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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건한

나 혼자 한 베타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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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llilll
작품등록일 :
2020.08.01 19:44
최근연재일 :
2020.08.0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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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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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5.

DUMMY

[에피소드 제 2장.]

[달이 완전히 검게 물드는 날, 놈들이 쳐들어올 것이다.]


그렇게 두 달하고 보름이 흘렀다.

대성당을 보호해주는 신성력이 깨지기까지 남은 기간은 15일.

레벨은 59.

그동안 레벨을 올리면서, 나는 대성당으로 줄곧 복귀하지 않았다.

레벨을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전장에서 살인 악마의 목을 베어내야만, 이 전쟁은 끝난다.

어중간한 레벨로는 놈에게 이길 수 없을테지.

심계의 숲에서 두 달간 사냥에 전념했다.

심계의 숲은 갖가지의 몬스터가 나타난다.

놈들은 인간의 체향 이끌려 밤새도록 덮쳐온다.

몬스터 사체에서 흘러나온 붉은 피가 작은 호수를 만들 때, 그날 사냥은 끝났다.

나날이 목숨이 위태위태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를 악물고 버텨냈다.

레벨이 오르고, 그 끝에 찾아오는 전율과 환희란.

여태껏 경험해보지 못했던 강한 쾌감었으니까.

키가 이 미터 오십 센티 정도 되는 몬스터 사체에 반쯤 걸터앉았다.

심계의 숲에선 몬스터가 죽어도, 그 형체를 잃지 않았다.

몬스터가 형체를 잃는 순간은 오직, 붉은 달이 떠서 심계의 숲에 영향을 미칠 때다.

피의 웅덩이를 가만히 바라보자.

내 모습이 비쳐 보였다.

꼴이 말이 아니었다.

“하긴, 오늘은 말도 안 되 게 많은 놈이 나타났었지.”

덮쳐오는 몬스터를 베어내느라, 피와 내장 살점 온갖 것들이 몸에 들러붙은 것이다.

슬슬, 전쟁 대책 위원회에 참석해서, 전쟁을 준비해야 할 때가 됐다.

이제 곧 60레벨에 도달하니까.

“이제 슬슬, 전쟁을 준비하면 되는 건가.”

걸터앉은 악의 트롤 사체에서 일어나서, 검게 물든 대검을 어깻죽지 사이에 고정했다.

그때였다.

멀리서부터 밀려온 거대한 악마의 울음소리에 입고 있던 로브 자락이 펄럭였다.

“시작인가.”

쩌저적.

고개를 올려보니, 외곽 신성력에 거미줄처럼 금이 가기 시작했다.

15일째 되는 날, 외곽 신성력은 내구도가 현저히 내려간다.

그에 따른 반응이다.

“늦지 않아서 다행이다. 하지만.”

외곽 신성력에 금이 간 여파인지, 심계의 숲에도 이변이 발생했다.

부글부글.

피의 웅덩이에 기포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너절한 몬스터의 뼈와 내장과 살점이 한곳에 모여들고,

거대한 형체를 만들었다.

나는 이 과정을 알고 있다.

신성력에 보호받는 땅이 오염되는 과정이니까.

신성력 틈새로 스며들어온 악의 원흉이 죽은 몬스터를 부활시키는 것이다.

오염된 땅에선 놈들의 실체가 될, 부산물과 피가 있으면 놈들은 어디서든 부활한다.

보름 뒤면, 외곽 신성력은 완전히 박살 날 거고.

대성당의 메인 신성력 또한 단 한 달 동안 내려갈 것이다.

땅이 오염되는 순간, 앞으로 몬스터를 사냥하고 부산물을 줍던지, 태우던지, 해야만 놈들의 부활을 막을 수 있다.

이 미터를 웃도는 괴기한 덩어리에 대검을 내리 휘두르려는 찰나.

그 안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이럴 수가······당신은······빛의······성기사.”

대검 손잡이를 꽉 움켜쥐어 내리 휘두르던 걸 멈췄다.

뭐지?

악마의 목소리가 아니다.

하지만.

“잠시만! 공격하지 말아 주세요! 아직 빛의 성기사님에게 할 말이 있습니다! 저는 엘프족 니엘 이라고 합니다. 예언이 사실이었군요.”

예언?

무슨 말을 하는거지?

엘프족 니엘.

베타테스트에선 없던 종족.

존재했던 건, 성기사와 악마.

“성기사가 이 땅에 부활해서 악마를 처단할지니. 강한 마력의 흐름을 찾다 보면, 빛의 성기기사를 찾을 수 있을지어다. 엘프 족은 그들을 도와 이 땅에 빛을 가져올 존재이니. ”

성경을 읊는듯한 말을 하더니 그녀는 말했다.

“저희 엘프 족은 이 땅이 악마들의 손아귀에 넘어갔을 때부터, 빛 성기사의 부활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예언서대로 강한 마력의 흐름을 수백 년을 계속 찾아다녔죠.”

강한 마력의 흐름?

예언서?

뭔 말을 하고 싶은 거지?

“그리고 예언서의 적힌 내용대로 빛의 성기사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현재 엘프 족은 악마의 눈을 피해, 숲에서 결계를 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일어날 전쟁을 대비해서 말이죠.”

전쟁?

“성기사와 악마와의 전쟁입니다. 예언서에는 달이 검게 물드는 날, 빛의 성기사와 악마와의 전쟁이 다시 한 번 시작된다고 하더군요. 예언서에 따르면, 저희 엘프족이 앞으로 일어날 전쟁을 도와야 이 땅에 다시금 빛이 내릴 것이라 전해집니다.”

“우리한테 벌어질 전쟁을 도와주겠다는 건가?”

“예. 그렇습니다. 이것이 저희 엘프족에게 주어진 운명이기 때문입니다.”

엘프족의 운명?

이해가 되질 않는다.

의문마저 든다.

저말을 신뢰해도 되는가?

단순히 믿기에는 아직 확실한 정보가 부족하다.

그동안 숲에서 결계를 치며, 악마의 눈을 피해 숨어왔던 종족이, 성기사의 부활을 손꼽아 기다렸고.

예언서에 적힌 내용에 따라, 앞으로 일어날 전쟁을 도와준 다라.


*

*

*


내가 대성당에 도착하자, 주변은 한껏 소란스러워졌다.

“야야! 저, 저거 우, 우재명아니야?!”

“우재명이 왔다! 어서 각 기사장한테 연락 드려!”

내가 대성당에 왔다는 소식이 일파만파로 퍼져나갔다.

포탈 존에서 걸어 나오자, 누군가 성큼 달려왔다.

“오셨습니까! 저는 검은 매 기사단원 이도윤이라고 합니다!”

검은 매 기사단은 내가 만든 기사단이다.

1장 에피소드가 끝나고, 경험치 버프를 받기 위해 대사제한테 기사단 명을 받았었지.

“레벨을 올리신다고 거의 두 달 넘게, 사냥터에 머물러있다는 소식을 듣긴 했습니다.”

“검은 매 기사단에는 어떻게 입단한 거지?”

내가 묻자 이도윤이 말했다.

“이동후 부 기사장이, 저희를 받아줬습니다.”

저희?

한 명이 아니란 건가.

심계의 숲에서 그동안 멈춰있던 인터페이스를 확인해본다.

검은 매 기사단.


[검은 매Lv.5]

[기사장: 우재명]

[부기사장: 이동후]

[기사단원: (100/100)]


이동후 자식.

‘내가 부탁했던 일을 잘 처리해줬나 보네.’

레벨을 올리기 위해, 심계의 숲에 들어가기 전에.

이동후한테 말한 게 있었다.

레벨을 올리는 루트를 알려줄 테니, 다른 플레이어들과 공유해달라는 내용이었다.

필요하다면, 경험치 버프를 위해 기사단에 다른 플레이어도 가입시켜도 된다고 덧붙였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내가 없는 동안 이동후가 일 처리를 꽤 잘 해줬다.

“지금, 대성당 평균 레벨은 몇이지?”

내가 묻자, 이도윤이 자신 있게 대답했다.

“35입니다!”

평균 레벨이 35.

생각했던 것 이상의 성과였다.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적어도 35레벨이면 중급 악마를 처리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된다.

“저희 검은 매 기사단은 전원 40레벨 이상입니다!”

40레벨이면, 내가 이동후한테 부탁했던 레벨을 올리는 루트를 그대로 따라줬다는 말이다.

“그러면 일단, 이동후랑 다른 기사장들을 만나보고 싶은데, 자리를 마련해줄 수 있나?”

“아! 예! 물론이죠. 그렇지 않아도, 다른 기사장들이 위치 포인트로 오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이동후 부 기사장도 오고 있다고 합니다!”

오랜만에 이동후 얼굴도 보겠네.

그러면 일단, 다른 플레이어들을 기다리는 동안.

몸에 밴 몬스터의 악취를 좀 씻어내야 할 것 같다.

“난 일단 회의 하기 전에 좀 씻고 올 테니, 끝나고 어디로 가면 되지?”

“회의실은 대성당 메인홀에서 진행될 겁니다!”


*

*

*


놈들의 피에 녹이 쓴 갑옷을 풀어헤치고,

인벤토리에 보관했다.

대검은 날이 전부 나간 상태.

두 달간 단 한 번도, 수리를 맡긴 적이 없다.

그러나 이 녀석은 갖가지 악마를 베면서 더욱, 무겁고 견고해졌다.

권한 조작 근력이 200을 넘어섰으니까.

수리에 맡긴다면, 전보다 더욱 쓸만한 무기로 재탄생 할 것이다.

나는 작은 탕 안에 들어가서 그동안 몸에 밴 놈들의 악취를 씻어냈고.

전쟁 대책 회의를 위해, 가벼운 차림으로 복도 밖으로 나왔다.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옆에 들려왔다.

“와우 이게 누구야! 왔구나!”

“어. 오랜만이네.”

“그야 두 달 만이지. 형이 레벨 올린다고, 심계에 들어갔을 때부터 지금까지 아무런 연락도 못 했으니까. 도중에 대성당으로 복귀할 순 없었던 거야?”

이동후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잘게 끄덕였다.

“어. 그곳에서 나오면, 다신 들어갈 수 없으니까.”

“하긴, 나도 레벨이 40까지 오르고, 심계에 들어가 보려고 해봤지만, 헛수고였지. 들어가는 단서조차 찾을 수 없더라.”

심계에는 단 한 번밖에 들어갈 수 없고.

그렇기에 나오면 두 번 다신 들어갈 수 없다.

내가 두 달간 대성당에 들리지 못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대성당에 상점에서 구매 가능한 포탈 서가 단 한 개밖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형이 여기에 왔다는 건, 전에 말했던 대로 60레벨에 도달했다는 거지?”

“어. 지금 60레벨이야.”

“와······. 역시 형을 따라잡긴 글렀다. 그래도 전쟁이 14일 남은 시점에서 형이 왔다는 건 참 든든하네. 사실 꽤 걱정했다고.”

“무슨 걱정?”

“아, 당연히 전쟁 걱정이지. 형이 사라지고 한 달 후에, 외곽 신성력 주위로 악마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어. 지금은 말도 마. 아주 그 녀석들, 신성력이 깨지면 미친 듯이 달려들 작정인가 봐.”

알고 있다.

놈들은 살인 악마를 추종하는 악마.

아마도 그 수는 5만.

현재 플레이어수가 3천 명인 걸 생각하면, 전력 차이가 크다.

“그런데 거기서 딱 마침 형이 나타난 거지. 다들 형한테 기대하고 있다고. 60레벨까지 도달했으면, 고위 신성 마법도 배울 수 있잖아.”

고위 신성 마법.

대사제한테 가면, 성검제 작위와 함께.

60레벨에 배울 수 있다.

내가 60레벨에 도달하려 했던 이유이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성검제 작위와 고위 신성 마법이 필요하니까.

“어. 이제 배워야겠지. 하지만 그전에, 모두한테 할 말이 있어. 전쟁에 관련해서 말이지. 이제 슬슬, 놈들이 걸어올 전쟁을 대비해야 하니까.”

“역시, 형을 기다리길 잘했다니까.”


*

*

*


대성당 메인홀.

전쟁 대책 회의실.

기사단 명을 부여받은 기사장들이 모여있다.

이동후한테 들은 얘기로는 이곳에 모인 기사장 한 명이 50명 정도 기사단원을 관리한다고 한다.

내가 계단을 밟고 내려오자 주변은 소란스러워졌다.

“와···. 미친 우재명이 진짜로 왔네?”

“레벨을 올리려고 심계에 갔다는 게 사실이었나 봐.”

“도대체 레벨이 몇일까?”

“분명 여기 있다는 건, 설마 60레벨에 도달했다는 건가?”

“말도 안 되는 소리 말아. 40레벨부터 늘어난 경험치 양을 봐. 올리기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그런데 60레벨에 도달했다고? 아니겠지. 그냥 대성당으로 복귀한 거일 수도 있잖아. 이제 전쟁이 얼마 남지 않았기도 하고.”

이동후와 내가 기사장들 앞에 멈춰 서자, 주변은 조용해졌다.

옆에서 능숙하게 이동후가 먼저 입을 열었다.

“제가 여러분들한테 약속했던, 검은 매 기사장님이 이 자리에 왔습니다!”

“그렇다는 건, 우재명님은 현재 60레벨에 도달했다는 겁니까?”

“예. 현재 저희, 검은 매 기사장인 우재명님께선 60레벨도 도달했습니다.”

“그렇다는 건, 우린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거죠? 분명 검은 매 부기사장인 이동후님이 저희한테 말하지 않았습니까? 우재명님만 심계의 숲에서 돌아온다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남자의 물음에 이동후가 나를 쳐다봤고.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예. 앞으로 벌어질 전쟁에선 이길 수 있을 겁니다.”

먹구름이 드리웠던 플레이어의 눈동자에는 이채가 돌았다.

14일 뒤면, 5 만에 육박하는 악마들이 대성당까지 밀고 들어온다.

그런데 우재명이 이번에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단언했기 때문이다.

“우재명님이 주인 악마를 처치한다는 말이군요.”

베타 테스트에선 살인 악마의 레벨은 66이다.

그래서 플레이어가 60레벨에 도달해서 성검제 작위와 고위 마법을 배운다면, 확실하게 주인 악마를 처리할 수 있다.

내가 말하자 몇몇 기사장들이 그대로 털썩 주저앉았다.

“다, 다행이다. 꼼짝없이 놈들한테 먹히는 줄 알았잖아.”

“그, 그, 그러면 저희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 겁니까? 계획이라도 있는 겁니까?”

모인 기사장 중 한 명이 물었고, 나는 고개를 잘게 끄덕였다.

“앞으로 제 지시를 따라주면 될 겁니다.”

계획이 준비되어 있다.

이번 전쟁에서 확실하게 승리할 계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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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 20.08.01 57 4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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