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이상주의 님의 서재입니다.

인과 패치가 되지 않은 평범한 일상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이상주의
작품등록일 :
2020.01.09 23:04
최근연재일 :
2020.01.15 00:54
연재수 :
2 회
조회수 :
47
추천수 :
0
글자수 :
7,363

작성
20.01.09 23:05
조회
38
추천
0
글자
8쪽

프롤로그

DUMMY

인과, 모든 일의 원인과 결과.

나는 저 단어를 믿었고 그 진실에 인생을 맡겨왔다, 모든 일은 원인과 결과가 있다고 믿었기에 그 때까지는 평범하게 살 수 있었다고 믿었다.

하지만 하늘은 애석하게도 이런 나를 가만히 놔두지 않았고 그 날로부터 한 달간 지옥을 맛봐야 했다, 그런 지옥을 겪을 만한 원인 따윈 없었고 단순히 지옥을 맛봐야 한다는 결과만 존재했을 뿐이었다.

분명한 건 저 한 달은 나 이태훈에게 있어 최대의 고통이었다.


/

과거로부터 인간들은 힘과 지혜를 추구하다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했다.

/


덥지도 춥지도 않은 적당히 시원한 날씨와 단풍이 아름답게 물든 계절인 가을의 어느 날.

내가 다니고 있는 학교는 정말로 고맙게도 학교 근처에 있는 산의 생태 조사를 수행평가로 주었다.

덕분에 나는 아침 7시부터 현재까지 노트에 보이는 식물과 생물의 특징과 생김새를 끄적이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망할 학교, 뭔 이런 미친 수행평가를 주냐.

그래도 수행평가 점수를 위해서 주변을 계속해서 관찰해갔다.

날은 점점 저물어가고 있고.

주변에서는 점점 불안한 소리가 들리고 있었으며 두려움에 의해 내 심장은 빠르게 뛰고 있었다.

으, 쒸벌. 오늘 튄 놈들 다 기억해둘 거야!

나 혼자 산으로 보내?! 원망할 거야!

무엇보다 원인도 없이 나를 혼자 산으로 보낸다는 결과를 도출해낸 녀석들이 원망스러웠다.

“아! 내가 왜 여기 있어야 하는 건데!”

나는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노트를 땅에 던졌다.

“까악! 까악!”

그러자 주변에 있던 까마귀들이 시끄럽게 울부짖었다.

“너희도 닥쳐!”

내가 소리치자 까마귀들은 거짓말처럼 조용해졌다.

이러는 중에도 해는 점점 기울었고 더 이상 산에 있으면 위험할 거 같았다.

땅에 던져놓은 노트를 주운 뒤 산을 내려가기로 했다.

“하아―. 망할 새끼들.”

산을 내려가던 도중에 느낀 건데, 뭔가 주변에 있는 나무들의 수가 늘어난 거 같았다.

심지어 못 봤던 식물도 보였고 처음 보는 새도 보였다.

꼬리는 비정상 적으로 길었고 날개는 몸에 비해 컸으며 몸은 사람의 손바닥 정도의 크기였다.

머리는 마치 신화 속에 나오는 와이번 같았다.

책에서는 저런 새와 드래곤이 같이 나왔었지.

최대한 모든 것들을 무시하며 산을 내려가던 도중.

샛길이 보였다.

들어갈까?

아니, 위험할 거 같아.

들어가지 말까?

근데 들어가서 몇 개만 조사해도 만점 각인데··· ···.

머릿속에서는 몇 개의 생각이 교차했지만 결국에는 모든 결정을 이성에 맡긴 나는 샛길로 들어갔다.

만점을 위해서라면.

샛길로 들어서자 주변에는 신기한 식물이 보였다, 그래서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 필기를 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자.

비석이 보였다.

그 비석에는 이상한 문자.

전혀 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이상한 문자로 무언가가 적혀있었다.

고대 라틴어와 비슷하지만 다른 문자였다.

난생 처음 보는 문자에 호기심이 생겨버린 나는 그 비석을 어루만져보기도 하고 주변을 빙그르 돌며 관찰을 했다.

그 때였다.

-파지직!

이상한 소리가 내 오른손에서 들렸고 손등을 확인하자 이상한 문양이 새겨져있었다.

드래곤이 둥그렇게 똬리를 튼 후 자신의 꼬리를 물고 있는 그런 문양이었다.

고통은 없었다.

이제 문양은 신경도 써지지 않았다.

돌아가자.

머릿속에서 돌아가자. 이 말만 계속해서 울렸다.

언젠가 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말인데··· ···, 내 몸이 내 말을 안 들어!

이거 잣 된 거 맞지?

점점 시야도 흐려진다, 그렇게 점점 앞이 가려져갔고 나는 결국 정신을 잃고 말았다.


/


내가 눈을 뜬 건 다음 날 아침이었다.

일요일의 이른 시각, 아침을 먹기에도 애매한 그런 시간이었다.

흠, 배고프긴 한데 뭐 좀 먹을까? 아니 근데 배고픈 건 괜찮을 거 같긴 한데··· ···, 무엇보다 귀찮아!

나는 무심결에 오른손 등을 봤다.

어제와 문양이 달라져있었다, 드래곤이 아닌 부화 직전의 알처럼 보였다.

뭐, 아무렴 어때, 밥이나 먹자.


잠시 후, 식사를 끝낸 나는 노트를 챙기고 학교 내에 있는 도서관에 가기로 했다.

비석에 관해 조사도 해야 되기도 하고 어제 필기 해놓은 것들 전부 정리해야 되기도 하니까 말이다.

도서관에 간다고 해도 별다른 소득은 없을 거 같긴 한데, 안 가는 것보다는 낫겠지.

“귀찮아, 귀찮아! 귀! 찮! 아!”

말 그대로 갑자기 도서관까지 가는 게 귀찮아졌다.

흠, 그냥 잠이나 잘까?

솔직히 말해서 이정도면 그냥 필기만 제출해도 만점이잖아, 굳이 포트폴리오 형식으로 정리해서 제출할 필요가 없잖아.

-닥치고 도서관 가.

내 머릿속에서 분위기가 다른 내 목소리가 울렸다, 그 목소리에 대해 생각할 틈도 없이 내 몸은 도서관으로 향했다.


/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도서관 내에 비치되어 있는 1인용 책상의 90%를 관련 서적으로 채워 넣은 후였다.

고대 언어, 산 속 비석, 도시 전설, 미확인 생명체 관련의 여러 서적이 쌓여있었다.

저걸 언제 다 읽어! 오늘 안에 다 못 읽는다고!

대충 20권은 족히 넘는 거 같은데, 16세의 게임을 아주 좋아하고 책과 멀리한 지극히 평범한 중학생이 하루 만에 저런 걸 다 읽을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래도 안 읽으면 진척이 없으니 읽기라도 해보자.

무엇보다 내 오른손 등에 새겨진 문양에 대해 알 수도 있을 거 같다는 느낌이다.

내 오른손 등의 문양은 또 바뀌어져있었다.

알에 금이 가있었다.

흠, 뭐냐 저거. 장갑이라도 써야 되나?

안 쓰면 문신으로 오해 받을 거 같은데, 솔직히 중딩이 문신하고 다니면 이상하잖아.

이런 잡생각은 제쳐두자.

나는 다시 독서에 열중했다.

[고대 비석에 관하여.]

책 몇 권을 읽다보니 저런 제목의 책이 나왔다, 분명 내가 봤던 비석이 오래된 걸로 보였으니 관련된 거라도 있으려나?

[과거 존재했던 몇 국가들의 전설을 토대로 작성한다.]

-사락.

[과거 현자라고 불리 우는 학자들은 더 큰 지식을 얻기 위해 악마 혹은 용들과 계약을 했다고 한다.]

다음 장부터는 사진을 포함하여 설명들이 있었다.

나는 급하게 휴대폰을 꺼내어 어제 찍어둔 비석 사진을 켠 후 책에 서술되어 있는 사진들과 비교하며 빠르게 책을 넘겼다.

-사락

-사락

-사락

책 넘기는 소리가 아무도 없는 도서관에 울려 퍼졌고 이 소리가 지겨워질 때쯤 나는 비슷하게 생긴 비석을 찾았다.

[저주를 지닌 비석, 내용은 알 수 없으나 이 비석을 발견한 사람의 98%가 실종 되었다, 풍문으로는 고대룡의 저주를 받았다고 한다.]

잠시만, 뭐라고?

다른 비석들과는 달리 이 비석의 설명은 대단히 짧았다.


/


아무런 성과도 없었다.

밖에 나와 보니 해가 이미 저물어 어두워져있었다.

참, 이렇게 생각해보니 정말 바보 같네.

이런 게 뭐라고 내가 이런 고생을 하냐. 한 번 살다 죽을 인생에서 조금의 차질이 생긴 것뿐이잖아.

살다보면 비석을 발견할 수도 있고, 그 비석을 만져보니 손에 문양이 생길 수도 있는 거지.

“인생 참 거지같네.”

“왜?”

“뭐야!?”

언제 붙었는지 모를 유일한 친구인 이지연, 지연이가 내 옆에서 놀란 나를 신기하게 보고 있었다.

“응? 왜 놀라?”

“갑자기 나타나니까 놀라지!”

“도서관에서 나올 때부터 옆에 있었는데?”

잉? 뭐야. 왜 못 봤지?

모르겠다, 어제부터 뭐가 뭔지 모르겠다.

머리가 제대로 된 사고를 하지 않는다, 익숙했던 풍경마저 어색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이러다가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잊어버리지는 않겠지?

왜, 만화 보면 그런 거 있잖아.

주인공이 정신을 잃고 주변 인물들에게 해를 끼치는 그런 거 말이야.

“태~훈아~.”

“어? 어.”

“아까부터 뭔 생각을 그렇게 하고 있어? 그리구, 평소에 오지도 않는 도서관에 가고 말이야.”

뭔가 심문 받는 기분이다, 일단 이 상황을 타파하자.

“수행평가 때문에.”

“아아, 그래? 그럼 손에 있는 건 뭐야?”


작가의말

한줄평: 그저 평범한 중학생의 일상.

물론 일상은 제외.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인과 패치가 되지 않은 평범한 일상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 문양 20.01.15 9 0 8쪽
» 프롤로그 20.01.09 39 0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