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플리터

2화 -조우(2)-

[밑에 용어정리 있습니다! 모르는 용어나 하고싶으신 말씀은 댓글로 달아주세요!]

현재 스코어 0:4

적 팀은 완벽한 역갱으로 승기를 잡은 듯 전체채팅으로 수다를 떨며 편하게 플레이하기 시작했다. 특히 클레릭은 빈사상태였지 죽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팔팔했다. 반대로 류 진의 팀은 플레이에 자신감을 잃었다. 캠프를 돌던 워리어도 라인을 가야할지 캠프를 돌아야할지 갈팡질팡 했으며 그로인해 인터셉터는 대략 1분 만에 나머지 라인도 갱을 성공시켰고 늘어나는 데스카운트로 인하여 사망패널티인 라인 배럭이 동결되어 모든 라인이 밀리기 시작했다. 이른 타이밍이지만 게임은 거의 끝난 상황이나 다름없었다. 더군다나 류 진이 자신의 시야를 차단하여 아군이 알 수 없게끔 만든 후 채팅을 차단한 터라 4:5를 하고 있는 셈이었다.

[이야...... 처음에 인터셉터 들고 이 구간에 있다는 것 자체가 트롤이겠거니 싶었거든. 키야... 대단하더라고!]

상대팀 클레릭이 몬스터를 치며 기분 좋게 소리쳤다. 레인저역시 맞장구치며 인터셉터를 칭찬 중이었는데 아랑곳하지 않고 인터셉터는 대답 없이 캠프를 돌고 있었다.

[오오 인터셉터님 그와중에 꾸준히 캠프도 도시고! 버스 잘 탑니ㄷ....]

말하고 있던 레인저가 갑자기 꼬꾸라졌다. 그리고 그 앞에는 류 진이 서 있었다.

“버스라.... 버스 좋지. 근데 버스 타기 전에 먼저 집에 좀 가셔야겠어.”

당황한 클레릭은 힐을 시전하려 했으나 류 진이 한 발 빨랐다. 그의 움직임은 마치 사냥감을 덮치는 표범과도 같았다. 결국 클레릭도 무엇 하나 해보지도 못한 채 쓰러졌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대화 중이었던 듀오의 데스카운트가 늘어나자 팀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 뭐임? 듀오 죽었음?]

가만히 사냥하던 메카닉이 놀라서 물어보았다. 맵을 봐도 분명 별 다른 이상이 없었는데 순식간에 아군이 쓰러졌다. 계속해서 보이지 않는 블레이더가 했다고 생각을 해봐도 말이 안된다. 그는 이미 미드에서 성장은 커녕 겨우 버티는게 전부였으니까.

= 블레이더 아까부터 안보이더니 걔네 둘 잡으려고 대기한 듯. 에휴 서렌 안 쳐요? 노잼인데.=

메이지는 태연한척 말하면서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상대 팀 전체가 전의 상실인데 블레이더만 보이지 않았고 전체 채팅으로 도발해도 대답이 없었다. 마치 누군가에게 쫓기는 듯 한 기분을 받자 괜히 신경질적으로 사방에 스킬을 난사했다.

“...... 마나 없어도 괜찮겠어?”

“힉!”

놀라서 뒤를 돌아본 메이지는 기겁해서 뒷걸음질 쳤다.

“감당 못하실 텐데...... 도발은 잘 받았습니다. 내가 답례를 해줄 차례 맞지?”

“이... 이... 미친놈이...!”

- B팀 메이지가 사망하였습니다. -

류 진의 팀은 갑자기 죽어나는 적 팀을 보고 잠깐 동안 의아해 하다가 늦게야 눈치를 챘다. 맵에 없는 유일한 아군. 블레이더. 그의 활약이 시작된 것이다.

“인터셉터님 제가 미드 배럭 밀러가면 뒤 좀 봐주실래요? 잘려먹기 시작해서 운영 꼬일 것 같아요.”

“네.”

인터셉터의 짤막한 한마디. 이 전장에서 가장 강력한 유저의 대답이었다. 인터셉터가 뒤를 봐주면 혼자서도 적 다섯 명과 맞설 자신이 있을 것 같았다. 메카닉은 랜덤 캠프에서 몬스터를 길들였다. 이미 적의 동태는 전부 파악했다. B팀이 세 명이 죽었고 부활 대기시간이라 워리어와 레인저 드루이드 듀오는 케르베로스를 잡고 있었고 체이서는 빠르게 라인을 밀고 있었다. 그는 메카닉의 이동스킬인 윈드게이트를 사용하여 빠른 속도로 미드 배럭으로 돌진했다.

= 케르베로스 먹어봐야 무쓸모일텐데! 서렌쳐 멍청이들아. 헤헷! =

메카닉과 인터셉터의 전략을 눈치 챈 레인저가 적을 비웃었다. 케르베로스의 첫 버프 효과는 이동속도 증가, 공격속도 증가, 회복속도 증가. 전부 1단계 상승이다. 확실히 이미 기울어버린 게임판에 1단계 상승 가지고는 가능성이 없었다.

“버릇 나쁘시네...... 빈집털이나 하시고!”

류 진은 순식간에 메카닉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이미 적 팀은 류 진의 스킬을 다 알고 있었다. 듀얼 블레이드를 사용하지만 무난한 한손 블레이드의 스킬. 그나마 위협적인 거라고 해봐야 라이프 이로션 정도. 하지만 그 스킬도 일반 블레이더라면 마나를 전부 사용해야 한번 시전 가능한 스킬이라 그다지 위협되지 않았다.

“아닛... 이 무슨...?!”

메카닉의 아머가 절단되어 체력의 절반이 깎여 나가버렸다.

“이런 스킬은 없었을 텐데......!”

류 진은 싱긋 웃으며 아이템을 태그했다.

[에픽 아이템: 뮤리엘/시간의 조각]

메카닉은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무언가 말하려했다. 그러나 류 진은 틈을 주지 않았다.

“백 블라스트.”

절단된 아머의 틈 사이에서 빛이 세어 나오더니 곧이어 폭발했고 메카닉은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그리고는 류 진도 비틀거리며 쓰러졌다. 그의 어깨와 허벅지가 관통되어 있었다.

[ 인터셉터님 진작 잡을 수 있는 거 아니었어요? 트랩 안 쓰심? ]

이번에도 인터셉터는 대답하지 않고 다시금 류 진을 조준했다. 분명 류 진은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여야 했고 그 때문에 100퍼센트 죽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류 진은 재 조준했을 때 그 자리에 없었다.

“내가 모를 줄 알았지...?”

인터셉터가 잠복해 있는 정글 뒤쪽에 환한 빛이 나오더니 류 진이 물약을 문 채 모습을 드러냈다.

“하....!”

류 진은 뭔가를 여유롭게 흔들며 인터셉터를 쳐다보았다. 손에 든 것은 소모성 스크롤로, 지정 자리에 텔레포트가 가능한 스크롤이었다. 미리 인터셉터가 있을 곳을 체크한 후 그 자리에 스크롤 좌표를 찍어 놓은 것이다.

“혼자 4킬 먹고 배부르겠어...... 잠깐 소화 시킬 겸 집이나 다녀오라고.”

류 진은 주머니에서 뭔가 꺼내 물며 순식간에 돌진했다. 그건 다름 아닌 스킬 면역제였다. 마신 후 0.5초간 스킬에 면역이 되게 해주는 물약. 고수들 이외에는 타이밍을 맞추기 어려워서 사용하지 않는 물약이었다. 인터셉터의 주변에 설치된 트랩을 무시하기 위한 보험인 것이다. 그런데 류 진은 인터셉터를 지나쳐버리고는 뜬금없이 앞쪽에 둥그런 공을 던졌다.

“드로우 포인트.... 줌!”

그러자 공쪽으로 주변에 있던 트랩이 끌려왔고 은신해 있던 인터셉터도 끌려왔다. 더불어서 은신시간이 끝이 났다.

“부활하면 긴장 좀 해야 할거다! 블레이드 윙즈!”

류 진은 블레이드를 쥔 채 손을 뒤로 향했고 날개를 핀 듯 날아가 베어 넘겼고 동시에 인터셉터의 활약도 끝이 났다.

- 펜 타 킬!-

=A팀, 광란의 블레이더!=

마침 제거된 케르베로스로 인하여 류 진은 온 몸에 붉은 오라를 덮은 채 적의 본성 방향으로 돌아섰다.

“후...... 이대로 끝을 확인해보실까~?”

류 진은 붉은색으로 깜빡 거리는 자신의 체력을 확인하지 못한 채 본성으로 복귀했다.

-2화 조우(2) END-

-용어정리-

*역갱: 갱이 온 라인에 뒤이어 바로 상대편 정글러가 갱을 가는 것을 뜻한다.

*뮤리엘/시간의 조각: 소모성 에픽 아이템으로, 현재 존재하는 모든 쿨타임을 제거시킨다. 시간의 조각을 사용했다면 다시 사용하기까지 20분의 쿨타임이 존재한다.

작가의말

부득이한 상황으로 연재가 조금 불규칙적으로 이루어지게 됬네요 ㅠ 대신 횟수를 늘리게끔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