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정신통일!

이건 그 이야기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아웃입니다
작품등록일 :
2016.04.07 01:21
최근연재일 :
2016.04.09 21:15
연재수 :
2 회
조회수 :
167
추천수 :
2
글자수 :
5,311

작성
16.04.09 21:15
조회
79
추천
0
글자
10쪽

사건의 발단 - 1

DUMMY

EP1 - 사건의 발단


똑똑

“대장님~. 아침인데 일어나셔야죠.”

약간 칙칙해 보이지만 외벽을 뚫어 만든 창문들 덕분에 그나마 밝아 보이는 대리석 바닥의 복도. 그곳에 두 여성이 어느 방의 문 앞에 서있었다.

듣는 것만으로도 생기발랄해지는 목소리를 가진 여성, 이사벨. 허리까지 오는 금빛의 긴 생머리와 분홍색 눈동자를 가진 그녀는 몸매의 윤곽이 드러나는 타이트한 흰색 바탕에 붉은색 테두리로 둘러친 블레이저와 only 흰색의 핫팬츠, 그리고 검은색 워커를 착용하고 있었다. 새침데기 새색시 같은 분위기를 가진 그녀는 계속되는 노크에도 전혀 대답이 없는 대장이라는 사람한테 잔뜩 골이 났는지 투덜거리더니 볼에 땅땅하게 바람을 넣었다.

“푸, 이렇게 불렀는데도 저어언혀! 대답이 없으시네. 아무리 대장님이라지만 늑장 너무 심한 거 아니야? 안 그래, 리나?”

복도에는 이사벨 말고도 또 다른 한 사람, 셀리나가 무뚝뚝한 표정을 지은 채 있었다.

긴 은빛의 머리카락을 포니테일과 핏방울을 떨어뜨린 것 같이 빛나는 눈동자, 그리고 건강하다기 보단 온실 속에서 자란 아가씨처럼 창백한 피부를 가진 그녀는 이사벨과 같은 복장, 다른 점이라면 핫팬츠 대신 스커트를 입고 흰색의 니삭스를 신고 있었다.

셀리나는 이사벨의 투덜거림에 살며시 고개를 끄덕여주기만 할 뿐 입도 벙긋하지 않았다. 이사벨은 셀리나의 무덤덤한 반응이 익숙한지 그녀의 태도에 전혀 개의치 않아하며 맞장구쳤다.

“그치? 참, 정말 못 말리신다니까. 좀 있으면 퍼시벌 경이 오실 텐데.”

“···퍼시벌 경?”

퍼시벌이라는 이름에 셀리나가 처음으로 반응했다. 그녀의 나직한 음성에 이사벨이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우리가 임무 때문에 수도 밖으로 나갔다 오느냐고 듣지 못했던 게 있어서 직접 알려주시러 오신다고 했어. 어젯밤에 복귀 후에 무전하다가 오신다는 말씀을 들었거든. 그건 내가 어제 다 알려줬잖아?”

“···그랬지.”

이사벨과 셀리나가 속한 그룹은 그녀가 대장이라고 부르는 사람과 함께 임무 차 수도인 퓨란을 떠나 먼 타지로 파견을 나갔다 바로 어제 복귀한 뒤였다. 그래서 그들은 자리를 비운 동안 그들이 들어야할 전달사항들을 전혀 듣지 못했다. 그래서 퍼시벌이라는 사람이 그들이 전달 받아야할 사항을 전하기 위해 이리로 오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두 사람의 상사인 대장이라는 사람이 과로 때문인지 아무리 불러도 대답은커녕 부스럭거리는 소리조차 없었다. 이사벨로서는 난감한 상황이었다.

“흠. 안 되겠다. 리나, 우리 그걸 하자!”

상황이 이렇게 되니 이사벨은 무언가 특단의 조치를 취할 생각인 듯했다. 그녀는 의지가 다져진 손으로 문의 손잡이를 잡으며 뜨거운 시선으로 셀리나를 바라봤다.

“···그거? 아, 그거?”

이사벨의 말에 잠시 갸웃거리던 셀리나가 이내 그녀가 하고 싶은 게 뭔지 생각났는지 작게 탄성을 냈다. 셀리나가 알아듣는 것 같아 보이자 이사벨이 덩달아 신이 났다.

“그래! 그거! 지금 바로 하자!”

“···도와는 줄게.”

“그래! 그럼 바로 시작하자!”

셀리나의 협력을 얻자 장난를 치려는 꼬마처럼 배시시 웃은 이사벨이 조용히 문고리를 돌려 살짝 문을 열었다.

“리나, 넌 아래쪽을 맞아.”

이사벨의 지시에 셀리나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여줬다.

“좋아, 그럼···.”

서로 눈빛을 교환한 이사벨과 셀리나가 처음 조심스럽게 문을 열던 때와는 다르게 거세게 문을 열어 째기며 방 안으로 입성했다.

그녀들이 들어간 방 안은 그리 크지 않았다. 8평 남짓한 공간엔 옷장과 온갖 서류들이 쌓여진 책상, 책들이 잔뜩 꽂혀있는 책장.

그리고 누군가 자고 있는 침대. 두 사람은 정확히 누군가 자고 있는 게 확실해 보이는 침대에 뛰어들었다.

“읏차!!!”

“···실례.”

“으헉!”

사뿐히 앉았다고는 할 수 없는 묵직한 착지를 하자 대장이라는 사람으로 추정되는 남성의 비명이 들려왔다. 하지만 이사벨과 셀리나는 전혀 개의치 않은지 그를 깔고 앉아 괴롭히기 시작했다.

“제가! 그렇게! 애타게! 불렀는데! 대답도! 없으시고! 잠만! 주무시고! 저희는! 안 피곤한 줄! 아세요!”

이사벨은 그를 죽이려는 것인지 의심이 갈 정도로 그의 흉부 위에서 방방 뛰었다.

“···.”

반면에 셀리나는 이사벨을 등지고 앉아서는 그녀처럼 난리를 부리는 대신 고개만 뒤로 돌려 이사벨이 하는 행동만 지켜보며 사내의 복부에 앉아 있었다.

“야! 당장 나와! 깼으니까! 빨리!”

“옴마야!”

이사벨이 방방 뛰는 바람에 숨 쉬는 것조차 괴로운 나머지 사내가 덮고 있던 이불을 치우며 이사벨을 옆으로 밀쳐냈다. 사내의 밀침에 밀려난 이사벨은 그의 흉부 위에서 넘어져 그의 옆에 엎어졌다.

이사벨을 밀쳐낸 사내는 허리만 세워 자리에서 일어났다.

“벨! 내가 그거 하지 말랬지!”

자신의 흉부를 깔아뭉갠 이사벨을 향해 짜증이 섞인 소리를 지르는 사내이자 이사벨과 셀리나의 대장인 팔시온. 단정한 스포츠컷의 흑발과 흑안을 가진 호남아인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드러난 근육 진 상반신과 그 위에 생긴 자잘한 생채기들은 그가 살아온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너 그 짓 때문에 골로 갈 뻔 한 게 몇 번인 줄 알아?”

“핏. 그래봤자 얼마나 무겁다고 호들갑은. 그리고 대장님이 제때 일어나셨으면 안 그랬을 거 아니에요! 오늘 퍼시벌 경이 오신다는 건 알고 계신 건 맞죠?”

이사벨이 귀여운 얼굴을 찌푸리며 팔시온과 면전을 가까이 하더니 도리어 그를 꾸짖기 시작했다. 그녀의 꾸짖음에 그는 입을 삐죽거리며 불만스러워하면서도 적당한 대답을 찾지 못해 말을 돌렸다.

“알고 있어. 하지만 그 무식한 짓은 그만 둬. 아무리 나라도 흉부는 좀 위험하다고.”

“튼튼하시면서 유난은. 됐고, 얼른 준비나 하세요. 앞으로 1시간 뒤면 퍼시벌 경이 도착하실 거예요. 준비 다 되시면 비즈니스 룸으로 오세요. 거기서 기다릴게요.”

어기적어기적 침대에서 내려온 이사벨이 팔시온에게 할 말을 전하곤 뚜벅뚜벅 방 밖으로 나갔다.

이사벨이 문도 닫지 않은 채 나가고, 팔시온은 마치 폭풍이라도 직격당한 사람의 심정이었다.

“저 괄괄한 성격머리는 누구 안 가져가나 몰라.”

피곤함에 절은 팔시온이 손으로 얼굴을 쓸며 중얼거렸다. 안 그래도 간밤에 도착해 잠도 부족한 마당에 이사벨이 난리를 치는 바람에 어중간하게 깨서 짜증이 솟는 그였다.

얼굴을 쓴 손을 힘없이 떨어뜨린 팔시온이 반쯤 풀린 눈으로 자신의 복부에 등을 돌린 채 앉아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셀리나를 바라봤다. 그녀는 또한 그처럼 눈도 깜박이지 않고 그의 시선을 마주하며 지그시 바라봤다.

“너도 내려와. 옷 갈아입게.”

자신 안방마냥 죽치고 앉아있는 셀리나를 향해 팔시온이 내려오라고 손을 내젓자 그녀는 잠시 그의 눈을 보다 아주 느린 동작으로 그의 복부에서 침대로 천천히 내려와 옷매무새 단정히 하며 다소곳이 앉았다. 그 모습을 지켜본 팔시온은 한숨을 푹 쉬며 그녀에게 물었다.

“언제까지 벨 장단에 맞춰주면서 살려고 그래? 너 시시한 장난치는 거 안 좋아하잖아?”

“···글쎄.”

셀리나는 그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앉아 긍정도 부정도 아닌 어정쩡한 대답을 했다.

“근데 하나 물어볼게 있어.”

“뭔데?”

대신에 그녀는 대답을 하는 대신 팔시온에게 한 가지 질문을 하고 싶어 했다. 그는 그녀가 말수도 적고 이런 식으로 대답을 회피하는 게 익숙해 자신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뒤로 하는 대신, 그녀의 질문에 답하기로 했다.

팔시온의 승낙이 떨어지자 셀리나는 잠시 뜸을 들이는 것 같더니 고개를 돌려 그와 시선을 마주했다. 차분한 그녀의 눈빛과 마주친 팔시온은 뭔가 싶어 갸웃거렸고, 그 갸웃거림에 맞춰주듯 셀리나는 흡사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가 질문하듯 궁금증이 가득 담긴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내가 깔고 앉았을 때, 기뻤어?”

“···.”

“기뻤어?”

셀리나도 팔시온처럼 고개를 갸웃하며 재차 난감한 질문을 다시 물어왔다. 그녀는 장난으로 시작한 게 아닌, 진심으로 그가 대답을 해주길 원하는 것 같았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야. 너도 빨리 비즈니스 룸으로 가.”

“기뻤어?”

셀리나는 끈질기게 답을 요구했고, 그녀가 적당한 답을 듣기 전까지 포기하지 않고 물어올 걸 알고 있는 팔시온은 둘러대듯 성의 없는 대답을 했다.

“휴, 그래. 그렇다고 치자. 그러니까 잔말 말고 비즈니스 룸으로 가든지 어디로 가든지 좋으니까 내 방에서 나가줄래?”

“기뻤다면, 됐어.”

그의 대답이 만족스러운 것인지, 아니면 그에게서 대답을 듣는 걸 포기한 것인지 모르지만 셀리나는 대답을 듣자 침대에서 일어났다. 느긋한 걸음으로 방 밖으로 나온 셀리나는 침대에 앉아 자신을 보고 있는 팔시온에게 나직이 말하며 문을 닫았다.

“그럼, 비즈니스 룸에서 봐.”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방에는 주인인 팔시온만이 남았다. 좀 전까지만 해도 소란스러운 방에 홀로 남은 그는 머리를 긁적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셀리 쟤는 알다가도 모르겠네.”


작가의말

두둠, 칫!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건 그 이야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사건의 발단 - 1 16.04.09 80 0 10쪽
1 숙명의 무게를 아는 자. - 프롤로그 +3 16.04.07 88 2 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