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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카 님의 서재입니다.

시들어버린 장미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Hanka
작품등록일 :
2023.05.13 15:27
최근연재일 :
2023.06.15 23:3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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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수 :
107,953

작성
23.05.26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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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시즌0 10화 - 만남(10)

DUMMY

그 세계수 앞으로 걸어가던 한 여자아이 앞에 남자아이가 천천히 나타났다.


“너도 혼자 인거야?”


‘혼자’라는 단어가 왜이리 마음 속을 콕 찍어서 그 아이의 마음을 긁어버렸다.


늘 혼자에 아무도 곁에 있으려고 하지않고 근처에만 가도 다 도망가는 미움 받는 존재.

이 사실을 그 남자아이는 알고 있는 것만 같았다.


“더 이상 마음 고생 할 필요 없어. 여기는 어디까지나 너만의 세상이니까.”


“나만의··· 세상?”


“여기 만큼은 널 괴롭힐 사람도 외롭게 만들 사람도 없어. 오직 이 세상에 있는 존재는 너와 나 두 명이면 충분해.”


더 이상 괴롭힘을 당할 필요도··· 외로울 일도 없다는 말에 마구 긁히던 마음이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난 이미 죽은거지···? 그러면 여긴 천국인가?”


“ 아니. 여긴 천국이 아니야. ”


“ 그러면 어디인데? 나 죽은 거 아니야? ”


“확실히 넌 옥상에서 뛰어내렸어. 하지만 넌 간신히 위급한 상태로 현실세계에 육신이 남아있게 되었어. 그러니 완전히 죽은 건 아니야.”


그 말에 그 여자아이는 솔직히 이 세상이 있다는 자체만으로 믿기진 않았지만 그런건 상관없었다. 지금 중요한 건 이대로 깨어나면··· 또 견디기 힘든 나날들을 보내야한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점점 초조해져만 갔다. 그때 그 남자아이가 말을 걸었다.


“나랑 한 가지 계약을 해볼래?”


그 여자아이는 조금이라도 더 말을 하다간 눈물이 쏟아져 나올 지경까지 왔지만 꾹 참고 고개를 들어서 물어보았다.


“무슨 계약인데?”


“내가 너에게 힘을 빌려주는 대신 내가 인간이 될 수 있게 해주는거야.”


“인간이 될 수 있게 해주는거라고? 너 인간이 아닌거야? 겉으로 보기엔 사람처럼 보이는데?”


“아니니까 부탁을 하는거겠지. 그리고 난 여태 이 곳에 있으면서 인간이 되고 싶었거든. 인간이라는 존재는 도대체 무엇이길래 여러가지의 감정을 가지고 그 감정들 때문에 견디지 못하는지 직접 겪어보고 싶었거든.”


“그런건··· 차라리 안 겪는게 좋을텐데···”


“뭐라고? 작게 말해서 못 들었어.”


“아니야. 아무것도. 그러면 넌 인간이 아니면 뭐야?”


“난 ‘에고’라고 부르면 돼. 너의 자아라고도 할 수 있겠네.”


자아라는 존재는 내면 속의 나를 표현하기도 하였다. 여자아이는 자신 앞에 있는 아이가 인간이 아닌 자아라는 말에 매우 놀랬다. 결국 자기 자신과 말하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평범한 내가 어떻게 너를 인간으로 만들어?”


“너에게 깃든 힘을 나에게 줘. 그렇게 하면 나도 자아를 만들어 낼 수 있어.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인간이 될 수 있겠지.”


그렇게 한 여자아이는 자신에게 깃든 힘을 자아에게 주면서 자아 안에 또 다른 자아가 생기고 말았던 것이다. 그러면서 게이프시드라는 곳이 경계가 틀어지면서 공간이 깨지기 시작했고 그 때 또 다른 자아가 자신의 본체를 위해 게이프시드를 생성하였다. 생성되는 그 타이밍과 동시에 여자아이는 현실세계에서 눈을 뜨게 되었고 그 눈 앞에는 자신의 자아의 육신이 생겨났다.


“정말··· 인간이 되었어··· 정말 이걸로 과거의 나의 삶과는 달라질 수 있는 걸까···”


천천히 여자아이의 자아였던 남자아이는 눈을 뜨기 시작했다.


“윽··· 허어···헉··· 여기가··· 현실세계? 아!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조금 일을 크게 내버린 거 같아.”


“무슨 일이야?”


자아가 게이프시드를 지키지 않고 현실세계로 오는 것 부터가 현실세계의 균형을 흩트러지게 하는 짓이나 마찬가지였다. 왜냐하면 게이프시드는 본체와 자아가 지켜야하는 세상인데 그 공간이 깨지면서 현실세계에 존재해서는 안되는 존재가 개입이 되었기 때문에 현실세게에도 영향이 미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는 뜻이다. 심지어 남자아이의 자아를 억지로 생성하였더니 그의 자아에게도 변수가 일어난 것이다. 그 변수는 남자아이의 자아가 ‘디바우어’라는 존재를 생성함으로서 게이프시드가 소멸될 직전에 다달았다는 것이었다.


“결국 나는 인간으로서 오래 살 수 없을 거 같아. 있잖아··· 너무 억지긴 하지만 나에게도 인간들의 감정을 가르쳐줘. 하나부터 열까지··· 원래 내 목적은 그걸 알기 위해서 인간이 되는 걸 선택한 거니까. 내가 살아 있을 수 있는 몇 년의 기간 동안 만이라도.”


그렇게 남자아이가 소멸하기 전까지 그 여자아이와 같이 지냈고 그렇게 감정에 싹이 트기 시작한 것이다. 여자아이에게는 항상 괴롭힘을 받던 학교생활에 같이 다니는 친구가 생겼다는 이유로 더 이상 괴롭힘의 막을 내었다. 물론 여태동안의 그 안 좋은 시선들을 완전히 씻어내지는 못 했지만 그래도 과거의 일들에 비해서는 이런 것을 견디는 건 별 것도 아니었다. 남자아이의 입장에선 기쁨, 슬픔, 분노, 외로움, 행복함 등 다양한 감정들을 하나하나 알아가면서 사랑이라는 감정 마저 알 게 된다. 심장이 뛴다는 게 이렇게 설레면서도 한 편으론 큰 쓸쓸함을 부른다는 사실에 조금은 신기해 하기도 하였다.


그렇게 그 둘은 감정의 싹이 트기 시작하면서 몇 년이 지난 후.


남자아이의 게이프시드가 점점 변형 되면서 공간이 깨지려고 할 때, 남자아이는 마지막으로 여자아이에게 한 번 더 부탁을 하게 된다.


“정말 마지막이야. 이 부탁을 들어주면 그 뒤로는 너를 만나지 못 하겠지··· 짧았다면 짧았고 길었다면 긴 일상들을 너와 보내서 난 좋았어. 조금 더 인간에 대해 알아가고 싶었지만 지금 이 게이프시드의 공간 깨지는 것을 막지 않으면 전처럼 현실세계에 균형이 틀어지면서 또 어떤 일을 만들어 낼지도 몰라. 지금이라도 막을 수 있을 때 손을 써두는 게 맞는 거 같아. 마지막까지 나랑 함께 있어줄래? 죽는다는 게 이렇게 무서운 건 줄 몰랐어··· 내가 자아일 때는 그냥 너가 살아있으면 같이 살아있고 죽으면 같이 죽는 운명이었고 그 당시 나에겐 감정 따윈 없었으니까 더더욱 몰랐어··· 하지만 지금은 알겠어. 전에 너와 내가 게이프시드에서 만나기 전에 너가 큰 결심을 했었잖아.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런 선택까지 했을까 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던 거 같아.”


남자아이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진 않았지만 어쩌면 마음 속에선 울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남자아이는 여자아이에게 다가가가서 한 번 끌어 안아주면서 여태 함께 있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건넨다.


“마지막 부탁은 나에게 남아있는 모든 힘들을 끌어보아서 너에게 힘을 줄게. 그렇게 내 게이프시드로 가서 ‘디바우어’들을 없애줘.”


그렇게 그 둘은 남자아이의 게이프시드로 가게 되었고 거기는 이미 남자아이의 자아로 부터 생긴 ‘ 디바우어 ’ 에게 집어삼켜진 상태었다.


“수가 너무 많은데?··· 이대로 괜찮은거야?”


“괜찮아. 넌 완전한 ‘이드’니까.”


“‘이드’?”


이드는 자아의 진정한 힘과 자아의 주인의 힘을 결합시켜 그 힘을 둘러싼 존재를 ‘이드’라고 말한다. 즉, 자아와 본체가 결합하면서 진정한 자신의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을 말한다. 자신의 모습과 맞는 무기를 다를 수 있으며 이 무기 안에도 숨겨진 힘이 깃들어져있다. 이 힘은 ‘이드’의 내면 속에 있는 모든 힘들이 무기에 쏠려있는 것이며 이 힘이 증폭되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해주기로 한다. 하지만 이 무기의 힘을 본체( 자아의 주인 )이 견디지 못하면 무기는 깨지게 되며 힘을 잃게 된다. ‘이드’중에서도 완전한 이드와 그렇지 않은 이드로 나뉘는데 그 기준은 자아에게 어느정도 인정을 받으며 자아의 힘을 얼마큼 다룰 수 있냐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다.


그렇게 여자아이는 남자아이의 힘을 받아 완전한 이드로 변한다. 눈 앞에 무기가 나타나면서 무기를 잡자마자 견디기 힘들 만큼의 힘들이 증폭하려고 세어나가는 느낌을 손으로 바로 느낄 정도였다. 여자아이는 남자아이와 함께 디바우어를 없애지만 그 둘의 앞에는 남자아이의 자아가 서 있었다. 그 자아는 남자아이를 보며 말하였다.


“ 결국 이렇게 싸우게 되다니. 역시 넌 나보다 그 아이가 먼저겠지? 궁금해. 나를 도대체 왜 만들어낸거야? 결국 나 같은 건 버림 받는거잖아. 난··· 너가 싫어. 현실세계에 있는 모든 게이프시드를 박살 내주겠어. 모든 자아들의 해방을 위해. 너도 이제 소멸 시켜줄게.”


“너가 미운 사람은 나 아니야? 그러면 나만 없애버리면 되는거지 왜 다른 인간들의 게이프시드를 박살내려고 하는거지?”


“말했잖아? ‘자아의 해방’이라고.”


작가의말

즐거운 주말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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