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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

SSS급 공무원이 힘을 안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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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훤
작품등록일 :
2024.07.26 02:50
최근연재일 :
2024.08.23 16:1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48,845
추천수 :
718
글자수 :
170,442

작성
24.07.2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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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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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글자
13쪽

SSS급 공무원이 힘을 안 숨김(4)

DUMMY

“이야~ 그래도 신형 세단이 참 좋긴 좋아. 우하하하.”


아버지는 내심 기쁘신 모양이었다.

돈도 없는 녀석이 무슨 차를 샀냐며 나무라셨지만, 각성해서 게이트 토벌을 해 떳떳하게 번 돈으로 차를 뽑았다고 설득하니 기쁜 마음을 굳이 숨기려 하지 않으신다.


“아휴. 우리 석두가 취직할 때 써야 하는데···.”

“엄마. 저 이미 취직한 거나 마찬가지예요.”

“정말?”

“각성자 공무원은 실력이 제일이니까요.”


엄마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물을 글썽이셨다.

아들 때문에 맘고생이 심하셨는데, 회귀 전에는 취직했어도 매일 같이 물 받아놓고 기도를 드릴 정도로 속을 썩였었다.


이젠 그런 일은 없어야지.


“안정적인 직장이니까 이제 걱정하지 마요.”


이 얼마나 아름다운 가족의 풍경이란 말인가.

과거에는 왜 알량한 정의감에 불탔는지 지금 생각해도 모를 노릇이다.


행복한 드라이브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려던 그때.

콰앙- 하는 소리와 함께 충격이 차에 전해졌다.


뒤에서 누군가가 박았다.

그걸 확인한 석두가 차에서 내렸다.


검은 세단.

당당히 박아놓고도 차에서 내리지 않는 운전자에 심기가 불편해진 석두.


“어이.”


쾅쾅.


차체를 나름 젠틀하게 두드렸지만 지진이 난 것처럼 세단이 덜컹거렸다.

그 바람에 안에 있던 운전자가 깜짝 놀라 창문을 열어젖혔다.


“뭐야, 이 새끼야!”

“새끼? 내가 왜 니 새끼야?”

“이 어린··· 놈은 아니지만 건방진 새끼.”


사람은 자고로 말이 통해야 하는 법이다.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은 개돼지나 다름없다.


석두는 운전자의 멱살을 잡아 올려 그대로 바닥에 매쳤다.

창문으로 튀어나온 몸이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지자 운전자의 표정은 가관이었다.


이게 현실인가?

내가 꿈을 꾸는 건 아닐까?

싶은 표정으로 석두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잘못했으면 먼저 사과를 하는 게 인지상정이지.”

“너··· 내가 누군 줄 알고 이러는 거야? 앙?”

“떼인 돈 받으러 와서 그런 것까지 알아야 하니?”

“뭐라는 거야!”

“그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이야. 차 사고가 났으면 보험사를 부르던 보상을 하든 깔끔하게 끝내면 되는데 왜 씹창질이야? 이 씨뻘놈아.”


부리부리한 눈으로 노려보는 석두의 모습에 약간 주춤해진 운전자는 입을 꾹 다물었다.

그때, 검은 세단 뒷자리 창문이 지지징- 하면서 내려갔다.

얼굴엔 온통 흉터에 빡빡머리를 한 사내였다.


“동수야.”

“가, 강모 형님!”

“그만 가자.”

“아, 알겠습니다.”


강모라 불린 사내의 말에 동수는 벌떡 일어났다.

그리곤 재킷 안 주머니에서 수표 몇 장을 꺼냈다.


“자, 이걸로 고쳐. 알겠냐? 씨발. 별 또라이를 다 보겠네.”

“아니 씨발 이딴 돈이 문제가 아니라···.”


석두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동수는 운전석에 올라 차를 몰았다.

분명 지금은 빨간불이었는데.


신호위반까지 하면서 도망쳤다.

뺑소니.


“석두야. 괜찮니?”

“아이고. 이게 다 무슨 일이다냐?”

“뺑소니 당한 거 같아요. 제가 가서 잡아 올게요.”


아버지, 어머니는 둘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어차피 말려봤자 저 성격에 들이박아야 직성이 풀릴 걸 아니까.


어린 시절부터 별명이 황소였다.

덩치가 커서 그런 것도 있었지만, 한 번 화나면 물불 안 가리고 덤벼드는 성격 탓이었다.


각성자가 되기 전에도 각성자한테 끈질기게 덤비다 병원 신세를 진 적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각성까지 했으니 저런 뺑소니범을 놓칠 리가 없지.


“여보. 우리는 일단 병원에 좀 드러누워 있어요.”

“왜?”

“그래야 두둑하게 챙기지. 저런 나쁜 놈들 돈은 우리가 빼먹어도 돼.”



*



인적이 드문 폐공장.

검은 세단이 게이트 앞에 섰다.


“강모 형님. 오셨습니까?”

“그래. 나 바쁘다. 오늘 부산까지 가야하니까.”

“옙.”

“별일 없었지?”

“예.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수고해.”


강모를 실은 검은 세단이 게이트를 통과해 폐공장 앞에 멈춰 섰다.

그걸 확인한 문지기 조폭은 목이 뻐근한 탓인지 스트레칭을 하며 뭉친 근육을 풀었다.


“으아~ 아무도 안 오는데 이렇게까지 지켜야 하나.”

“허억··· 허억··· 여기가··· 강모 아지트냐?”

“앙? 너, 너 이 새끼 뭐야?”


순식간에 등장한 석두의 모습에 깜짝 놀란 문지기 조폭.

땀을 뻘뻘 흘리며 씩씩대는 그의 모습이 마치 야생 황소를 연상케 했다.


“여기 강모 아지트 맞냐고, 이 씨밤바야.”

“그, 그런데 왜?”

“맞으면 됐어. 비켜. 죽기 싫으면.”

“하! 이게 미쳤나.”


안 그래도 몸이 뻐근한 터였다.

문지기 조폭은 좋은 야간 운동이라 생각하며 석두에게로 걸어갔다.


쾅.


대포 소리와 함께 문지기 조폭이 목석처럼 쓰러졌다.


“한번 말로 하면 좀 들어라, 제발.”


닫힌 게이트는 손으로 찢어버렸다.

여는 방법이 있었겠지만, 그 방법을 아는 녀석은 이미 꿈나라로 갔으니.

이게 더 쉬운 방법이었다.


“어어? 야야. 스탑!”


그때, 다른 조폭이 나타났다.

문지기 조폭이 바닥에 쓰러진 것을 보고는 석두에게로 달려가는 조폭.


쾅.


문지기 조폭의 운명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폐공장을 보니 불이 켜져 있었다.

뺑소니범이 저기 숨어있겠지.


“후우~ 숨차 뒤지것네.”


폐공장의 낡은 문을 열었다.

딴에 휴게공간인 듯이 조폭 여럿이 당구도 치고 도박도 하고 있었다.


“뭐야?”

“안녕. 워라밸 중에 미안한데. 강모 어딨어?”

“씨발! 너 강남파냐? 강모 형님 없는 틈에 습격한 건가? 야! 애들 불러!”

“예!”

“아니. 나는 뺑소니범···.”


쓱- 빡.


조폭 하나가 대답도 듣기 전에 덤벼들었다.

지금은 바닥에 엎드린 채로 늘어졌지만.


“사람이 말을 하면 좀 들어라.”

“족쳐!”

“어어. 그래. 빌런 놈들은 전부 그랬지. 말은 안 들어 처먹으니까 나쁜 짓만 했지. 기억이 돌아왔어.”


어차피 이놈들도 나쁜 놈들이다.

빌런은 사회의 악이고.

그가 살아가는 현재에 좀먹는 벌레일 뿐이다.


그 생각이 들자.

석두의 주먹에 제한이 풀리기 시작했다.


휴게실에 있던 녀석들을 모두 정리하고.

더 안으로 들어갔다.

넓은 공간.


그곳에는 더 많은 빌런 놈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이 중에 뺑소니범도 보였다.


“강모. 어딨냐?”

“너. 그 또라이?”

“뺑소니범 잡으러 왔다. 강모 패거리지? 부하가 잘못했으면 보스가 벌 받아야지.”

“얘들아. 뭐 해. 이 또라이 새끼. 족쳐! 어딜 겁도 없이.”


온갖 연장을 든 채로 석두를 노려보는 빌런들.

이런 장면은 회귀 전에도 흔했다.


“지금부터 딱 3초 준다. 3초 안에 도망가고 싶은 놈은 도망가. 3초 뒤에는. 눈, 이빨, 팔다리 중 하나는 병신 만든다. 경고했다.”


어김없이 말이 끝나자마자 무모하게 덤벼드는 녀석이 있었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흐느적거리며 쓰러지려는 빌런.

석두는 그 빌런의 팔을 잡아채 비틀어버렸다.


“끼아아아악!”


날카로운 비명이 폐공장에 울려퍼졌다.

그저 경고한다는 말보다는 본보기가 필요한 법이다.


몇몇은 이미 뒤꽁무니를 빼며 도망쳤다.

그래도 대부분 그대로 남아 있긴 했다.

잔뜩 겁에 질린 표정이지만.


“의리랑 깡은 있네.”



*



바닥에 고꾸라져 신음하는 빌런들로 가득하다.

팔다리가 부러지거나 목이 꺾여 컥컥- 대는 녀석도 있었다.

모르긴 몰라도 여기 있는 빌런들은 전부 반병신이 되었다.


“자, 잠깐. 마, 말로 하자. 말로.”

“씨벌. 내가 먼저 말로 하자고 할 땐 누구 잡아먹을 듯이 덤볐던 놈들이.”


석두는 무지막지하긴 하지만 말이 안 통하는 인물은 아니었다.

그가 먼저 대화를 요청했고 그 요청이 깡그리 무시당했기 때문에 성난 황소처럼 돌변한 거다.


“마, 맞아. 내가 잘못했어.”

“원래 말이 안 통하는 족속들은 처맞아야 정신을 차리는 법이야.”

“난 아냐. 난 그런 족속 아닌데? 돈은··· 돈은 충분히 줄게.”


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애초에.

예의를 밥 말아 먹은 대응과 뺑소니를 일삼는 그 안하무인 같은 행동 때문에 빡쳤던 거다.


“뺑소니로 2배. 나 개고생시킨 거 2배. 새 차 뽑았는데 그날 흠집 낸 거 2배. 총 6배. 5천만 원 내놔.”

“으, 응? 그게 왜 그렇게 되지?”

“싫어? 그럼 죽어야지.”


주먹을 들어올리자 검은 세단을 운전했던 빌런이 벌벌 떨었다.

저 주먹에 맞으면 분명 병신이 될 거다.


“아. 잠깐만. 너희 형님. 강모라고 했나?”

“어. 그런데?”

“근데 아까부터 말이 짧다?”

“내가 형인 거 같은···.”


짜악.


“말씀하시죠.”

“그래. 강모 말이야. 약도 유통하지?”

“그, 그걸 어떻게?”

“여기가 그놈 아지트고?”


확실히.

강모라는 이름은 예전에도 들어봤다.

약을 유통하던 빌런인데.


“뽕 팔고 남은 돈 여기 어딘가에 있지?”

“예? 뽕이 아니라 우라노스라고 이번에 만든 신제품이거든요. 이게 피를 활성화해서···.”

“우라질인지 뭔지는 모르겠고.”


행방이 묘연해 국정원에서 고생 꽤 했던 빌런으로 기억한다.

소문으로는 그놈한테 10억 원의 비자금이 있다는 얘기가 있었다.


“오. 잘됐다. 내 피해보상까지 합쳐서. 총 10억.”

“예?”

“이봐. 여기 긁혔잖아. 많이 아포. 쓰라리다고.”

“누가 봐도 괜찮아 보이시는데···.”

“강모 오기 전에 끝내자. 너도 잠적하면 그만이잖아.”

“아무리 그래도···.”

“싫어? 싫으면 맞으면 돼. 어차피 강모 오면 직접 물어보면 되니까.”


강모가 강하긴 하지만.

그의 주먹을 본 운전사 빌런은 확신했다.

강모보다 몇 배는 더 강한 사내라는 걸.


“저··· 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 저를 따라오시죠.”



*



끼익-

폐공장의 문이 열리자 기가 막힌 풍경이 펼쳐졌다.


“미친. 이게 무슨 일이죠?”


폐공장에 강모 패거리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장 1팀.

신명호는 지금 벌어진 광경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 신명호보다 훨씬 경악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건 최근까지 발로 뛰며 강모를 쫓은 정동진.

그렇게 찾아 헤맸는데도 찾지 못했던 강모 패거리를 의문의 신고자는 단박에 찾아낸 것이다.


“아주 초토화를 시켜놨구만. 치료해도 반은 반병신에 대부분 불구겠구만.”

“신 팀장님. 혹시 이거 강남파 애들 짓일까요?”

“아니. 강남파가 강모 패거리 이렇게 할 힘이 없어. 우리 정보통에 의하면 오히려 강모 패거리가 강남파보다 우위라고.”


강남파도 하지 못하는 일이라면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했겠는가.


“국가재앙급 빌런.”


정동진이 분을 못 이기며 말했다.

그조차도 단신으로 강모 패거리를 이렇게 만들진 못했을 것이다.

그조차도 못한다면, 남은 건 국가재앙급 빌런 말고는 없다.


“그놈이 움직였다고?”


한국 정부도 아직 신상을 파악하지 못한 의문의 빌런.

실존한다는 건 무수한 증거들로 알고는 있지만 너무 신출귀몰해서 단서조차 잡지 못했던 이 빌런은 그 영향력이 국가재앙급이라 붙여진 이명이다.


“말고는 설명이 안 됩니다. 흔적으로 봐서는 혼자였어요. 대략 30명? 그것도 잔챙이들만이 아니고 다 이름 좀 날리는 빌런들도 섞여 있는 곳을요.”

“흠. 우리가 그놈을 상대할 전력이 되나? 헌터쪽에 지원을 요청해야 하나?”

“그 콧대 높은 놈들이 뭘 요구해 올지 알 수 없습니다. 어쩌면 세금 자체를 감면해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국가재앙급 빌런 잡으면 싸게 먹힌 거 아냐?”

“거기서 그치지 않겠죠. 심지어 빌런을 잡아줬다는 빌미로 무리한 요구를 해올 게 분명합니다.”


헌터의 힘을 빌리면 수월하겠지만 그들이 요구하는 것을 맞춰줄 생각은 없었다.

안 그래도 곧 있으면 중요한 시기였다.


대통령 선거.


그들이 따르는 어르신 중 한 명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실세가 되고 대한민국을 더 이롭게 바꿀 테니까.


“그나저나 이 흔적들. 평소 그 녀석과는 조금 다르긴 하네요.”

“안 그래도 나도 똑같은 생각이야. 평소 단서도 안 남기는 녀석이 갑자기 이렇게 어질러 놓다니.”


정동진은 싸움의 흔적을 훑었다.

몇 번 국가재앙급 빌런을 쫓은 적이 있기에 알고 있었다.


이 녀석은 흔적은 남기되 단서는 절대로 남기지 않는다.

존재성은 확인시키지만 어떤 녀석인지 습관은 뭔지, 어떤 식으로 싸우는지는 전혀 알려주지 않았다.


이건 이례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 파괴력은 국가재앙급 빌런임이 확실했다.


“선전포고···.”


정동진은 불현듯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갑자기 흔적에서 단서들이 쏟아져 나온다.


“동진아. 이거 제대로 대비해야겠다.”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건 정부··· 아니, 우리 대한민국을 상대로 선전포고한 거나 다름없어요.”


정동진은 원래 혼자 다니길 좋아한다.

팀원이 생기면 마다하진 않았지만, 다 약해빠지고 운이 안 좋았다.

살인귀라 불리는 정동진의 저주라는 사람도 있고, 그가 너무 위험한 곳에 배정받기에 그렇다는 얘기도 있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파트너를 선호하지 않게 되었다.


“이번에 내가 봤다는 녀석. 그놈. 꽤 치는 거 같거든? 아마 도움이 많이 될 거야.”

“확실히 섭외가 된 겁니까?”

“아직은 아니긴 한데. 그런 힘 쓰는 놈이 원하는 게 뭐겠어? 뻔하지. 살살 구슬리면 충분히 넘어와.”

“예. 알겠습니다. 저도 파트너를 선호하는 건 아니지만. 상황이 상황이니. 악마한테라도 손을 뻗어야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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