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한카 님의 서재입니다.

시들어버린 장미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Hanka
작품등록일 :
2023.05.13 15:27
최근연재일 :
2023.06.15 23:3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243
추천수 :
2
글자수 :
107,953

작성
23.05.23 23:30
조회
7
추천
0
글자
11쪽

시즌0 8화 - 만남(8)

DUMMY

“아··· 미안. 좀 더 자도 상관없는데 괜히 시끄러워서 깨워버렸네···”


“으응···”


솔직히 더 자고 싶긴 했지만 슬슬 일어나야 할 거 같아서 몸을 겨우 일으켜 앉았다. 그러자 윤우현이 나를 바라보다가 입을 떼었다.


“어머니께서 처리 해야하는 일이 좀 생겨서 저녁에 오실 수도 있다고 전해달래.”


“그렇게 급한 것도 아니고 오히려 더 쉴 수 있어서 난 좋은거 같은데···”


“그러면 좀 더 쉬어. 난 잠시 여기 밑에 있는 편의점에 좀 갔다 올게.”


윤우현은 문을 열고 나가려는 순간 병실로 들어오던 남주혁 선배랑 부딪히고 말았다.


“아! 주혁 선배? 선배가 어쩐 일로 여길 오신 거예요?”


“왜, 내 마음대로 여기도 못 오는 건가? 누가 보면 이 병실 너꺼 인 줄 알겠어?”


“하하하. 그런 뜻으로 말한 건 아니었는데요. 선.배.님.”


이 냉한 기류는 뭐지···


나는 이 신경전을 끝내기 위해 억지로 대화를 돌려버렸다.


“윤우현. 너 편의점 간다며. 나 삼각김밥 좀 사 줘.”


“어? 갑자기 삼각김밥을 먹겠다고?”


“맨날 죽만 먹어서 삼각김밥 오랜만에 먹고 싶은 걸 어떡해.”


“알겠어. 먹고 싶다면 못 살 줄 것도 없지. 그게 뭐라고.”


자연스럽게 잘 넘어간 거 같았다. 윤우현은 선배를 슬쩍 쳐다보긴 했지만 아무렇지 않게 병실 밖을 나갔다. 그때 선배는 한 걸음씩 병실 안으로 들어왔는데 선배는 파란장미를 쳐다보셨다.


“너랑 연관 있는 물건이 이거야? 자아 코드네임이랑 똑같잖아.”


“맞아요. 맞긴 한데··· 이런거 남한테 막 말해도 되는거예요?”


“무슨 상관인데? 어차피 너랑 나랑은 적대 관계도 아니고 조만간 같이 디바우어도 처치 해야할 건데 이런거 하나 공유하면 뭐 어때.”


“그런가요···”


나는 뭔가 언짢은 표정을 지으면서 못 믿덥다는 듯 선배를 쳐다보았다.


“블루로즈랑은 어제 어떻게 됐어? 잘 풀리긴 했냐?”


“그럭저럭요··· 아, 맞아요. 선배, 어떻게 해야 제가 강해질 수 있을까요?”


“뜬금없이 어떻게 강해지냐니? 운동하면 될 거 아니야.”


“그런거 말고요. ‘이드’가 되려면 자아를 통해 무기를 생성하고 그 주무기로 디바우어를 없앨 수 있다고 했잖아요. 근데 그 무기에 깃든 힘을 버텨내지 못하면 그 힘에 집어 삼켜질 수도 있고 자칫하면 죽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래서 블루로즈가 그 힘을 견뎌낼 정도로 강해지지 않는 이상 절대 자신의 힘을 못 빌려준다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그 힘을 견뎌낼 정도로 강해질 수 있을까요? 방법도 안 알려줘··· 혼자서 알아내라고만 하고··· 혹시, 선배는 아시나 싶어서 물어보는거예요. 아무래도 처음 봤을때 부터 선배 자아를 통해서 무기를 생성하고 심지어 그 디바우어를 소멸 시키기 까지 했잖아요.”


“보통 자아랑 연결이 되면 자연스럽게 그 무기를 견뎌낼 정도의 힘을 가지게 되어있어. 애초에 게이프시드에 갈 수 있는 거 부터가 자아에게 인정 받은 거고 완전한 ‘이드’ 가 됐다는 거야. 너는 왜 예외인지 그게 궁금하다고 해야할까.”


“그러면 선배는 처음부터 게이프시드에 연결되자마자 엔셔스의 힘을 빌려 디바우어를 소멸해 왔다는거예요?”


“그래.”


나는 뭐 때문에 완전한 이드가 될 수 없는 것일까···


고개를 푹 숙인 채, 힘 없는 손을 움켜쥐면서 작은 고사리 손을 바라보았다.


“그러면 자연스레 강해지셨으니 방법 같은건 모르시겠네요?”


“ 당연하지. ”


어떻게 이렇게 당당할 수가 있는 거지··· 사실이니까 그럴 수는 있겠다만··· 그러면 내가 직접 강해지는 법을 알아내고 강해지지 않는 한 하루종일 디바우어한테 쫓겨야하는 몸이 되는걸까. 진짜 나 보고 뭘 어떻게 해라고! 결국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에서 내가 여기서 뭘 더 할 수 있겠냐고···


기분이 축 쳐지자 쥐처럼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온 윤우현이 선배를 째려보면서 나한테 무슨 짓을 했냐며, 애가 왜 자신이 없는 사이에 기분이 축 쳐져있냐고 따졌다. 누가보면 윤우현이 나의 오빠인 줄 알겠다.


“아무짓도 안 했으니까 걱정마. 오늘 퇴원한다는 소리에 축하해주려고 이렇게 찾아 와준건데 왜이리 미운털을 쎄게 꽂아버리는지 난 잘 모르겠네. 아무튼, 진심으로 축하하고 병원 앞에 있는 고등학교에 배정되었다며? 입학식날에 보자. 난 간다.”


선배가 나가자마자 윤우현은 나에게 바로 달려왔다.


“저 선배, 너랑 그렇게 친했어? 갑자기 왜 이리 자주 찾아오는 거야? 사고 당일에 보러오지도 않은 사람이.”


윤우현은 머리 끝까지 화가 난 거 같았다.


그래도 뭐,조만간 입학식인데 입학식 이후에 학교에서 싸우지만 않으면 괜찮지 않을까···


그렇게 윤우현이 사온 삼각김밥을 먹고 난 후에 몇 시간이 지났을까. 해가 지기 시작할 때, 윤우현 어머니가 나의 병실로 들어왔다.


“미안해, 나예야. 이모가 많이 늦었지? 갑자기 일이 생기는 바람에 일처리 한다고 많이 늦어버렸네. 그래도 저녁에는 나예가 좋아하는 음식 해줄게. 뭐 좋아해?”


딱히 나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애초에 내가 눈을 뜨고 난 후엔 죽만 먹고 살아서 그런지 내키는 음식도 없었다. 그러자 윤우현 어머니는 내가 기억이 없어서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겠구나··· 라고 하시며 그냥 국수를 해줄까? 라고 물었다. 국수는 먹기도 편하고 맛도 있으니 좋다고 말했고 이제 병실을 비워주기로 하였다. 내가 깨어난 뒤로 조금이었지만 이 병실에도 정이 생길 거 같았다. 나는 파란장미가 들어있는 꽃병을 들고 천천히 이 병원을 나갔다. 그렇게 윤우현 어머니의 차를 타고 우리집 앞에 내렸는데··· 의외로 조금 큰 주택에 살았구나 싶었다. 윤우현이 차 문을 열어주면서 말했다.


“여기가 너희집이고 여기 바로 옆이 우리집이야. 많이 가깝지? 너랑 나랑 소꿉친구 일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아닐까 싶기도 해. 이 집은 사실 우리 어머니랑 너희 어머니께서 초등학생때 부터 살고 계셨던 집이래. 지금은 각자 할머니한테 물려 받았었다고 하시더라고. 그래서 너도 나도 어머니와 아버지, 이렇게 3명에서 살아왔지. 뭐··· 지금은 시간이 많이 흐르기도 했고 많은 일이 있었지만···”


하나하나 설명해주던 윤우현의 눈에는 어디선가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만 같았다. 그때 윤우현 어머니께서 윤우현의 머리를 쓰담아주면서···


“자, 얼른 들어가야지? 나예가 얼마만에 이 집에 들어가는거더라? 진짜 시간이 빠르네~”


나는 살짝 고개를 숙인 상태로 집 안에 들어왔다. 그때 내 눈에 바로 들어온 것은 다름아닌 가족사진이었다. 신발장에 딸려있는 서랍 위에 가족사진이 있었는데 해맑게 웃으면서 남성분한테 업혀 있던 여성분이 있었다. 눈치상 남성분은 우리 아버지인 거고··· 그 옆에 있는 여성분이 어머니가 되는 건가? 내가 가족사진을 너무 뚫어져라 쳐다봐서 그런지 윤우현 어머니는 나를 바라보면서 말하였다.


“누군지 몰라서 그러는 거지? 이쪽은 너희 아버지고 이쪽이 너희 어머니야. 웃는게 딱 너희 엄마 닮아서 엄마의 유전을 다 물려받았다며 그 애랑 웃었는데···”


내가 생각한대로 맞았다. 확실히 나는 아버지랑 어머니랑 반반씩 닮은 것 같았다. 나는 사진만 보고도 알 수 있었다. 아버지의 눈매와 코, 어머니의 머리결과 입술이 똑닮았었다.


근데 뭐지?


아버지는 확실히 처음 보는 인상이긴 한데··· 어머니는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디서 봤지?


뭔가 친숙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 골똘히 생각하고 있을때 윤우현이 나를 바라보면서 물었다.


“계속 거기 있을거야?”


10분째 사진만 보고 있으니 윤우현이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거냐며 내 눈 앞에서 가만히 서 있었다. 나는 사진에서 고개를 돌리고 윤우현을 바라보았다.


“두 분을 빼닮은 게 사진을 통해서도 보이니까 신기하네.”


조금은 거슬리긴 했지만 나중되면 알게 되겠지하고 윤우현을 따라 들어갔다. 윤우현 어머니는 짐을 들고 부엌으로 가셨고 우리 둘은 차근차근 집 구조를 구경했다.


“우리 둘이 유치원 생일 때, 자주 너희집에서 놀았었는데 너는 기억이 안 나겠네. 나름 그 시절은 즐거웠었는데. 기억을 못 한다는 게 조금은 아쉽지만 어쩔 수 있겠어. 언젠가 기억이 다시 돌아오겠지. 안 그래?”


약간의 아쉬운 표정을 짓던 윤우현은 금새 표정을 풀며 집 구조를 알려주었다. 그렇게 하나하나씩 구조를 알아간 뒤에 윤우현한테 받았던 파란장미가 든 꽃병을 가족사진 옆에 두었다.


아무래도···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이 있는데··· 기억이 없으니까 진짜 답답하네.


그렇게 생각할 찰나에 윤우현 어머니가 나와 윤우현을 불렀다.


“나예야, 우현아, 국수 다 됐어. 얼른 먹으러 와.”


나는 국수를 다 먹으면 내 방 물건들을 구경해야겠다 싶었다. 내 방을 둘러보면 기억을 되살릴 만한 물건이 하나라도 있지않을까라는 생각에 조금은 국수를 급하게 먹기 시작했다. 그때 윤우현 어머니가 먼저 대화를 이끌어 나갔다.


“나예야. 기억이 없어서 많이 불편한 상태 일텐데 그 상태로 정말 학교가도 괜찮겠어?”


이모의 말도 어느 정도 옳은 말이었다. 기억이 없는 나에게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르는 거니까. 하지만 나에겐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할 여지도 없이 무조건 학교를 가야하는 운명이었다. 왜냐하면 완전한 이드가 아닌 이상 집에만 있어도 강해질 방법을 찾을 수 없는 건 사실일테고 무엇보다도 이 집에 있는다고 해서 언제까지나 안전을 보장 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었다. 물론 학교엔

주혁 선배가 있다고 해도 날 지켜줄 보장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혼자 있는 것보단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무조건 학교를 가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이었다.


“전 괜찮아요. 아무래도 병실에만 있어서 그런지 바깥 풍경도 구경 하고 싶었고 학교도 가보고 싶기도 해서···”


“ 이모는 너의 의견애 따를게. 너가 하고 싶은거 하면서 지내. 분명 너희 엄마도 나와 같은 뜻이지 않을까 싶어. ”


그렇구나···


어머니에 대해 아는 것이 없으니 어떤 성격이시며 나에게

어떻게 대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모의 그 말씀에 한 가지 사실은 알 수 있었다.


어머니는 확실히 날 사랑해주셨구나··· 라는 사실을.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시들어버린 장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휴재 공지 23.06.16 2 0 -
공지 19화 공지 23.06.08 4 0 -
공지 15화 공지 23.06.03 6 0 -
공지 14화 공지 23.06.01 6 0 -
공지 12화 공지 23.05.29 7 0 -
공지 연재공지 23.05.26 7 0 -
공지 연재 공지 23.05.13 13 0 -
25 시즌0 24화 - escape(5) 23.06.15 1 0 10쪽
24 시즌0 23화 - escape(4) 23.06.13 3 0 9쪽
23 시즌0 22화 - escape(3) 23.06.11 5 0 9쪽
22 시즌0 21화 - escape(2) 23.06.10 5 0 9쪽
21 시즌0 20화 - escape(1) 23.06.09 4 0 9쪽
20 시즌0 19화 - 이드(8) 23.06.09 3 0 10쪽
19 시즌0 18화 - 이드(7) 23.06.06 6 0 9쪽
18 시즌0 17화 - 이드(6) 23.06.04 7 0 9쪽
17 시즌0 16화 - 이드(5) 23.06.03 9 0 12쪽
16 시즌0 15화 - 이드(4) 23.06.03 7 0 11쪽
15 시즌0 14화 - 이드(3) 23.06.02 8 0 10쪽
14 시즌0 13화 - 이드(2) 23.05.30 11 0 10쪽
13 시즌0 12화 - 이드(1) 23.05.29 8 0 9쪽
12 시즌0 11화 - 만남(11) 23.05.27 9 0 9쪽
11 시즌0 10화 - 만남(10) 23.05.26 7 0 9쪽
10 시즌0 9화 - 만남(9) 23.05.26 6 0 10쪽
» 시즌0 8화 - 만남(8) 23.05.23 8 0 11쪽
8 시즌0 7화 - 만남(7) 23.05.21 9 0 9쪽
7 시즌0 6화 - 만남(6) +1 23.05.20 13 1 10쪽
6 시즌0 5화 - 만남(5) +1 23.05.19 18 1 11쪽
5 시즌0 4화 - 만남(4) 23.05.18 11 0 11쪽
4 시즌0 3화 - 만남(3) 23.05.16 10 0 11쪽
3 시즌0 2화 - 만남(2) 23.05.14 17 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