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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생인의 서재

각자의 결말 이후 우리는 다시 깨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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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생인
작품등록일 :
2021.09.05 15:31
최근연재일 :
2021.10.17 21:33
연재수 :
2 회
조회수 :
94
추천수 :
1
글자수 :
5,778

작성
21.10.17 21:33
조회
22
추천
0
글자
7쪽

1. 나크는 촉수가 싫어요.

DUMMY

*****



북적북적 내에는 다양한 독자님들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한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존재한다.

...나크에게는 그것이 조금 껄끄러웠다.


“안녕하세요. 나크.”


“아... 네에. 안녕하세요.”


“오늘 날씨가 참 좋죠?”


....북적북적의 날씨는 언제나 좋았지만 상냥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오는 그에게 침을 뱉을 수는 없는 일이었으므로 나크는 웃으며 최대한 상냥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정말 그렇네요... 하하...”


“나크, 어디 안 좋아요?”


“아, 아뇨...”


“그렇지만 이렇게 땀을 흘리시는데...”


‘히익!’


나크는 비명을 지를 뻔 한 것을 간신히 참아냈다.


- 챡.


물컹하고 미끈하고 축축한 질감이 이마에 느껴졌기 때문이다. 눈을 질끈 감은 나크는 심호흡을 했다. 기절할 것만 같았다. 온 몸의 털이란 털은 전부 곤두서는 느낌이었다.


“괜찮아요? 나크. 땀이 더 나고, 얼굴이 더 새하얘졌어요!”


“제가 원래 지병이 있어서요...”


“지병이요? 세상에. 무슨 병인가요?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은 없을까요?”


‘좀 가주시면...’


나크는 힘겹게 눈을 떠 상대방의 머리 위를 바라보았다.


[ 촉수슬라임 – 실패할 수 없는 주식 ]


‘뭐가 실패할 수 없는 주식이야...’


머리가 더 지끈거리는 것 같았다. 나크는 힘겹게 입을 열었다.


“아니요. 괜찮아요... 제 집에 가서 쉬면 금방 나을 거예요.”


“제가 부축해 드릴까요?”


촉수슬라임은 촉수를 꿈틀거리며 상냥한 목소리로 물었다. ...촉수슬라임의 촉수 끝에서 점액질이 똑 떨어졌다. 눈동자로 진자운동을 하던 나크는 황급히 거절했다.


“아아뇨! 괜찮습니다! 그렇게 멀지도 않은데요!”


“하지만 안색이 정말 안 좋아 보이시는걸요...”


나크는 차마 당신 때문이라는 말을 할 수가 없어 절절매고 있었다. 그 때였다.


“푸하핫!”


“.....”


“아, 안녕하세요. 안윤.”


“윤이라고 불러주세요.”


“반가워요. 윤.”


나크는 히죽거리는 윤을 바라보았다. 윤은 우스워 죽겠다는 얼굴로 촉수슬라임과 나크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무슨, 큭. 일인가요?”


“아. 다른 게 아니고 나크를 만나 반갑게 인사를 했는데, 나크가 너무 아파 보이셔서요. 집으로 모셔다 드릴까 하고 있던 참이에요.”


“아. 모셔다. 흐윽. 드린다고요.”


“네에.”


“아, 그보다는 제가, 으흑. 데려다 드리는 게 나을 것 같아요. 나크가 그렇게 생기진 않았어도 낯을 많이 가리는 섬세한 오빠거든요.”


“아!”


촉수슬라임은 부끄러운 듯 촉수를 얽어 배배 꼬며 사과했다. 나크는 기절하고 싶었다. 질척거리는 낯 뜨거운 소음이 들려온 것이다.


“제가 실례했군요. 그러는 게 낫겠어요.”


“크흑, 네. 그래요.”


안윤은 숫제 울 것처럼 얼굴이 새빨개진 채 대꾸했다.


“그럼 저는 이만 가 볼게요. 쾌차하시길 바라요. 나크!”


“예에. 감사합니다. 빨리 나을게요...”


촉수슬라임이 나크가 걱정되는지 몇 번이나 뒤돌아보며 사라진 이후 나크는 철퍼덕 바닥에 드러누웠다.


“으학! 으하학! 아하하하하!”


그 옆에서 안윤이 바닥을 구르며 웃었다.


“재밌냐?”


“이게 어떻게 재미없을 수가 있어요! 아하하하하!”


“남의 고통을 가지고 즐거워하면 안 되는 법이야.”


“그렇지만! 그렇지만!”


“.....”


“슬라임 님이 너무 상냥하잖아요! 오빠는 촉수에 트라우마가 있는데! 슬라임 님은 너무 물렁하고 착해빠졌고! 오빠는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 성격이니 슬라임 님한테 그걸 숨기고! 거부반응이 올라와도 슬라임 님을 생각해 참는데! 그 반응이 자기 때문이라는 걸 모르니 슬라임 님은 오빠를 걱정하고! 그 꼬리에 꼬리를 무는 흐름이 너무 웃기잖아요!”


“...너한테 뭘 바라겠냐.”


“슬라임 님한테 말해보지 그래요?”


“말하면...”


나크는 한숨을 쉬었다.


“다시는 내 앞에 안 나타날걸. 집 밖으로 외출하는 횟수도 현저히 줄어들 거고. 너도 대충 알잖아. 슬라임 님 성격.”


“아학학! 맞아! 여기서 손에 꼽을 만큼 상냥하고 다정하죠! *설 등장인물인데!”


“맞아. 너처럼 인성 터진 등장인물들이 가득한 이곳에서 그는 오아시스 같은 존재야.”


“오빠는 왜 쏙 빼요? 오빠도 인성 터졌다는 건 잘 알고 계시죠?”


“안 뺐어. 나도 알아.”


“아픈 건 좀 괜찮아요?”


웃음기를 거둔 안윤이 나크를 보며 물었다. 나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크가 고개를 끄덕이자 안윤이 웃었다. 눈을 접으며 웃는 안윤의 오른뺨에 볼우물이 패였다.


“다행이네요. 꼰대 같은 소리지만, 건강이 진짜 최고니까요.”


나크는 눈을 들어 안윤의 머리 위를 바라보았다.


[ 안윤 – 굴렁쇠 차원이동자 ]


“왜요. 내가 다시 가여워졌어요?”


“아니.”


나크는 자신의 머리 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차게 웃었다.


“누가 누굴 동정해.”


“아하하. 난 오빠가 이래서 좋더라. 이런 걸 뭐라고 하죠? 동병상련?”


“맘대로 붙이도록 해. 아무도 관심 없을 테니까.”


“어디 가요?”


“퍼레이드도 아까 다녀왔으니까 집에 가서 쉴 거야.”


“그러지 말고 저랑 같이 밥 먹으러 가요! 제가 생각해둔 엄청난 메뉴가 있거든요!”


“너랑 밥 안 먹어. 당뇨 걸려.”


“오빠는 당뇨 걸린 적 없잖아요. 그러니 설탕을 부대 째로 들이마셔도 당뇨 걱정 없다고요!”


“당뇨 걸릴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너랑 밥 안 먹어.”


“아 그럼 맛있는 거 만들어 드릴게요. 저희 집으로 오세요.”


“그래도 단 거라는 건 변함없잖아.”


“안 달아요. 안 달게 만들어주면 되잖아요.”


“아그네스가 BL소설 읽을 소리 하네.”


“......”


안윤은 입을 다물더니 조그맣게 물었다.


“제가 그렇게 신용이 없었나요?”


“응. 설탕 정식은 두번 다시 먹고 싶지 않아.”


안윤은 조금 시무룩해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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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결말 이후 우리는 다시 깨어났습니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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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0. 새로운 주민 드-드-등장. 이번에도 정상인은 아닌 듯함. 21.09.05 72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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