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5.02 07:39
연재수 :
669 회
조회수 :
54,195
추천수 :
2,072
글자수 :
5,933,299

작성
23.03.05 20:57
조회
12
추천
2
글자
39쪽

제 422화 쓰러진 영웅.

DUMMY

가슴에 연결된 배 부분이 유달리 발달한 높이 4m가 넘어가는 포격충의 등 뒤로.

화산 분화구를 연상시키는 동그란 구멍이 날개를 대신해서 존재하고 있었고,

포격충이 몸을 한 번 부르륵! 떨 때마다.

하늘 위로 플라즈마 덩어리가 치솟아, 저 멀리 있는 인간들의 성벽을 향해 솟구쳐나갔다.


피이이이이이이잉!!!!!!


현재 이곳에 자리를 잡은 포격충만 하더라도 5개체였고,

그들을 호위하는 듯한 빽빽할 정도로 뭉쳐진 작은 곤충들은,

포격충을 끊임없이 보살펴 포격이 멈추지 않도록 돕고 있었다.

한편. 대형종들은 이곳을 향해 오고 있는 침입자들을 향해 돌격해가고 있었다.


“대도서관! 방법이 정말 있는 건가요!?”


정령과 동물을 소환한 상태로 소환사라는 이름의 엘프는 하늘 위에서 둥둥 떠서 따라오고 있는 대도서관을 믿지 못하겠다는 시선으로 훑어보며 외쳤고.

그 외침에 검귀는 곤충의 머리를 짓밟고 하늘로 뛰어올라.

대도서관을 노리던 벌을 처리하며 소환사의 말에 동의하는 듯이 뒷말을 이었다.


“...너는 지금까지 싸운 적도 없잖아?

객기부리는 거면. 지금 물러나야 해.

이 이상 전진한다면. 우리에게 다음 기회는 없어.”


“지금까지 내가 안 싸운 것은...

저것 때문임.”


대도서관이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르키자. 소환사랑 검귀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현재 하늘 위는 우중충한 구름들과 어두운 빛이 전부였기 때문이었다.


“이 주위...

아니... 우리들이 있는 행성 전체를...

위치퀸이란 이름의 마녀의 여왕이 마법진으로 감싸고 있어.

이 상황에서 대마법을 사용하면. 반드시 그 존재에게 들키게 됨.

그럼 하늘 위의 마법진은 발동.

...마녀의 여왕이 우리를 노리게 될 것임.

그렇기에 그걸 피할 수 있는 백도어를 찾느라. 지금까지 싸우지 못했던 것.”


대도서관의 눈에 현재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마법진이 똑똑히 보였다.

마법진을 구성하는 술식의 거대한 규모와 그러한 규모인데도 세세하게 짜여진 술식은.

실로 마법의 지배자라고 불리는 영역으로,

아무리 대도서관이라도 흉내 낼 수가 있는 영역이 아니었다.

만약 저 마법진에서 내리는 포격을 맞게 된다면.

그 결과는 뻔했다. 그 누구도 살아남지 못하는 마법포격이 시작되겠지..


“....내 말을 믿지 않아도 좋음.

저것은 오히려 눈으로 안 보는 것이 좋음.”


다행인 점이라면. 위치퀸의 시선은 현재 이곳과 멀리 떨어진 곳에 집중되어.

그곳에 의식을 집중하여 마법진을 발동시키고 있었다.

그렇기에 대도서관은 위치퀸의 눈을 피하는 백도어를 준비할 수가 있었다.


“...내 술식구조는 완벽.

적어도 이 지역 근처에선.

마녀 여왕이 우리를 볼 수가 없을 것.

따라서. 나도 제대로 전투 가능.

또한....”


두근!


중후한 고동 소리가 하늘에서 널리 울려 퍼지고,

곧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마나가 눈에 보일 정도로,

푸르게 응축되어 대도서관 주위에서 꿈틀거렸다.

그러자 그녀의 주위로 수 십 개의 책들이 형성되었다.


“극히 일부.

마녀의 여왕이 이 행성의 모든 마나를 착취하여 만들어낸.

저 거대한 마법진의 힘을 이용할 수가 있음.

그녀의 술식을 나에게 복제.

내 Q스킬... <탄막>에 패턴 적용 중...

...완료.

그러므로.....”


대도서관 주위의 책들이 일사불란하게 동시에 펼쳐지고!

각각의 책에서 마나의 빛이 주위를 밝힐 정도로 반짝인다!


“마법진의 사용자명 ‘위치퀸’.

그 술식을 복제하여 완성한....

Q스킬. <탄막>발동!

눈앞의 모든 적들을 섬멸하겠음!”


콰쾅쾅쾅콰콰콰릉!!!!!!!!!!!!


하나하나는 수습에서 벗어난 마법사들도 시전이 가능할 정도의,

기초적인 마력 구체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 숫자는...

수를 센다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검귀와 소환사의 시야를 가득 메울 정도였고,

그녀의 술식에 따라.

불꽃놀이처럼 마력 구체들이 퍼져나가는 모습은 하늘에서 내려다본다면.

지상이 마치 도화지처럼 마법의 색으로 채워지는 것을 볼 수가 있겠지...

그러한 마력 구체들은 무언가에 닿을 때마다. 작은 폭발들을 일으켜나갔으며.

거기에 휘말린 레지나 연합들은 우푹! 패이거나,

혹은 닿는 부분이 그대로 익혀져 잘 익은 고깃덩어리가 되어갔다.

대다수의 레지나 연합들은 몇 대 정도는 그대로 버텨내며 돌진해 왔지만...

그녀를 향해 다가가면 갈수록. 빽빽해져 가는 마력 구체들에 결국 온몸이 익혀져 죽거나,

혹은 갈기갈기 찢어져 나갔다.


“말도 안 돼! 저게 기본 스킬이라고?”


영웅왕처럼 수 백 마리가 넘어가는 적들을 한순간에 소멸시켜나가는 모습에 소환사는 기겁해서 외쳤고,

그 외침에 책들 사이에서 적들을 쓸어버리고 있던 대도서관은 고개를 돌려 대답해주었다.


“여신의 술식에 얽매인 상태인 본래의 나라면 불가능.

이것은 언제까지나 마녀 여왕의 힘을 빌려온 것.

그나마도 매우 매우 작은 일부임.

만약 이 힘의 본래 주인인 마녀 여왕이라면...”


대도서관은 하늘 위에 뚜렷하게 보이는.

그들이 있는 ‘행성 전체’를 뒤덮고 있는 위치퀸의 마법진을 보았다.


“....이것의 수 십 배의 위력으로, 하늘의 별보다 많은 숫자로 쏟아질 것임.”


“마녀 여왕이란 거...

아군이야?”


말도 안 되는 격을 가진 마법이.

마녀 여왕이란 존재의 힘을 조금 빌려온 것인데도.

이러한 규모로 펼쳐지자.

검귀는 걱정하는 눈빛으로 대도서관에게 질문을 던졌고,

그 질문에 대도서관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눈을 좁혔다.


“그 존재는 우리들의 ‘적’임.

...확실함.

마법진의 기척을 보면.

현재 우리가 속해있는 연합군이란 존재들에게 이러한 마법 폭격이 내리는 중.

...지금 우리가 대화하는 도중에도.

희생된 수많은 필멸자들에게서 나오는 마나가 저 마법진으로 빨려 들어가는 중.

만약 마녀 여왕을 만나게 된다면.

바로 도망갈 것을 권함.

그 존재는 절대 이길 수 없음.”


대도서관은 그 말과 함께 자신의 앞에 날아오는,

고열의 플라즈마 덩어리들을 공중에서 피해 나갔다.

그 공격은 주위 레지나 연합들이 쓸려나가자.

포격충들이 포구의 방향을 대도서관을 향해 돌린 것이었다.


“<춤추는 고서>.”


그녀의 곁으로 고서 3개 정도가 몰려든 후.

그곳에서 나오는 페이지들이 그녀를 보호하는 듯이 소용돌이쳤다.


콰앙!


“윽!”


하지만 포격충들이 쏘아 올린 플라즈마 덩어리들은,

그러한 대도서관의 방어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피해를 주었고.

대도서관은 자신의 HP가 한 번의 공격으로 절반 정도가 상실되는 것을 보았다.


“<탄막>!”


주위를 정리하는 데에 사용하는 마력 구체들이 그녀를 노리는 포격충을 향해 옥죄어갔다.

하지만 포격충들의 외피에 문양이 떠오르더니,

곧 그것들의 주위로 향한 마법 구체들이 팟! 하고 터져버렸고,

그 모습을 본 대도서관은 눈살을 찌푸렸다.


“보호마법이 걸려있어. 그것도 수준 높은...”


대도서관의 탄막은 숫자는 많지만. 언제까지나 기초마법에 불과한 것들로,

현재 포격충들을 보호하는 마법을 뚫기에는 위력이 낮았다.

그렇다면....


“위급.

..시간이 필요.

아군에게 도움을 요청함.”


고위 마법을 위한 시간이 필요했다.

그 외침과 함께 그녀의 주위로 플라즈마 덩어리들이 돌진해왔고,

그걸 본 검귀는 대도서관에게 손을 뻗으며 외쳤다.


“알겠어! <스왑>!”


상대와 위치를 바꾸는 스킬로 대도서관을 대신하여,

플라즈마 덩어리의 앞에 검귀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서서히 추락해가며 자신의 앞에 날아오는 플라즈마를 향해 부딪혀갔다!


“<배틀 힐링>!”


스킬을 통해 1.5초간 자신에게 들어오는 피해를 막고, 그 피해의 일부로 HP를 회복한다.


“<브레이커>!”


그 직후. 다음 플라즈마 덩어리를 검으로 베어 나간다,

그곳에서 나오는 열기로 인해 검귀의 HP가 깎여나가지만.

그 피해는 그의 스킬인 <내면의 열정>으로 인해 감소하여 밋밋한 피해에 불과했다.


갈라져 가는 플라즈마 덩어리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낸 검귀는 가장 가까운 포격충을 향해 외쳤다.


“<돌진>!”


스킬을 통해 거리를 좁힌다. 그리고...


“<스타 버서커 스트림>!!!”


그의 이도류로 펼쳐지는 검격들이 올려다봐야 하는 포격충을 향해 쏟아져 갔지만.

포격충에서 떠오른 보호마법은 그 피해를 가볍게 막아냈고,

이에 포격충은 머리를 흔들어 검귀를 자신에게서 떼어냈다.


“소용없음. 우리들의 ‘스킬’은 모두 마법으로서 나타남.

따라서 물리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검술을 사용할 것을 권함.”


주위에 마법진이 떠오르기 시작한 대도서관은 그 말과 함께 눈을 감았고,

그녀는 하늘에 있는 위치퀸의 마법진을 이용.

그곳에서 흘러넘치는 마나의 길을 자신의 술식에 이어 영창속도를 높여 나갔다.


“알겠어!! 어라!?”


두르르르륵!


검귀가 있는 지면에 있는 흙들이 진동했다.

그러자 검귀는 자신의 발밑을 향해 시선을 돌렸고..


파아아아아아앗!!!


곧 거대한 입이 그를 삼킨 상태로 치솟는다!!!!!

그것은 하늘을 향해 끊임없이 치솟아 15m까지 올라오더니,

다시 지면을 향해 돌진해나갔고,

그걸 본 소환사는 외쳤다.


“초거대 지렁이!? 저건 뭐야!?”


“...현재 이곳으로 레지나 연합들이 모여드는 중.

지금까지 우리가 만난 것은 딱정벌레목과 벌목.

다른 종의 생물체들도 이곳에 오기 시작한 것으로 보임.

내 간파 스킬에 의하면...

저것은 ‘자이언트 웜’.

최대 70m까지 자라는 레지나 연합의 대형 생물체들 중 하나.”


“으아아아앗!!!”


검귀는 자신을 입속에 가둔 상태로 그대로 씹으려는 웜의 턱에 검을 박아.

입이 완전히 닫히는 것을 겨우 막아냈지만.

곧 등 뒤로 다가오는 지면을 보며 경악했다.


“마....망할!”


이대로라면 지렁이의 입속에 있는 상태로 그대로 지면 속에 빨려 들어갈 상황이었기에,

검귀는 입속에서 겨우 보이는 시야로 주위를 살폈다.

빠져나갈 방법이....


“.....없잖아.”


소환사나 대도서관에게 <스왑>을 한다면.

자신은 살 수 있겠지.

하지만...


‘...그럴 수는 없잖아!’


다른 방법을 찾는다.

자신의 현재 스킬들은 여신에게 소환되기 전.

검귀가 했던 가상현실게임에서 가져온 것들이었다.

그곳에서 3년 동안 갇혀있어야 했던 그의 과거는.

프레이야 여신에게 소환된 시간이 얼마 안 됐는데도.

검귀가 다른 거짓된 영웅들보다 현재 상황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렇다면 생각해내야만 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빠져나갈 방법을...


‘내가 했던 가상현실 게임의 스킬과...

지금 나의 스킬이 같을까?’


여신에게 소환되었다는 사실과 지금 싸워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검귀는 본래 평범한 ‘일반인’에 불과했다.

자신은 그저 가상현실 내에서 검귀란 이름을 날리던 게이머였을 뿐이었으니까 말이다.

다른 거짓된 영웅들은 자신과 사정이 다를지 몰라도.

소환되기 전. 그의 육체는 평범했다.

하지만 현재의 그는 수많은 거대 벌레들을 처리했는데도 숨도 차지 않았고,

스킬을 사용할 수가 있었다.

이것이 일반적인 인간이 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는가?

그렇다면 자신은 인간일까? 아니면 게임 캐릭터일까?

그리고...

지금 여신에게 소환된 이 상황.

자신은 게임 캐릭터로서 스킬을 사용하지만.

이곳이 현실이란 것은 본능적으로 알 수가 있었다.

아무리 가상현실게임이어도 꽃가루와 같은 희미한 감각 같은 것들을 재현할 수가 없으니까 말이다.

그래...

이곳은 자신이 아는 가상현실 게임이 아니었다.

감각에 의하면 현 상황은 명백히 ‘현실’.

그렇다면....

자신이 알던 게임 속 스킬이...

‘그대로’ 현실에 적용될까?

대도서관도 응용을 통해. 본래 스킬과는 다른 위력을 발휘했는데?

스왑은 본래 아군과 위치를 바꾸는 탱커의 기술.

이것을 응용하면....


“<스왑>!”


검귀가 있던 자리로 그의 시야에 있던 거대 개미가 들어가고,

검귀는 바깥쪽으로 이동된다.

자신이 있던 장소가 갑자기 바뀌는 것을 보자. 그는 입꼬리를 올렸다.


“좋았어! 내 생각이 맞았어!”


콰앙!!!


거대한 웜이 지면으로 모습을 감추기 직전.

또 다른 술식을 준비한 대도서관에게 의해 폭발이 일어났고,

그러자 폭사한 고깃덩어리들이 사방으로 튄다.

대도서관은 막대한 마나 소비가 힘든 듯이 식은땀을 흘리며 외쳤다.


“곤충들은 외부는 갑피에 의해 보호를 받지만.

배가 물렁함.

그곳을 공격해보기 바람.

특히 움직임을 방해해 주면 좋겠음.”


“그럼 이거면 되겠네요!”


대도서관의 말에 소환사의 주위에 흙의 정령이 모습을 드러내더니.

곧 지면에서 흙의 창들을 만들어 포격충들의 배를 찔러나갔고,

배가 상당히 부드러운 편인지. 포격충들의 아래로 투명한 피가 퍼져나가더니.

포격충들은 고통스러운 듯이 몸을 뒤틀었다.

하지만 배가 뚫린 이상. 그들이 쉽게 빠져나오긴 힘들었다.


“고정완료. 훌륭함.

내 술식도 완성. 지금 발동하겠음.”


피이이이이잉!!!


하늘에서 5개의 비석들이 소환되어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마법의 4원소에 대비되는 주술의 5대 근원.

목, 화, 토, 금, 수가 새겨진 비석들로,

가장 기초적인 주술이라 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콰아앙!!!


2개 정도는 그대로 포격충들을 깔아뭉개며 각각 구덩이를 만들어냈다.

대도서관은 그것들이 지면에 도달하자 외쳤다.


“<대주술 목화토금수>!”


그 외침에 공명한 각각의 비석들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세상의 모든 주술들이 새겨진.

내 도서관의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기록들.

각각의 비석은 주술의 가장 근원적인

목, 화, 토, 금, 수를 상징하고.

하나하나가 소환된 즉시.

각 원소에 해당하는 주술을 영창 및 발동.

소환된 이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 단점이나....

그 위력은 훌륭함.”


그것은 폭포수와 같은 주술들의 쇄류였다.

나무와 불, 흙과 철. 그리고 물이 각자만의 방식으로 적들을 뭉개가며,

그들이 있는 전장을 뒤집어갔다.

그 모습을 보며 대도서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포격충. 전멸 완료. 우리의 목표수행은 완료됨.”


--------------------------------------------------------


“더 때려봐! 아흥!”


“이 귀찮은 놈!!!!”


힐 하는 마왕이 곤충 괴물의 신경을 계속 건들어, 방패로 공격들을 막아내고...


“<슈터>!”


“<섬소 참살>!”


살인귀와 마법소녀는 힐 하는 마왕이 공격을 막는 동안.

빈틈을 노려 곤충 괴물에게 피해를 입혀갔다.

이 때문에 현재 곤충 괴물의 4개의 팔들 중 하나는 떨어져 나간 상태였다.


“큭!”


이 상황에 E-403이란 이름의 곤충 괴물은 큰 턱을 부딪치며 화를 낼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눈앞의 적들을 쓰러뜨려야 하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아무리 베여도 금방 상처가 수복되었고,

그의 공격에 피조차 흘리지 않았다.

마치... 죽지 않는 불사신처럼 느껴지는 존재들이었다.

팔을 절단하여도, 눈을 깜박이면 아무렇지 않게 다시 팔이 붙어있다.

그 황당함은 직접 겪어보면 어이가 없음을 넘어선 공포였기에,

곤충 괴물은 다급해지는 것을 느꼈다.

자신은 저들과 달리 상처가 생기면 점점 전투력이 저하되어갔고,

또한 출혈로 인해 서서히 지쳐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것만은 쓰고 싶지 않았는데.”


곤충 괴물은 무기를 크게 휘둘려, 거짓된 영웅들과 거리를 벌렸고.

그 직후. 곤충 괴물은 자신의 더듬이에 끼워져있는 반지를 향해 외쳤다.


“아공간 오픈!”


우우우우웅!


그 외침에 더듬이에 있던 반지에서 마법 문자들이 빛나기 시작하더니.

곧 4세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공간이 열렸다.

그러자 곤충 괴물은 팔을 잃은 반대쪽 팔을 그곳에 집어넣었다.


차르르륵!


그러자 그곳에서 뱀과 같은 것이 그의 팔을 그대로 타고 올라오더니,

곧 그의 목을 휘감은 상태로 고정되었고.

고정이 된 것을 확인한 곤충 괴물은 그곳에서 무언가를 쥔 상태로 팔을 꺼냈다.


철컥!


그것은 인간 남성의 팔 길이 정도 되는 쇠로 된 물체로,

현재 살인귀로서 싸우고 있던 월검향으로선 처음 보는 물체였다.

하지만. 그 물체를 본 마법소녀와 힐 하는 마왕으로서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화기!?”


“와! X발 잠깐만! 그건 반칙! 무슨 벌레가 총을 써!?”


그러한 그들의 반응에 곤충 괴물은 입에서 서리와도 같은 입김을 내뱉으며 말을 이었다.


“이것은 이번 전쟁에서 너희 연합군들로부터 노획한 병기로.

우리 레지나 연합은 이 위험한 무기를 우리의 것으로 사용하고자 개조했지.

이 무기는 우리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혔지만...

너희에겐 어떨까?”


그 말을 끝으로, 반짝이는 빛이 총구에서 퍼져나갔고.

화기에 대해 무지한 살인귀의 앞으로 마법소녀가 급히 튀어나왔다.


“<프로텍션>!!!!!!!!”


타다다다다닷!!!!!


그녀의 앞으로 새하얀 마법진이 나타나. 월검향으로선 이해가 안 되는 공격을 막아내 갔고.

뒤늦게 큰 소음이 울려 퍼지자. 월검향은 눈을 크게 떴다.


“저게 뭐야!?”


“너! 화기가 뭔지 몰라!?”


“?”


현재 살인귀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월검향은 언제까지나 중원 무림의 출신으로...

희미하지만 마나가 있는 덕에 화약이 발전하지 않는 곳이었기에,

월검향으로선 알래야 알 수가 없는 병기였다.

하지만 그를 제외한 마법소녀와 힐 하는 마왕은 화기가 있는 곳에서 왔기에,

화기의 위험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고 있었다.


“설명해드릴 시간이 없어요!

벌써 제 MP가 30%가 사라졌어요!

이대로라면....”


마법소녀의 E스킬인 <프로텍션>은 자신의 MP를 대가로 대신 공격을 흡수해주는 스킬로.

그녀가 여신에게 소환되기 전의 곳에선, 적들의 화기를 막고자 개발된 기술이었다.

본래 자신이라면 이걸 두른 상태로 화기를 쓰는 상대를 공격할 수 있겠지만.

현재 약해진 그녀로선 곤충 괴물의 공격을 막는 것도 막기 벅찼다.


“살인귀! 나는 오른쪽! 너는 왼쪽으로 가자!

저기서 나오는 총알을 맞지 않게 조심하고!

내 말이 이해됐어?”


“젠장! 저게 무슨 무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알겠어! 힐 하는 마왕!”


쇠로 된 물체의 불꽃이 튀는 곳에서 나오는 무언가가.

마법소녀의 프로텍션에 부딪히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는 월검향이기에,

그는 힐 하는 마왕의 제안을 바로 승낙했다.

이대로 가만히 있다간. 마법소녀의 MP가 모두 사라지게 되고.

그러면 그들이 접근할 기회조차 없어지기 때문이었다.


“셋 하면 간다! 하나! 둘! 셋!”


그 말을 끝으로 살인귀와 힐 하는 마왕은 각자의 방향으로 마법소녀의 등 뒤에서 튀어나왔고,

그러자 잠시 총구의 방향이 흔들렸다.

돌진해오는 힐 하는 마왕과 살인귀 중 어떤 존재부터 배척할지를 혼란한 것이었다.


“<섬소 무영화>!”


모습을 감춘 살인귀와 방패를 앞세우고 돌진하는 힐 하는 마왕.

누구를 먼저 노리기 쉬울지는 뻔했다.

그러자 총구가 힐 하는 마왕에게 겨루어지고...


“어째서 나야!?”


타다닷!!! 딸깍!


3발의 총성을 끝으로 빈 약실의 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러자 힐 하는 마왕은 가슴과 배 쪽에 3개의 구멍이 뚫린 상태로 지면을 향해 넘어져 갔다.

그 직후. 접근하는 데에 성공한 살인귀는 재장전을 하고 있는 곤충 괴물의 팔을 향해 외쳤다!


“<팔화경>!”


8개의 검격이 한 점으로 모여, 막 탄창을 집어넣고 있던 팔을 잘라냈다!

그것은 이전 전투로 인해 그의 갑피가 상당히 손상되었기 때문이겠지.

자신의 팔이 날아가자. 곤충 괴물은 자신의 앞에 모습을 드러낸 살인귀를 노려보았다.


“이 놈!!!!”


이 일격으로 E-403의 남은 팔은 2개.

팔을 잃었다는 사실에 격노한 곤충 괴물은 재장전을 위해,

무기를 놓지 않는 팔로 대검을 휘둘렸고,

그러자 살인귀는 뒤를 향해 몸을 숙였지만.

자신의 목젖을 스쳐 지나가는 칼날에 입술을 깨물었다.

살짝 스쳐 지나가기만 하더라도. HP란 것이 뭉텅이로 빠져나가는 시스템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철컥!


“망할!”


그가 공격을 피하기 위해 물러난 순간.

곤충 괴물은 지면에 떨어진 탄창을 몸을 지탱하는 발로 걷어차 올리더니.

공중에서 그대로 재장전해 버렸고,

그걸 본 월검향은 절로 욕이 나오는 것을 느꼈다.

스스로가 거리를 벌린 이상. 저걸 막을 방법이...


“오오오오오!!!! <방패충격>!”


탕!


다행히도 총구가 조준되기 전.

지면에서 일어난 힐 하는 마왕이 방패를 앞세우고는 곤충 괴물의 옆에 부딪혔고.

그러자 몸이 크게 흔들린 곤충 괴물은 제대로 조준하지 못하였다.

그 결과. 허공으로 날아가는 탄환이었고,

빈틈을 놓칠 리가 없는 월검향은 도약했다.


“<섬소 팔천>!”


팅!


[시스템 메시지 : 대상의 방어력이 당신의 공격력보다 높습니다.]


“망할 또 야!?”


목을 자르려고 하는데. 다시 뜬 시스템 메시지에 월검향은 분통 터지는 것을 느끼며,

자신에게 내려찍어지는 대검을 피하였고,

그 모습을 본 힐 하는 마왕은 망치를 휘두르며 외쳤다.


“방어력 문제면 특수 스킬을 써!

레벨업을 통해 포인트는 충분할 거 아니야!”


“그게 뭔데!!!”


“너도 나처럼 시스템이 알려주잖아! 그걸 물어보든가! 이 멍청한 놈아!

....컥!”


잠시 한눈을 판 순간. 힐 하는 마왕은 허리에 대검이 찍힌 상태로 나뒹굴어 졌고,

그걸 본 마법소녀는 겨우 추스린 몸으로 외쳤다!


“<디바인 슈터>!”


지면에 나뒹굴어진 힐 하는 마왕에게 겨루어진 총기를 향해 벚꽃색 마력의 빔을 쏜다.

그러자 방아쇠가 당겨지기 전. 마력의 빔에 그대로 휘말려 파괴되는 총기였고,

그 틈을 타. 살인귀는 외쳤다.


“망할! 특수스킬인지 말해봐!”


[시스템 메시지 : 살인귀님의 레벨은 5. 그러므로 현재 포인트는 20포인트.

살인귀님이 배울 수 있는 특수스킬은.

본질을 베어 넘기는 살인의 밤. 18포인트.

존재를 먹어치우는 검은 거미. 20포인트.

이지선다의 죽음뿐입니다. 10포인트.

그 외는 좀 더 레벨업을 하셔야 하며....

특수스킬은 일반스킬에 비해 위력이 높으나 쿨다운이 매우 길고,

또한 패널티가 있을 수가 있습니다.]


“패널티 없는 것은?”


[시스템 메시지 : <이지선다의 죽음>뿐입니다.]


“그럼 그걸로!”


스킬이 배워졌다는 메시지와 함께...

월검향은 자신의 앞에 날아온 지네 꼬리를 볼 수 있었다.


“마..망할!”


빌어먹을 시스템 메시지가 시야를 가려버린 것이 컸다.

그 공격을 막으려는 듯이 단검을 들어 올린 월검향이었지만.

곧 방어가 무색하게 그의 육체는 뒤로 나가떨어졌다.

그렇게 살인귀가 전투에서 이탈 당한 동안.

곤충 괴물은 무기를 막으려는 듯이 방패를 들고 오는,

힐 하는 마왕을 향해 몸을 지탱하는 발로 발차기를 날렸다.


“컥!”


방패에 막대한 중량이 부딪히자. 힐 하는 마왕의 균형이 틀어졌고,

그 틈을 타. 곤충 괴물은 자신의 무기를 내려 그렸다.


[시스템 메시지 : HP가 30%이하 입니다.]


“아...안 돼!!!”


제대로 막지 못한 탓인지. HP가 얼마 남지 않는 것을 느끼며.

힐 하는 마왕은 뒤늦게 다시 방패를 들어 올렸고...


“소용없다!”


곤충 괴물은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몸을 돌려 꼬리를 휘둘렸다.

그러자 방패를 놓은 상태로 나가떨어지는 힐 하는 마왕이었고,

그 직후. 곤충 괴물은 마무리 지으려는 듯이 도약하더니.

자신의 체중을 실은 대검을 힐 하는 마왕을 향해 찔러 들어갔다!!!


“누구 마음대로! 특수스킬! <이지선다의 죽음>!”


이탈 당해 있던 월검향은 자신의 단검을 곤충 괴물에게 내던지며.

스킬 설명을 읽어내려갔다.


피이이이이이잇!!!


파공음과 함께 고속으로 날아가는 단검. 그것은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공격에 불과했지만...


“단검을 상대에게 고속으로 투척한다라.

이 스킬은 매우 단순한 공격이지만...”


검로가 뒤틀려질 공격에 곤충 괴물은 무기가 없는 팔을 휘둘러 그 단검을 쳐냈다.

하지만 그 직후. 그의 품 안으로 살인귀가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다.


“이 공격을 막는 즉시.

내가 대상자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준다는 스킬이네.

넌 이걸 피해야 했어.

....공중에서 방향을 바꿀 능력이 있다면 말이지.”


콰직!


살인귀의 손이 가슴의 갑피를 부수고, 그 내부로 파고든다.

본래라면 피해를 주지 못하고 갑피에 막혀야 하는 공격이었지만.

여신이 거짓된 영웅들에게 준 ‘특수 스킬’이란 것은 그러한 물리법칙을 뒤틀고,

살인귀의 맨손이 곤충 괴물의 가슴을 ‘법칙’으로 뚫게 해주었다!


“컥!”


레지나 연합의 여왕을 지키는 개체이자.

서열 6위 괴물인 릴리스에 의해 탄생한 생물병기인 E-403은 일반적인 곤충들과는 달리.

내부를 지탱하는 잘 발달 된 내골근과 산소공급을 위한 심장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곳은 상당히 치명적인 부분이었고,

여신의 특수스킬로 발현된 ‘법칙’은 살인귀의 손이 그곳을 공격한다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놈!!!”


머리의 뿔을 급히 휘둘려, 살인귀를 떨어뜨렸지만.

그의 팔이 빠져나가자. 그곳에서 투명한 피가 분수처럼 흘러나왔고,

그걸 본 E-403은 순식간에 의식이 흐릿해지는 것을 느꼈다.

심장을 관통당한 이상. 아무리 강력한 생명력을 가진 릴리스의 생물병기라도.

살기 힘든 공격이었기 때문이었다.


“<섬소 팔천>!”


월검향은 그의 상처를 향해 단검을 휘둘렸고,

동시에 이 공격을 막는 경우. 바로 실행할 다음 스킬을 준비했지만...


“혼자는 못 간다!”


곤충 괴물은 막거나 피하지 않고, 그 공격을 오히려 맞아주더니.

역으로 살인귀의 머리를 향해 무기를 박아 넣었다.

그러자 통증을 느끼며 물러난 월검향은 신음성을 냈다.


“컥!”


[시스템 메시지 : HP가 30%이하입니다.]


남은 숫자는 2%.

그걸 본 월검향은 눈을 크게 떴다.


‘이 자식... 같이 죽을 작전으로...!!!’


“받아라라라랏!!!!”


그런 살인귀를 구하기 위해, 힐 하는 마왕은 생명이 얼마 안 남은 곤충 괴물을 등 뒤에서 습격해왔다!


“올 줄 알았다!”


콰직!


“어....?”


하지만 곤충 괴물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는 듯이 바로 방향을 바꾸더니,

오히려 도우러 온 힐 하는 마왕의 배를 대검으로 관통시켰다.

그러자 경악한 힐 하는 마왕은 자신의 배를 보았고...

곧 그곳을 뚫은 대검을 볼 수 있었다.


“아....안 돼.... 이건....”


파직!


그곳을 중심으로 실금들이 퍼져나가더니, 곧 얼마 지나지 않아.

힐 하는 마왕의 육체 전체로 퍼져나갔다!

그 모습에 월검향은 경악했다.

그것은 그가 이전에 싸웠던 ‘매운 갈비’와 너무나 닮아있는 최후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콰지지지직!!


벽이 무너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힐 하는 마왕의 모든 것이 파편화되어 사라져갔다...


[시스템 메시지 : 힐 하는 마왕이 사망하였습니다.]


“아....아.....”


7명의 거짓된 영웅들 중...

한 명이 죽어버렸다...

이 사실에 월검향은 경악했지만.

아직 전투가 끝나지 않은 것을 느끼고는 곤충 괴물을 향해 뛰어들었다.


“네 이놈!!!! <섬소 참살>!”


상처 단면을 벌린다. 그와 동시에 마법소녀는 외쳤다.


“<태세전환>!, <스타....>!!!”


마법 소녀의 육체가 고속으로 돌진해가더니.

곧 곤충 괴물의 상처 단면으로 그녀의 지팡이를 박아 넣었다!


“<브레이커>!!!!!!!!!!!!!!!!!”


그러자 막대한 마나가 사방으로 분출되더니,

곧 곤충 괴물의 외피 여기저기서 금이 그어져,

그곳을 통해 마나가 빠져나왔다!

그 결과...


“크아아아아아앗!!!!!”


파아아아아아앙!!!


단말마와 함께 곤충 괴물의 상체가 완전히 사라졌고,

하체는 상체를 잃은 상태로 지면을 향해 서서히 쓰러져갔다.

그 직후. 마법소녀는 힐 하는 마왕이 있었던 자리로 갔다.


“지키지... 못 했어요..”


“...어쩔 수 없었어.”


월검향은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스킬들을 이용했지만.

그 결과. 7명의 거짓된 영웅들 중 벌써 하나가 죽어버렸다.

그 사실에 월검향은 이마를 짚었다.

힐 하는 마왕이 죽은 이상...

7명이 아닌. 6명이 666의 괴물들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었다..

그가 그렇게 생각에 잠긴 동안.

그들은 주위에 있던 곤충 무리들에 동요가 생기더니,

썰물 빠지는 듯이 빠져나가는 그것들을 볼 수가 있었다.


“...물러나는군.”


“이곳을 지휘하던 개체가 죽어서.

여왕에게 새로운 명령을 받기 위해서 돌아가는 거라 그럼.

....아마도 오늘은 더이상 싸울 필요가 없을 것.”


“...대도서관.”


책들과 함께 부유하는 소녀와 다른 거짓된 영웅들이 월검향이 있는 곳으로 걸어왔다.

다가오는 거짓된 영웅들의 주위에는 수많은 레지나 연합의 시체가 쌓여있었고,

그들에게 막대한 관심이 가 있었기 때문에,

최후를 맞이한 장군 계급을 도울 수가 없었던 거였겠지.


“힐 하는 마왕은?”


“....죽었어.”


살인귀의 설명에...

이제야 도달한 거짓된 영웅들의 표정이 굳는다.


“...........”


“...망할.”


“...그렇군. 알겠음.”


다만 대도서관만은 그렇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신의 주위에 떠도는 책들 중 하나를 집어.

되돌아가기 위한 술식을 읽어 내려갔을 뿐이었다.

그 모습에 마법소녀는 대도서관에게 물었다.


“....안 슬퍼?”


“우리는 모두 오늘 만난 존재들.

모든 생명은 언젠가 죽음.

우리도, 신도, 괴물들도.

모든 것에겐 죽음이 있음.

죽으면 죽은 것임.

그러므로 슬퍼할 이유 없음.”


“...감정이 없구나 너.”


“그런 말 자주 들음.

하지만 난 수 천 년이란 세월을 살아옴.

감정이란 시간이란 개념에 메말라버리는 것.

나에겐 ‘지식’이 최고의 가치.

목숨은 그 다음 순위. 게다가...”


“...게다가?”


“우리가 과연 죽을 수 있을 것 같음?”


“......???”


그 말에 모든 거짓된 영웅들은 대도서관을 보았고,

그녀는 워프 게이트를 열어가며 입을 열었다.


“궁금하면. 여신에게 직접 물어볼 것.

우리는 목줄이 착용 된 개.

그렇기에 어떠한 목표가 있음.

그 목표가 사라지지 않는 한.

우리들에게 죽음은 끝이 아님.”


“대체... 무슨 말이야...?”


“<마법사의 지식>사용. <워프 게이트>!”


다들 대도서관의 말에 의아해했지만.

불친절한 대도서관은 그저 술식을 완성 시켰을 뿐이었고.

그러자 그들의 육체는 빛에 휘감겨갔다...


--------------------------------------------------------


“잡것들이 물러나는군. 쓸모가 있는 잡종 같으니.”


요새의 아래.

곤충들의 사체가 지면에 산처럼 쌓여있고, 드문드문 구덩이가 만들어진 곳.

그곳이 내려다보이는 성벽 위에서 영웅왕은 급히 물러나기 시작한 레지나 연합의 군집을 보며.

그가 소환했던 병장기들을 손짓 한 번으로 모두 회수하였다.

저것들을 추격하는 것은 그의 성미에는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의외로 협조해주시는군요. 영웅왕님.”


“...프레이야.”


영웅왕이 등을 돌리자. 그곳에는 람히르를 꼭 닮은 여신이 방긋 웃으면서,

뒷짐을 진 상태로 그를 따뜻하게 보고 있었다.

누구라도 마음을 열 것과도 같은 미모.

하지만 영웅왕은 인상을 찌푸렸을 뿐이었다.


“착각하지 마라.

이것은 언제까지나 외적에 대한 격퇴일 뿐.

네년 따위를 돕는 것이 아니다.”


“그런 것치고는 잘 협조해주셨군요?

오만한 당신이라면 거부하고 놀 거라 생각했는데...”


여신의 물음에 영웅왕은 저 멀리 지평선을 바라보았다.


“여신. 네년도 느껴지겠지?”


“...과연. 특수 스킬인 <천리안>인가요.

당신도 저 존재가 보이나 보군요.”


그 말과 함께 프레이야도 영웅왕의 시선을 따라. 지평선 너머를 보았다.

그러자 영웅왕은 입을 열었다.


“오고 있다...

지독할 정도의 악성의 존재가...

이 영역을 향해 또렷하게 오고 있다.

짐은 수많은 신화를 만들어낸 영웅이나.

그러한 나조차 저러한 기척은 감지하지 못했다.

이곳에 갇혀있는 이상.

저 존재에게 우리는 독 안에 든 먹이일 터.

그렇다면... 최대한 이곳의 전력을 보존하는 것이 옳다.

게다가....”


영웅왕은 흔들리는 눈동자를 조금 움직였다.


“저 존재는... 그 누가 와도 절대 못 막을 것이다.”


“그 방향은..

괴물들의 왕. 네메시스 말이군요.”


“...저 존재에 대해 알고 있나?”


“현재 ‘666의 괴물’들이란 존재들을 이끌고 있는 그들의 왕이자.

세상을 먹어치우는 최악, 최강의 괴물이지요...

하지만 저 존재가 이곳에 올 일은 없을 겁니다.

현재 빛의 주신님에게 정신이 팔린 중이라...”


“....666의 괴물?”


666의 괴물이란 이름에 흥미를 보이자. 여신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 세상이 창조주에게 만들어진 후.

‘행성’, ‘우주’, ‘계’, ‘차원’, ‘세계’ 단위로 수많은 역사와 전설들이 생겨났지요.

그래.. 그 과정에서 영웅들과 악당들도 나타났습니다.

어떤 이는 행성을, 어떤 이는 차원을.

주신님들의 입장에서도 위험하기 짝이 없는 존재들은.

주신들이 직접 나서서 미리 가지치기를 해왔지요.

그들은 모두 죽은 존재들입니다.

정확히는... 죽었다가 부활했달까요?

더 강해지고, 더 미쳐버렸지요.

그리고 영혼을 탐하며, 욕망이 끝이 없는 존재들입니다.

그들은 서로가 모여, 먹고 먹혔으며.

666의 괴물들이란 그들의 정점입니다.

그리고 현재 세상을 멸망시키는 데에 앞장선 악의 존재들이지요.

당신이 보는 네메시스란 존재는. 그런 그들을 모조리 통솔하는 악성의 왕입니다.”


“그럼... 이곳에 오고 있는 기척은...”


“악성의 왕을 따르는 666의 괴물들 중 하나겠지요...

그곳에 속한 존재가 오면. 단단히 각오하셔야 할 겁니다. 영웅왕.

당신이 한 국가를 대표하는 영웅이란 것은 알지만.

그들은 모든 것들을 먹어치우는... 종말.

그 자체와 같은 존재들이니...”


“그렇다면 이곳은 멸망하겠군.

짐도, 네년도, 그리고 저 얼빠진 거짓된 영웅들과 나의 백성들도.”


“맞아요. 아마 멸망하겠지요.

하지만... 곱게 죽어주기에는 억울하지 않아요? 영웅왕님?”


“그것은 맞는 말이다. 그러니...”


영웅왕은 시선을 돌려, 자신이 소환된 곳을 바라보았다.


“저 잡종들을 키워야겠군.”


“맞아요. 영웅왕. 그 부분에선 우리들의 의견은 같은 것 같으니.

이 전쟁이 끝날 때까진. 저에게 협조해주시겠어요?”


“......”


그 말에 영웅왕은 저 멀리서 다가오는 기척을 한 번 바라보더니.

곧 이 방법밖에 없음을 깨닫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이상. 짐을 이용하려고 한다면.

짐을 널 죽일 거다. 여신.”


“마음대로 하시지요. 후훗.”


그 말을 끝으로 프레이야 여신은 모습을 감추었고,

그녀가 사라진 뒷자리를 영웅왕은 조용히 지켜보았다...


--------------------------------------------------


한편. 성벽 위에서 지친 필멸자들은 벽에 기댄 채로 쉬고 있었고,

이 순간만큼은 다들 종족구별 상관없이 얼굴에 안도의 빛을 나타내고 있었다.

평소라면 서로에게 이빨을 드러내도 이상하지 않는 종족들이라도.

공동의 적인 괴물들이 있는 이상.

모두 등을 맡겨야만 하는 동료들이었고,

또한 이곳에는 차원, 세계에 따른 구분 없이 병력을 끌어들이다 보니.

다양한 모습들이 섞여 있었다.

자신의 검에 기름칠하는 오크병사부터.

주술에 필요한 주물을 정리하는 인간 주술사.

상처에 진흙을 바르며 겨우 출혈을 막은 거인과.

찢어진 자신의 날개를 마법으로 재생하는 드래곤.

천족에게 치료를 받는 마족부터.

심지어 총기의 부품을 해제하여, 내부 그을림을 닦는 병사까지 말이다.

그리고....


“야! 임마! 총기 내부를 그딴 식으로 닦는 놈이 어디 있어!

이등병이라지만 어리바리 할래?

훈련소에서 안 배웠어?”


“아...아닙니다!”


“여기가 안이지. 바깥이야!?”


“죄...죄송합니다! 병장님.”


방금 전에 전투를 벌이고도. 어리바리한 이병의 모습에 한숨을 쉰 병사는 머리를 긁적이더니,

그의 앞에서 총기를 분해해서 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었고.

어설프게 따라 하는 이등병의 모습에 한숨이 늘어나는 것을 느꼈다.


‘이 녀석은 아무리 봐도 어리바리하단 말이야.

이런 녀석을 전장에 데려올 정도로 사태가 안 좋은 걸까?’


지옥 같은 666의 괴물들이 날뛰던 곳에서 겨우 살아남아 이곳까지 흘러올 수 있었던 것은 병장에겐 행운이었다.

이곳에는 그 망할 666의 괴물들이 날뛰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그곳에서 벗어나면서 우연히 만나게 된 눈앞의 이병은 분명 군복을 입고 있는데도.

어리바리한 것은 둘째 치고, 전쟁의 긴장감이 없는 이상한 녀석이었다.

아무래도 666의 괴물들에 대한 공포 때문에 제대로 맛이 가버린 것 같은데...

다행인 점이라면 곱게 미쳤달까? 가르쳐주는 대로 잘 따라와 주고.

시키는 일은 제대로 해주고 있었다.

뭐랄까...

이 녀석은 훈련소도 안 나온 일반인과 같았다.

군화 끈도 제대로 묶을 줄 모르고,

군 계급도 엉망으로 알고 있는...

이상한 녀석이었다.

이런 녀석도 전장에 굴러다니는 것을 보면.

지휘부의 사태가 꽤나 안 좋다는 거겠지...


“내가 이곳에 살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빌어먹을 666의 괴물들이란 놈들만 안 오면 좋겠다만...”


그가 만난 666의 괴물들만 하더라도 2명.

그런데도 한 달 넘게 이 전쟁에서 살아남은 것을 생각하면.

자신의 목숨은 생각보다 질길지도 모른다.

만약 조금이라도 운이 나빴으면...

자신은 어떤 괴물의 위장에 있었을지 모른다.


“만약 네가 666의 괴물들을 보면.

뒤도 보지 말고 바로 도망쳐라.

그 녀석들은 정말 지독하기 짝이 없는 괴물들이니까.

절대 상대해서는 안 돼.

그 빌어먹을 666의 괴물들은 완전 괴물들이라고.

뭐... 넌 어리바리하니까.

666의 괴물에게 바로 죽을지도 모르겠다.”


“네? 제가 666의 괴물들에게?

...아! 넵!!!

알겠습니다. 병장님.”


“...이상한 녀석 같으니.”


걱정이 전혀 없는 이병의 모습에 병장은 혀를 차더니,

이제 얼마 남지 않는 담배들 중 하나를 입에 물었다.


“근데... 너 이름이 뭐라고 했지?”


“이병 ‘야.누.스.’입니다!”


병장의 질문에 4세계 서열 3위 괴물.

야누스는 시원하게 대답했다고 한다...

그는 현재. 프레이야의 결계 내부에서 2세계 병사 행세를 하고 있었다...


----------------------------------------

네메시스가 미쳐 날뛰고, 플로라가 중상일 무렴.

666의 괴물들에 대한 지휘권은 야누스에 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엘리스에게 멋대로 지휘권을 줘버리고는 전장 중반에 모습을 감추었고,

이때의 그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는 다른 666의 괴물들조차 모른다.

분명한 점은...

그가 힘을 전혀 발휘하지 않는 상태로 조용히 잠적하고 있었던 것이다...

엑스트라 괴물들은 야누스가 전쟁에서 놀기만 했다고 말하지만..

666의 괴물들은 모두 입을 모와, 차라니 이 편이 낫다고 말한다.

만약에 그가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천 년 전 전쟁에 가담했으면...

거기에 휘말려 죽는 666의 괴물들이 한둘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이다...

-천 년 전 전쟁의 야누스에 대한 서술-


작가의말

본격 최강의 이등병 놀이를 하고 있는.

야누스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29 제 429화 부메랑처럼 되돌아온 원한. +1 23.03.05 8 2 20쪽
428 제 428화 절망 속에서 꽃피는 희망. +1 23.03.05 7 2 22쪽
427 제 427화 제1의 성. 알타반 요새 함락. +1 23.03.05 9 2 30쪽
426 제 426화 퍼져나가는 절망. +1 23.03.05 9 2 24쪽
425 제 425화 666의 괴물의 침공. +1 23.03.05 10 3 35쪽
424 제 424화 물의 정령왕. 엘. +1 23.03.05 8 2 22쪽
423 제 423화 잠시동안의 휴식. +1 23.03.05 8 2 21쪽
» 제 422화 쓰러진 영웅. +1 23.03.05 13 2 39쪽
421 제 421화 여왕을 공격한다! +1 23.03.05 10 2 26쪽
420 제 420화 모습을 드러낸 영웅왕. +1 23.03.05 9 2 23쪽
419 제 419화 곤충들의 공세와 요새 방어전. +1 23.03.05 7 2 25쪽
418 제 418화 침공해오는 레지나 연합. +1 23.03.05 9 2 14쪽
417 제 417화 거짓된 영웅들의 만남. +1 23.03.05 11 2 23쪽
416 제 416화 흡혈귀와 강의 여신. +1 23.03.05 8 1 27쪽
415 제 415화 7명의 거짓된 영웅들의 이야기. +1 23.03.05 8 2 22쪽
414 제 414화 '종말을 삼키는 자'의 테스트. +1 23.03.05 8 2 27쪽
413 제 413화 광기에서 춤추는 기만의 조커. +1 23.03.05 11 2 32쪽
412 제 412화 슈퍼히어로와 고블린. 그리고... +1 23.01.20 27 2 40쪽
411 제 411화 달을 베는 고블린 +1 23.01.20 25 2 24쪽
410 제 410화 달이 추락하는 날. +1 23.01.20 34 2 27쪽
409 제 409화 영웅과 악당. +1 23.01.20 29 2 27쪽
408 제 408화 슈퍼히어로의 힘을 가진 소녀. +1 23.01.20 36 2 24쪽
407 제 407화 여신의 전설과 검의 행방. +1 23.01.20 40 2 16쪽
406 제 406화 괴물과 인간 그리고 플레이어. +1 23.01.20 69 2 32쪽
405 제 405화 이세계에서 찾아온 침략자. +1 23.01.20 24 2 16쪽
404 제 404화 땅콩으로 비행기를 돌려보자! +1 23.01.19 29 2 21쪽
403 제 403화 세계수의 영역을 떠나다. +2 22.12.12 66 3 21쪽
402 제 402화 침실로 찾아온 드래곤. +1 22.12.12 36 3 18쪽
401 제 401화 엘프와 버블티를! +1 22.12.12 38 3 26쪽
400 제 400화 꼬마 람히르와 눈싸움을! +1 22.12.12 39 3 1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