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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비 님의 서재입니다.

지상 최강의 좀비가 된다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이호비
작품등록일 :
2019.01.12 21:51
최근연재일 :
2019.08.20 21:3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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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48,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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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0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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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9. 행동개시, 잠입

DUMMY

날이 밝았다.

레이나는 잠에 깨자마자 동행인이 한명 더 늘었다는 것에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였고, 여왕에 대해 상황 설명을 해주자 깜짝 놀라며 납득하였다.


뜬금없이 동료가 늘었는데, 알고 보니 요정들의 여왕이라면 누구나 비슷한 반응을 보일 것이다.


어쨌든 요정여왕이 합세한 것으로 인해 밤을 지새우며 고민한 결과, 처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용히 들키지 않고 목표지점에 도달하기.


무슨 일이든 조급해서는 될 일도 안 된다는 아버지의 말을 실천하기로 하였다.


“저기 무린 숲 앞에 주둔해있는 병사들이 보이지?”


“아!”


“어, 어디요···?”


커다란 바위 위로 올라온 셋.

내가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며 여왕은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명쾌하게 대답했고 레이나는 목을 쭉 내민 채 미간을 좁혀보였다.


“최대한 마찰을 일으키지 않고 다른 요정들에게 합류하는 거야. 요정여왕이 사라졌으니 분명 수색을 하고 있을 테니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야.”


여왕은 아무래도 내게 느껴지는 유하의 기운 그리고 요선을 감지하고 독단으로 행동을 한 것 같았다.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는데다가 8장의 요선을 가지고 있으니 이곳까지 금방 도달할 수 있었던 거겠지.


하지만, 지금은 요선을 사용하여 무린에 들어가는 것은 안 된다.


여왕과 달리 나와 레이나는 그만큼의 속도를 낼 수 없었으며, 기운을 감춘다고 하여도 혹시 모를 실력자의 눈에 뛸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나의 목표는 요정들과 합류하여 마창을 손에 넣는 것.

그리고 요정여왕의 안전.


추후 마창의 기운까지 흡수할 수 있게 되면 심연의 목소리에게 걸린 금제의 해방까지를 생각하고 있다.


기시단의 힘에 맞서기 위해서는 필수조건인 것이다.

요정여왕과 락타베이나, 적막수왕과 금제의 해방이라면 분명 승산이 있을 터.


그러기 위해서 무린으로 되돌아 온 것이다.


“쿠키가 있다면 좋았겠지만 없으니 안전범위까지는 요선의 힘으로 가도록 하자.”


요정여왕에게 부탁하여 레이나에게 한 장을 건네게 한 뒤.

우리들은 초원을 가로질렀다.


레이나의 시야에도 인간 병사들이 들어올 정도가 되어서야 우린 땅을 밟을 수 있었고, 되도록 경비가 허술해 보이는 곳을 노려 단숨에 들어갈 생각이었다.


무린의 숲이 워낙 크다보니 당연 모든 경계가 올바르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얼마나 주둔해있는지는 몰라도 용안을 통한 병사들의 감정기복을 읽어낼 수 있었고, 지금 이 생활에 상당히 찌들어있는 상태였다.


저 병사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갑자기 군 생활을 보내던 것이 생각났다.


[뭔 이상한 생각을 하는 건지, 지금은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할 때다.]


“흠, 여기까지 오니 경계만 조심해야하는 게 아니었어.”


무린 숲을 덮은 거대한 자기장 같은 보호막이 형성되어 있다.

옅은 노란색을 띄고 있는 게 마나는 아니고 말로만 듣던 신성력으로 보였다.


마나로 이루어진 보호막이라면 마나 불응의 힘으로 손쉽게 뚫고 갈 수 있었지만, 신성력이라면 어떨지.


요정여왕의 경우 존재감자체가 없으니까, 아마도 저건 허가 받지 않는 생명체에 한해서 반응하는 거겠지.


“우선은 병사들부터 처리해야겠지?”


보호막은 일단 제쳐두고 각 구역별로 나눠 경계를 서고 있는 병사들을 처리하기로 정한 우리들은 행동을 개시하였다.


현 구역을 맡고 있는 병사의 수는 총 6명.

나무로 만든 탑 위에 2명.

그 아래 사주경계를 하고 있는 병사가 2명.


그리고 보호막과 밀접한 위치에서 상황 발생 시 신호를 알리기 위해 배치된 병사가 2명.


상당히 체계적으로 짜인 포진에 우리들은 역할을 나눠야만 했다.


우선, 존재감이 없으며 요선을 8장이나 가지고 있는 여왕은 제일 후방에 있는 2명의 병사를 처리하도록 부탁하였다.


요선이 있으니 여왕이 굳이 손을 쓸 일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레이나는 나머지 병사들의 이목을 끌도록 하였다.


캄파눌라의 은종.


엘프의 마법으로 주변 일대에 이상과 위험을 감지하여 반응하는 마법이다.

맑은 종소리가 울려 그 사실을 알리는데 시전자에게만 들리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적의 위험을 감지해내는 용도로 사용하는 마법이지만, 이것을 응용한 마법이 존재한다.


캄파눌라의 지감.


상대방의 기억을 토대로 환청, 환각 등을 일으키는 마법이다.


그리고 나는 혹시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것을 방지하여 품속에서 의미심장한 포션병을 꺼내들었다.


“그, 그것은 설마!!!”


레이나는 내가 꺼내는 포션을 보며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미처 생각하지도 못한 것에 대한 두려움마저 느껴진다.


계획에 앞서 레이나의 반응에 여왕의 호기심이 하늘을 찔러대었고 내 어깨에 찰싹 달라붙어 손에 들린 포션병을 내려다보았다.


[그걸 여기서 쓸 줄이야.]


포션병의 정체는 다름 아닌 레이나가 만든 좀비포션이다.

이걸 쓰면 최소한 쓰러지지는 않고 빌빌댈 테니 환각에서 벗어나도 기억은커녕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다.


“아으.”


“제 흑역사를···”


[악마 같은 놈.]


“아, 시끄러! 그리고 여왕, 넌 이게 정확히 뭔지도 모르면서 경멸하는 눈빛으로 보지 마.”


어쨌든 작전 개시다.

우선 여왕이 익숙한 듯 요선 8장을 꺼내 순식간에 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소리는 물론 갑자기 사라진 것처럼 솟아올랐다.

나는 그것을 보며 감탄을 흘렀다.

용안으로 겨우 확인 할 수 있을 정도의 거리를 단숨에 날아오른 것이다.


레이나는 놀랄 틈도 없이 곧바로 캄파눌라의 지감을 사용하였고, 그와 동시에 가장 후방에 있는 병사 두 명은 눈 깜빡 할 사이 착륙한 여왕의 요선에 의해 입과 코가 틀어 막혀 기절.


탑과 아래에 있는 병사들이 환각에 걸린 것은 그 직후였다.


나는 그 광경을 보며 이마를 탁치며 쓴 소리를 내뱉었다.


“기절 시키면 안 된다니까.”


---


다소 NG는 있었지만 마지막 피날레 좀비포션을 먹이는 것으로 잘 넘어간 우리들은 신성력으로 유지되고 있는 보호막에 다다랐다.


“마법으로 신성력을 지우는 것은 없어?”


“사용하는 순간 바로 감지될 텐데요.”


“아아!!”


“그러니까 그건 여왕만 가능한 방법이라고.”


답답한 표정을 지으며 여왕이 보호막 안으로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마치 이 간단한 걸 왜 고민하고 있냐는 듯이 말이다.


“여왕님께서는 정확한 원리는 이해하고 계신 건 아닐 거예요.”


진정하라는 말투로 날 달래는 레이나의 모습을 보며 아직도 들락거리는 여왕의 손목을 잡아 당겼다.


“우.”


“가만히 좀 있어, 존재감이 없어도 눈에는 띄니까.”


“그나저나 그냥 돌파하면 안 되나요?”


“안 돼. 침입자가 들어왔다는 것을 알게 되면 상당히 골치 아파져.”


지금 무린 안에 갈무리된 기운의 수가 상당하다.


천체 사로스 여왕이 이끄는 기사단이라고 했지, 이 정도의 강자들이라면 분명 모두 실력자들이란 말인데.


그리고 그 중에서도 특출한 존재감을 뿜어대고 있는 자가 총 3명, 그리고 그런 그들보다도 더욱 뛰어난 기운을 지닌 자가 한 명.


이 한 명의 기운은 틀림없이 천체 사로스 여왕.

느껴지는 기운을 토대로 보자면 인간의 범주를 아득히 뛰어넘었다고 봐도 좋을 정도니 괜한 소동은 시간의 지체만 불러일으킨다.


우리는 기시단에게 대항할 수 있는 목표만 달성하면 되는 것이니 조용히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니 인간 실력자들을 상대할 필요는 없다.


[유하의 자질을 갖춘 네 녀석 보다는 뛰어나다고 볼 순 없지만,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창공의 신기를 다루고 있구나.]


“창공의 신기라는 것은?”


[유하가 사용했던 두 자루의 창을 말하는 것이다. 자질은 네가 뛰어나도 장비는 저쪽이 훨씬 우세하군.]


지금 당장 내가 가진 신기가 미리나델의 펜던트와 한 장의 요선.

요정여왕이 8장의 요선을 가지고 있고, 그마저도 무기로 사용가능한 신기는 가지고 있지 않다.


마주하게 되면 분명 좋게 끝나지 않을 확률이 99%


무린에 선포한 만큼 외지인의 출입에 대해 관용을 베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거 막상 마주하니 큰일인데. 칼가진쿠네는 괜찮나?’


칼가족의 리자드맨과 헤어졌을 당시엔 기운을 다루지 못했던 때라 지금 감지되고 있는 몬스터들 중에서 어떤 기운이 칼가진쿠인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요정은 물론 락타베이나의 기운도 느껴지지 않는다.

분명 무린을 점령하다시피 한 인간들을 피하기 위해 기운을 갈무리하고 있는 거겠지.


“흐음~이걸 어떻게 지나간담.”


“아아~으···”


턱을 괴고 고민을 하고 있는 내 옆으로 요정여왕이 나란히 서더니 동작을 똑같이 따라하며 근심 가득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설마 내가 저런 얼빠진 표정을 짓고 있는 건가.


“으으···”


‘이 녀석 날 놀리는 건가.’


[놀리는 거군.]


계속해서 내 행동을 똑같이 따라하는 요정여왕을 바라보고 있는 와중에 이번에는 비장한 표정의 레이나가 대뜸 날 불렀다.


“칼님.”


“넌 또 적진으로 홀로 쳐들어가는 장군 마냥 분위기를 잡고 있어?”


“이것만큼은 말씀드리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네요.”


“뭔데 분위기 잡고 그러냐?”


레이나는 포켓에서 포션병을 하나 꺼내 벌컥벌컥 마신 뒤 내게 말했다.


“그 슉슉 이동하던 능력이라면 이 배리어에도 안 걸리지 않을까요?”


“슉슉···? 아! 확실히 공간도약이라면 가능해.”


공간도약은 우리들이 흔히 아는 순간이동과 같은 개념이다.

내가 현재 있는 좌표와 이동하고픈 장소의 좌표를 계산하여 능력을 발동하면 그곳까지 단숨에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이다.


능력명만 다를 뿐이지 클로버의 이동술과 크게 다를 것은 없다.


“공간도약 때문에 멀미약을 마신 거야?”


“네. 솔직히 이곳까지 오면서 돌아가신 할머니를 보았는걸요. 각오를 다지고 말씀 드린 거예요.”


“걱정하지 마, 이번엔 이것만 넘으면 되니까.”


아직까지도 날 따라하는 여왕.

그녀의 손목을 낚아채 품안으로 끌어당겼고 레이나는 내 어깨에 손을 얹었다.


“미리나델 이번에도 잘 부탁해.”


[이 자식이 미리나델이 네 친구냐?]


능력을 발동하기 전, 생체 에너지를 마나로 변환.

마나 불응에 의해서 공간도약이 불안정한 상태를 보인다.

하지만 이제는 걱정할 필요는 없다.

미궁을 나선 이후로 미리나델의 펜던트가 세심한 조정을 해주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있는 한 내가 원하는 좌표로 깔끔하게 이동이 가능하다.


역시, 이번에도 미리나델의 펜던트는 조정을 시작하였고 서서히 빛을 발현하기 시작했다.


“우오!!”


“공간도···여, 여와······.”


완벽했어야 할 이동은 빛나는 미리나델의 펜던트에 급 관심을 보인 여왕이 낚아채가는 바람에 망해버리고 말았다.


---


노바와 노스, 무무는 헛걸음만 한 채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칼이 무린으로 향했다는 것을 확신한 셋은 비행하는 동안 찾으려 했으나 어째서인지 털끝하나 보이지 않아 결국 전속력으로 무린을 향해 날아갔다.


비행을 하는 동안 노스가 가장 힘들어했긴 했지만, 여왕에게 돌아간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정신력으로 버텨보았고 밤새 비행한 덕분에 신성력으로 이루어진 보호막 앞에 도달할 수 있었다.


“?? 뭔가 이 병사들의 상태가 이상하지 않나요?”


“네? 그것보단 노스의 상태가 더 안 좋아 보이는 데요?”


무무의 말대로 노스는 꾸부정한 자세로 입을 틀어막고 있었다.

작은 자극에도 곧바로 쏟아낼 것처럼 위태로운 상태인데 넋이 나간 병사들보다도 안색이 좋지 못했다.


“마치 좀비 같아요.”


“그러게요. 어느 누가 요정령이라 생각하겠습니까?”


“···무무!”


“당연히 농담입니다. 헤헤.”


이유는 모르겠지만 경계를 서고 있는 인간 병사들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기에 노스는 곧바로 등에서 뿌리를 꺼내 대지에 박았다.


“펙엄, 노스랍니다.”


[노스, 큰일입니다.]


“이쪽도 곤욕이었어요. 이세계인은 이미 떠나고 없어서 그냥 돌아올 수밖에 없었답니다. 그러니 클로버에게 연락을···”


[여왕께서 사라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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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18. 크리스탈 레오닉 유니 19.07.04 146 1 12쪽
107 18. 친위대장 19.07.03 90 1 13쪽
106 18. 미리나델의 펜던트 19.07.02 99 1 14쪽
105 18. 광기의 짐승 19.06.27 90 1 12쪽
104 18. 이무기와 구미호 19.06.26 110 1 12쪽
103 18. 살수 19.06.25 107 1 13쪽
102 18. 포식자 포르미루 19.06.24 91 1 16쪽
101 18. 움직이는 세계 19.06.20 93 1 15쪽
100 17. 두더지 +1 19.05.04 131 2 12쪽
99 17. 까마귀 19.05.03 102 1 12쪽
98 17. 재앙급 몬스터 19.05.02 105 1 13쪽
97 17. 격차 19.05.01 102 1 13쪽
96 17. 검은 큐브의 가디언 19.04.30 93 1 12쪽
95 17. 창공의 정원, 심연의 금제 19.04.29 91 1 12쪽
94 17. 심연의 목소리 19.04.27 102 1 13쪽
93 17. 미래의 희망을 위해서, 4계층으로 19.04.26 84 1 12쪽
92 17. KGW소속 초자연현상 처리 기능반 19.04.25 93 1 12쪽
91 2부 끝) 미래의 내가, 과거의 내게 : 두 사람 19.04.24 93 1 14쪽
90 16. 미래의 지구, 검은 정장 19.04.23 91 1 12쪽
89 16. 3계층 : 미래예측의 시공간, 미래의 지구 19.04.22 90 1 13쪽
88 16. 2계층의 비밀과 광기의 사슬 19.04.20 89 1 12쪽
87 16. 모든 능력을 끌어내어 부딪쳐라 19.04.19 95 1 13쪽
86 16. 다음 계층으로의 조건 19.04.18 89 1 12쪽
85 16. 두 번째 시련으로, 2계층의 지배자 19.04.17 105 1 12쪽
84 16. 첫 번째 시련의 비밀 19.04.16 96 1 12쪽
83 16. 심연 파훼법 19.04.15 89 1 12쪽
82 16. 첫 번째 시련, 굳게 닫힌 미궁 19.04.13 102 1 13쪽
81 16. 생태계 조사 19.04.12 84 1 12쪽
80 15. 유하의 의지를 빌어 19.04.11 96 1 13쪽
79 15. 계약과 병의 근원 19.04.10 8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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