있었다.


숨이 차지만 말을 계속해서 꺼냈다. 본능같았다.

"인생이 이렇게 재밌구나!....하윽..... 이런 위기도 있어야지.....후윽..... 역시 인생은...후읍.... 살고 볼만 한 것이야."

"뭐라는 거냐 저 미친년이"


재밌는데? 이렇게 재밌는 싸움은 처음이야! 내가 밀릴 것 같아? 그만큼 대응해주지.


"으랴아앗!!"

소르다 우스리는 기합을 내지르더니. 그녀의 칼놀림이 점점 과격해졌다.


위험하게 칼을 다룬다.


그녀는 전처럼 오묘하게 간을 보지 않고, 정확도를 떨어트리는 대신 속도를 살렸다.

회피가 아닌 우직한 맞받아치기. 불리한 상황인데도 피하지 않았다.

없을 것 같은 곳에 칼 휘두르기. 상대방은 날쎄다. 바보같은 짓 같지만 사실은 그의 움직임을 조금씩 봉쇄해갔다.


첫 공격을 어정쩡하게 하는 척 하면서 다음동작을 강하게 가져간다.

분명 피해야 될 상황인데 너죽고 나죽자란 마인드인지 피하려 들지를 않았다. 뭔가 수가 있는 것 같아서 계속 공격이 주저스러웠다.


'뭐냐 얘도 힘을 숨기고 있었다는 설정이였나'

내 스승이 살아있었다면 이렇게 말했겠지...


분위기가 바뀌었다.

나는 아무 말 없이 광기로 물든 칼날을 겨우겨우 받아낼 따름이었다.


'캉!카가강! 캉,크가가가가! 치엥!'


해가 완전히 져서 이젠 칼날이 반짝이지 않을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


서로 지쳐가고 있었다.


그녀는 지쳤지만 기세를 타서, 그를 압도하고 있었고, 그는 그런 그녀가 자유롭게 공격하지 못하게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공격을 비틀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일방적으로 소르다 우스리가 밀고 있었고, 아칸이 밀렸다.


지금 저년의 목을 못따면 내 체력이 바닥날 것 같다. 근데. 정말 그래야 하는 건가.

하지만 시비털고, 공격하는 미친게 분명한 새끼한테 자비를 베풀어도 뭔질 모르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자,잠깐 기다려"

"뭐야...한창 재밌었구만."


그녀도 아슬아슬 했다.

와하 썅... 내가 언제 이렇게 오래 싸운 적이 있었지? 아무리 아칸이라고 하더라도 내가 한 방에 골로가게 할 줄 알았는데.


"흐윽... 후우...너 혹시 항복하는거냐? 그런거야? 너무 힘들어서? 잠시 쉰다고 하고, 튀는 거 아니지?"

특유의 비아냥대는 말투로 계속 입을 터는 그녀였다. 하지만 지친 기색을 숨길 순 없었다.

"아니다 너를 순간 죽여버릴 것 같아서 멈췄다."


"뭐어?"

끝까지 해보자 그래.

도발로 생각해서 다시 칼을 들이밀려 했다. 근데 칼 손잡이가 부드럽게 잡히지 않았다. 일순간 동작을 멈추니 두 손이 떨렸다. 아니 손뿐만 아니라 다리도.

떨리는 손으로 칼 손잡이를 고쳐잡곤 그를 다시 쳐다봤을 때.


노란눈이 그녀를 똑바로 직시하고 있었다.

이제 알았는데 그는 키가 꽤 많이 컸다. 내려다보는 눈.


어느새 밤이였다.


밤인데도 불구하고 이상하리만치 번뜩이는 노란색 눈동자. 동그란 눈동자 두 개가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뭔가 공격하면 안될 것 같은 아우라가 그곳에 있었다. 상황파악을 못하는 게 소르다 우스리의 장점이자 단점이였지만 지금은 뭔가 달랐다.


"너는 상당히 강하군. 인정한다."

"멈추고 항복한거지? 지면 어떻게 된다고 했더라아?"

"소르다 우스리라고 했나? 여기까지 해라. 이곳이 어딘지나 아나?"

그녀는 경계를 낮추지 않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둑어둑 했어도 여기가 어딘진 대충 파악 할 수 있었다.

"응?"

그녀의 커진 동공에는 뭔가 이상한 낌새를 그제야 눈치챈 기색이 역력했다.


아칸은 저 멀리 저편을 가리켰다.

"처음 상대했던 곳은 저기 있다. 묘지가 있는 곳이지. 그리고 내가 왜 여기까지 유인했을 거라고 보는가"

그는 그녀를 방심하게 만들고, 장소까지 유인했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완벽하게 당했다.


헤실헤실 웃던 표정이 굳었다.

"글...글쎄?"


"반대다. 밟으면 안되는 묘지다. 밟았으면 널 죽였어"


"근데..미안한데 잘난척 좀 그만하고, 결론부터 말해주라. 그래서 결론이 뭔데?"

화가 끓어오르지만 그는 마음을 추스르고 대화를 진행했다.

"이쯤에서 끝내자가 결론이야"


"나는 너처럼 강한 사람을 처음 만나서 좀 기뻤는데 싸워서 어느 누구도 죽지 않는다니..... 좀 아름답지 않은 걸?"


둘 중 하나가 죽어야만 아름답다는 거냐? 정말 돌아버린 녀석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칼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

"시잉...." 마치 바람소리 같았다.

한 번의 찌르기 공격.

소르다 우스리의 기습은 칼끝이 아칸의 팔뚝까지 닿았다가 그쳤다.


그는 눈을 감지 않고, 노란 두 눈으로 그녀를 바라 볼 뿐이었다.

우스리는 칼집에 칼을 넣었다.


"흐응~? 안쫄잖아? 사내 대장부가 맞나보네? 그치그치?"

언제 만났다고 팔뚝으로 옆구리를 치는거지?


서로 거릴 내주고 있었다.


그는 옆구리를 찔려도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방금 그 찌르기. 처음으로 동작을 예측하지 못했다. 그는 잠깐 얼었다가 흠칫 정신을 차렸다.


"야, 그럼 니가 쫄아서 멈췄으니까! 니 집으로 안내해라! 너 때문에 너무 힘들고, 배고프니까 니가 책임져."

"가라. 내 집은 숙박업소가 아니야"

"어허...목숨값이거늘...! 어딜 감히 패배자가 승자에게 대드려 드느냐!"


골치아픈 여자군.


"마침 마을 사람들 다 피난했으니 괜찮은 집 잘 골라서 자면 될 거다."

"아니이~거기는 짐을 다 싸가지고 일반 사람이 사는 것 같은 집이 아니잖아. 나는 사람이 사는 집에서 자고 싶다고."

뭔 억지란 말인가.


그리고 어느순간부터 소르다 우스리는 자연스레 내 집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분명 나는 허락을 안했는데도.


골목길을 지나가는 몇개의 집들이 풍비박산 나있는 장면을 보았다. 그들이 파헤쳐 놓은 흔적. 개중엔 시체도 있었는데 상관않고 집으로 향했다.

질리도록 많이 본 것이 시체였다. 저여자도 그리 크게 반응은 없었다. 시체를 많이 봤을 법 한 표정이다.


"여기가 내...집..."

"음.....뭐야...박살났네?"

"........"

"꺄하하! 니 집도 박살났잖아 흐하핳핳하ㅏ하하!!"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재밌는 일을 본 것인 양 힘껏 웃어재꼈다.


나는 조금 화가 났지만 개의치 않았다. 방심한 사이 묘지가 훼손되었고, 목적도 모르는 모험을 떠나야 한다는 것에 이미 큰 허탈감이 물 밀듯 밀려왔기에.

분노는 정신과 함께 썰물로 빠져나왔다.


"상관없어"

'어차피 떠나야 할 곳이었어' 그저 무덤덤하게. 그는 묘지를 떠올렸다.


그녀는 물었다.

"그럼 나 어디서 자?"


그걸 왜 나한테 물어보냐고





작가의말

프롤로그 대폭 수정했습니다. 봐주셔서 감사하고 선호작 정말 감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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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모험 떠나기 전 20.01.09 16 0 13쪽
» 강적이다 20.01.07 17 0 14쪽
3 먹잇감을 가로챈 죄 20.01.05 20 0 13쪽
2 짧은 20.01.05 33 0 3쪽
1 프롤(대폭수정했습니다) 20.01.04 53 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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