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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카마엘 님의 서재입니다.

매일 아침 게이트가 열린 시간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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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6.26 16:03
최근연재일 :
2024.06.2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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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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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게이트가 열린 시간으로 돌아온다 - 2

DUMMY


“RPG 게임 알아? 보통 그런 게임을 할 때, 나같은 타입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돌아. 마을 사람 한 명, 한 명에게 전부 말 걸고 항아리 다 깨고 혹시라도 놓친 이벤트 없는지 일일이 다 확인하는 스타일이거든. 이게 100%를 채우기 위해서 하는 게 아냐. 왠지 놓친 게 있으면 허전해. 불안하고. 어떤 건지 알 거 같아?”


내 말에 임프는 무슨 개소리하냐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

“음. 여기까지는 100%가 완료됐단 의미지.”

“무, 뭐?”

“가장 최적의 루트, 숨겨진 몬스터, 최고의 효율은 더 이상은 없다는 거야. 그러니까 다음에 또 널 보면 이런 대화는 안할 거야. 의미가 없거든. 그러니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물어볼게. 지금 소감은 어때?”


임프를 도와줄 부하는 더 이상 없다.

내가 직접 임프의 마법을 유도하며 전부 처치했기 때문이다.

그 탓에 부하의 경험치를 먹지는 못했지만, 다음 파트를 생각하면 역시 이게 최선인거 같다.


역시 소감을 말할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사실 두 번째 물어보는 거라 반응은 이미 알고 있었다.

대신에 날개를 최대한 낮게 내리깔며 날 응시했다.

저것도 이미 몇 번이나 봤던 행동이다.

공격마법을 쓰는 게 아니라, 자신을 탄도로 쓰기 위해서 내거는 자폭의 수.


“그거 안 통한다. 라고 해도 이 악물고 마법을 쓰려하겠지. 지금처럼.”


빠르게 외우기 시작하는 주문.

하지만 소용없다.

지금의 나는 직업이 마법사인데다가, 캐스팅 어질리티에만 특성을 5개 넣으며 임프보다 훨씬 빠르게 주문을 외우는 게 가능하다.

그게 가능하다면 이런 짓도 가능해진다.


《마락카크의 불꽃. 》

》.꽃불 의크카락마 《


스펠 반전.

마력을 들일 필요도 없이, 상대의 스펠을 동일한 순서대로 반대로 외우면 벌어지는 캐스팅 무효화 스킬이다.

사실 이건 스킬이라기 보단 시스템적으로 버그에 가깝다.

완전 동일한 시간에 동일한 순서대로 동일한 주문을 외워야만 한다.

그 말은 상대가 뭘 쓰는 지, 언제 쓰는 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가능한 기술이란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몸을 내던지며 자폭공격을 하려던 임프는 스펠 반전에 뭔지도 모른 채 허약하게 내 품에 안겨들었다.

가엽게 시리.


“뭐, 뭘...”

“그만 놀라. 식상하단 말야.”


봉제인형을 받은 소녀처럼 임프를 품 안에 꼭 쥔 후, 스텝 대신으로 쓰고 있던 박쥐날개단검으로 임프의 날개를 찢었다.

좌아아악!

같은 계통의 무기다보니 날이 빠지거나 내구성이 닳지는 않는다.

오히려 박쥐날개단검이 임프의 날개를 흡수하며 등급이 올랐다.


『박쥐날개단검 Lv.1이 날개사냥꾼의 단검 Lv.1로 진화하였습니다. 』


“자. 그러면 작별인사 해야지. 토젤마락.”

“그, 그 이름을 어떻게...!”


나는 임프의 진명을 부르며 임프를 복종시켰다.

원래는 해선 안 될 행위다.

이름을 불림으로서 임프는 게이트 너머에서 가졌던 모든 힘을 개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날개가 잘린 임프는 뿔없는 유니콘이랑 다를 바가 없거든.

그냥 신화 속의 존재에서 평범한 포유류가 되버린 거다.


이름을 불러선 안되는 이유가 또 있다.

임프의 진명을 말함으로, 조금씩 나는 불꽃 임프로 변화하게 된다.

하지만 그 대가로 임프가 가진 모든 힘을 넘겨받게 된다.


“이제와 말하지만, 굳이 이 루트를 택하는 건 너가 제일 경험치도 많이 주고 말도 많았기 때문이야. 다른 녀석들은 자존심이 세서 절대 진명을 말 안 해주더라고. 눈앞에서 다 죽어가도 말야. 하지만 너는 그러지 않지? 그래서 이 루트가 확정루트라 확신한 거지.”

“너, 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대체 무슨 말이야!”

“그냥 이 말을 하고 싶었던 거지.”


뒤룩뒤룩 튀어나온 눈으로 날 노려보는 임프를 향해 다정하게 속삭여주었다.


“넌 호구새끼였어.”

“캬아악! 캬아아아!”


모욕을 당한 채 이름마저 빼앗긴 임프는 그대로 재가 되며 산화해버렸다.


『불꽃 임프 토젤마락의 업보를 계승합니다. 』

『24일동안 인간에서 임프로 변화가 진행됩니다. 』

『불꽃 임프 토젤마락의 능력을 계승합니다. 』

『Lv. 19를 달성하였습니다. 』

『한계레벨에 도달하여 레벨성장이 멈춥니다. 잔여 경험치는 능력으로 환산됩니다. 』

『퀘스트가 발생했습니다. 』

『퀘스트를 수행하고 나면 특성이 개화된 직업의 선택이 가능해집니다. 』

『두 번째 퀘스트 : 던전을 공략하고 그 증표를 획득하십시오. 』


토젤마락과의 싸움을 끝낸 후 시간을 확인했다.

8시 48분.

12분 남았네.


이제 곧 있으면 블랙존에서 던전이 생성될 예정이다.

당장의 목적은 그 던전에 들어가는 것.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

그대로 돌아서며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


“안 꺼져? 구경 끝났으면 죄다 꺼져!”


어, 음.

찝찝하긴 하지만 이 방법이 최선이다.

어디어디로 대피하세요 라며 친절하게 알려주는 방법도 써봤다.

하지만 친절하게 대해주면 따라오는 사람들이 생겨버린다.

던젼에 데리고 가는 건 더욱 안 된다.

내 던전 공략은, 죽는 순간 매일 아침 게이트가 열린 시간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기반으로 쓰는 방법이다.

즉, 나는 던전의 어느 곳에서 죽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그때 남은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평행세계란게 존재한다면 그 시점부터 그 사람들은 자신의 힘만으로 살아남아야 한다.

그건 죽으란 이야기나 다름없다.


무엇보다도 지금의 나는 이레귤러 확정이다.

원래대로라면 지금 시점에서 인간은 결코 가이드를 죽이지 못한다.

병기를 쓴다고 해도 불가능하다.

이 세계의 무기는 게이트 너머에서 넘어온 몬스터에게 통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통하긴 하지만, 대부분의 충격이 흡수되어 버린다.

몬스터를 상대하기 위해서 필요한 건 괴물에게서 빼앗은 아이템, 혹은 특성이나 능력을 포함한 공격뿐이다.


그런데 가이드로 지정된 몬스터가 죽었다.

튜토리얼이 시작됨과 동시에 튜토리얼 보스를 끝내버린 것이다.

게이트를 연 존재는 이것을 굉장히 불쾌하게 여길 것이고, 사정을 파악하기 위해 보다 높은 등급의 몬스터를 보내게 된다.

그러니 그 몬스터가 오기 전에 어서 도망쳐야 한다.

사람들을 대피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윽박지르는 게 최선이었다.


사람들의 기척이 사라지고 얼마 지나지않아 던전이 열리기 시작한다.

검은색 포탈.

이 안으로 들어가면 현실세계가 이면세계화된 모습의 던전이 드러나게 된다.

입장.


『최초로 던전에 입장했습니다. 』

『공략하는 자의 호칭이 붙습니다. 』

『최초로 던전에 혼자서 입장했습니다. 』

『솔플러의 호칭이 붙습니다. 』


이 메시지를 들을 때마다 궁금한 게 있다.

최초의 업적 호칭은 의외로 쓸만하다.

그러니 가능하다면 독식하는 게 좋다.

그런데 최초의 살인자 업적은 어떡해도 안 붙는다.

내가 일어나는 시간이 게이트가 열린 시간과 다소 차이가 있으니 그런걸까.

일어나자마자 자살해본 경험으론 최초의 살인자 업적이 붙질 않았다.


그러면 이쯤에서 스탯을 확인해보자.


[이름 : 이성훈 ]

[직업 : 불꽃 마법사 ]

[레벨 : 19 ]

[부여받은 호칭 : 고블린 종족 학살자, 위기 극복자, 공략하는 자, 솔플러 ]

[고블린 종에게 2배의 데미지를 입힙니다. ]

[위기의 순간에 0.5초간 절대가속의 효과를 받게 됩니다.

[던전을 공략하는 동안 추가스탯이 적용됩니다. ]

[던전을 공략하는 동안 추가보상이 적용됩니다. ]

[힘 : 19(+27) ]

[지능 : 224(+236) ]

[민첩 : 65(+94) ]

[매력 : 3(+5) ]

힘이 높다고 더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지능이 높다고 더 똑똑해지는 건 아니다.

저 수치는 몬스터와 싸우게 될 때, 해당 몬스터의 스탯과 비교하며 들어가는 데미지에 영향을 준다.

힘이 높을수록 물리 데미지에 영향을 받는다..

지능이 높을수록 마법 데미지에, 민첩이 높을수록 원거리 데미지에.

그리고 매력이 높을수록 정신성 주문에 저항수치를 띄게 된다.

본래 개인의 스탯과는 크게 연관이 없다는 이야기다.

내가 매력이 없는 게 아니란 거다.


하아. 불꽃 임프화 중인 영향도 있을테니 열내지 말자.


이면세계화된 탓에 주변의 건물은 벌써 부식된 모습이다.

이 던전의 이름은 칼그마락의 둥지.

불꽃 임프의 하위 호환 몬스터가 보스인 던전으로, 불꽃 내성이 없이 진입하게 되면 입장부터 정확히 1시간 후 피부부터 녹아내리게 된다. 그리고 1시간 30분이 지나면 모든 피부가 녹아서 죽게 된다.


재밌는 점은, 던전 밖에선 불꽃 내성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거다.

즉, 이 던전에 입장하고 난 후 1시간 안에 불꽃 내성이 있는 아이템을 획득해야만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다행히 난 그럴 염려가 없다.

불꽃 임프화가 진행 중이라 불꽃에 면역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 그러면 던전 밖에서 불꽃 내성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는 건가.

뭐, 중요한 건 이 던전에 있는 동안 다른 사람이 들어올 일은 없다는 거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목적을 상기하자.

토젤마락의 힘을 취했으니, 그 녀석보다 급이 낮은 칼그마락의 힘이 필요하진 않다.

아이템의 획득이나 경험치를 얻기 위해서도 아니다.

어차피 내일이 되고나면 리셋될테니까.

그럼에도 여기서만 얻을 수 있는 게 있다.


토젤마락과 같은, 또 다른 가이드의 진명.


이 던전의 위치를 알기까지 1년이 걸렸고, 토젤마락을 잡기까지 3년이 걸렸다.

그 와중에 다른 가이드를 공략해보기도 하고, 정보를 습득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렇게 모은 정보를 취합한 결과, 토젤마락의 힘을 흡수한 것처럼 다른 가이드의 진명을 알아내는 게 목적에 가까워질 수 있는 수단이라 확신을 갖게 되었다.


내 최종 목적.

그건 이 게이트를 하루만에 닫게 만드는 것이다.

그것이 이루어져야 나도 이 지옥같은 루프에서 벗어날 수 있을 테니까.


루프는 진짜 지옥이다.

차라리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하면 좋으련만, 매일같이 죽음을 경험해야만 한다.

고통을 잊기 위해 쾌락을 쫓아보기도 했다.

하지만 단 하루의 쾌락에 비해 죽음이라는 고통은 너무 깊기만 하다.


다음 날 아침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건 더욱 바보같은 짓이다.

그냥 죽는 건 육체적인 고통이지만, 다음 날 아침 7시 59분이 되면 정신적인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

마치 영혼을 갈기갈기 찢어버리는 느낌.

그 괴로움을 해소하기 위해선 그 다음 날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육체적인 죽음이 오기를 기다려야만 한다.


이 지옥을 끝낼 유일한 방법은 게이트를 닫는 것 뿐.

그러니 간다. 어디라도.

그러니 한다. 무엇이라도.


다른 사람이라면 절대 하지 못할,

게이트가 열린 날 바로 던전을 공략하는 일이라도 해내야 한다.

그래야만 이 지옥이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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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곳곳에 숨어 있다가 달려드는 임프를 처치하며 목적지로 향했다.

백 개의 빌딩.

그중에 칼그마락이 숨은 건물은 한 곳 뿐이다.

그곳이 어딘지 굳이 헤멜 필요는 없다.

몇 번이나 와봤으니까.


“캬아아악!”


던전의 중간 보스인 날개를 뜯어먹는 사냥개가 날 막아섰지만, 역시 두려워할 바는 안 된다.

공략 방법은 이미 숙지하고 있으니까.

마법 내성이 있는 몬스터이기에 마법으로 잡으려고 하면 안 된다.

유인해야 한다.

임프가 있는 둥지까지 유인하고 나면, 날개를 가진 임프와 사냥개가 서로 싸우게 된다.

그 싸움동안 피해를 최소화한 후, 임프와 사냥개를 둘 다 처리하는 게 공략 방법이다.


“몇 번을 봐도 정은 안 드네. 그렇지?”


다른 공략 방법은 물리적인 데미지를 주는 정식 공략법이다.

하지만 그 공략을 위해선 최소 12레벨 이상이 5명 이상 모여 있어야만 한다.

19레벨에 불꽃 마법사인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하지만 오늘은 세 번째 방법을 택하자.

그 방법을 쓰고 나면 던전을 나갈 수 없을 테지만, 오늘의 목적은 달성할 수 있을 테지.


“하지만 오늘은 네가 나한테 정이 들어야 겠다.”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에게 말을 걸며 주문을 외웠다.


《스테이터스 반전. 》


원하는 스테이터스의 수치를 서로 바꾸는 마법.

이 마법을 씀으로 내 스테이터스가 바뀌었다.


[힘 : 19(+27) ]

[지능 : 3(+5) ]

[민첩 : 65(+94) ]

[매력 : 224(+236) ]


매력과 지능을 바꾼다.

사냥개의 스탯 중 가장 수치가 낮은 것은 매력.

그러니 지금 매료계 주문을 건다면 사냥개는 100% 확률로 내게 종속된다.


《지배하는 자의 각인. 》


하지만 이로 인해 내 모든 마나가 소진됐다.

더 이상 마법을 쓸 수도 없다.

지능이 8이 되었기 때문이다.

... 아이큐가 8이 아니다.


“끼잉. 끼이잉.”


방금 전까지 날 보며 침을 흘리던 미친개가 지금은 애완견마냥 순둥해져서 몸을 부비고 있다.

그래도 쓰다듬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더러워.


“자, 너가 해야 할 일은 알고 있겠지?”


주인을 따르는 본성은 개의 특성인걸까.

아니면 주술의 효과인걸까.

따로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내가 하고자 하는 걸 정확히 파악하고 있으니 주술의 효과에 가깝다고 생각된다.


“컹!”


사냥개가 침을 튀기며 답했다.

사냥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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