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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리무진 님의 서재입니다.

메이저리그의 투타 천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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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리무진
작품등록일 :
2024.09.18 13:45
최근연재일 :
2024.09.19 22:45
연재수 :
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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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817

작성
24.09.18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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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화 최고구속 180킬로와 장외홈런 마스터

DUMMY

봉황대기 결승전이 열리는 목동 야구장에 들어서자 박동수 감독과 팀원들이 기대만발한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내 능력을 잔뜩 믿는 눈치였다.

아니나 다를까.

감독님이 은근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야천아. 너의 불꽃같은 포심 패스트볼과 말런 저지를 능가하는 핵타격으로 창남고를 반드시 개박살 내거라!"

"예. 감독님. 창남고 녀석들을 무자비하게 박살을 내버리겠습니다."


그리 확답하자, 감독님이 좋아죽는 얼굴로 나를 얼싸안았다.

팀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는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최고 구속 180킬로에 육박하는 로켓포같은 포심 패스트볼을 포수 미트 한가운데를 목표로 내던졌다.


펑!


스트라익!


펑펑!


스트라익 아웃!


창남고 1번 타자는 공포에 질린 얼굴로 180킬로의 포심을 넋놓고 쳐다보는 게 고작이었다.

고등학생이 도저히 칠 수 없는 지옥의 강속구였다.


펑펑펑! 펑펑펑!

스트라익 아웃! 스트라익 아웃! 쓰리아웃!


3타자를 공 9개로 간단히 처리하자마자 1루쪽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그 후, 곧바로 배트를 손에 들고 오른쪽 타석으로 향했다.


나는 우리팀의 1번타자였다.

타석에 서자 창남고의 투수 녀석이 겁에 질린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그러기를 잠시 뒤.

녀석이 140킬로 남짓한 작대기 포심를 내던졌다.

내 기준에서 아리랑볼이나 마찬가지였다.


200킬로가 넘는 배트 스피드를 자랑하는 나에게 140킬로에 불과한 작대기 포심은 탐스러운 먹잇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녀석의 작대기 포심을 가볍게 통타했다.


따악!


공은 하얀 포물선을 그리며 목동 경기장을 훌쩍 넘어서 저 멀리 사라졌다.

초대형 장외홈런이었다.


그후로도 나는 투수 마운드에서 3구 삼진 행진을 쉴 새 없이 과시했고.

타석에서는 매타석 홈런과 장타를 기록했다.


그 덕분일까.

나는 퍼펙트 경기와 4연타속 홈런이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달성하며 봉황대기 최우수 선수(MVP)로 선정됐다.

당연한 귀결이었다.


그날 밤.


경기도 근교에 위치한 한양종합병원을 방문했다.


내 발걸음은 VIP 병동으로 향했고.

VIP 병동에 들어서자 간호사 누님들이 안스러운 얼굴로 나를 맞이했다.


그녀들에게 인사를 전한 뒤.

엄마가 입원한 병실로 들어갔다.


엄마는 산소호흡기에 의지한 채.

힘겨운 삶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 탓일까.

내 두눈에서 절로 뜨거운 눈물방울이 흘러내렸다.


엄마는 재작년에 교통사고를 당하셨고.

그 후유증으로 식물인간으로 전락한 상태였다.

의식조차 없었다.


허나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엄마를 반드시 살리고 싶었다.

그런 탓으로 나를 후원해주던 한양그룹의 배려로 엄마를 한양종합병원에 입원시켰다.


엄마는 지난 2년 동안 한양종합병원의 VIP 병동에서 연명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아직도 별다른 차도가 없었다.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나는 병실의 테이블에 봉황대기 MVP 트로피를 올려놓았다.

엄마에게 주는 나만의 선물이었다.


다음날.


봉황대기를 우승한 기념으로 학교 인근의 고깃집에서 자축 파티가 열렸다.


팀원들과 삼겹살과 소고기를 만끽할 찰나.

감독님이 은근한 얼굴로 나에게 말했다.


"너한테 할 말이 있으니까 잠깐 밖으로 나가자."

"네. 감독님."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띠라나섰다.


감독님은 고깃집 앞에 위치한 벤치로 나를 이끌었다.

그의 옆에 조용히 착석하자, 본격적인 대화가 시작했다.


"메이저리그에 직행할 생각이 정말 없는 거냐?"

"예. 엄마가 병원에 있어서 그건 힘들 것 같아요."


그리 대꾸하자, 그가 아쉬워하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나는 너의 투타 능력이 야타니(메이저리그 이도류 스타)를 능가하는 수준이라고 확신한다."


"180킬로에 육박하는 전 세계 최고의 강속구와 배트 스피드도 200킬로가 넘는 게 증거지."


그의 말대로 내 이도류 능력은 야타니와 차원이 다른 경지였다.


"지금 당장 메이저리그에 진출해도 너는 야타니를 능가하는 슈퍼스타가 될 수 있어. 그래서 나는 우리 야천이가 메이저리그에 직행하면 좋을 것 같다."


감독님의 말씀이 충분히 이해가 됐다.

허나 나는 엄마를 두고 미국으로 떠날 수 없는 처지였다.


"말씀은 고맙지만, 제 처지가 한국을 뜰 수 없는 형편이거든요. 그러니까 메이저리그 진출 얘기는 더 이상 하지 말아 주세요."

"정말 미국에 진출할 생각이 전혀 없는 거냐?"

"지금 현재로서는 엄마 때문에 메이저리그에 가는 게 불가능해요. 미안해요. 감독님."


그말을 끝으로 벤치에서 몸을 일으켰다.


*


한양그룹의 서울 중구 본사 회장실에 한양 이글스의 오종환 감독이 찾아왔다.


오종환은 육중한 책상에 앉아있는 양승조 회장에게 깊숙이 허리를 숙인 뒤.

그의 면전에 공손히 시립했다.


양승조가 불만이 가득한 목소리를 내뱉었다.


"요즘 성적이 왜, 이리 좋은 겁니까?"

"죄송합니다. 회장님."

"금년 시즌에 10위를 차지해야, 내년에 드래프트가 예정된 박야천을 우리가 1번으로 지명할 수 있어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잘 아시는 분이 팀 성적을 8위까지 끌어올린 겁니까?"


종환이 송구한 얼굴로 사죄의 변을 토했다.


"죄송합니다. 회장님."

"말로만 그러지 마시고, 내일부터 2군 선발을 대거 콜업해서 경기에 투입하세요."

"기존 선발투수들이 엄청나게 반발할 겁니다."


승조가 완강한 어조를 내뱉었다.


"그건 내 알 바 아니에요. 무조건 한달 안에 10위를 탈환하세요. 만약 내 지시를 이행하지 못하면, 옷벗을 각오를 하십시오."


결국 종환이 체념한 얼굴로 복명했다.


"말씀대로 조치하겠습니다."


조대그룹의 광화문 본사 회장실에 조대 자이언츠의 최학수 감독이 나타났다.

그는 정익수 회장에게 정중히 인사한 뒤.

긴급 보고를 올렸다.


"시즌 10위 탈환에 성공했습니다."


정익수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의 노고를 치하했다.


"수고하셨어요. 시즌이 끝날때까지 반드시 10위를 수성하세요. 그렇게만 하시면 억대의 보너스를 약속하죠."

"감사합니다. 회장님."


비슷한 시각.


엘전그룹의 성수동 본사 회장실에 엘전 트윈스의 김상문 감독이 나타났다.

그는 오태현 회장에게 정중히 인사한 뒤.

자신만만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2군 선발진을 대거 1군에 콜업했습니다."


오태현이 넌지시 물었다.


"한달 안에 10위 탈환에 성공할 자신이 있습니까?"

"얼마든지 자신이 있습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회장님."

"반드시 10위를 달성하세요. 그래야 우리가 박야천을 잡을 수 있어요."

"명심하겠습니다. 회장님."


*


학교 교실에 들어서자, 반 친구들이 나를 축하해주었다.

허나 나는 그들의 축하가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식물인간 상태로 연명치료를 받고 있는 엄마가 너무 불쌍한 탓이었다.

그런 이유로 내 기분은 우울 그자체였다.


녀석들에게 의례적인 감사인사를 전한 뒤.

맨 뒷자리에 착석했다.


오전 수업 시간이 끝난 후, 야구부의 사무실이 있는 별관 건물로 발걸음을 옮겼다.


우리 팀원들은 야구 유니폼으로 재빨리 환복한 뒤.

야구 용품을 바리바리 싸들고 학교 버스에 몸을 실었다.


30분 후.


학교 인근에 위치한 난지한강공원 야구장에 도착했다.

우리 학교는 운동장이 협소한 관계로, 난지한강공원 야구장에서 주로 팀훈련을 하고 있었다.


오늘도 우리는 난지 야구장에서 서산에 붉은 노을이 질 때까지 팀훈련에 매진했다.


나는 180킬로에 달하는 포심 패스트볼을 100구 가까이 던진 후, 곧바로 타격 훈련에 돌입했다.


팀원들이 던져주는 배팅볼을 200개 가까이 장외홈런으로 연결했다.

그런 탓인지 감독님과 팀원들이 경외심에 가득한 시선으로 나를 올려다봤다.


전 세계 최고의 강속구는 물론이고 어마어마한 장타력을 일신에 완비한 탓이었다.


나는 훈련이 끝나자마자 사복으로 환복했다.

그 후, 엄마가 있는 한양병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음날 아침.


연립 주택의 반지하 월세집으로 들어설 찰나.

낯선 영어가 귓가에 파고들었다.


"잠깐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


고개를 돌리자, 뉴욕 양키스의 피터슨 스카우터가 보였다.


그에게 유창한 영어로 되물었다.


"연락도 없이 갑자기 왜, 오신 거죠?"

"너랑 급하게 할 얘기가 있어서 그렇지."


결국 그의 요청에 응하기로 마음먹었다.

내 집까지 찾아온 양키스 스카우터를 모른 척 하는 게,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


우리는 집앞에 조성된 공원을 거닐며 대화를 나누었다.


피터슨이 말했다.


"메이저리그에 직행할 생각이 정말 없는 거냐?"

"네. 저번에도 말했다시피 저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선수생활을 할 겁니다."

"엄마 때문이냐?"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자, 그가 은근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전 세계 최고의 병원인 존스 홉킨스 병원에, 너희 어머니를 모시는 게 어때? 니가 오케이 한다면, 내가 책임지고 존스 홉킨스 병원에서 무료로 치료를..."


고개를 완강히 저으며 그의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저희 엄마는 식물인간 상태에요. 그런 상황에서 미국으로 엄마를 모시는 건 말이 안되는 거죠. 그러니 그 얘기는 더 이상 하지 마세요."

"흐으음..."


그가 아쉬운 한숨을 내쉬며 나를 물끄러미 쳐다봤고.

그러기를 잠시 후, 피터슨의 입에서 통 큰 언사가 새어나왔다.


"계약금으로 1천만 달러(140억)를 줄게."


하지만 내 결심은 확고부동했다.


"관심없습니다. 그럼 이만."


그말을 끝으로 빌라 쪽으로 발걸음을 되돌렸다.


며칠 후,


난지야구장에서 팀훈련을 끝마치자마자 한양병원으로 직행했다.


VIP 병동으로 들어서자 간호사 누님이 나에게 넌지시 입을 열었다.


"이종혁 선생님이 잠깐 보자고 하는데, 시간이 있니?"

"네. 당연히 있죠. 선생님 방으로 가면 되나요?"

"그래. 그럼 지금 들어가봐."

"예. 고마워요. 누나."


그리 말하자, 간호사가 화사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녀를 뒤로한 채 VIP 병동 끝쪽에 위치한 이종혁 주치의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이종혁이 반가운 얼굴로 나를 맞이했다.


"일단 의자에 앉아봐."

"예. 선생님."


그의 맞은편에 앉자, 선생님이 신중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


"어머님의 연명치료가 2년이 다 되어가는데, 별다른 차도가 없거든."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냉정히 말해서 너희 어머니가 회복할 가능성은 1퍼센트의 확률에 불과해."

"그래서 하시고 싶은 말씀이 뭐죠?"

"네가 너무 힘들어 하는 것 같아서 이런 말을 하는 거니까, 오해는 하지마라."

"말씀하십시오."

"연명치료를 이제 중단하는 게 어떠냐?"


그에게 반발하듯 되물었다.


"갑자기 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거죠?"

"2년 동안 연명치료를 했지만, 아무 효과가 없어. 미안하지만 내가 볼 때는 더 이상의 연명치료는 무의미한 것 같구나."

"정말 엄마가 의식을 회복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시나요?"


그가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허나 나는 그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 이유로 강한 어조로 선생님에게 말했다.


"저는 엄마를 절대 포기할 수 없어요. 그러니 앞으로도 계속 연명치료를 해주세요."


그가 애석한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끄덕거렸다.


*


일요일 오전.


연립빌라의 반지하 월세집에서 김치볶음밥으로 배를 채운 뒤.

청바지와 가죽 자켓 차림으로 인근의 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공원을 거닐자, 엄마와 함께했던 행복한 추억이 심중에 새록새록 솟구쳤다.


내 두 눈에 이슬같은 눈물방울이 절로 흘러내렸다.


2미터에 달하는 큰 키와 근육질의 몸매로 중무장한 거한이, 대낮에 공원을 산책하며 처량하게 눈물을 흘린 탓일까.


내 주변을 지나치던 행인들이 신기한 동물을 목격한 듯한 눈빛을 내비치며, 연신 나를 힐끔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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