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향이 나는.
능력자는 인류의 천분의 일이다.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모두가 이들을 통해 움직인다.
다능력자는 그 능력자 중에서 또다시 천분의 일.
부와 명예, 나아가 권력의 정점에 오르는 사람들이다.
러시아의 다능력자. 설원의 눈(目) 알렉시예비치.
미래를 보는 그녀는 3000의 생명을 단번에 움직이기까지 한다. 때문에, 크렘린이 사라진 날, 사라진 것은 크렘린뿐이었다.
그녀는 역사상 가장 많은 생명을 구했다. 그녀의 이름은 연일 신문의 한 면을 장식한다.
프랑스의 다능력자. 양손잡이 모디아노.
그 왼손의 염화가 브르타뉴를, 오른손의 빙설이 오드프랑스를 지켜냈다.
그의 두 손이 '첫 전쟁'을 끝냈다. 그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100인회의 첫 의장이 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8살,
국가 주도로 시행한 첫 잠재력 검사에서 내가 받은 판정
'다섯 이상의 능력을 사용할 것으로 사료됨.'
나는 사람들의 온갖 관심을 받았고
그렇게 나는 예비 김나지움에 들어갔다.
그리고 13살,
몸 전체에서 느껴지는 처음 겪는 열감.
창백해진 얼굴, 떨리는 온몸, 미칠 듯이 흘러나는 식은 땀.
명백한 각성의 징후.
주변은 멀어지고 희미해져 일렁인다. 선생들의 고함소리는 울려 퍼져 알아들을 수 없다.
홀로 또렷한 본능이 무언가를 내 몸에서 밀어낸다.
가슴으로, 오른팔로, 오른손으로···
순간 번쩍이는 빛이 있었고, 이내 잠잠해졌다.
꼴깍, 나는 침을 삼키며 쥐었던 오른손을 폈다.
거기에는
사탕이 있었다.
딸기 향이 나는.
- 작가의말
리메이크하게 되었습니다. 기존에 보셨던 독자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더 성실한 연재와 재밌는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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