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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망자의 루데나 이야기

루데나 연대기 붉은 달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바다망자
작품등록일 :
2014.04.22 13:46
최근연재일 :
2014.07.11 16:56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4,197
추천수 :
29
글자수 :
78,971

작성
14.05.29 19:53
조회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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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8쪽

1막(붉은 달의 아이들) - 5장 : 일몰(4)

Saga of Ludena




DUMMY

한 스미스는 아스트라이아 성의 경비들과 한창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그가 돌아오는 것을 보자 갑자기 경비들이 먼저 공격을 시도한 것이다. 한과 그의 기사들은 어제까지만 해도 같은 전사였던 그들과 싸우는 게 탐탁치는 않았지만 살아남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기사단장님! 대체 왜 경비들이 저희를 공격하는 겁니까?"


한은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그의 앞에 무기를 휘두르는 경비들이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수가 줄어드는 듯 하면 다시 그 수가 어디선가 채워졌다. 한과 그의 기사들은 필사적으로 왕궁을 향한 길을 뚫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사방엔 그들의 예전 아군들이 적이 되어 나타나고 있었다. 비록 한과 그의 기사들이 잘 싸우곤 있었지만 지쳐가기 시작했다.


한은 기사들에게 골목으로 도망치라 명령했고 한과 기사들은 경비들을 뚫고 골목으로 빠져나갔다. 한참을 도망치자 경비병들을 따돌리는데 성공한 듯 보였다. 한과 기사들은 잠시 안심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한은 거친 숨을 몰아 쉬며 벽에 기대었다. 기사들도 모두 지쳐있었다. 다행히 심각한 부상을 입은 자는 없다는 것에 한은 약간 안도했다. 지금 아스트란 왕국 내엔 자신을 포함한 5명 외엔 그 누구도 이몰레인 왕가의 편이 아니라고 한은 생각했기에, 한 명 한 명이 아쉬웠다. 한은 숨을 고른 뒤 다시 왕궁을 향해 가기 시작했다. 한시도 지체할 순 없었다.


그때 골목 어딘가에서 높고 날카로운 비명이 들려왔다. 어린 여자아이의 목소리였다. 한은 그 목소리가 마리아 이몰레인의 목소리란 것을 금방 알아챘고, 다급히 기사들과 함께 소리의 진원지를 향해 뛰어갔다.


"서둘러라! 공주님께서 이 근처에 계신다! 공주님을 반드시 찾아서 안전하게 보호해야 한다!"


그때 마리아 이몰레인은 경비병들을 피해 도망치고 있었다. 아스트란 왕국의 미로 같은 골목길을 달리며 그녀는 대체 왜 이런 상황이 오게 되었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경비병들은 자신을 발견하자마자 잡으려 했고, 그 누구도 자신의 편이 되어주지 않았다. 그녀는 차오르는 서러움에 눈물 흘리며 도망갔다. 뒤에선 공주를 잡으라며 소리치는 경비병들이 자신을 쫓아 오고 있었다. 만약 마리아가 그들의 눈을 더 자세히 지켜볼 시간이 있었다면, 그들의 눈 속에서 공주를 잡으면 얻을 보상에 대한 욕심만을 찾아볼 수 있었을 것이다. 이미 이몰레인 왕가에 대한 충성심 따윈 사라진 지 오래인 그들은 마리아에겐 가혹한 적이었다.


그녀가 골목을 돌자, 그녀는 누군가와 부딪혔다. 그녀에겐 불운하게도 소리를 듣고 달려온 다른 경비병 이였다. 그는 그녀의 팔을 아프도록 세게 잡은 채 자신의 동료들에게 공주를 잡았다며 크게 소리쳤다. 마리아는 그의 억센 손을 떨쳐내려 애썼지만 어린 그녀의 힘으로 성인 남자의 손을 뿌리치는 것은 불가능했다. 마리아는 울부짖으며 도움을 요청했다.


"아무도 없어요? 제발 도와주세요!"


그녀를 잡은 경비병은 씩 웃었다. 그 누구도 그녀를 도와주지 않을 거라며 그녀의 가슴에 쐐기를 박은 채 어느새 도착한 그의 동료들이 있는 곳으로 그녀를 끌고 갔다.


끌고 가는 중 공주가 계속해서 저항하자 그는 화가 났는지 공주의 뺨을 한 대 세게 후려쳤다.


"이 빌어먹을 꼬맹이가! 얌전히 따라와!"


마리아는 울먹거리며 다른 쪽 손으로 뺨을 부여잡았다. 맞은 고통보다, 눈 속에 각인된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과, 어제까지만 해도 달랐던 이들의 태도는 마리아 이몰레인의 여린 마음을 완전히 박살내기엔 충분했다. 마리아는 정신이 혼미해지기 시작했다. 그녀가 정신을 잃으려는 찰나, 경비병들의 비명이 들려왔다. 공주를 붙잡고 있던 경비병이 공포에 질려 지르는 소리와 동료들이 마지막 숨을 내뱉는 소리, 검이 살을 가르는 소리 등이 섞인 골목에서 마리아는 정신을 잃었다. 그녀가 정신을 잃기 전 마지막으로 본 모습은 한의 분노가 서린 얼굴이었다.




***

루데나 서부의 도시 칼림노스는 비록 카이제르스만큼 거대한 도시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좋은 도시였다. 사람들은 언제나 활기찼고, 거리에는 온갖 종족이 섞여 돌아다녔다. 알리스타 리홀트는 칼림노스의 활기찬 거리를 걸어갔다. 그가 향한 곳은 칼림노스 시의 마법사 협회 지부였다.


마법사 협회의 상징인 가지 많은 나무 형상이 간판에 걸린 건물 앞에서 알리스타는 잠시 여정의 문을 타기 전에 확인했던 종이를 다시 꺼내 들었다. 그는 아까 읽었던 내용을 다시 확인한 뒤, 문을 지키고 있는 마법사에게 다가갔다. 마법사는 알리스타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멈추라 말하며 물었다.


"마법사여. 무슨 일로 이곳에 오셨습니까?"


알리스타는 멈춘 채로 아무런 말도 없이 종이를 그에게 내밀었다. 마법사는 다가와 그 종이를 읽어보더니 알리스타를 안으로 안내했다.


안으로 들어간 마법사는 지부장이라는 간판이 붙은 문을 노크한 뒤 말했다.


"로빈 지부장님. 카이제르스의 알리스타 리홀트님께서 지부장님을 뵙고자 합니다."


안에선 들여보내라는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마법사는 문을 열고 알리스타를 안으로 들여보낸 뒤 돌아갔다. 알리스타는 로빈 지부장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


"마법사 협회 칼림노스 지부장 로빈 라이트님. 마법사 협회 본부의 알리스타 리홀트입니다. 당신에게 용건이 있어 찾아왔습니다."


그녀는 책상에 쌓여있는 종이들을 옆으로 밀어내고 알리스타의 인사를 받은 뒤 그에게 앉으라. 말했다. 그리고 그녀가 말했다.


"알리스타 리홀트씨. 무슨 일로 칼림노스 같은 조그만 도시까지 온 거죠? 협회의 감찰단이나 그런 건 아닌 거 같은데."


그녀는 웃음기를 쏙 뺀 표정으로 담담하게 물었다. 하지만 알리스타는 그녀의 차가운 인상에도 전혀 밀리지 않고 대답했다.


"뭐 별건 아니고, 칼림노스 주변에서 누군가 '루나 폭발'을 시전 하여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는 사건이 보고되어서 말입니다. 그걸 조사해보고자 합니다. 그래서 협조를 부탁하고 싶어 찾아왔습니다."


알리스타의 말이 끝나자 그녀는 그를 잠시 바라본 다음에 옆으로 밀어놓았던 종이들을 뒤적거렸다. 그리곤 몇 장의 종이들을 그에게 건네며 말했다.


"최근 일주일 동안 발생한 '루나 폭발' 사건에 대해 정리한 자료입니다. 대부분 '장님의 마법'이였죠. 대체 어떤 녀석이 '루나 폭발'을 자연적으로 일으킬 정도로 화가 나있었는지는 알 수가 없긴 하네요."


알리스타는 그녀의 말이 우스운 듯 옅은 미소를 지은 채 자료들을 세세하게 확인하기 시작했다. 대부분은 자연적으로 우연히 일어난 '장님의 마법' 현상이었다. 그녀의 말대로 정말 어떤 녀석이 '루나 폭발'을 자연적으로 일어나게 만들 정도로 화가 나있었는지 그는 살짝 궁금해졌지만 일단은 넘어가기로 했다.


한참을 자료를 살펴보던 중, 알리스타의 눈에 들어온 사건이 하나 있었다. 바로 어제 발생한 그 사건을 흥미롭게 바라보던 그는 그 자료를 확인 한 뒤, 그녀에게 돌려준 후 잘 가라는 그녀의 인사를 받은 뒤 그녀의 사무실을 나섰다.


협회의 건물을 빠져 나온 알리스타는 도시와 마을을 오가는 마차를 탔다. 어디로 가시냐는 마부의 물음에 알리스타는 짧게 대답했다


"허니빌즈."





운명의 수레바퀴가 돌기 시작하면 모든 세상은 붉은 달의 힘을 가진 자를 중심으로 조금씩, 조금씩 바뀌어 나갈 것이다. 필멸자들의 삶도, 루데나의 패권도, 그리고 그들이 가져올 결말도.

단지 바뀌지 않는 것은 이렌디아 여신의 의지일 뿐일 것이다.

- 붉은 달의 예언




Red Moon


작가의말

요즘은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가는거 같네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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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막(붉은 달의 아이들) - 6장 : 달이 떠오르다(하) (1) 14.07.11 243 0 10쪽
18 1막(붉은 달의 아이들) - 6장 : 달이 떠오르다(상) (3) 14.06.10 208 0 9쪽
17 1막(붉은 달의 아이들) - 6장 : 달이 떠오르다(상) (2) 14.06.05 194 1 13쪽
16 1막(붉은 달의 아이들) - 6장 : 달이 떠오르다(상) (1) 14.06.02 198 1 6쪽
» 1막(붉은 달의 아이들) - 5장 : 일몰(4) 14.05.29 161 1 8쪽
14 1막(붉은 달의 아이들) - 5장 : 일몰(3) 14.05.26 206 0 10쪽
13 1막(붉은 달의 아이들) - 5장 : 일몰(2) 14.05.22 172 0 10쪽
12 1막(붉은 달의 아이들) - 5장 : 일몰(1) 14.05.19 183 3 10쪽
11 1막(붉은 달의 아이들) - 4장 : 여신의 의지(2) 14.05.15 160 0 13쪽
10 1막(붉은 달의 아이들) - 4장 : 여신의 의지(1) 14.05.12 246 1 10쪽
9 1막(붉은 달의 아이들) - 3장 : 흐르기 시작하는 운명(3) 14.05.08 91 1 8쪽
8 1막(붉은 달의 아이들) - 3장 : 흐르기 시작하는 운명(2) 14.05.05 417 1 9쪽
7 1막(붉은 달의 아이들) - 3장 : 흐르기 시작하는 운명(1) 14.05.01 159 1 11쪽
6 1막(붉은 달의 아이들) 2장 : 수레바퀴가 굴러가다(3) 14.04.28 247 1 11쪽
5 1막(붉은 달의 아이들) 2장 : 수레바퀴가 굴러가다(2) 14.04.24 263 2 13쪽
4 1막(붉은 달의 아이들) 2장 : 수레바퀴가 굴러가다(1) 14.04.22 187 3 11쪽
3 1막(붉은 달의 아이들) 1장 : 모든 것의 시작(2) +2 14.04.22 298 3 8쪽
2 1막(붉은 달의 아이들) 1장 : 모든 것의 시작(1) +2 14.04.22 275 5 4쪽
1 프롤로그 +2 14.04.22 290 5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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